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개월 전 KF-21 시제 1호기가 최초 시험비행을 시작한 이래로 벌써 시제 4호기까지 200회 이상의 시험비행을 마쳤고, 5호기는 이제 곧 초도 비행에 나섭니다. 벌써 초음속 비행, 미사일에 대한 무장분리 시험, 공중 기총발사 시험 등 실전 배치를 위한 고난도 시험을 성공적으로 수행해 냈고 올 하반기에는 공중급유 시험에도 나설 예정인데요.
아마 한국인 중 그 누구라도 단군 이래 가장 많은 돈을 투자한 무기 개발 사업이라는 KF-21 전투기를 두고 돈지랄했다며 비난하는 분들은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볼 때마다 흐뭇한 마음이 들죠.
물론 개발비용을 분담하기로 했던 인도네시아의 행동이 눈에 거슬리는 하지만 이 문제도 곧 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면 한국산 무기에 푹 빠진 폴란드가 분담금을 대신 납부하는 대가로 이 사업에 참여하겠다는 공식 입장을 전달했기 때문인데요.
아래에서 자세히 설명해 드리기는 하겠지만 우리 손으로 직접 개발한 초음속 전투기 KF-21 실전배치 준비가 차근차근 진행되고 있습니다. 특히 초음속 전투기의 성공 여부를 다투는 초음속 돌파에도 성공했죠. 지난 7월 첫 비행에 성공한 이후 약 80여 회의 시험비행으로 고도, 속도 등을 확인해 왔는데 그때까지는 전부 음속 이하였습니다.
그러나 1월 17일 시험비행 최초로 음속을 돌파했는데, 있는 성공 여부를 가르는 중대한 실험이었습니다. 전투기가 마하 1.0을 돌파하게 되면 공기 저항 등으로 인해 날개 등 기체에 충격파가 발생하고 주변 공기의 흐름이 불안정해지는데 이를 무사히 견뎌내야만 진정한 초음속 전투기로 인정받게 되는데 시제 1호기가 이 어려운 시험을 무사통과했습니다.
이후로 국산 능동위상배열 레이더 시험을 거쳐 지난 3월 말에는 중장거리 공대공 미사일인 미티어 분리 시험을 완료했고, 4월 초에는 단거리 공대공 미사일 AIM-2000 미사일 분리 시험에도 성공했습니다.
미티어의 경우 동체에서 분리만 되지만 AIM-2000은 추진체를 사용해 발사되기 때문에 상당한 의미를 갖습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KF-21 하드 포인트, 즉 무기를 부착할 수 있는 부착점은 주익 하단에 6개, 동체 하단에 4개로 총 10곳에 달하는데 하드 포인트에는 미티어 및 AIM-2000과 함께 우리 손으로 개발한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까지 장착됩니다.
이제 2026년까지 2,000 소티 이상의 시험비행을 마치면 생산에 들어가게 되는데 2023년까지 총 120대를 생산해 우리 영공을 수호하게 되죠. 그런데 KF-21이 생각보다 빠르게 통합 안정성이 검증되자 공동개발국인 인도네시아가 불안해진 모습입니다.
사실 인도네시아의 공동개발 여부는 이 사업의 최대 변수로 꼽혔습니다. 전체 개발비 8조 8천억 원 중 약 20%에 해당하는 1조 7천억 원을 2026년까지 부담하기로 하면서 시제기 1대와 각종 기술 자료를 가져가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48대를 직접 생산해 전투기 생산기술을 보유할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2019년 1월까지 2,272억 원을 납부한 후 예산 부족 등을 핑계로 4년 가까이 분담금을 납부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7월 시제 1호기가 시험비행에 성공하자 발등에 불이 떨어졌는지 11월에 94억 원을 송금하더니 올 2월에는 417억 원을 추가로 납부했습니다.
하지만 이후로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는데 우리나라에 인도네시아를 털어내고 갈 것인가, 안고 갈 것인가를 결정할 중요한 사건이 터졌습니다. 폴란드가 등장한 겁니다. 작년 한 해에만 16조 원의 한국산 무기를 수입하기로 한 폴란드는 지난 4월 17일 국영방산업체 피제트를 한국으로 파견했습니다.
이날 방한은 세바스찬 흐바웩 회장이 주도했는데 그는 K2 전차 등 한국산 무기 수입과 관련해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국항공우주산업 등을 방문해 계약한 무기 생산 현황 등을 점검했습니다. 그런데 K2 흑표 전차 천대에 대한 계약을 주도했던 흐바웩 회장은 한국 고위 관계자가 참석한 자리에서 KF-21 사업에 공동개발국 자격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강력한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혔습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흐바웩 회장이 우리 업체 고위 관계자 등이 참석한 자리에서 KF-21 사업에 공동개발국 자격으로 참여하고 싶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전하기도 했는데요. 만약 참여하더라도 현재 진행 중인 블록-1 개발이 거의 완료된 만큼 공대지 무장 개발을 시작하는 블록-2, 즉 2026년부터 참여하고 싶다는 제안을 한 것으로 보이는데요.
사실 현재 인도네시아가 뭉그적대며 분담금 납부를 미루고 있고 한국이 이 때문에 난감한 상황인 것을 아는지 아예 인도네시아가 연체 중인 분담금을 대신 내고 인도네시아의 지분을 가져오겠다는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만약 폴란드가 공동개발국으로 참여하게 된다면 아직 남아있는 1조 원 이상의 개발비용에 대한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물론 향후 나토를 포함한 유럽 시장 진출에 봇물이 터질 것으로 전망되는데요. 다만 지금까지는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국의 지위를 가지고 있어 이런 상황을 인도네시아와 협의해야 하므로 쉽지는 않지만 피제트가 곧 우리 정부에 공식적으로 참여 의향서를 전달하면 본격적인 정부 차원의 검토가 이루어질 겁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은 분담금을 지속적으로 연체 중인 인도네시아에 분담금 납부계획을 알려달라고 요청했고, 엄동환 방사청장은 인도네시아가 6월 말까지 잔액에 대한 납부계획을 한국 측에 통보하겠다고 약속했다고 밝혀 조금은 긍정적입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KF-21은 한국 땅에서, 우리 기술로 탄생시켰지만, 수많은 우여곡절을 겪었습니다. 마치 잘 만들어진 한 편의 드라마와 같죠. 지난 2001년 한국뿐 아니라 북한 그리고 전 세계를 발칵 뒤집는 발언이 김대중 전 대통령의 입에서 터져 나왔습니다. 갓 IMF 위기를 이겨낸 그는 3월 열린 49기 공군사관학교 졸업식 연단에 서서 아무도 예상치 못한 발언을 내놨는데요.
‘친애하는 공군장병 여러분! 공군력은 현대전의 승패를 좌우합니다. 평시에도 공군력은 전쟁을 억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전력입니다. 따라서 공군력의 첨단화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입니다. 지금 우리 공군은 KF-16을 비롯한 최신예 전투기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특히 전투 조종사의 기량은 세계 최고 수준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순수 우리 기술로 생산한 기본훈련기를 수출까지 하고 있고 내년에는 우리 손으로 만든 고등훈련기 가 첫 비행을 시작합니다. 이제 곧 차세대 전투기를 확보하게 되고, 늦어도 2015년까지는 최신의 국산 전투기를 개발할 것입니다.’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는 2015년까지 최신예 국산 전투기를 개발하겠다는 이 발언 한마디로 모든 것이 시작됐습니다. 한국에 최초로 비행기가 등장한 것은 1913년입니다. 일본이 한일합방 3주년을 기념한다며 용산 일본군 연병장에서 오도리호 공개비행을 실시한 겁니다.
현재와 같이 압도적인 위용을 갖추지는 않았지만, 조류가 아닌 기계가 하늘을 날고 있다는 모습은 당시로서는 엄청난 충격이었는데요. 그 자리에서 비행기를 본 수많은 조선 청년은 하늘을 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감명을 받고 조국을 잃은 설움과 좌절된 장래에 대한 울분을 비행사로서 하늘을 나는 꿈으로 대체하게 됐습니다.
그러나 누구나 압니다. 비행기를 직접 만든다는 것은 꿈을 꾼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말이죠. 알려진 바에 따르면 비행기 한 대를 제작하려면 3만 개가 넘는 부품이 필요하고 이 부품들이 단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작동되어야 비로소 제 역할을 합니다.
조선 땅에 최초의 비행기 등장 후 110년 뒤 한국 땅에는 이제 한국이 직접 만든 비행기가 떴습니다. 대통령 발언 후 15년 뒤 2016년 첫 체계개발을 시작한 후 6년이 지나서야 시제 1호기가 시험비행을 시작했는데 시제 1호기에는 한국과 인도네시아 국기가 나란히 새겨졌습니다. 왜냐면 인도네시아가 공동개발국으로 참여했으니까요.
최초 한국이 전투기 개발 사업을 시작하겠다고 말했을 때 인도네시아의 관심은 큰 힘이 되었습니다. 개발비 8조 8천억 원에 생산비까지 더하면 대략 20조 원에 가까운 자금이 필요한데 인도네시아는 개발비 20%를 납부하고 공동개발국이 되겠다고 했죠. 시제기 1대와 기술 자료를 이전받아 인도네시아 현지에서 48대를 직접 생산하겠다는 계획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2026년까지 단계별로 납부하겠다던 인도네시아는 최초 2,282억 원을 납부한 후 2023년 5월 현재까지 약 2,700억 원 납부에 그쳤습니다. 현재까지 미납금 8천억 원을 넘어섰는데 납부요청을 받을 때마다 ‘경제가 어렵다. 분담금 비율을 낮춰달라. 팜유, 석탄, 석유, 천연가스 등 현물로 납부하겠다.’ 등 각종 핑계를 들어 미루기만 했죠.
한국도 인도네시아를 쉽게 떨쳐버릴 수 없는 이유는 있습니다. 벌써 시제기 6대 중 4대가 시험비행을 진행하고 있고, 5호기가 다음 주에 시험비행을 시작합니다. 만약 아무 문제 없이 2,000 소티를 마친다면 2026년부터는 120대를 생산해 실전배치를 시작하게 되죠. 하지만 문제는 전투기 양산이 끝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모든 무기 사업은 판로확보에 성패가 달렸는데 일정 물량 이상의 판로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없습니다.
즉, 전체 단가를 낮출 수 없다는 의미입니다. 전투기의 경우 보통 300대 이상 판매되어야 규모의 경제가 실현되는 것으로 보는데 한국에 120대를 팔아도 180대가량을 더 판매해야 손해가 나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도네시아에 조금 손해를 보는 것처럼 보이더라도 거대한 동남아시아 시장을 개척한다면 충분해 경제성이 있기 때문에 손절을 하지 못하는 겁니다.
다만 그간 인도네시아의 어이없는 핑계에도 자존심 굽혀가며 토닥토닥해왔는데 이제 폴란드가 인도네시아 연체 금액을 대신 납부하고 공동개발국 지위를 갖고 싶다고 밝힌 만큼 인도네시아든 폴란드든 해결은 날 것으로 예상됩니다.
KF-21의 완성으로 한국은 이제 세계에서 8번째로 초음속 전투기를 독자적으로 개발한 국가가 되었습니다. 그리고 작년 6월에는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가 완벽한 성공을 거두면서 세계에서 7번째로 1톤 이상의 위성을 자력으로 발산한 국가가 됐죠. 이번 KF-21까지 완벽히 성공해 낸다면 대한민국은 또 한 번 전 세계 무기 시장에 큰 지각변동을 가져오게 될 겁니다. 부디 시험비행을 통해 모든 안전성과 성능을 완벽히 갖춰 K9 자주포에 이은 또 하나의 효자 수출상품이 되기를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