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박리다매 전략이라고 다들 들어보셨죠? 쉽게 말해서 상품의 이익을 적게 보는 대신 많이 팔아서 이윤을 남긴다는 건데요. 요즘 자동차 시장에서 이 박리다매 전략을 제대로 활용하고 있는 제조사가 있어 화제입니다. 눈치 빠르신 분들은 이미 어떤 브랜드 이야기인지 아실 것 같은데요. 바로 폭스바겐이죠. 항간에선 폭스바겐을 가격 파괴자라고 부르기도 하는데요. 이게 폭스바겐이 가격을 하도 내리다 보니까 슬픈 대목입니다. 오죽하면 요즘 소비자 사이에서 돈 없으면 수입차 사야지 라는 말이 나오겠어요.
그런데 요즘 폭스바겐은 심지어 나름 저렴하다는 반응이 이어지는 가격에 할인까지 되어서 판다고 하죠. 문제는 할인하는 것까지는 좋지만 어딘가 좀 찜찜하다는 거예요. 좋아하는 분도 물론 있지만 이 찝찝함을 느끼는 분도 적지 않습니다. 이게 전기차 시대에 오히려 디젤을 외치고 있는 폭스바겐의 고집과 연관이 있는 문제인데요 꾸준히 디젤떨이 논란과 관련된 소음도 잦아들지 않고 있죠. 오늘은 폭스바겐의 신차 전략과 함께 이에 대한 소비자의 반응까지 알아보죠. 폭스바겐의 가격 파괴 시작은 제타였습니다. 제타 대란이 일어났었죠? 그런데 와… 이게 벌써 1년이 됐네요. 시간 정말 빠릅니다. “수입차를 아반떼 가격에 산다고?” 하면서 난리가 났었죠. 수입차가 2천만 원대라니 진짜 믿기지 않는 가격이었어요. 화제가 된 만큼 판매량도 장난 아니었고요 가성비 전략으로 제타가 진짜 홈런을 쳤습니다. 론칭 이후 단시간에 국내 물량 2,650대가 모두 완판됐거든요.
단숨에 수입차 판매량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기도 했었고요. 이후에는 파사트가 가격파괴 대열에 합류했습니다. 제타를 한 번 내렸는데 이게 먹히니까 폭스바겐이 공격적으로 박리다매 전략을 밀어붙인 거죠. 파사트는 기본 가격이 4천만 원대 중반이었지만 이런저런 혜택을 모두 받으면 3,700만원대까지 가격이 내려갔었습니다. 그랜저 살 가격으로 파사트를 살 수 있는 거였어요. 수입 중형 세단을 3천만 원대 후반에 살 수 있다니 뭐 이거는 메리트 있잖아요. 그리고 올해 7월에 이 차를 출시하면서 결정타를 날렸어요. 바로 신형 티구안이죠. 이거 원래부터 국내에서 인기가 많았던 차잖아요. 티구안 2.0 TDI 프리미엄은 기존 모델보다 240만원 가량 저렴해진 4,060만 원으로 판매했습니다 여기에 폭스바겐 파이낸셜 서비스 이용자는 3,802만원에 티구안을 살 수 있었고요. 부분 변경 모델이었지만 완전 변경에 가깝게 진화했는데도 사실상 3,000만 원대에 판매되니까 소비자들이 또 줄을 섰습니다.
그런데 이런 전략은 사실 시간이 지나면 좀 익숙해지기 마련이잖아요. 처음에는 “와 진짜 싸다.” 이랬다가 시간이 지나면 폭스바겐은 원래 싸게 나오니까 이런 생각이 들면서 인기가 좀 식기 마련입니다. 폭스바겐은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파고들었죠. 최근에는 할인의 할인을 더해서 더 싸게 팔기 시작했습니다. 일례로 티록을 좀 보면 애초에 티록은 독일보다 최대 1,500만원 정도 싸게 출시됐잖아요. 그런데 최근 나온 기사에 의하면 저번 달부터 2022년형 티록이 기존 모델보다 354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되고 있다고 합니다. 이게 진짜 가격 파괴지…솔직히 이 정도면 정말 살 만하지 않나요?
이렇게 가격을 내리면 상품성도 같이 내려가겠거니 싶지만 이것도 아닙니다. 오히려 향상시켰다고 하는데요. 실제로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 트윈도징 테크놀리지를 적용한 차세대 EA 288 에보 엔진을 적용했죠. 여기에 차선 유지 레인 어시스트를 비롯해 보행자 모니터링 파크 파일럿 전후방 센서 등 첨단 사양도 기본 적용했습니다. 폭스바겐이 이러니까 소비자들 반응도 재밌었죠. “수입차는 할인 경쟁인데 국산차는 되려 올려야 된다”, “돈 없으면 독일 수입차 사야 하는 시대인가?” “현기가 너무 올렸지, 폭바가 싸 보이네” 이렇게 국산차와 비교하는 댓글이 주로 있었고요. “폭스바겐 잘하네. 장사는 그렇게 해야지”, “아, 폭스바겐 살 걸” 이렇게 폭스바겐에 칭찬의 목소리를 더하는 네티즌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와중에 이런 댓글이 눈에 띄죠. “디젤차라는 얘기가 없네” 바로 이 댓글이 핵심입니다. 폭스바겐과 디젤은 사실 굉장히 불편한 조합이잖아요. 전 세계를 뒤집어 놓은 디젤 게이트의 당사자이기도 하고요. 그러면서도 폭스바겐이 하도 국내에 디젤차만 가져와서 팔아대니까 “유럽에 못 파는 남은 재고차 한국에 저렴하게 떨려야 하는 거 아니냐?” 라는 말이 나온 거예요. 이게 일단 제조사 입장에서 보는 이유가요, 환경 규제 때문이라고 하거든요. 현재 한국은 FTA 때문에 휘발유랑 가스차 배출가스 측정 방식은 미국 기준을 따르고 디젤차는 유럽 기준을 적용합니다. 근데 말이죠. 테라몬트 아직 안 나왔잖아요?
잘 팔리는 티구안을 예로 들면요, 유럽에서 생산한 차를 가지고 오기 때문에 유럽 기준에 맞춰 이미 인증을 받은 차라 쉽게 판매를 할 수 있는 겁니다. 인증 비용 아끼겠다는 거죠. 그러면서 직접 밝힌 말이요. “현재 유럽에서도 티구안 디젤 팔고 있고 한국의 가솔린 SUV 테라몬트와 전기차 ID 시리즈 출시할 예정이니 디젤떨이는 잘못된 말이다” 라고 했었죠. 근데 말이죠. 테라몬트 아직 안 나왔잖아요?
지금 계속해서 디젤차만 들여와서 팔고 있으니 재고 떨이 논란은 당분간 피해가기 어려울 거예요. 내년 출시하는 골프까지 디젤로 들여온다고 하잖아요? 골프가 디젤만 있는 게 아니거든요?
지금 다른 유럽 제조사들은 그래도 가솔린부터 시작해서 전기차까지 고루 가져오고 있는데 폭스바겐만 유독 디젤차에 집착하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는 없습니다. 진짜 정확한 내막은 제조사만 알고 있겠죠. 투아렉도요, 한국에서는 디젤만 팔고 있는데 유럽 중국 등 해외에서는 하이브리드라는 가솔린 모델을 함께 팔고 있어요. 이게 더 이상한 게 폭스바겐 독일 현지에서는 전동화를 열심히 외치고 있거든요. ID 시리즈 지금 내세우고 어딜 찾아봐도 디젤을 내세우고 있진 않아요. 지난 7월엔 NEW AUTO 전략을 발표했는데요.
2029년까지 전기차 75종을 출시하고 2030년까지 전체 판매량의 절반을 전기차로 판매한다는 목표를 제시했습니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에 슈테판 크랍 아우디 폭스바겐 코리아 사장은 지난 7월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지만 내연기관차가 10에서 15년 또는 그 이상 지배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는 말을 했습니다. 이거 좀 무슨 하는 거 아닌가요? “너무 삐딱하게 보는 거 아니냐?” 라는 반응이 쏟아질 수도 있는데요. 이건 오히려 폭스바겐 측에 질문을 하고 싶네요. 언제까지 한국에 디젤 차만 팔 것이며 가솔린이나 다른 라인업이 존재하는 차가 많은데 왜 디젤만 파는 건지요. 오해를 말끔히 해소하려면 이에 대한 명쾌한 답변이 필요해 보입니다. 오토포스트 이슈플러스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