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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과학 기술, ‘다누리호의 우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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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달 다누리 항우연 NASA

1958년부터 2022년까지 지구에서 달을 향해 쏘아올린 로켓은 모두 102개나 됩니다. 그 중 절반 가까이가 발사에 실패하거나 달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부분적으로만 임무를 수행했습니다.

102개 중 달 탐사 임무를 온전히 수행한 경우는 절반 정도인 셈입니다. 그 성공 목록에 우리나라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도 오르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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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8월에 발사된 다누리호는 4개월 반의 여정을 마치고 달 궤도에 무사히 안착했습니다. 다누리의 모든 장치는 정상 작동 중이며, 임무수행을 위한 연료도 충분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제 달의 위성이 된 다누리는 앞으로 1년 동안 여러 과학 기술 임무를 수행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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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우리나라 최초의 달 탐사선 다누리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다누리호의 여행 궤적을 따라가면서 달까지 여행 과정도 되돌아보고 달 탐사의 의미도 짚어보겠습니다. 2022년 8월 5일 미국 플로리다주 케이프 커너베럴 우주기지 지상 관제센터 요원이 우리말로 다누리의 발사를 알립니다. 다누리를 쏘아올린 발사체는 스페이스X의 펠컨9 로켓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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팰컨9은 1단에 85톤급 엔진 9개를 장착해 1단 추력만 760톤급이나 되는 강력한 로켓입니다. 우리나라도 누리호 로켓을 가지고 있지만 우리의 우주발사체 기술은 이제 시험 발사를 성공한 단계이기 때문에 달 탐사선은 아직 외국의 로켓을 이용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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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10년 뒤면 우리의 로켓으로 달에 착륙선을 보낼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다누리는 발사 약 40분 뒤, 고도 703km 상공에서 펠컨9과 분리됐습니다. 이제부터 혼자만의 힘으로 달을 향한 긴 여행에 들어가야 합니다.

다누리의 총 여행 시간은 145일, 누적거리는 약 600만 km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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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까지 가는데 이처럼 오랜 시간이 걸리는 이유는 다누리의 독특한 여행 궤적 때문입니다.

우주선이 달까지 가는 길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하나는 곧장 가는 길이고, 다른 하나는 돌아가는 길입니다. 곧장 가는 길은 ‘직접전이궤적’이라 부르는데 최단 거리에 포물선을 그리며 사흘에서 엿새만에 달에 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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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전이궤적은 빠른 만큼 감속을 많이 해야 합니다. 그래서 연료가 많이 필요하고 그만큼 우주선의 크기가 커지고 발사체의 힘도 쎄야 합니다.

또한 중간에 궤적을 조정할 여유가 없기 때문에 발사 초기부터 높은 정밀도로 궤적에 올려놓아야 합니다. 빨라서 좋지만 비싸고 어려운 궤적이 바로 직접전이궤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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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을 실은 경우가 아니라면 달에 굳이 빨리 갈 이유는 많지 않습니다. 곧장 가는 길 말고 돌아가는 길에는 몇 가지 코스가 있습니다. 그중 가장 일반적인 코스는 ‘위상전이궤적’입니다.

위상전위궤적은 우주선이 원형 궤도에 오른 다음 점점 타원 궤적을 만들어 달까지 도달하는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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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전이궤적을 이용하면 달까지 보통 한두 달이 걸립니다.

느린 만큼 여행 중에 발생할 수 있는 오류들을 수정할 시간이 확보됩니다. 그래서 위상전이궤적은 달에 처음 가는 나라들이 주로 선택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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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도 처음엔 위상전이궤적을 선택하려 했습니다. 그러나 나사와 협업 과정에서 다누리의 중량이 늘어나자 연료를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탄도형 전이궤적으로 궤적이 변경됐습니다.

탄도형 전이궤적 혹은 BLT 궤적은 자체 연료보다 주로 천체들의 중력을 이용하기 때문에 위상전이 방식에 비해 연료를 20% 정도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BLT 궤적은 궤적 설계가 너무 어려워서 잘 선택하지 않는 코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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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다누리가 BLT 궤적을 채택할 때까지 이 궤적을 이용한 탐사선은 단 2대 뿐이었습니다. 우리나라는 우주 항행 경험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BLT 궤적을 자체적으로 설계하고 단 한 번의 실수없이 우주선을 달에 보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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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사 3일 차에 첫 번째 ‘궤적 수정 기동’이 진행되었습니다.

궤적 수정 기동이란, 우주선이 계획된 궤적으로 계속 날아갈 수 있도록 중간중간에 추력기를 작동해 항로를 바로잡는 작업을 말합니다. 이 추력기 작동 혹은 기동을 항공관계자들은 ‘번’이라고도 부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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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의 궤적 수정을 위한 번은 모두 9차례 계획됐습니다. 이 중 1차, 3차, 6차, 9차는 거의 필수적으로 해야 하는 번입니다. 나머지는 궤적 오차가 적으면 생략할 수도 있습니다.

첫 번째, 궤적 수정 기동을 통해 추력기 성능도 점검하고 달을 향한 첫 경로도 잡았습니다. 독특한 BLT 궤적 덕분에 달로 가는 우주선의 경로가 달이 아닌 태양 방향이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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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항행 22일차, 태양을 향하던 다누리가 고개를 돌려 지구와 달의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이는 다누리의 탑재된 고해상도 카메라의 성능을 점검하기 위한 작업이었지만 우리 손으로 찍은 지구와 달의 모습은 적지 않은 감동을 주었습니다.

구글에 떠도는 수많은 지구 사진은 대부분 북미와 유럽 위주입니다. 그런데 다누리가 찍은 사진은 공교롭게도 한반도가 선명하게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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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연 관계자 말에 따르면이는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고 합니다. 센스쟁이 다누리의 항행 29일차, 다누리는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라그랑주 포인트 L1 지점에 도달했습니다.

이 지점에서 두 번째 궤적 수정 기동이 진행됩니다. 라그랑주 포인트는 태양과 지구 사이에 중력과 원신력이 평형을 이루는 지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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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력이 사실상 제로인 상태가 되어 우주의 휴게소라 불리는 곳이죠. BLT 궤적은 태양 방향인 라그랑주 포인트까지 날아간 뒤 속도를 줄여 달 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게 핵심입니다. 여기서 방향을 잘 돌려야 남은 여행길이 순조롭습니다.

그래서 라그랑주 포인트에서 하는 궤적 수정 기동은 전체 비행 가운데 가장 어렵고, 가장 중요한 기동에 속합니다.

우주 달 다누리 항우연 NASA

지구에서 150만 km 떨어진 우주 공간에서 다누리는 태양에서 달로 성공적으로 기수를 돌렸습니다.

항행 50일 차, 다누리가 자신의 여행에서 가장 먼 거리에 도달했습니다. 지구로부터 약 155만 km 떨어진 이곳에서 다누리의 속력은 초속 0.1km로 가장 느립니다. 이 반환점을 지나면 다시 달을 향해 가속합니다.

우주 달 다누리 항우연 NASA

150만 km의 먼 우주에서 다누리는 어떻게 지구와 교신할까요?

다누리와 교신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심우주 통신기술이 적용되었습니다. 심우주 통신이란, 먼 우주에 나가 있는 우주선과 교신할 수 있는 전 지구적 통신시설을 말합니다. 나사의 제트 추진 연구소는 미국 LA, 스페인 마드리드, 호주 캔버라 이렇게 세 곳에 심우주 통신단지를 두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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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 곳은 서로 약 120도 간격을 두고 있기 때문에 지구가 자전하더라도 우주선의 신호를 끊이지 않고 받을 수 있습니다. 현재 나사를 포함해 전 세계에는 10여개의 심우주 지상 안테나 시설이 있습니다. 이 10개의 안테나가 매일 교신하는 우주선은 30대가 넘습니다. 교신해야 할 우주선은 많은데 안테나가 부족한 상황이죠.

아무리 국제협력을 한다해도 자국 우주선의 교신을 우선할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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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는 다누리와 교신을 위해 심우주 지상 안테나 시설을 구축했습니다. 여주 심우주 지상 안테나는 다누리의 이동을 정밀하게 추적합니다. 다누리의 위치가 지구에서 120만 km를 넘어서면 고속통신모드에서 저속통신모드로 전환해 받은 신호를 고출력 증폭기로 증폭합니다.

다누리는 여주 뿐만 아니라 나사의 심우주 통신망도 이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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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 자전으로 여주와 교신을 놓치면 자동으로 마드리드 그리고 LA와 교신합니다. 비상시에는 호주 캔버라와 교신합니다. 다누리는 나사의 심우주 통신망을 무상으로 사용하는 대신 나사의 탑재체 쉐도우 캠을 싣고 임무를 수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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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15일부터 한 달 동안 다누리는 또다시 지구와 달의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이번에는 달이 지구를 통과하는 멋진 순간도 포착했습니다. 몇 번을 봐도 아름답고, 몇 번을 찍어도 지구는 둥그네요.

항행 90일차에 다누리는 세 번째 궤적 수정 기동을 수행했습니다. 다시 2주 뒤에는 네 번째 기동을 수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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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번째 기동이 성공적이었기 때문에 남아있던 세 차례 기동은 생략할 수 있었습니다. 이제 더 이상의 궤적 수정 기동은 없습니다. 남은 기동은 오직 달에 진입할 때 수행하는 달 진입 기동 뿐입니다.

항행 135일차 4개월 반에 우주여행을 마치고 다누리가 마침내 달 진입 기동을 시도합니다. 달 진입 기동은 어떤 면에서 위상전이궤적과 반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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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상전이궤적이 여러 차례 번으로 원형 궤도를 타원 궤도로 바꾸는 작업이라면 달 진입 기동은 반대로 타원 궤도를 원형 궤도로 바꾸는 작업입니다. 다누리의 달 진입 기동은 원래 5차례가 계획되었습니다.

그 중 가장 중요한 기동은 역시 첫 번째 기동입니다. 첫 번째 기동에서 속도를 충분히 줄이지 못하면 우주로 튕겨 날아가 버리고, 반대로 속도가 너무 느리면 달 표면에 충돌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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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는 약 13분 동안 정확히 시속 500km를 감속해 달의 중력에 포획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어서 단 두 번의 추가 기동만에 목표 임무 궤도인 원형 궤도에 안착했습니다. 2022년 12월 27일 다누리는 달 표면 100km 상공에서 수속 1.6km의 속도로 약 2시간마다 달을 공존하는 달 궤도선이 되었습니다.

지금부터 다누리의 모든 운영 시스템은 지구 달항행 모드에서 달탐사임무운영 모드로 변경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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궤도선으로 맞이하는 첫 한 달은 온전히 시운전을 하는 시간입니다. 우주여행 동안 고정되었던 태양전지판이 이제 태양 추적 모드로 변경되고, 열 제어 시스템은 우주 공간이 아닌 달 궤도 환경에 맞게 조정됩니다. 6개의 탑재체는 항상 달 표면을 향하게 되고 탑재체 성능 확인 작업과 검보정 작업이 진행됩니다.

한 달 동안 시운전이 끝나면 2월부터 본격적인 과학기술 임무가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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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누리의 목표 임무기간은 2023년 12월까지입니다. 다누리는 분명 우리나라 과학기술이 이룬 대단한 업적입니다. 다누리를 통해 우리는 심우주 탐사 역량뿐 아니라 심우주 통신 역량까지 입증했습니다.

그리고 다른 나라와 달자원 확보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계기도 마련했습니다. 한편에서는 달 탐사임무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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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에서 중요한 현안들, 우리나라에서 중요한 현안들도 많은데 굳이 많은 예산을 써가며 달 탐사를 할 필요가 있는지 의문을 던집니다. 이러한 의문은 50여년 전 미국의 아폴로 프로젝트 때에도 있었습니다. 실속 없는 아폴로 프로젝트에 천문학적인 예산이 계속 투입되자 미국에서는 반대 여론이 커지고 끝내 프로젝트가 중단되었습니다.

하지만 아폴로 프로젝트가 전혀 실속 없지는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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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폴로 프로젝트는 수많은 파생 기술과 관련 산업을 낳았습니다. 대규모로 일자리도 창출했습니다. 무엇보다 실속 있는 결과는 미래의 과학자 양성입니다. 현재 미국 과학계 주축인 5, 60년대생 과학자들은 대부분 어릴 때 목격한 달착륙 사건에 큰 영향을 받아 과학도의 길을 걸었다고 강조합니다. 과학자뿐 아니라 일반인들도 아폴로를 계기로 과학에 대한 관심이 크게 높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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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역사적인 우주 프로젝트 하나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국가적 자원이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시사합니다. 게다가 그때와 달리 지금의 달 탐사는 달자원 확보라는 꽤 실속 있는 이슈이기도 합니다. 결국 달 탐사의 중요성은 우리가 얼마나 가치를 부여하느냐에 달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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