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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영토 끝에 있는 작은 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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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해군 역사상 가장 유명한 전쟁 영웅 ‘사토 데스타로’는 ‘내가 평생을 두고 경애하는 바다의 왕은 조선의 이순신이다. 넬슨이 세계적인 명장으로 명성이 높은 것은 누구나 잘 안다. 하지만 넬슨은 인격이나 창의적 천재성에서 도저히 이순신 장군에게 필적할 수 없다.’라며 1926년 일본 월간지 ‘조선지방행정’에 썼습니다.

프랑스-에스파냐 연합 함대를 단번에 격파한 유럽 역사상 최고 전략가로 꼽히는 넬슨 제독보다 이순신이 월등히 뛰어나다고 평가한 것이죠. 무모한 침략전쟁을 일으킨 일본이 임진왜란을 실패로 끝낸 결정적인 요인의 하나가 그들 수군의 패배에 있었다는 사실은 너무나 잘 알려져 있고 조선 수군을 이끈 이순신 장군의 전공이 가장 높았다는 것에 이견은 없습니다.

그런데 이순신 장군은 갑자기 하늘에서 뚝 떨어진 인물이 아닙니다. 그의 신화는 어느 전투에서부터인가 시작됐을 텐데 이 장소가 어디인지 아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그의 신화가 시작된 장소, 지금은 러시아가 절대 내주지 않는 마지막 한국 땅, ‘녹둔도’를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

한국이 힘없던 시절 일본의 계략으로 중국에 빼앗긴 간도는 잘 알고 계실 것으로 생각됩니다. 우리 조상들의 피와 땀으로 개간한 간도는 1909년 9월 4일 일본과 청나라 간 ‘간도협약’으로 중국에 넘어가고 말았는데 이후로 중국은 절대 돌려줄 계획이 없죠. 우리 땅이 우리의 의견도 없이 다른 국가에 넘어가 버린 것도 억울해 죽겠는데 돌려받지도 못하니 속상하기 이를 데 없습니다.

그런데 일본의 계략으로 중국에 빼앗긴 간도만큼이나 중요한 영토 하나가 러시아 끝자락에 붙어 있습니다. 그 면적이 약 32제곱킬로미터로 여의도 4배 규모라고 알려졌는데요. 녹둔도는 어쩌다 러시아 손에 넘어가게 된 것일까요?

임진왜란 발발 5년 전인 1587년 조선의 최북단 국경섬인 녹둔도는 오랜만에 추수를 맞았는데 이를 노린 여진족 추장 마니응개는 녹둔도로 몰려와 우리 군민 10여 명을 살해하고 약 160명을 포로로 잡아갔습니다. 당시 녹둔도의 수비대장이 바로 이순신이었는데 뒤늦게 이 사실을 보고받은 그는 즉각 군사를 대동해 추격에 나섰습니다. 이 과정에서 여진족 추장 마니응개를 사살했고 농민 50여 명을 되찾아왔죠.

그런데 당시 함경도 지역 총사령관은 이일이라는 인물이었는데 그는 면피하기 위해 모든 죄를 이순신에게 뒤집어씌우기로 작정하고 그를 투옥시킨 후 조정에 징계를 요청했는데요. 하지만 선조 임금은 당시 ‘전쟁에서 패배한 사람과는 차이가 있다. 병사로 하여금 장형을 집행하게 한 다음 백의종군으로 공을 세우게 하라.’라며 그의 징계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결국 이듬해 여진족 정벌에서 큰 공 세우며 사면받았죠. 그런데 이 녹둔도 전투가 이순신이라는 인물의 인생에는 가장 중요한 변곡점이 됩니다. 그의 존재가 최초로 조정에 알려지게 됐으니까요.

지금은 이순신이라는 인물을 모르는 한국인이 없지만 1587년 당시 그는 변방을 수배하는 하급 무관에 불과했는데 만약 선조 임금 그 녹둔도 전투를 패배로 인정해 그를 처벌했다면 그의 활약은 없었을 겁니다. 그런데 이 일화에서 알 수 있는 것은 적어도 1587년까지는 녹둔도가 분명 조선의 땅이었다는 점입니다.

사실 우리 역사서에 최초로 녹둔도가 언급된 것은 세종실록인데 조선군은 여진족의 침입을 막기 위해 녹둔도에 길이 약 415m, 높이 2m의 녹둔토성을 쌓은 후 목책을 둘렀습니다. 그러니까 녹둔도는 조선의 최북단 국경이었던 겁니다. 지금으로 따지자면 북한의 함경북도 경흥에 있는 작은 섬인데 국영이었기 때문에 농민은 거주할 수 없었고 봄, 가을 춘경기와 추수기에만 출입이 허가됐습니다.

그런데 어쩌다 이 녹둔도가 러시아 영토가 되었을까요? 1806년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현재 러시아 땅이 된 블라디보스토크의 연해주는 옛 발해의 영토였고 1863년부터는 자발적으로 이주한 한인들의 집단 정착지로 1937년까지 약 17만 명의 한국인이 거주했습니다.

조국을 잃은 조선인들이 망명했지만, 현재는 러시아와 북한의 국경이기도 하죠. 녹둔도가 러시아의 영토로 편입된 것은 청나라와 영국 사이에 벌어진 아편전쟁 때문입니다. 청나라는 제1차 아편전쟁에서 영국에 패배하면서 난징조약을 체결해 홍콩섬을 넘겨주고 광저우, 샤먼, 푸저우, 닝보, 상하이 등 5개 항구를 강제적으로 개항했습니다.

그러나 영국의 무역 확대를 또다시 거절하자 이번에는 프랑스와 연합군을 구성해 또다시 전쟁을 걸어왔죠.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결국 ‘텐진조약’에 이어 ‘베이징조약’까지 체결하게 되는데요. 당시 러시아와 미국은 전쟁 후반기 아편전쟁에 뛰어들겠다는 협력을 제의한 덕분에 콩고물이 떨어졌는데 이후 러시아의 경우 베이징조약을 통해 녹둔도를 포함한 연해주 전부를 얻게 됩니다.

당시 러시아가 청나라로부터 가져간 영토는 그 크기가 100만 제곱킬로미터에 달했는데 이는 한반도의 5배이자 러시아 전체 영토의 6%라는 어마어마한 양입니다. 이렇게 녹둔도가 러시아 영토로 편입됐고 조선과 러시아 사이에 국경을 접하게 된 겁니다.

하지만 조선은 당시 이러한 세계적인 변화를 전혀 알지 못했고 그로부터 29년이 지난 뒤 고종황제가 이 사실을 알게 된 것이죠. 당시 고종이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이미 고지도 등을 포함해 상당한 자료들이 녹둔도는 조선의 영토임을 증명하고 있었지만, 국력이 바닥에 떨어진 조선의 주장은 매번 무시당했고 1937년에는 소련의 스탈린이 이 지역에 거주하던 조선인들을 전부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켰습니다.

이들이 바로 카자흐스탄, 우즈베키스탄 등으로 흩어진 코리아 디아스포라, 고려인입니다. 소련은 이들을 중앙아시아로 강제 이주시킨 후 즉각 군사 기지를 건설했고 민간인의 접근을 금지해 풀만 무성한 땅으로 바꿔버리게 되는데요.

사실 녹둔도가 우리 땅이었다는 사실은 여러 지도와 기록으로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섬 도’가 들어갔다는 점에서 볼 때 섬이라고 볼 수 있지만 또 섬이 아니기 때문에 기록마다 지도마다 다르게 표시되어 있습니다.

1754년에 그려진 ‘비변사 지도’에는 녹둔도가 두만강 하구의 삼각주로 묘사하고 있고 1759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여지도선’은 녹둔도를 육지에 붙은 모습으로 그렸습니다. 지도마다 삼각주이거나 육지처럼 서로 다르게 그린 이유는 녹둔도의 독특한 지형 때문에 그렇습니다. 이는 러시아가 녹둔도를 품에 안게 된 이유이기도 한데요.

원래 녹둔도는 두만강 하류의 섬이었습니다. 하지만 강 하류는 홍수로 범람할 때마다 물에 잠기거나 습지가 됩니다. 자연스럽게 토사가 쌓이면서 지형에 변화가 생깁니다.

홍수로 물줄기가 생기면 섬처럼 보이고 물이 빠지면 길이 생기기 때문에 육지에 붙은 것처럼 보이죠. 그러다 녹둔도 주변으로 토사가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자연스럽게 수면은 낮아지게 됐고 어느 순간 물줄기가 끊어졌습니다. 연륙작용, 즉 육지에 붙어버리는 현상이 생긴 것이죠.

그래서 녹둔도가 연해주에 붙었고 청나라가 연해주를 통째로 빼앗기면서 녹둔도까지 러시아 손에 넘어간 겁니다. 그러니까 적어도 18세기 이전에 녹둔도는 강 하류의 섬이었으나 퇴적으로 인해 연륙화가 진행됐고 여기에 러시아가 민간인을 내쫓고 군사기지를 설치하는 바람에 풀만 무성하게 자라버려 정확한 위치를 확인하는 것도 어려워졌습니다.

우리 섬이라고 주장하고 싶어도 연륙화로 인해 정확한 위치를 특정하지 못하고 있고 또 러시아가 군사기지라는 이유로 출입을 불허하니 정확한 위치를 찾고 싶어도 찾을 수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다만 여러 문헌과 기록을 종합해 볼 때 함경북도 경흥의 두만강변 하류쯤인 것으로만 확인될 뿐입니다.

녹둔도는 조선의 영토였기는 하지만 지금은 함경북도 경흥, 즉 북한의 영토에 있습니다. 지난 1984년 11월 북한은 소련을 테이블로 불러 국경 문제를 논의했지만, 녹둔도 문제를 속 시원하게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관련된 내용조차도 전해지지 않죠. 한국 또한 1990년 서울 주재 주한 러시아 공사를 상대로 정부 차원의 반환을 요청했으나 거부당했습니다.

러시아는 북한과의 국경이 위치한 이 녹둔도를 군사적 요충지로 보고 있기 때문에 함부로 접근도 할 수 없게 만들어버렸죠. 현재 푸틴이라는 대통령의 성격으로 볼 때 절대 돌려줄 것 같지 않습니다만 우리 의사와는 관계없이 러시아 손에 넘어간 소중한 영토인 만큼 녹둔도에 대한 관심을 끌어내야 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언젠가는 돌려받아야 할 한국의 마지막 땅 녹둔도가 한국 지도에 포함되는 날이 오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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