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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외무성의 욱일기 홍보 영상, 한국 유튜브 채널 광고에 등장하다?

제가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디씨멘터리도 믿지 마세요. 앞으로도 정신과 체력이 허락하는 한 디씨멘터리라는 이 채널을 운영하겠지만, 제가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휩싸일 수 있어 미리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2022년 3월 28일 시점에서 제 채널의 구독자는 47만 5,997명입니다. 곧 50만 명을 돌파하겠지만, 제 채널을 구독하신 분의 대부분은 제 영상을 하나라도 보신 분일 겁니다. 제가 다루는 주제를 국뽕이라 부르든 애국 채널이라 부르든 저는 개의치 않습니다. 단지 저는 소설적 상상력을 발휘해 꾸며낸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로 있었던 인물, 사건을 제 방식으로 풀어내는 것입니다.

그래서 매번 자신 있게 영상 말미에 참고 문헌을 두는 것입니다. 수많은 자료를 참고로 초안을 잡고 글을 써 내려가고 다시 정리된 녹음 자료를 만들어 녹음하고 영상을 제작해 업로드합니다. 기사, 보고서, 영상, 논문, 책 등 수많은 자료를 활용하지만 제 영상이라고 항상 완벽한 것은 아닙니다. 부족한 부분도 있고 미비한 부분도 있고 심심한 부분도 있을 것입니다. 때로는 왜곡된 부분이 있을지도 모릅니다. 그래도 제 채널을 믿고 사랑해 주시는 50만 명의 구독자분들이 계셔서 제가 존재하는 것입니다.

그런데 오늘 영상의 썸네일에 ‘제 채널을 믿지 마세요’라는 타이틀을 쓴 이유는 최근 유튜브에서 충격적인 일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구독자분 중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시는 분은 아시겠지만, 직접적인 협업으로 이뤄지는 영상이 아닌 이상 유튜브 수익의 대부분은 유튜브가 자의적으로 삽입하는 광고로부터 발생합니다.

영상 시작 전, 영상 중간, 영상 시청 후 삽입된 광고로 수익을 얻는 것인데요. 저와 같은 유튜브 채널이 ‘이런 광고는 넣어 주시고 이런 광고는 빼 주세요’라고 선택할 수 없습니다. 즉 유튜브가 넣어 주는 대로, 유튜브가 선택하는 대로 광고가 들어가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원치 않는 광고가 붙기도 합니다. 때로는 난감한 상황이 생기기도 하죠. 최근 이런 상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습니다.

일본 외무성에서 제작한 욱일기 관련 영상 광고가 저와 비슷한 주제를 다루는 채널들에 지속적으로 노출되고 있기 때문인데요. 아직까지 저에게는 이런 일들이 발생하지 않았지만 혹 앞으로 이런 일이 있게 되면 제가 선택한 광고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지난 2021년 10월 8일, 한국의 외교부에 해당하는 일본의 외무성은 구독자 10만 명을 보유한 외무성 유튜브 채널에 영상을 하나 게재합니다. 교묘하게 한글날 바로 직전에 업로드한 이 영상의 제목은 ‘일본의 오랜 문화로서의 욱일기‘입니다. 이 영상 하단에는 “욱일기의 디자인은 태양을 상징합니다. 이 디자인은 일본에서 오랫동안 널리 사용되었습니다. 오늘날 일본의 욱일기 디자인은 어부들의 풍어를 알리는 깃발, 출산을 축하하는 깃발, 계절 축제용 깃발 등 일상생활에서 많이 볼 수 있습니다.”라는 설명이 붙어 있습니다.

외무성은 이러한 욱일기에 관련된 내용을 한국어 내레이션으로 제작하여 배포했습니다. 한국어로 설명하고는 있지만, 일본에서 나고 자란 일본인 특유의 발음과 억양을 가지고 있습니다.

3월 28일 기준 조회수는 무려 154만 회로 상당히 높은 숫자를 기록했는데요. 아마 상당 부분이 저와 같은 한국어 채널에 광고를 걸어 생겨난 조회수로 보입니다. 이러한 문제는 국내 언론에서 거론되기도 했습니다.  파이낸셜 뉴스는 ‘욱일기는 일본의 오랜 문화? 한국 유튜브에 일 욱일기 광고 판친다’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일본 외무성이 제작한 욱일기 홍보 영상이 국내 유튜브에서 한국어로 버젓이 노출되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원래 유튜브 정책에서는 차별이나 혐오를 조장하는 콘텐츠나 광고를 금지한다고 규정했는데요. 외무성은 이를 교묘하게 빠져나갔죠. 게다가 외무성 채널에서 영상을 조회수 순으로 정렬해보면 이 욱일기 영상과 독도 영상이 상위권을 차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영어로 제작된 영상 조회수가 492만 회, 한국어로 제작된 영상이 154만 회, 독도 영상이 129만 회를 기록하고 있는데, 이러한 영상을 본 네티즌은 분이 풀리지 않는다며 분노를 표출하고 있죠.

외무성 유튜브 채널 영상을 최신 날짜순으로 다시 정렬하면 10월 8일에 같은 영상이 각기 다른 9개의 언어로 작성되어 유포됐고, 그보다 앞선 9월 6일에는 다른 영상이 총 10개의 각각 다른 언어로 제작되었습니다. 그 치밀함에 화가 날 지경입니다.

한편, 이런 일본 외무성의 만행을 두고 사이버 외교 사절단 반크는 유튜브 코리아에 항의 서한을 보내고 광고 금지를 요청하는 등 여러 행동에 나섰습니다. 항의 서한에는 일본 외무성이 욱일기 홍보 영상을 올리는 것도 문제지만, 이런 왜곡된 영상을 전 세계 유튜브 채널 특히 한국인이 보는 한국어 채널에 광고하는 것은 더욱 큰 문제라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더 화가 나는 것은 이 욱일기 영상에 상당한 거짓이 포함되었다는 것입니다. 해당 영상에서는 욱일기가 일본 문화의 일부이며 수백 년에 걸쳐 내려온 전통문화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하고 있는데요. 과연 이 욱일기가 수백 년에 걸친 전통문화일까요?

욱일 문양이 처음 역사에 등장한 것은 규슈 지역입니다. 욱일 문양을 가문의 상징으로 사용하면서 일본에 등장했는데요. 그러다 일본 정치권에 욱일기가 등장한 것은 1870년입니다. 육군성으로 이름이 바뀌었지만 병부성이 ‘육군어국기’로 고안한 것을 1870년 메이지 일왕이 육군에 하사하면서 공식적으로 등장하게 됩니다. 이후 욱일기가 ‘군기’로 명칭이 바뀌었다가 해군에 의해 붉은 원이 깃대 쪽으로 옮겨 간 현재의 형태로 바뀌게 되었습니다. 이후 ‘군함기’로 제정됩니다.

일본 정부는 이 깃발이 전쟁을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단순한 외부 표식에 불과하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 2019년 일본 외무성은 일본 고미술품을 포함한 해외 미술 작품에서 욱일 문양이 들어간 작품을 세밀하게 조사했는데요.

그 후 욱일 문양이 사용된 것 중 가장 오래된 미술품인 1896년에 제작된 일본화를 내세웠습니다. 아시아를 포함하여 제2차 세계 대전, 일본이 침략했던 많은 국가에게 있어 군국주의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욱일기를 두고 아주 오래전부터 일본에 정착한 문양이라는 점으로 방어 논리를 펴기 위함이죠.

그런데 이 욱일기는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보는 것이 맞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일본 해군은 말레이시아 페낭 해군 기지에서 독일의 U-보트 승조원들을 위해 성대한 환영식을 개최했습니다. 그 상황을 기록한 사진을 보면 일본의 욱일기와 독일의 하켄크로이츠기가 함께 걸린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 정부 차원이든 해군 차원이든 독일의 해군을 환영하는 데 단순히 외부 표식을 걸어 둘 리는 만무합니다.

이렇게 해군의 상징처럼 사용되다가 제2차 세계대전에서 패배하면서 욱일기는 자취를 감추었는데요. 1954년 자위대가 창설되며 다시금 역사에 등장합니다. 그러니까 욱일기는 규슈 지역에서 가문의 문양으로 사용되던 것이 ‘육군기’로 등장했다가 제2차 세계 대전에서 ‘해군기’로 사용되었고, 1954년 자위대 창설과 동시에 ‘자위대기’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렇게 보나 저렇게 보나 전쟁을 담당하는 군의 상징이었던 것이죠.

여기에 일본이 해군을 중심으로 아시아 전역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겼다는 점, 제2차 세계 대전을 일으킨 장본인이라는 점, 나치의 상징 문양과 함께 게양되었다는 점, 마지막으로 일본 극우주의자들이 일본을 다시 전쟁할 수 있는 국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펴면서 욱일기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욱일기는 군국주의를 상징한다는 것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입니다.

한국 가수 중 이 욱일기를 아주 시원하게 찢어 버린 남자가 있습니다. 지난 2001년 일본에서 개최된 후지락 페스티벌 무대에 오른 노브레인은 연주 시작에 앞서 일본 관객에게 충격을 선사합니다. 보컬을 담당하는 이성우는 ‘일본 교과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냐’는 질문으로 일본의 역사 교과서 문제를 비판하기 시작하더니, 저는 바른 역사가 담긴 교과서로 한 치의 오차나 오류 없이 역사를 제대로 배워 자랑스럽다고 말했습니다. 그러고는 동료가 전해 주는 욱일기를 받은 뒤 무대로 걸어 나와 이를 이로 갈기갈기 찢는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일본 제국주의 엿 먹어라’라는 명언과 함께 말이죠.

이후 애국가를 열창했는데, 이 모든 과정을 지켜보던 수천 명의 일본 관객은 그대로 넋이 빠져 버렸고 MSN 재팬을 통해 생중계를 지켜보던 수십만 명의 시청자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후 노브레인은 일본 입국 금지는 물론 생명의 위협까지 받았다고 방송을 통해 밝히기도 했죠.

최근 일본의 역사 왜곡과 도발이 도를 지나치고 있습니다. 우리 정부에서도 이를 가만히 두고 볼 것이 아니라 이에 맞서는 영상으로 대응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안 그래도 수백 년 간 지독하게 당하기만 했으니 이제 적당한 방법을 찾아 효과적으로 대응할 때가 아닐까 싶습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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