이번에 제가 말씀드릴 내용은 오프라인 강연을 열심히 듣고 다녔던 시절에 25만 원을 내고 들었던 강연의 일부분이에요. 2시간짜리 교육이었는데, 다른 건 기억에 다 남지 않지만 딱 한 부분만 제가 메모를 했더라고요.
그런데 최근에 출시한 책 중의 하나가 이것과 아주 비슷한 내용을 많이 담고 있어서 좀 신기했는데, <내 가게를 위한 브랜딩은 달라야 합니다>라는 책이거든요. 이 책이 저는 브랜딩 책인 줄 알고 읽었는데, 브랜딩과 마케팅이 적절히 조화된 내용이더라고요.
네브레스카 주립대학교 정나영 교수가 쓴 책인데, 미디어에 노출된 아주 작은 가게들을 기준으로 하고요.
영화에서 나왔던 가게들, 예를 들면 <극한직업>의 형제치킨, <카모메 식당>이라는 영화에 나왔던 카모메 식당, 또 <아메리칸 셰프>의 엘헤페 푸드트럭 같은 가게들을 기준으로 마케팅과 브랜딩에 대해서 써놓은 거예요. 조금 색다르죠. 누구나 영화만 봤다면 알 수 있는 매장들을 배경으로 그 내용들을 썼다는 게 재미있어요.
동네 장사에서 꼭 알아야 하는 마케팅 지식 3가지 중 첫 번째는 ‘STP’입니다. 한 번쯤은 좀 들어보셨죠? STP, 마케팅을 조금이라도 배우신 분이라면 아마 다 아실 내용이지만, 이론과 현장은 사실 많이 다르죠.
대부분 여러 대기업을 대상으로 사례를 드는데, 저는 이제 동네 가게를 기준으로 한번 설명을 드려볼게요. 정나영 교수는 책에서 STP가 마케팅의 뿌리라고 표현했는데, 저도 동의하는 입장이거든요.
이 ‘STP’가 무엇인가 하면 S가 시장 세분화, ‘Segmentation’, T는 ‘Targeting’ 그리고 P는 ‘Positioning’이에요. 이 세 가지만 솔직히 제대로 이해하고 동네에서 장사를 한다면 정말 무서운 매장이 탄생할 거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건 뭐 식당을 비롯해서 모든 오프라인 매장에 다 적용되는 거고요.
하나의 예를 한번 들어 볼게요. Segmentation(세그멘테이션)은 내가 어떠한 시장에 진입할 것인가를 말하는 거예요.
예를 들면 생활 운동 영역의 헬스장을 차린다고 해볼게요. 그냥 큰 카테고리의 어떤 운동 영역에 운동 기구만 있는 헬스장이냐, 아니면 PT를 겸하냐, 그것도 아니면 소그룹 PT만 전문적으로 하냐… 아예 그냥 스피닝만 하는 그런 매장이 될 수도 있겠죠. 여기서 PT의 비중을 많이 하느냐, 적게 하느냐… 등등 굉장히 많이 나눠지겠죠.
여기서 만약 조금 더 들어가게 되면 주부 대상이냐, 직장인 대상이냐… 등등 조금 더 타깃이 쪼개지는 거예요. 요즘은 ’60kg 이상 나가는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운동’ 같은 식의 종류도 나오고, 또는 아무나 등록하지 못하는 ‘키 몇 cm에, 몸무게 몇 kg 이상만 등록할 수 있는 개인 PT 샵’도 있거든요. 이런 식으로 쪼개고 쪼개서 세분화 전략을 가지는 거예요.
그런 시장 세분화 전략을 쓰는 이유는 세분화할수록 작은 시장에서 오히려 독보적인 선점을 할 수 있다는 개념이죠. 정나영 교수는 STP를 거대한 깔때기로 표현했는데, 아마 시장 세분화를 조금 더 쉽게 설명하고자 했던 것 같아요.
다음으로 STP 중 T는 뭐냐면 Targeting(타깃팅)입니다. 세그멘테이션과 조금 비슷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는데, 여기서 고수와 하수가 좀 나뉩니다. 세그멘테이션은 시장을 세분화하는 것이고, 타깃팅은 우리의 고객이 될 사람을 구분하는 세밀한 분류가 되는 거죠.
아까 제가 말씀드렸던 헬스장 예시 중에서 주부를 대상으로 하는 헬스장인데, 몸무게가 몇 kg 이상 나가는 주부를 모집하는 헬스장이 시장 세분화 속에서 나타난 어떤 타깃팅이 되는 거예요.
마지막으로 P는 Positioning(포지셔닝)인데요. 이 포지셔닝은 시장 세분화 속에서 목표, 타깃을 정했으면 어떻게 포지셔닝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이 나오는 거예요.
이것도 좀 비슷하다고 느낄 수 있지만, 전혀 달라요. 시장을 세분화하고, 타깃도 정했어요. 그러고 나면 내가 어떻게 자리를 할 것인지, 어떤 행동을 취해서 차별화 할 것인지도 이 포지셔닝에 포함됩니다.
헬스장을 예로 들었으니까 포지셔닝을 좀 적용한다면 상권 포지셔닝은 상업 지역이 아니라 주택 밀집 지역이 될 수 있을 것이고, 주부를 대상으로 한다면 말이에요. 심지어는 차별화를 위해서 놀이방을 운영하는 포지셔닝도 가능하겠죠. 아기들이 놀 수 있는 곳을 운영함으로써 정말로 주부를 위한 포지셔닝을 하는 거예요.
이처럼 STP는 동네 장사에서 엄청나게 중요한 운영 전략이라고 볼 수 있어요. 기획 단계부터 꼭 따져봐야 하는 것들인 셈이죠.
두 번째 동네 장사에서 꼭 알아야 하는 마케팅 지식은 ‘MOT’입니다. 자꾸 영어를 사용해서 죄송한데… 세 글자 영어만 골라서 제가 사용하는 것 같지만, 아닙니다. 이것도 진짜 진짜 중요한 것이고,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MOT, 아마 여러 번 들어보셨을 겁니다. 많이들 이야기하고, 또 그런 것들로 교육하시는 분들도 있으니까요. 그런데 그 개념을 명확히 파악하고 활용하는 사람들은 또 그렇게 많지가 않은 것 같아요.
그래서 정나영 교수가 책에서 아주 쉽게 서술해 놨는데요. MOT는 ‘Moments Of Truth’, 그러니까 결정적인 순간을 의미하는데요. 비즈니스에서는 판매자와 고객 간의 상호 작용이 시작되는 지점을 일컫죠.
그러니까 어떻게 보면 퍼스트 터치하고도 좀 깊은 연관이 있는 거예요. 첫인상인 거죠. 그 첫인상과 중간 인상, 마지막 인상의 접점을 얘기한다는 거죠. 그게 바로 15초라는 거고요.
이 개념은 스칸디나비아 항공사의 CEO였던 ‘얀 칼슨’ 회장이 1987년에 <진실의 순간>이라는 책을 출간하면서 널리 전파가 되었는데, 수백억 적자에서 수천억 흑자로 돌아서게 만들었던 유명한 전략으로 많이들 차용하고 있어요. 연간 약 5,000만 명의 고객에게 15초의 짧은 순간에 긍정적인 이미지를 심어주는 것, 그게 바로 진실의 순간이 되는 거죠.
얀 칼슨 회장이 썼던 전략인데, 그러니까 비행기를 예약하거나 아니면 비행기에 탑승하는 고객들과 처음 만난 15초에 대해서 세분화 전략을 수립해서 수많은 매뉴얼을 만들어서 활용했다는 거예요.
그럼 우리 매장에서는 어떤 게 진실의 순간이 될 수 있을까요? 책에서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예시를 한 번 들어 볼게요. 손님이 가게 문 밖에 서 있는 순간,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 음식과 서비스를 탐색하고, 질문을 하고, 구매하고, 자리에 앉고, 시간을 보내고, 가게를 떠나는 순간… 이렇게 단계별로 나눌 수 있겠죠.
그런데 이건 매장마다 다 상이하겠죠. 식당도 다를 거고, 판매점도 다를 거고, 헬스장도 다를 거고요. 어떻게 우리 매장을 좀 알게 되었고 방문하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떤 단계를 거쳐서 상품을 구매하고 음식을 주문하고 결제까지 마치는지… 마지막으로 주변 사람에게 바이럴, 소문내기까지 이 모든 순간이 MOT라고 생각하시면 되는 거예요.
정나영 교수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서 이야기하는데, 바로 MOT에서 정서적 공감대를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어요. 즉, 경계심이 깃든 손님을 충성스러운 단골로 바꾸는 데에는 정서적으로 공감대가 형성될 수 있는 무언가가 그 단계의 중간에 삽입되어야 한다는 거죠.
예를 들면 저는 이런 것들을 좀 떠올렸는데, 직원의 호의 같은 거죠. 비를 맞고 들어온 손님한테 마른 타월을 건네는 것, 또 더운 여름날에 에어컨이 틀어져 있지만 얼음물을 주면서 “더우시죠?”라고 한마디 하는 것, 결제하고 나갈 때 “손님, 이거 입가심하세요!” 하면서 사탕을 하나 앞치마에서 쓱 꺼내서 건네는 것… 이런 게 바로 정서적 공감대, 상호 작용, 유대감이 느껴지는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냥 계산대에 있는 사탕을 드시라고 하는 것과 앞치마에서 숨겨진 사탕을 쓱 꺼내서 한 마디 건네는 것, 이게 좀 어마무시한 차이가 있거든요. 작은 가게에서는 더 길고, 더 민감하고, 더 결정적으로 MOT를 다뤄야 하는 이유겠죠.
그러면 마지막 세 번째, 동네 장사에서 꼭 알아야 하는 마케팅 지식은 바로 ‘VMD’입니다. 의도적으로 한 건 아닌데, 진짜 영어 세 글자, 스펠링 세 글자로 모든 걸 끝내버리네요. 하지만 이것도 굉장히 쉬운 부분이지만, 핵심이 되는 내용이에요.
이건 너무나도 중요한 부분이라서 대부분이 다들 인지하고는 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활용은 잘 안되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서 제가 책에서 뽑아서 말씀을 드리는 건데, 이거는 별 5개 이상입니다.
컨설팅할 때도 무조건 VMD부터 신경 쓰는 부분도 크거든요. 정나영 교수는 책에서 아주 초반에 이 내용을 넣어놨어요. 그만큼 중요하다는 게 아닐까 싶어요.
VMD는 ‘Visual MerchanDising’의 약자입니다. 그러니까 상품을 비주얼적으로 어떻게 진열하고, 판매하느냐에 대한 거라고 해석하면 좋겠죠. 작은 가게에서는 이 VMD만 적절히 잘해도 팔리는 금액 자체가 좀 달라지는데요.
일전에 한번 제가 한의원을 컨설팅한 적이 있었거든요. 그때 매장 내에서 보약을 판매하고 계셨어요. 그런데 잘 안 팔린다고 고민이 크셨거든요.
바로 제가 VMD 기본으로 노출, 가치, 신뢰라는 세 박자로 코칭해 준 기억이 있어요. 보약을 무더기로 쌓아놓고 가치 있는 글을 작성한 뒤에 신뢰 있는 후기를 받고 여과 없이 보여줬죠. 직부등도 하나 딱 설치하고 조명을 쏴서 좀 영롱한 상태로 만들었고요.
실제로 한 달 정도 경과를 지켜봤는데, 기존에는 월 1~2개 정도 판매되었다면, 정확히 10배 이상 뛰어서 한의사님이 깜짝 놀란 적이 있습니다.
사실 한의원 밖에서 이런 활동을 하면 제재가 따르거든요. 의료법 위반이거든요. 그런데 내부에서 하는 마케팅은 괜찮아요. 뭐든 다 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금 더 공격적으로 할 수 있었던 부분도 있습니다.
그런데 식당도 저는 마찬가지라는 생각이에요. 어떤 VMD를 하냐에 따라서 주문하는 종류가 달라지고, 마진이 많이 남는 고가의 메뉴도 판매되는 것을 아마 많은 분이 알고 있을 겁니다.
비주얼 머천다이징을 매장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손보면서까지 하는 경우도 많은데, 극대화된 연출을 위해서 꼭 해야 하는 매장들이 있죠. 그래서 저희 B2K에서도 리브랜딩을 할 때는 내부 인테리어, 외부 익스테리어 같은 것도 손을 보는 경우가 있어요. 물론 비용적인 측면에서 아주 적은 돈을 들여서 한의원의 사례처럼 손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어쨌든 VMD는 외관으로 드라마틱하게 드러나는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는 기술적인 것들이 많아요.
정나영 교수는 책에서 매장이 작을수록 수직 공간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했는데, 눈높이에 둘 상품이라든지, 그리고 손에 닿지 않는 어떤 높은 공간에 진열할 상품, 아니면 오브제 같은 것들, 또 세로로 높게 진열된 어떤 상품들이 각각의 목적이 있다고 설명하고 있어요.
예를 들면 보석 매장 같은 경우에는 이렇게 적용할 수 있겠죠. 눈으로만 볼 수 있는 위치에 있는 보석들의 진열, 다양성에 초점을 맞추는 의도가 있는 거겠죠.
이런 매장은 “여러 가지 보석들이 있구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구나…”, “충분히 둘러볼 가치가 있구나…” 하고 손님들이 느끼는 거예요. 조명에서부터 구석진 공간, 간판부터 출입구까지 VMD가 활용될 수 있는 힘은 어마어마하다는 걸 꼭 알려드리고 싶었고요. 다시 한번 더 우리 매장에 대해서 고심해 보셨으면 좋겠어요.
이번에 <내 가게를 위한 브랜딩은 달라야 합니다>라는 책에서 나온 이 3가지의 작은 동네 가게에서 필요한 마케팅 지식에 대해서 한번 말씀을 드려봤는데요. 사실 이게 브랜딩을 하기 위한 어떤 초기 작업, 초석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 같아요.
우리가 브랜딩이라고 하면 무언가 컬러, 디자인, 로고, 캐릭터 같은 것만 생각하는데, 저는 브랜딩이 하루아침에 된다고는 절대 생각하지 않거든요. 계속 입소문에 입소문을 거듭하면서 손님이 늘어나고, 그 안에서 단골 찐팬들이 만들어지는 그런 과정 자체가 브랜딩이 아닐까 싶어요. 거기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그런 브랜딩을 하기 위해서 우리가 부가적인 어떤 컬러, 로고, 슬로건, 디자인, 캐릭터 같은 게 필요한 거지, 다른 건 없다고 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