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미주의입니다. 최근 한국과 경쟁이 붙었던 중국이 제대로 좌절에 빠졌다고 합니다. 한국이 생각지도 못한 전략을 꺼냈기 때문인데요. 그 전략은 다름 아닌 자신들과 똑같은 ‘저가 전략’이었습니다.
하지만 한국과 중국의 저가 전략은 아주 큰 차이점이 있습니다. 중국은 자신들이 그 차이를 극복할 수 없다는 걸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과연 똑같은 저가 전략인데, 한국과 중국이 가지고 있는 차이점은 무엇일까요? 지금부터 파헤쳐 보겠습니다.
중국의 저가 전략, 많은 사업 분야에서 중국이 한국을 잡기 위해 내세웠던 비장의 카드였는데요. 디스플레이, 조선, 배터리 등등 중국은 ‘굴기’라는 이름을 붙여 무조건 경쟁 기업보다 단가를 싸게 내어놓았습니다. 짜증나게도 이 전략은 꽤 잘 먹혀갔는데요. LCD 분야에서 중국의 저가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면서 한국은 순식간에 세계 1위의 자리를 빼앗겨야 했습니다.
그런데 이 전략에는 단점이 있습니다. 바로 한계가 있다는 것입니다.
중국이 지금처럼 저가 전략이 가능한 이유는 저렴한 인건비와 중국 정부의 빵빵한 지원 덕분이죠. 그러나 언제까지나 인건비가 한없이 저렴해지고, 중국 정부가 언제나 돈을 펑펑 지원해 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결국 이런 것들이 한계에 부딪히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것이죠.
이미 중국의 인건비는 꽤 많이 오른 상태인데요. 그리고 LCD 분야 외에 다른 분야에서는 중국의 저가 전략이 반짝 먹혀들었을 뿐, 결국 다시 한국으로 수주가 들어오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싼 게 비지떡이었기 때문이죠. 저렴해서 중국에게 수주를 맡겼는데, 결과가 엉망이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특히, 조선 분야에서는 중국의 저가 수주에 혹해 고부가가치선을 맡겼던 선사 중 후회하며 다시 한국으로 돌아온 곳이 많았습니다. 이렇게 중국이 저가 수주로 밀어붙일 때마다 한국은 기술력으로 맞받아쳐 왔습니다. 디스플레이나 조선업에서도 중국이 저가 수주 전략을 펼치자, 진입 장벽이 낮은 LCD나 일반 선박은 과감하게 포기하고, 진입 장벽이 높은 OLED나 고부가가치선박에 집중해 시장을 지켜왔죠.
그런데 이번에 한국이 꺼내 든 카드는 한국에게도 충격적이었습니다. 한국이 3조 원 규모의 이집트 엘다바 원전 프로젝트를 수주하는 데 성공했는데요. 원전 수주야 한국이 워낙 강국이다 보니 당연한 결과가 아니었나 싶었는데, 이번 수주에는 정말 재미있는 점이 있었습니다. 한국이 세계 최저 수준의 단가로 원전 수주에 성공했다는 것이죠.
이번 수주에는 원전 굴기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도 참여했습니다. 그런데 중국이 내어놓은 단가는 1kw당 4,174달러, 그런데 한국의 단가는 1kw당 3,571달러로 한국의 단가가 16.9%나 저렴했습니다.
중국보다 저렴하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가능한 것인지 한국인인 저도 이해가 되지 않는데요. 한국의 최저 인건비는 9,160원, 중국의 최저 인건비는 베이징을 기준으로 25.3위안, 한화로 약 4,930원입니다. 인건비부터 2배 넘게 차이 나는데, 어떻게 한국은 중국보다 더 저렴한 단가를 내어놓을 수가 있었던 걸까요? 여기에도 역시나 기술이 있었습니다.
한국은 40여 년간 원전 사업을 진행하며 부품의 국산화를 95%까지 끌어올렸습니다. 또한 그동안 쌓아온 탄탄한 기자재 공급망을 활용한 덕분에 세계 최저 수준의 단가를 만들어 낼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이번 수준은 단순히 한국이 너무나 저렴해서 선택받은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원전 기술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죠. 2017년, 유럽의 사업자 요건 인증을 취득하고, 2019년에는 미국 원자력 규제 위원회의 설계 인증까지 취득했습니다. 안전성으로는 세계 최고 수준의 평가를 받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하나 더, 한국이 그동안 쌓아온 신뢰. 한국이 그동안 다양한 나라와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한결같이 보여준 모습이 있는데요. 바로, 공사 기한 준수. 한국은 정해진 공사 기간보다 빨리 끝내면 빨리 끝냈지, 한 번도 늦은 적이 없다고 합니다. 너무나 당연한 것이지만, 이 당연한 점이 한국에게 가장 큰 무기가 되었다고 합니다.
프랑스 원전 기업 ‘아레바’는 핀란드 원전을 수주했을 때 무려 13년이나 기간을 지키지 못했고, 미국의 웨스팅하우스는 자국 내 원전을 6년이나 지연시켰습니다. 이렇게 보니 한국 기업들이 기한 내에 딱딱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는 것도 정말 능력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집트가 주변 나라 아랍에미리트에서 한국이 원전을 짓는 모습을 지켜본 것도 이번 수주의 성공 요인이라고 합니다. 이집트와 아랍에미리트는 사실 원전의 짓기가 상당히 까다로운 나라입니다. 원전은 작은 먼지 한 톨만 들어가도 정말 큰일이 나는데, 중동의 사막에서는 시도 때도 없이 모래폭풍이 일어나니 까다로운 걸 넘어 그냥 난이도가 헬급입니다. 그래서 중동 사막에서 모래폭풍을 뚫고 원전을 지은 나라는 지금껏 딱 한 나라가 있다는데요. 그게 바로 우리 한국이라고 합니다.
한국은 아랍에미리트에서 원전을 지을 때 사막의 모래바람을 막기 위해 아예 현장을 초대형 텐트로 감싸버렸습니다. 그리고 현장에 있는 모래의 염분이 높자, 500km 떨어진 지역으로 가서 모래와 자갈을 공수, 얼음으로 씻겨가며 콘크리트 타설 작업을 진행했다고 합니다.
이 부분에서 한국 기업이 얼마나 안전을 고려하고, 또 고려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인데요. 콘크리트는 염분이 높으면 강도가 저하된다고 합니다. 백화 현상이 일어나 구조물의 미관이 저하되고 그만큼 안에서 새어 나왔으니 구조물의 성능은 말할 것도 없겠죠.
더 심각한 것은 콘크리트 내에 타설 되어 있는 철근이 부식된다는 것입니다. 원전같이 최상의 안전을 고려해야 하는 건물에서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면 정말 큰일이겠죠.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염분 함량이 높은 콘크리트는 초기 강도가 일정 기간 올라간다고 합니다. 아마 그 현장에 있던 모래를 썼으면 이런 현상들이 나타났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이런 잘못된 현상들은 빠른 시일 내에 나타나지 않으니, 마냥 나쁜 마음을 먹고 모른 척했다면 오히려 높은 강도가 나왔으니 그냥 넘어갈 만도 했는데요. 한국은 그런 것보다 10이든 20년이든 안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 것입니다.
그리고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에 보여준 특별한 서비스도 한몫했다고 합니다. 한국은 UAE 바라카 원전이 완공된 후 기술 지원까지 해 줬다고 합니다. 진입 장벽이 너무나 높디높은 원전 기술이다 보니 아랍에미리트는 스스로 성능 보전 시험을 하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다급하게 한국에게 긴급 요청을 한 것이죠. 아마 한국이 아랍에미리트에 보여진 모습을 보며 이집트는 가격도 싸고 품질은 우수한데, 애프터서비스까지 확실한 한국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겠죠.
그나저나 이제 원전 굴기에서 저가로 밀어붙이겠다는 중국의 전략은 완전히 박살 나 버렸습니다. 과연 중국이 다음에는 어떤 황당한 전략으로 돌아올지 궁금해지는데요. 앞으로 한국 원전은 대박 수주 행진이 이어지지 않을까 기대되는데요.
한국은 아까도 말했듯이 중국보다 16.9% 저렴하고, 사우디 원전을 두고 경쟁 중인 러시아는 단가가 6,250달러로 한국은 그들보다 42.9% 낮고, 미국은 5,833달러, 프랑스는 7,981달러로 한국이 압도적으로 유리한 상황입니다. 이미 세계적으로 실력을 인정받았는데, 가격 경쟁력까지 최고의 조건을 갖췄으니 좋은 소식을 기대해 볼 만하겠죠? 지금까지 재미주의였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