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에서 한국이 횡령하고 있다며 분노의 감찰을 왔다가 오히려 한국의 대범함에 감탄만 하고 돌아간 사건이 있었다고 합니다. 연달아 거친 풍파를 겪어야만 했던 우리 대한민국. 휴전으로 일시적인 평화를 찾았지만 당장 먹고살기도 가난한 나라가 되었습니다. 당연히 조경이나 다른 것에는 일절 신경 쓸 수가 없는 상황이었죠.
어딜 봐도 정돈되지 않은 환경, 특히나 산의 상태가 정말 심각했습니다. 나무가 너무 없다 보니 산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할 정도로 벌거벗은 산들만 존재했습니다. 당시에는 이런 한국의 산을 ‘붉은 산’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는데요. 어디를 가나 푸른 산들을 볼 수 있는 지금의 한국과는 정말 상반된 모습이었습니다.
한국 산에 나무가 없었던 이유, 일제강점기 시대에 있었던 무분별한 벌목과 전쟁도 있지만 한국이 전통적으로 장작을 이용한 온돌 난방 방식을 이용하기도 했고 먹을 것이 너무 없다 보니 나무마저 국민들의 소중한 먹거리로 소비되었기 때문이었습니다. 거기다가 한국의 기후는 나무가 성장하기 좋은 환경이 아니어서 나무를 심더라도 제대로 자라는 나무가 많지 않았다고 합니다.
또한 날씨가 건조한 시기 종종 발생했던 산불로 인해 그동안의 노력이 물거품이 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당장 오늘 먹을 밥을 걱정해야 했던 한국에게 나무 걱정은 사치였습니다. 그렇게 벌거숭이 한국 산은 방치되고 있었죠.
그런데 망가진 산림을 이렇게 방치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한 일입니다. 한국뿐만 아니라 수많은 나라가 여러 가지 요인으로 산림이 망가지고 있습니다. 산림이 망가지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망가진 산림을 방치한 결과는 모두 똑같습니다. 비만 내렸다 하면 발생하는 산사태나 홍수, 터전을 읽고 민가를 떠돌거나 멸종되어 가는 야생 동식물들, 이런 피해들은 결국 경제적인 피해로 돌아옵니다.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는 것이죠.
그래서 세계은행은 개발도상국에 산림복구를 위한 지원 자금을 제공했습니다. 우리 한국도 그 대상국이 되었는데요. 그런데 당시 세계는 한국에게 ‘산림복구 지원금’을 제공하는 건 무의미한 일이라는 말이 많았다고 합니다.
왜냐하면 UN 분석에서 한국의 산림은 복구할 수 없는 수준이라고 나왔고 그동안 세계은행에서 지원금을 받은 많은 개발도상국이 하라는 산림복구는 안 하고 삥땅 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정말 산림 복구를 위해 정상적으로 돈을 쓴 나라들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원금을 받을 때만 잠깐 살아날 뿐 지원금이 끊기고 나면 다시 산림을 복구할 여유가 없어져 원상 복귀가 되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을 겪었기 때문에 한국에게 지원금을 줘봤자 당연히 삥땅 치거나 실패할 거라는 말이 나왔던 것이죠. 그래도 한번 믿어보자 싶어서 지원해 줬는데 결국 문제가 터졌습니다.
한국이 세계은행에 지원자금을 받아놓고 산림 복구에 돈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강한 의혹을 받게 된 것이죠. 세계은행에서는 즉시 한국에 감찰을 보내 조사를 시작했습니다. 예상했던 것처럼 한국은 산림은커녕 나무 한 그루도 심지 않고 있었습니다.
횡령하던 다른 나라들조차 지원금을 받으면 눈치껏 씨뿌리는 시늉이라도 했는데 한국은 산림 복구하라고 준 돈으로 산업을 키우는 데 사용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분노한 세계은행 담당자는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며 당장 한국에게 해명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한국은 우리는 아무 잘못이 없다는 듯 당당하게 우리는 지금 산림 복구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뻔뻔하게 주장했습니다.
그렇게 한국이 하는 주장을 곰곰이 듣던 세계은행 담당자는 마지막에 화가 아니라 감탄이 터져 나왔습니다. 한국은 모두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까지 계획하고 움직이고 있었죠. 세계은행은 지금까지 지원자금을 줬던 수많은 개발도상국 중 이런 케이스는 보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국이 들려준 해명은 두 가지였습니다.
첫 번째, 한국은 탄광 및 시멘트. 한국은 산림복구 지원자금 대부분을 탄광 및 시멘트 개발에 투자하고 있었습니다. 세계은행 입장에서는 환경을 위해 투자하라고 준 돈으로 오히려 환경을 해친다고 알려진 탄광이나 시멘트를 만들고 있다니 제대로 뒤통수 맞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한국에는 이런 계획이 있었습니다. 우선 당시 한국은 장작으로 난방하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나무를 심어봐야 국민들은 또 나무를 장작으로 사용할 게 뻔했습니다. 나무를 대신해서 난방할 수 있는 대안을 마련하는 것이 시급했죠. 그것이 바로 탄광 개발이었습니다.
또한 당시 한국은 나무로 집을 짓던 시기였기에 나무 목재를 대체할 건축 자재가 필요했는데요. 그것이 바로 시멘트였죠. 한국은 시멘트 공장을 만들어 시멘트를 생산하면서 목재 가옥을 시멘트 양옥으로 대체해 나갔습니다. 국민들이 산에서 나무를 베어 가는 이유를 근본적으로 없애버린 것이죠.
두 번째, 화전민의 이주. 그 당시 한국에는 화전민들이 정말 많았다고 합니다. 벌거숭이 산이라고 해도 나무가 있긴 했겠죠. 화전민들은 그 얼마 없는 나무를 발견하면 그곳마저 태워 나무를 없애고 농사를 짓고 살았습니다. 그 땅에서 농사가 끝나면 또 자리를 옮겨서 똑같은 행동을 반복했죠. 이러니 산에 남아날 나무가 없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산림 복구를 위한 대한민국의 다음 타깃이 화전민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몇십 년간 그 생활에 익숙한 화전민의 설득하기란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금 국가가 하는 일이 환경보전을 위한 일이라고 아무리 설명해도 화전민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이 한마디에 모든 화전민은 정부의 뜻에 따르게 되었다고 합니다. ‘여러분의 자녀들마저 화전민으로 살게 하실 겁니까?’ 정부는 화전민 정착촌을 만들어 그들에게 양옥을 제공해 주는 건 물론, 화전민들의 자녀를 위해 학교도 지어줬습니다. 또한 화전민들이 다른 일로 먹고살도록 일자리 고용까지 책임졌습니다.
한국은 이 두 가지만 해결되면 반드시 산림이 복구될 수 있다고 확신했고 그래서 우리는 산림 지원자금으로 나무가 아닌 이곳에 투자했다고 당당하게 주장했습니다. 세계은행은 한국의 주장에 200% 설득당했습니다. 감찰하러 왔던 세계은행은 한국의 프로젝트가 꼭 성공하길 바란다며 응원만 하고 돌아가게 되었죠.
그럼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한 한국의 산림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 우리 주변만 봐도 그 결과를 잘 알 수 있습니다. UN이 복구할 수 없다던 한국의 산림은 완벽하게 부활했습니다. 한국의 남다른 프로젝트 외에도 현신규 박사님을 비롯한 수많은 위인과 국민들이 한마음 한뜻으로 산림 복구에 나서주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는데요.
그리고 세계가 한국에 놀란 점은 또 있습니다. 100% 활착률! 활착률이란 옮겨 심거나 접목한 식물이 살아남는 비율을 말하는데요. 활착률 100%란 심었다 하면 생존했다는 뜻입니다. 한국이 활착률 100%를 달성했다고 보고서를 제출했을 때 세계은행은 말도 안 되는 보고서라며 믿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또 한국으로 조사팀을 파견했는데요. 그런데 정말 한국은 100% 달성해 있었습니다. 선진국조차 활착률이 10% 정도밖에 나오지 않았는데 개발도상국 중 하나인 한국에서 100%를 달성해 버리니 세계은행 입장에서는 직접 두 눈으로 보기 전에는 믿을 수 없는 사실이었던 것입니다.
세계가 기적 같다고 말하는 한국의 산림복구! 그 기적에는 우리 선대의 피, 땀, 눈물이 담겨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합니다. 우리 역시 후대에 푸르른 대한민국을 고스란히 전할 수 있도록 많은 노력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