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
저는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과에 근무하는 최연호라고 합니다. ‘통찰 지능’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 ‘별거 아닌 일에도 쉽게 부정적인 태도가 되는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특징’이라고 할 만한 게 혹시 있을까요? ]
그렇죠. 우리가 주변에 보면 걱정 많고, 부정적인 생각, 이런 얘기를 많이 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첫 번째 그분들의 특징은 예민한 거예요. 우리 누구라도 다 예민할 수 있는데 우리나라 인구의 한 20~30% 정도는 아주 예민한 거죠.
아주 예민하다는 건, 보통 보다 조금 더 심하게 예민한 타입인데, 그분들은 말초 감각도 예민해요. 시각도 좋을 수가 있고, 청각이 뛰어날 수도 있고요.
특히 후각, 미각이 예민해요. 그래서 음식의 호불호와 편식이 아주 심할 수도 있고요. 냄새를 잘 맡아서 구역질 나는 냄새 같은 그런 것에 반응을 쉽게 하기도 하고요. 잘 생각해 보시면, 부정적인 감정이라는 것 자체가 어디서 오냐면 자기의 경험에서 오는 거예요.
남의 경험으로부터 내가 부정적인 것도 있지만 그조차 내가 겪었던 경험이 되었는데 그 경험은 기억이에요. 결국은 사람이 살아오면서 자기가 겪고 지내왔던 그런 것들을 기억에 담아뒀다가 그중에서 특히 심하게 자기를 해를 끼쳤든가, 손해를 봤든가, 기분 나빴던 것들을 기억을 담아두고 있는 상태가 되죠.
그런데 예민한 분들은 그것마저도 예민한 거예요. 그 기억들을 자꾸 끄집어내기가 보통 남들보다 훨씬 더 쉽게 나타나는 현상이 되겠죠.
그리고 두 번째 특징은 ‘손해’에 되게 예민해요.
손해가 뭐겠어요? 지금 내 앞에 있는 게 손해가 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미래를 그려 보는 거죠. 내 미래를 그려 볼 때, 잠재적으로 손해가 될 것 같은 건데 그것에 대해서 대비를 합니다. 손해를 보기 싫으니까 그 대비를 하는데, 이 본능은 결국 손해를 피하려는 본능이 되는 거죠. 결국 두려움이 되는 거예요.
아까도 마찬가지지만 예민한 분들의 특징이 두려움에 약간 취약한데, 이 손해에 대한 두려움은 조금 더 심해지면서 어떻게 해서 든지 손해를 피하려고 해요.
제가 한번 퀴즈를 내볼게요. 만약 여러분이 지금 직장을 다니는데 그 달에 회사가 엄청나게 많은 돈을 번 거예요. 그래서 봉급을 100만 원을 올려주겠데요.
그런데 그냥 올려 주지 않고, 동전을 던져서 앞이 나오면 100만 원을 올려 주고, 뒤 나오면 안 올려주겠데요.
‘그렇게 받을래?’ 아니면 ‘모두 똑같이 70만 원을 받을래?’ 라고 했을 때 무엇을 선택하시겠어요? 당연히 70만 원 받겠죠. 그런데 그다음 달에 회사가 망해 가기 시작한 거예요. 그래서 이번에는 봉급을 100만 원을 깎겠대요. 이번에도 그냥 깎지는 않고 동전을 던지겠대요.
동전을 던져서 앞이 나오면 100만 원 깎고, 뒤가 나오면 안 깎는데요. ‘그렇게 깎길래?’ 아니면 ‘모두 70만 원 깎길래?’ 이렇게 묻는 다면 어떻게 하실 건가요?
아마 대부분은 동전을 던질 것이라고 말할 거예요.
자, 생각해보세요. 아까 처음에는 이득이었잖아요. 이득에는 사람들이 대부분 안전한 것을 택해요. 그런데 손해라고 생각이 드니까 도박을 택하는 거예요.
똑같은 100만 원인데 우리가 느끼는 것은 보통 2 내지 3배, 즉 과학적으로 나와 있는 데이터는 2.3배 높다고 되어있는 거예요. 100만 원을 손해로 느낄 때, 이득에 비해서 2.3배 크게 느끼기 때문에 우리는 손해를 피하려고 계속 노력을 한다는 거죠.
세 번째 특징은 우리가 손해가 올 것 같다고 느꼈을 때 사람은 무언가를 합니다. 아까 제가 말씀드렸을 거예요. 대비를 한다고 그랬죠.
제가 또 한 번 퀴즈를 내볼게요. 이번에 카타르 월드컵 보면 16강전에 모로코하고 스페인이 만났어요. 모로코가 승부차기까지 가서 이겼어요. 그 승부차기에서 ‘파넨카 킥’을 했는데 아시나요?
이 파넨카 킥이 뭐냐하면, 페널티킥 하면 골키퍼가 가운데 서 있죠. 만약에 골대 가운데 서 있는 골키퍼의 오른쪽과 왼쪽과 가운데를 3분의 1로 놓고 3등분을 한다면, 골을 차는 사람 입장에서 어디로 쏘실 거 같나요?
아마 대부분 골키퍼가 없는 좌측이나 우측으로 쏘겠죠. 당연히 골키퍼도 좌나 우로 먼저 움직일 거예요. 그런데 파넨카 킥은 그냥 툭 하고 가운데로 차는 거예요.
근데 성공해요. 왜냐면, 골키퍼가 이미 뛰었기 때문에요. 골키퍼가 만약에 가만히 서 있었으면 그것도 막을 수 있는 건데 먼저 뛰니까 공이 지나가는 것을 보면서 허탈하게 그냥 쳐다볼 수밖에 없는 것이죠.
리오넬 메시도 되게 잘 차요. 한번 생각해보세요. 골키퍼가 가만히 있으면 안 될까요? 그럼 3분의 1은 막을 수 있는데 말이죠. 오히려 그게 에너지도 더 안 드는 거니까 효율적이라고 생각이 드실 거예요.
그런데 골키퍼가 패널티킥 쏠 때마다 가만히 서 있으면 무슨 일이 벌어질까요? 보는 사람들이 ‘저 골키퍼, 골키퍼 맞어?’ 하고 이상하게 생각하겠죠.
즉, 뭐라도 해야 되는 거예요. 인간은 어느 상황이 벌어질 때, 그걸 대비해서 무언가를 하게 되어 있는 본능을 갖고 있는 거죠. 이게 심리학 용어로는 ‘행동 편향’이라고 부르죠. 전문 직업에 되게 많아요. 의사, 법관, 경제, 정치 모든 곳에서 자꾸 뭔가를 해요.
안 하고 있으면 내가 Blame을 받는다고 그러죠. 비난받을 확률이 높아지는 거기 때문에 뭔가를 자꾸 해서 의사들도 검사를 내고, 약을 쓰고, 안 써도 될 때 쓰고 이런 일이 벌어질 수 있는 거죠.
부정적인 생각이 많이 드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로 무언가를 자꾸 하려고 해요. 그런데 그것 때문에 자기한테 더 피해가 오고 타인에게 피해가 오는데 그것을 생각하지 못하고 내 마음이 아프고, 내가 부정적이니까 무언가를 거기에 대해서 자꾸 하려는 그런 성향을 보인다는 거죠. 이렇게 세 가지 특징을 갖고 있어요.
[ 이야기를 들어보니 이러한 태도는 인간의 본능일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 본능이 심하게 나타나는 사람들이 과거의 경험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면 왜 과거의 일이 지금까지 계속 이어져 오는 걸까요? ]
최근에 내가 겪었거나, 그걸 상당히 인상적으로 느꼈거나, 무서웠거나, 너무 흥미로웠던 일은 내 뇌를 지배합니다.
그걸 가지고 그다음에 어떤 일이 벌어졌을 때 제일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자기 과거의 경험 중에 그러했던 아주 특이하거나 심하거나 놀랐던 일들이 돼요.
예를 들어서 비행기가 사고가 나서 300명이 죽었다고 쳐요. 그러면 다음 주에 내가 제주도 여행을 비행기 예약을 해 놨는데 이 사고 소식을 듣게 된다면, 많은 사람들이 제주도 여행 비행기를 취소해요.
그리고는 다시 부산이나 이런 데로 예약을 잡고, 자동차로 여행을 떠나요. 그런데 여기서 확률적으로 비행기 사고 확률이 높을까요? 자동차 사고 확률이 높을까요?
당연히 자동차 사고 확률이 훨씬 높죠. 그런데도 불구하고 비행기가 떨어졌다는 뉴스를 봄으로써 거기에 놀랐던 나는 그 뉴스에 현혹되기 때문에 무서워서 비행기를 취소하고 자동차로 가는 거죠. 그게 인간의 본능인데, 그걸 만들어내는 게 바로 우리의 뇌에요.
편도체라고 하는 두려움의 뇌가 존재해서 그 뇌가 나를 대비를 그렇게 만들어 버리는 거예요. 나의 생각을 관장해 버리는 거죠. 쉽게 얘기하면 이런 거예요.
인간이 미래를 그릴 때 작동하는 뇌는 전전두엽이에요. 예상하고 판단하고 결정하고 이런 걸 하는데 그거가 미래를 예상하고자 하면 우리가 뇌 MRI를 찍어봤을 때, 전전두엽이 막 활성화가 돼야 되는데 엉뚱하게 다른 곳 하나가 활성화된다고 그랬죠.
그게 ‘과거의 뇌’이고, ‘기억의 뇌’예요. 거기가 활성화가 된단 말이죠. 내가 미래를 예측하는데 왜 과거가 활성화가 될까요?
그건 나의 경험으로부터 미래를 그리기 때문에 그런 거죠. 즉, 두려움에 내가 활성된 예민한 사람들, 부정적인 사람들은 그 기억에 그게 남아있기 때문에 미래를 그리려고 할 때 자꾸 그 생각을 먼저 떠올려버리는 거죠.
그것을 우리는 ‘가용성 휴리스틱’이라고 해요.
그래서 내 생각을, 내 판단을 그 작고 조그만한 부분의 뇌가 우리 전체 대뇌를 흔들어버리는 거예요. 꼬리가 몸통을 마구 흔들어버리니 우리 마음이 얼마나 힘들겠어요?
조그마한 두려움이, 손실을 피하고 싶은 그 마음이, 나의 예민함이 너무 거기에 집착 됐을 때, 결국은 내 미래 자체가, 내 주변 자체가 전부 고통을 받게 되는 그런 일이 벌어지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