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레프카다라는 그리스의 중심부 약간 북쪽으로 가는 도시고요. 그리스 음식이 생각보다 비싸요. 그래서 어제 집 앞에 있는 슈퍼 아줌마한테 스파게티 요리하는 법을 제가 배웠습니다.
이걸 파스타라고 하는지 스파게티라고 하는지 모르겠는데요. 확실히 한국인이 매운맛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외국에서는 우리나라 특유의 맵고 알싸하고 매콤한 맛을 찾기가 너무 어려워요. 토마토소스를 붓고 여기에 면을 집어넣으면 되지 않을까 싶어요.
진짜 가게에서 나오는 그 파스타 딱 모양 그대로네요. 마지막 플레이팅까지 완벽하게 먹음직스럽게 해 볼게요. 음식은 정성이죠. 일단 면은 부드러움과 딱딱함의 중간 정도고, 굉장히 퍽퍽합니다. 소스는 이 면에 스며들 듯 말 듯 해요. 스며든 것도 아니고 안 스며든 것도 아닌 그런 맛이고요.
면을 그냥 삶으면 안 되고 소금 간 같은 걸 해야 하나 봐요. 전반적으로 너무 심심하네요. 제가 레프카다를 온 이유가 바다인데, 그전에 뭘 좀 사야 할 것 같아요. 아마 바다 근처에 가면 먹을거리, 씹을 거리, 물 이런 게 없을 것 같아서요. 마트에 들러서 좀 사서 갈게요.
날씨가 조금만 더 쨍하면 좋을 텐데 오늘 구름이라서 아쉽네요. 일단은 집 앞에 물은 그렇게 맑은 것 같지는 않네요. 그런데 원래 바다는 날씨가 좋아야지 맑거든요. 근데 날씨 때문에 안 맑을 것 같아요. 날씨가 흐려서 애매하네요.
다 문 닫았고요. 캠핑카의 성지에 와버렸네요. 폐장한 해수욕장에 와있는 느낌이에요. 이렇게 사람이 없을 줄은 생각도 못 했어요. 한 두어 팀이라도 수영하거나 해수욕을 즐기는 사람이 있는 줄 알았어요. 망했네요. 한 6시간 걸려서 왔는데… 발이나 담가볼까요?
뭘 생각보다 그냥 찬데요? 그리스에서 좀 느끼는 건데 발칸 이쪽은 여름에 한 번 더 와야겠어요. 너무 아쉬워요. 아무것도 없어요. 길도 좀 이상하고요.
그래도 좀 예쁜 곳을 찾았어요. 여기는 진짜 예쁜데요. 이런 걸 원했어요. 와, 여기는 그림이네요. 날씨가 조금만 도와줬어도 더 좋았을 텐데요.
여름에 맥주 딱 깔아놓고 한잔 먹으면서 수영하면 기가 막힐 것 같네요. 이런 예쁜 비치에 혼자 딱 수영하고 이런 건 뭔가 낭만 있고 좋을 것 같아요.
지금 이 밧줄을 잡고 내려가는 건가요? 이러면 진짜 진지해지는데요. 내려가는 건 그렇다 쳐도 올라가는 건 어떻게 하라는 거죠? 그런데 진짜 원시 자연 그대로의, 뭔가 영화에 나올 법한 그런 곳입니다. 진짜 꾸며진 게 없는 곳이네요.
아니 그런데 걷다 보니까 발자국이 사람 발이 아닌 것 같아요. 사람 발이 아니고 발이 너무 큰데요. 제 손보다 더 커요. 이 정도면 호랑이 아닐까요.
진짜 파여 있는 강직도나 이런 걸 봤을 때 뭔가 무게가 있는 놈인데요. 이만큼 들어가잖아요. 맹수인데요. 심지어 발자국 자국이 얼마 안 된 맹수 같은데요. 갑자기 여기 있기 싫어지네요. 사람도 없고요.
최대한 맹수한테 안 거슬리도록 조용히 잠시 머물다가 떠나는 느낌으로 이쪽에 있겠습니다. 제가 최근에 여행하면서 가는 곳 중에 가장 사람의 때가 안 묻은 것 같아요. 예쁘다는 해변이나 비치나 다 좋은데, 이것보다도 예쁜데도 많았는데, 여기가 진짜 자연 그대로인 것 같아요.
물이 진짜 맑아요. 진짜 오랜만에 너무 개운해요. 저는 추울 줄 알았거든요. 그런데 안 추워요. 오히려 물 밖에서 춥고요. 물속은 훨씬 따뜻해요.
물론 먼 바다까지 가면 좋겠지만 여기까지만 하죠. 저기 다시 올라갈 생각 하니까 까마득해요. 근데 계단이 있는 것 같아요.
계단이 이렇게 잘 돼 있네요. 어이가 없어요. 이렇게 좋은 길 있는데 굳이 저기로 내려갔네요. 저걸 왜 만들어 놓은 거예요?
진짜 맑고 깨끗한 바다에 들어가면은 수영하고 나서도 안 찝찝한 느낌이 있거든요. 여기도 마찬가지로 바닷물인데도 전혀 짠내나 찝찝함이 전혀 없어요. 이제 갑자기 해도 뜨네요. 한 군데만 더 가볼까 싶어요. 다행히 해가 좀 떴으니까요.
여기가 좀 더 제주도 느낌이에요. 에메랄드 색깔이고요. 여기서도 수영 한 번 해 볼게요. 지금 거의 두 시간을 기다렸는데 해는 조금 나왔지만, 점점 추워져서 나왔어요.
해가 내리쬐니까 수영 한 번만 더 해 볼게요. 해변에 누워있으니 따뜻하고 좋네요.
수영하고 나니까 배가 고파서 뭐 좀 먹어야겠어요. 가다가 뭐가 있길래 차를 세웠거든요. 원래 그런 어르신 계신 데가 맛집이거든요. 근데 음식은 없다고 하셔서 알려주신 대로 여기로 왔어요.
여기는 음식점을 찾아보기 힘들고 거의 이 집이 이 동네 유일한 음식점 같아요. 배가 고픈데 여기는 따로 밥은 없고 토스트밖에 없는데요. 식사는 포기하고 이따 집에서 해 먹고요. 여기 메뉴에 그리스 커피라고 있는데 그리스 커피는 먹어본 적이 없어서 이거 한번 시켜볼게요.
그 커피 가루를 끓여서 만든 그거랑 비슷한 것 같아요. 아마 밑에 커피 가루가 깔려 있을 것 같아요. 맛은 괜찮아요.
집 가는 길에 장 봐서 들어가서 해 먹어야겠어요. 중간에 파스타 만드는 법을 영상으로도 좀 공부하고요.
마늘의 매운맛이 이번에는 좀 풍미가 잘 나왔으면 좋겠어요. 다진 마늘이 좋은데 다진 마늘이 없어서요. 확실히 면 삶을 때 소금을 넣으니까, 때깔이 뭔가 다른 것 같기도 하고요.
일단 비주얼은 상당히 괜찮습니다. 아침보다 훨씬 낫고요. 식당에서 딱 요 비주얼로 줬으면 저는 지금 그리스에서 딱 12유로 줬을 것 같아요. 이미 매콤한 냄새가 확 올라오네요. 이거는 솔직히 이만큼 재료도 들어갔는데 이건 맛없는 게 이상한 거죠.
아 진짜 심하게 너무 맛없어요. 너무 짜고 맵고 속 아픈데 맛이 없어요. 딱 소시지 하나 찍어 먹으니까, 간이 딱 맞아요. 이제 괜찮네요. 일단 매콤한 맛 내겠다는 목표는 성공했고, 간을 보고 칠리소스를 넣어야 한다는 교훈을 얻었습니다.
날씨가 조금 아쉽긴 했지만, 바다도 좋았고 다 좋았습니다. 이제 저는 좀 더 그리스 북쪽으로 올라갈 거고요. 기회가 되면 다른 나라도 방문해 볼까 합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