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텍스트 YouText 글로 읽는 동영상

한국 면적보다 큰 바닷속 황금 채굴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지금으로부터 175년 전인 1848년 1월 24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콜로마라는 마을에 제재소에서 일하던 제임스 마셜은 우연히 강을 걷다 강바닥에서 순간 반짝거리는 모래를 발견했습니다. 햇빛에 모래가 비친 찰나 반짝인 이 모래를 양손 가득 담아 바위에 펼쳐본 그는 깜짝 놀랐습니다.

그 반짝이던 물체는 다름 아닌 모래에 섞인 금, 즉 사금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는 공장주 존 서터에게 이 사실을 알린 후 서로 절대 발설하지 말고 함구하자고 약속했으나 인간의 입은 그리 가볍지 않습니다. 이 소문은 금세 퍼지기 시작하더니 그해 8월에는 저 반대쪽 뉴욕 헤럴드에 관련 기사가 실렸죠. 그리고 순식간에 전 세계로 전파됐습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금이 발견됐다는 소식은 야망 있는 사람, 헐벗고 가난한 사람들을 환장하게 했고, 강바닥에 널린 사금은 주인도 없었기 때문에 전 세계 곳곳에서 이민의 물결이 쇄도하기 시작합니다. 역사상 최초의 골드러시의 시작입니다. 이듬해부터 무려 8만 명이 샌프란시스코로 몰려들기 시작했는데 이들을 두고 49년 돌이라 하여 Forty Niners라고 부르는데 이는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를 연구지로 하는 프로 미식축구팀의 명칭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조만간 2023년 판 골드러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이는데요. 이번에는 강바닥 모래가 아니라 아주 깊은 바닷속에서부터 시작될 텐데 한국은 이 골드러시에 대비해 미국 앞바다에 어마어마한 규모의 독점개발권을 확보해 뒀고, 이미 세계에서 최초로 실증까지 끝마쳤으니까요.

현재 전 세계는 보이지 않는 전쟁 중입니다. 어쩌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처럼 총탄이 오가는 실제 전쟁보다 더 치열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로 자원 획득을 위한 자원전쟁인데요. 중국과 일본을 포함해 차기 세계 패권을 노리는 국가들은 지금보다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매년 수조 원씩 투자해 남미, 아프리카 할 것 없이 자원광산을 사들이고 있고, 자원 좀 가진 나라들은 이 자원에 대한 수출규제를 시행하면서 아예 자원 무기화에 나서기도 합니다.

이런 전쟁은 전자기기와 전기차의 등장으로 심화됐는데 인도네시아는 올 1월 전략 광물인 보크사이트의 수출을 금지하기로 했는데 이는 전기차와 2차전지에 필수로 사용되는 광물입니다.

인도네시아의 이러한 수출금지로 전 세계적으로 관련 광물 가격은 상승할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죠. 또한 중국은 전기차, 항공기, 로봇, 휴대전화, 에어컨, 무기 등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는 희토류를 이용해 전 세계를 쥐락펴락하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전 세계 희토류 생산의 약 85%와 세계 전체 매장량의 50%를 중국이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얼마든지 다른 국가를 쥐고 흔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올 4월에는 중국 정부가 산업기술의 수출규제 품목에 네오디늄, 사마륨 코발트 자석의 제조 기술을 추가해 버렸죠. 아쉽지만 중국은 고성능 자석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원료 채굴, 합금, 자석 제조 등 모든 공정을 중국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국가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부는 탈탄소 사회를 이행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전기자동차와 풍력발전기 모터에는 이 자석이 필수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이를 수입하려면 어쩔 수 없이 중국에 자존심 굽히고 부탁해야 하는 상황을 만든 겁니다. 그런데 조만간 중국에서 벗어나는 국가들이 생겨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냐하면 이제 수천 미터 심해에서 광물을 채굴하는 사업이 초읽기에 들어갔기 때문입니다. 얼마 전 UN 산하 국제해저기구 ISA는 전 세계를 상대로 규정을 마련하지 않으면 다음 달부터 심해 광물을 상업적으로 캐낼 수 있도록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밝혔습니다.

사실 심해는 아직 미지의 영역이 대부분이지만 그 아래 매장된 지하자원은 육지에 비할 바가 못 됩니다. 대표적으로 태평양과 인도양 해저 약 5,000m 아래에는 망간 단괴라는 것이 있습니다.

1873년 2월 18일 영국의 해양 조사선인 챌린저호가 심해 깊은 곳에 분포한 망간 단괴를 최초로 발견했는데 현대 시대로 접어들어 망간 단괴는 바닷속 노다지 또는 바닷속 황금이라고 부릅니다. 100만 년에 약 2m씩 자란다고 알려진 검은색 광물 덩어리 망간 단괴에는 망간을 비롯해 니켈, 구리, 코발트뿐 아니라 몰리브덴, 희토류와 같이 산업적 가치가 높은 금속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들은 모두 현재 산업의 기초 소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잘 아시다시피 한국은 대표적인 자원소비국입니다. 매장된 지하자원이 충분하지 않은 반면 기술력이 너무 발달한 덕분에 우리가 사용하는 대부분의 자원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죠. 하지만 지하자원이 풍부한 국가들이 자원을 무기화하면 가격이 급등하게 되는데 한국은 눈물을 머금고 그 가격을 지불해야 합니다.

그렇다고 자원을 수입하지 않았다가는 한국은 그대로 폭삭 주저앉을 겁니다. 그런데 전 세계 심해에는 지금 한국에 없어서는 안 될 망간, 니켈, 구리, 코발트로 똘똘 뭉친 망간 단괴가 약 1조 7천억 톤이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에 한국뿐 아니라 전 세계 수많은 국가와 기업이 군침을 흘리고 있죠.

알고 계시겠지만 한 국가의 영해와 배타적 경제수역에서는 석유 등 천연가스든 광물이든 얼마든지 상업적인 채굴이 가능하고, 그 범위 내에서 채굴되는 자원은 전부 그 국가로 귀속됩니다. 하지만 공해, 즉 누구의 소유도 아닌 공해상에서는 유엔협약이 적용되기 마련인데 아직 유엔은 시험채굴만 허용하고 있고 상업을 목적으로 한 대규모 채굴은 금지했었습니다. 2016년부터 상업 채굴과 관련된 국제협약을 준비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논의가 진척되지 않았죠.

이런 상황이 이어지자, 태평양의 섬나라 나우루공화국이 행동에 나섰습니다. 나우루는 2021년 법률 조항을 발동해 ISA에 회원국들의 의견 수렴을 거쳐 심해 채굴 가이드라인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했는데 유엔 해양법 협약에 있는 2년 규정 조항을 내걸고 그때까지 가이드라인을 만들지 않으면 곧바로 직접 심해 채굴에 나설 것이라는 최후통첩을 보냈습니다.

유엔 해양법 협약에 따르면 심해 탐사권을 확보한 회원국이 심해 채굴 의사를 밝히면 ISA는 2년 안에 허용 여부 검토를 마쳐야 하고 만약 시한을 넘기면 기존에 존재하는 규정에 따라 채굴 신청을 받고 수락해야 합니다. 다만 지난 9일까지 마감 시한이 정해졌지만, 아직 별도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되지 않아 각국 정부나 기업들은 이제 ISA에 심해체굴 면허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ISA는 이후 1년 동안 신청서를 검토한 후 회원국의 1/3 이상의 찬성표를 받은 정부나 기업에 심해체굴 면허를 발급하게 되죠. 그런데 여러분은 혹시 태평양 한가운데 한국의 해양 경제영토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계시나요?

한국이 심해저 광물자원 개발 사업에 뛰어든 것은 생각보다 빠른 1980년대입니다. 하와이 대학의 연구선을 빌려 탐사를 시작했는데 1992년 종합해양 조사선인 온누리호가 건조되면서 독자적인 조사를 하게 됐죠.

당시 ISA는 해양법에 관한 국제연합 협약이 발효되기 전 심해저 개발을 위해 3천만 달러를 투자한 국가나 기업에는 선행투자자의 지위를 부여했는데 한국은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340억 원을 투자했습니다. 중국, 러시아, 일본, 인도, 프랑스 등과 함께 선행투자자의 지위를 확보해 약 15만 제곱킬로미터에 해당하는 지역을 탐사할 수 있도록 허가해 줬죠.

하와이에서 동남쪽으로 가면 클라리온-클리퍼톤 해역이 있습니다. 이는 해저에 있는 단열대의 이름인데 단열대란 끊어지고 찢어진 상태로 길게 늘어진 띠 모양의 지형을 일컫습니다. 그런데 이 해역은 한국에게만 독자적으로 할당된 것은 아니고 ISA가 전 세계 정부와 기업에 분배해 줬습니다.

사진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연두색 부분이 바로 한국이 배당받은 구역인데 그 크기가 좁아 보이지만 실상은 15만 제곱킬로미터입니다. 한국 전체 면적이 약 10만 제곱킬로미터니까 한국 전체 면적보다 큰 면적이 한국에게 연구할 수 있도록 분배된 것이죠.

그러던 2002년 대한민국에 부가된 의무 사항을 충실히 이행한 결과로 ISA는 한국에게 허가 면적의 절반인 약 7만 5천 제곱킬로미터를 단독 개발할 수 있는 권리를 세계에서 7번째로 획득했습니다. 놀라운 것은 한국이 독자 개발할 수 있도록 허용된 그 지역에는 약 5억 6천만 톤의 망간 단괴가 존재한다는 겁니다.

만약 매년 300만 톤씩 망간 단괴를 채광한다면 무려 100년 이상 매년 2조 원 이상의 수입 대체효과, 즉 200조 원을 아껴주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이렇게 되면 적어도 100년 동안 한국은 망간, 니켈, 코발트 등 주요 광물에 대한 걱정이 없어지는 겁니다.

그런데 이 광물을 캐내기 위해 이미 세계 최초로 심해 최강 로봇 ‘미내로’를 개발해 뒀습니다. 길이 6m, 폭 5m, 높이 4m 크기의 미내로는 수심 5,000m 아래에서도 수압을 견뎌내도록 설계됐는데 심해저 로봇은 일본 등에서 어로 탐사용으로 개발한 경우는 있지만 광물 탐사 및 채광용으로 개발된 것은 세계 최초죠. 여기에 심해 광물을 해수면에 있는 선박까지 올려 보내는 버퍼시스템까지 세계 최초로 개발했습니다.

버퍼시스템은 미내로가 채집한 망간단괴를 수중에 임시로 저장하는 시스템으로 양광 펌프를 통해 일정한 속도와 공급량을 조절해 안전하게 선박으로 올려 보내는 기술입니다. 이 당시만 해도 한국은 심해 채광 분야에 있어서 세계에서 가장 앞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었습니다만 지금은 그 지위를 빼앗겼습니다.

해양수산부가 메인이 되어 진행하던 이 기술을 민간기업에 이전하려고 했으나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가 마련되지 않아 기술이전도 가로막혔습니다. 2018년, 2019년에 이어 2020년에도 관련 법안이 국회에 제출됐지만 그 누구의 관심도 받지 못하고 폐기됐습니다.

결국 잠재 가치 200조 원짜리 거대한 가능성이 묻혀버린 것이죠. 현재 전 세계는 탈탄소를 목표로 전기차 보급에 앞장서고 있습니다. 전기차는 최근 몇 년 사이 급격하게 늘었고 유럽연합은 여기에 더해 2035년부터는 휘발유, 경유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차의 판매를 금지시켰습니다.

내연기관차의 시대가 저물고 전기차와 수소차의 시대가 10년 이내에 열리는 겁니다. 그런데 전기차의 핵심은 배터리인데 이 배터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리튬, 니켈, 코발트 등의 광물이 필수적입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2040년까지 탈탄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 광물인 니켈을 지금보다 19배 많은 4,800만 톤을 더 채굴해야 한다고 추산하고 있고, 리튬은 42배, 흑연은 25배가 더 필요합니다. 인도네시아의 경우 아예 열대우림을 밀어버리고 니켈 채굴에 올인한 상태죠. 2017년 전 세계 공급량의 17%를 차지했던 인도네시아가 2027년까지 85%를 공급하겠다는 목표를 이미 오래전에 세워뒀습니다.

그리고 인도네시아는 곧 세계에서 가장 큰 힘을 가진 국가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죠. 이런 상황에서 육지보다 3배 넘는 니켈이 매장된 것으로 알려진 심해를 안전하게 개발할 수 있다면 어떨까요?

분명 생태계 파괴는 피할 수 없는 문제지만 열대우림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광물을 확보하는 것 역시 생태계가 파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이 이 분야에 다시 한번 집중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Exit mobile ver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