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MBC 공채 개그맨 신동수인데요. 한 5년 전부터 인기가 거의 바람과 함께 다 날아가 버려서 위기를 느낀 나머지 자영업에 뛰어들었어요. 지금 자영업은 3년 차고, 고깃집 2개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옛날에 했던 이력들이 있어서 네이버에 검색해 보시면 옛날에 본 것 같으실 거예요.
제가 방송을 마지막으로 39살까지 했거든요. 더 이상 방송을 하기는 힘들겠다는 느낌이 있어요. 왜냐하면 나이도 좀 찼고 선배급이니까 개그 프로는 더더욱 할 수가 없어요. 정말 제가 특별한 캐릭터가 아니면 방송국 입장에서 저를 쓸 필요가 없는 거예요.
그리고 옛날에 알았던 케이블 방송국 PD들도 옛날에는 막 의리로 써 주는 게 있어요. 그런 것도 없어지면서 직감적으로 느낀 거죠. 더 이상 방송에 미련을 가지면 공황장애나 우울증이 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딱 들더라고요.
위기감을 느끼고 통장 잔고를 딱 봤어요. 이것저것 다 팔면 한 1억 좀 넘게 나오겠더라고요. 39살이었는데… 그리고 물론 지금은 완전 무명이지만, 방송할 때는 그래도 사람들이 길거리 다니면 거의 알아볼 때였는데, 그것치고는 돈을 잘 못 모은 거죠.
왜냐하면 노는 걸 좋아했어요. 제가 노는 거, 치장하는 거에 돈을 많이 쓸 때여서 딱 정신 차려 보니까 남은 게 그거밖에 없더라고요. 큰일 났다는 생각에 장사를 뭐든 해야겠다고 결심했는데, 그때 선택한 게 요식업이었어요.
저는 개그맨 시절에 <개그야>에 출연했었어요. 거기까지 활동하고 개그맨 활동 접었고, 먹고살아야 하니까 열심히 준비해서 고깃집 운영하고 있습니다.
그때 인기의 척도는 딱 하나였어요. 나이트클럽에서 일을 하는지, 못 하는지가 인기의 척도였습니다. 일산의 OO나이트라고… 거기 보면 옛날에는 메인 시간대에 벽에 현수막이 딱 걸려 있어요. ‘컨츄리꼬꼬’, ‘코요태’, ‘신동수 x 오정태’ 나란히 걸려 있었죠.
제가 연예인이라 가게가 잘되는 건 아니에요. 강남도 마찬가지지만 연예인들이 여기 거의 안 와요. 제가 지인들한테 오란 말을 안 했어요. 처음에 오픈하는데 막 내가 연예인 출신이니까 와서 지인들이 팔아주고… 이게 그 당시에는 조금 도움이 될 수 있겠지만, 장기적으로 도움이 전혀 안 돼요. 그래서 저는 처음에 오픈하고 일주일 동안은 지인들을 아예 못 오게 합니다.
진짜 손님들이 왔을 때 내가 친절하게 잘 대응해야 해요. 연예인이라고 도움받는 건 거의 없다고 보면 될 것 같아요. 홍보도 그렇게 안 했어요. 보통 연예인이 하는 가게에는 연예인들이랑 찍은 사진들 있잖아요. 근데 저희는 없잖아요.
주변에 저랑 제일 친한 사람만 해도 지금 2명이 가게를 하고 있습니다. 고명환 선배, 일산에서 메밀 집 크게 하시고요. 또 얼마 전에 개그맨 김경진 씨는 종로에 불고기집 오픈했고요. 그러니까 연예인, 개그맨들이 더 이상 방송으로는 활동을 많이 못 하겠다는 생각이 들면 어쩔 수 없이 선택하는 게 자영업인 것 같아요.
제 주위에서 요식업으로 제일 성공한 사람이라면 고명환 씨가 제일 잘 되죠. 되게 쌩뚱맞은 건 그 거리에, 아예 그냥 그 길에 음식점도 없고, 사람도 없어요. 그런데 거기가 일산 외지인데, 언덕을 탁 넘어가면 갑자기 차들이 바글바글해요. 그럼 거기가 고명환 씨 가게예요. 거기는 아무것도 없어요. 고명한 씨 가게 딱 하나 있거든요. 그런데 손님이 바글바글해요.
얼마 전에 제가 갔다 왔더니 고명환 씨네 가게가 잘 되니까 그 주위에 뭐가 생기고 있더라고요. 커피숍 같은 가게들이… 그 지역을 고명환 씨가 살려버렸어요.
연예인 중에서도 자영업 해서 잘 안되시는 분도 있죠. 이름 언급하면 되게 싫어할 것 같은데요. 이렇게 생각하시면 될 것 같아요. 연예인 중에서 뭔가 사업이나 장사해서 잘되는 분들은 10%도 안 돼요.
왜냐하면 우리가 10년, 20년을 방송 활동했으니까 얼마나 사회적으로 바보 같겠어요… 사회적으로 잘 모르니까 망하는 경우가 많아요.
옛날에 쫄딱 망했던 경험이 있어선지 가게는 처음부터 잘된 편이었어요. 개그맨으로 인지도 최상일 때, 방송도 엄청 많이 하고 사람들이 웬만하면 알아볼 때 역삼동 사거리에다가 월세 880만 원짜리 가게를 했어요. 14년 전에 880만 원이면 지금으로 따지면 1,000만 원도 훨씬 넘는 거예요. 그때 고깃집 차려서 쫄딱 망했습니다.
그때 오픈 이벤트로 꽃미남 개그맨 3인방이 왔어요. 오정태, 오지헌, 김병진… 셋이 와서 가게 입구에서 팬 사인회 했어요.
나는 잘될 줄 알았습니다. 첫날 오픈했는데 막 사람 막 바글바글하고 손님 꽉 차 있고… 막 저는 인생 끝난 줄 알았어요. 대박 났다고 생각했는데, 그로부터 3달 뒤에 쫄딱 망했습니다. 모든 음식은 주방장이 했기 때문에 내가 뭘 어떻게 만드는 지도 몰랐고, 식자재의 원가가 얼마인지도 몰랐어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진짜 웃긴 게, 가게에서 게장을 꼭 해야 해서 게장값을 주방장한테 줬거든요. 나중에 알고 봤더니 내가 돈 준 것보다 10배가 싸더라고요. 그러니까 그 주방장이 월급 받는 거 말고도 가게에서 빼돌린 돈만 한 달에 1,000만 원이 넘을 거예요. 그냥 소개받은 사람이라 믿었던 거죠. 그렇게 장사했으니까 쫄딱 망했죠.
보증금만 챙겨서 나왔는데, 1년 만에 정확하게 2억 손해 봤습니다. 제가 어렸을 때 너무 못살아서 집이 없었어요. 물론 지금도 집이 없지만… 당시에 어머님이 말씀하시는 게 빌라 하나만 사라고 하셨어요.
왜냐하면 그때는 제가 돈을 잘 벌 때니까 어머니한테 용돈 많이 드릴 때거든요. 어머니 빚 갚아 드리고, 우리 아버지 빚 갚아 드리고 그럴 때인데요. 어머니가 제발 제가 살 집 하나만 사라고 부탁하셨는데, 그 돈으로 장사한 거거든요. 쫄딱 망해서 어머니한테도 좀 미안했어요.
개그맨 김경진 씨랑 잠깐 통화했는데요. 제가 좋아하는 동생인데, 장사가 또 생각만큼 안 된다고 하니까 남의 일 같지 않아요. 제가 옛날에 그랬거든요. 진짜 맨날 가게에서 술 먹었어요. 장사가 안되면 음식을 연구해서 잘되게 해야 하는데, 진짜 그게 바보 같았던 거예요.
가게에 오니까 오후 6시 10분인데요. 조금 있으면 이제 만석이 되고, 웨이팅이 걸릴 겁니다. 테이블 30개 놓고 비어 있는 것보다 테이블 20개 놓고 웨이팅 걸리는 게 훨씬 더 효과가 있어요. 웨이팅 안 하고 가시더라도 손님이 많은 이유가 궁금해서 꼭 다시 오실 겁니다. 그리고 기다리시는 분들한테도 어떻게든 자리 나는 데까지 오래 걸리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줘야 해요.
전직 개그맨이다 보니까 우리는 집에 슬픈 일이 있어도 항상 남을 웃겼던 사람이잖아요. 집에 안 좋은 일, 여자친구랑 싸우거나, 주식이 폭락했어도 항상 웃으면서 방송했던 사람이기 때문에 그게 여기도 묻어난다고 생각하시면 돼요.
내 감정을 손님한테 전달하지 말아야 하는데, 그게 연기 같은 거죠. 어떻게 보면 항상 친절할 수 있고 대응을 잘할 수 있죠. 그건 무조건 일반인 사장님보다 잘해요. 예를 들어 손님이 컴플레인을 건다거나 하면 거기에 대해서 이해시킬 수 있는 건 우리가 너무 잘하는 거예요. 말을 잘하니까요.
유명인이었던 게 단점이 됐던 적은 집요하게 물어보시는 분들이 있어요. 집요하게 딱 들어와요. 제가 서빙하러 가면 알아보시기도 하거든요. 그러면 제가 옛날에 개그맨 했었다고 솔직히 얘기하고 맛있게 드시라면서 나가려고 하죠. 거기서 끝나면 되는데, 계속 얘기 좀 하자면서 붙잡으면 진짜로 설명하기가 너무 힘들고 지쳐요.
강남점 월 매출은 1억 2,000~1억 3,000만 원 정도 왔다 갔다 하고, 목동은 한 8,000만 원 정도 팔고 있어요. 2개 합치면 2억 2,000~2억 3,000만 원 정도 팔고 있는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들은 이게 그냥 운 좋아서 잘된 줄 아는데, 이 가게는 제가 2년 넘게 고생하면서 정말 제 진심이 들어간 가게거든요. 지금 이렇게 잘되는 것도 당연히 잘된다고 생각한 적 없고, 이 마음을 놓치면 다시 장사가 안될 거라고 항상 긴장하고 있기 때문에 친절하게 하려고 노력하고 있는 거예요. 친절하고 깨끗하게, 덜 남겨도 맛있게 팔고 있습니다.
이렇게 돈 벌어서 진짜 빚 갚고 있습니다. 목동 가게도 처음에 60% 이상 빚을 냈고, 강남점도 진짜 제 돈, 저희 부모님 명의로 대출 받아서 한 거라서 지금도 빚 갚고 있어요. 그래서 저는 한 달에 거의 1,500만 원에서 1,800만 원씩 빚을 갚고 있어요.
진짜로 힘들어요… 그래도 들어가서 또 열심히 일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