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재미주의입니다. ‘짝퉁’ 하면 떠오르는 곳, 중국. 짝퉁의 천국이라는 오명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중국 시장에는 세상의 모든 짝퉁이 존재하고 있습니다. 명품은 기본, 일상생활용품은 덤, 심지어 식품까지… 베끼지 않는 제품이 없을 정도인데요. 예전에는 허접한 티라도 났는데, 요즘에는 진짜랑 비교가 불가능한 S급들이 등장하며 기업들을 더욱 힘들게 만들고 있습니다.
이렇게 세계에서 잘 나가는 제품이라면 족족 복사하던 중국이 현재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리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절대 베까지 못 하는 한국 제품이 있다고 합니다.
요즘 세계적으로 한국 제품이 워낙 유행하다 보니, 잘 나가는 한국 제품이라고 하면 포장지에 있는 한글까지 싸그리 복사해서 파는 중국인데요. 어떻게 이 제품은 중국의 짝퉁 공격으로부터 철통 방어를 해낸 것인지 지금부터 그 비결을 알아보겠습니다.
‘바나나맛 우유’ 하면 번뜩 떠오르는 제품,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1974년 출시되어 지금까지 꾸준히 사랑받는 것은 물론, 한국에서는 바나나맛 우유의 대명사가 되었습니다. 지금도 바나나맛 우유 시장을 80%의 높은 점유율로 거의 반독점하고 있고, 가공우유 시장에서도 부동의 1위를 지켜내고 있습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이토록 오랫동안 인기를 유지하고 있는 비결, 역시나 그 독특한 디자인이겠죠. 평범한 우유곽이나 팩이 아닌 항아리를 모티브로 한 이 독특한 디자인은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도록 만들어졌습니다. 독특한 우유병 디자인 때문에 ‘단지 우유’, ‘뚱바’라는 깜찍한 별명도 가지고 있는데요.
한국 시장에서 인기 절정을 찍은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가 2004년부터는 더 넓은 시장을 찾아 해외로 나갔습니다.
미국을 시작으로 캐나다, 중국, 필리핀 등 10여 개국에 진출했는데요. 처음에는 교민 시장에만 납품되었는데, 바나나맛 우유의 매력이 퍼져나가며 아시아 마켓, 현지 대형 마트까지 현지 시장에서 제대로 자리 잡게 되었다고 합니다. 특히나 중국에서 불티나게 팔려나가는 중이라고 하는데요. 전체 수출액 중 절반이 중국에서 나올 정도입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해외 진출은 이렇게 꽃길만 걷는가 싶었는데, 역시나 중국을 만나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자갈밭… ‘짝퉁’의 공격이 시작되었습니다.
노란색 네모난 팩에 똑같이 ‘바나나맛 우유’라고 적어놓은 제품이 나타났는데요. 진짜와 다른 점은 빨대 색깔, 영문으로 표기된 이름, 단지가 아닌 요구르트병 모양의 그림입니다.
자세히 보면 상당히 어설픈 짝퉁이지만, 명품도 아니고 우유 하나 사는데 누가 이런 작은 디테일까지 신경을 쓰면서 살까요? 대충 노란색에 바나나맛 우유라고 쓰여 있으면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라고 생각하다 보니 이런 어설픈 짝퉁의 습격도 빙그레에는 위협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빙그레는 즉각적으로 짝퉁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 정부에 신고하여 행정 처분을 하려고 했지만, 중국은 한국 기업의 일이라서 그런지, 아니면 원래 그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는 것인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빙그레는 스스로 해결해 보기 위해 비장의 카드를 꺼냈다고 합니다.
아까 짝퉁 제품을 비교하며 보셨듯이 중국에서 판매되고 있는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트레이드 마크인 ‘단지 디자인’을 대신해 타제품과 똑같은 멸균 팩을 사용했습니다.
빙그레가 중국에 진출할 당시 중국의 우유 시장은 우유의 신선도를 유지하며 유통할 수 있는 냉장 설비가 없었다고 합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중국 소비자들은 위생 문제나 맛 문제로 인해 우유 또는 가공유에 대한 인식이 별로 좋지 않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는 냉장 보관이 필수인데요.
빙그레도 진출 초기에는 이 단지 디자인을 고수하기 위해 냉장 시설을 갖춘 백화점을 위주로만 입점하여 인지도를 높여 갔습니다. 그러나 이 방법은 수출 물량에 한계가 있었죠.
어쩔 수 없이 빙그레는 수출 물량을 늘리기 위해 단지를 멸균 팩으로 바꾸고 소비자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편의점 등으로 유통망을 새로 정비했습니다. 이렇게 정비하니 2012년 1,000%라는 역사적인 성장률을 기록하게 되었는데요. 멸균 팩으로 바꾸며 성장률도 급증하고, 매출도 급증한 건 좋았지만, 곧 부작용이 나타났습니다. 기다렸다는 듯이 중국산 짝퉁이 등장한 것이죠.
그렇게 앞서 설명해 드린 상황이 시작된 것인데요. 그래서 빙그레가 다시 꺼내든 비장의 카드, ‘단지 디자인’을 다시 꺼내 들었습니다. 2014년 빙그레는 상하이에 법인을 만들어 다시 단지 모양 오리지널 바나나맛 우유를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놀라운 일들이 벌어졌습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죠? 중국의 짝퉁 공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다시 오리지널로 돌아오게 된 것인데, 이게 완전 대히트를 치게 되었습니다.
원조 단지 바나나맛 우유는 중국인들 사이에서 한국에서 반드시 먹어야 하는 제품으로 소문나 있는 상태였는데요. 한국 여행 때 먹어봤던 오리지널 바나나맛 우유가 중국에도 출시되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터에 진짜 나오니, 중국의 소비자들이 열광한 것입니다.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의 독특한 디자인에 반해 20~30대 중국 소비자 사이에서는 인증샷 열풍이 불기도 하며, 법인 설립 당시 6억 원에 그쳤던 매출이 2020년엔 240억으로 급증했습니다.
그리고 원조 단지 디자인은 빙그레의 의도대로 짝퉁 제품 퇴치 역할까지 톡톡히 해줬습니다. 짝퉁 제품이 등장하자마자 빙그레가 단지 디자인을 비장의 카드로 내어놓은 이유가 있었는데요. 이 독특한 단지 모양 디자인은 제조 노하우가 필요해서 쉽게 따라 할 수 없다고 합니다.
또한 이미 빙그레는 한 차례 한국에 등장했던 유사 디자인 제품과 법정 싸움을 통해 디자인 독점적 권리를 가지고 있는 상태였습니다. 그렇게 귀여운 단지 바나나맛 우유는 짝퉁의 왕 중국도 절대 베낄 수 없는 금강불괴의 한국 제품이 되었다고 합니다. 아무리 잘 나가도 따라 할 수가 없다니 이렇게나 통쾌할 수가 없는데요.
빙그레는 다행히 짝퉁 퇴치에 성공하게 되었지만, 지금도 많은 한국 제품이 중국 짝퉁과 전쟁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국 제품의 인기가 세계로 퍼져나가니 제품을 넘어 짝퉁 한류 기업까지 등장한 상태입니다. 아켄아기, 일라휘, 모지, 희미성품, 요요소, 키요다, 무무소 등 해외 곳곳에서 한국 기업인 척하는 중국 기업들이 판을 치고 있는데요.
이런 위장 한국 기업들은 한류가 워낙 유행이니 그저 한국풍으로 가게를 꾸민 것뿐이라고 변명하지만, 매장 안에 판매되고 있는 짝퉁 한국 제품에 엉터리로라도 무조건 한글 설명문을 붙이고 제품 원산지 표시란에 ‘made in Korea’라는 거짓 표기를 일삼고 있습니다.
그리고 매장 안에는 번역기를 돌린 듯한 한글 안내문을 배치해 두고, 직원들에게 한복까지 입혀놓고 가게를 홍보하고 있습니다. 이게 어딜 봐서 한국풍을 흉내 내고 있는 기업인가요? 누가 봐도 작정하고 한국 기업인 척 속이려 발악하는 모습입니다.
그리고 안타깝게도 이런 모습에 외국인들은 진짜 속고 있었습니다. 한국 취재진이 현장을 찾아 현지 소비자들을 취재해 보니, 대부분이 그 기업을 한국 브랜드라고 알고 있었습니다. 정말 열받는 소식인데요.
더 화가 나는 사실은 이렇게 한국 기업인 척했으면 품질이라도 최대한 한국 제품과 비슷하게 만들어야 하는데, 품질은 여전히 중국의 짝퉁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그렇다 보니 이런 기업이 있는 현지에서는 한국 제품에 대한 신뢰도 하락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로 중국 짝퉁 때문에 한국 제품의 이미지가 실추되고 있습니다. 지난 콘텐츠에서 중국인들이 한국 제품에 대해 “한국 화장품의 단점은 가짜가 너무 많다.”라는 불만이 있다고 말씀드렸는데요. 이번에도 말하지만, 그 가짜는 다 중국이 만든 겁니다. 자국민들의 뒤통수마저 치고 있다 보니 괜히 한국의 이미지만 자꾸 나빠지고 있는 실정입니다.
중국의 짝퉁 기업을 모두 퇴치하는 그날까지 한국 기업들 화이팅입니다. 지금까지 재미주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