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제가 있는 곳은 소피아 근교에 있는 버스 터미널입니다. 불가리아 소피아에서 세르비아 니슈라는 곳으로 넘어갈 건데, 버스를 타고 한번 이동해 보겠습니다.
그런데 여기 버스정류장이 뭔가 되게 느낌이 있어요. 약간 소비에트적인 느낌도 좀 나는 것 같은데, 바깥만 그렇고 안쪽은 되게 세련된 느낌이네요. 그런데 알고 보니 기차역이고, 버스정류장은 다른 곳이었네요.
버스정류장은 기차역 옆에 있습니다. 세르비아행 버스에 탑승했는데, 버스는 우리나라 옛날 관광버스 정도의 느낌입니다.
저는 세르비아의 ‘니슈’라는 지역에 도착했습니다. 여기가 아마 세르비아에서 한 3번째, 4번째 정도로 큰 남쪽 도시로 알고 있는데요. 지금 버스정류장 근처 분위기는 되게 좀 삭막합니다. 빈 상가도 많고요.
버스정류장에서 시내로 가는 다리를 건너고 있는데, 보니까 웨딩 촬영이나 멋있게 차려입고 사진을 찍는 사람들이 간간이 좀 많습니다. 외국인 누님들도 뭔가 모델 같이 차려입고 촬영하시는데, 유명하신 분인가 봐요. 여기가 핫한 사진 찍어서 SNS에 올리는 인스타그램의 성지 같은 메인 스팟인가 봐요.
다리를 건너니 행진가를 부르며 걷는 깃발 부대도 보입니다.
저를 마중 나온 에어비앤비 호스트와 함께 숙소로 이동했습니다. 이번 숙소는 공용 화장실이 있는 1인실 룸인데요. 가격은 한화로 3만 원 정도 합니다.
동유럽 날씨가 원래 되게 맑은 날씨인데, 이상하게 불가리아 떠나면서부터 계속 날씨가 안 좋습니다. 그래서 밖에 못 나오다가 3일 만에 밖에 나왔습니다.
시내를 돌아다니다 보니까 카지노에 있을 법한 머신 같은 것들이 있더라고요. 세르비아에서는 생각지도 못했는데… 근처에도 몇 개가 더 있는 것 같은데, 여기가 약간 카지노 게임을 하는 그런 동네인가 봐요.
저는 지금 불가리아부터 세르비아까지 계속 이렇게 큰 도시에만 있어서 오늘은 여기 니슈 근처에 있는 되게 조그마한 도시, 인구 몇만 명도 안 되는 소도시에 가서 구경을 좀 해 볼까 해요.
아침을 먹으러 한 음식점을 찾았는데요. 뭔가 약간 로컬 느낌이네요. 점원분에게 ‘플레스카비차’ 있냐고 물으니 있다고 합니다. 이게 약간 세르비아식 햄버거인데, 여기에서만 파는 전통적인 스트릿 푸드 같은 느낌이라고 해요.
플레스카비차가 나왔는데, 엄청 큰데요? 이게 일반 햄버거 크기 2배는 되는 것 같아요. 엄청 큽니다. 그런데 이게 2,400원밖에 안 해요.
한 입 먹어봤는데, 안에 들어간 고기가 미쳤네요… 은근히 동유럽 쪽 음식 입맛이 한국인이랑 잘 맞아요. 칠리소스 같은 소스류부터 고기는 약간 불맛이 나고요. 특히 야채가 엄청 싱싱합니다.
식사를 마치고 거리로 나왔는데, 지하로 향하는 계단이 보여서 내려와 봤더니 지하상가가 있네요. 지하상가가 되게 깔끔해요. 되게 깔끔은 한데, 환기는 안 되네요. 담배 냄새가 너무 강해서 탈출했습니다.
니슈 대학교라는 곳에 왔는데, 바깥에서 보면 대학교가 큰 것 같지는 않거든요. 캠퍼스가 한 동밖에 없는 그런 구조의 대학교입니다. 대학교가 되게 아담하네요. 대학교라기보다는 약간 아카데미 정도의 느낌입니다. 학생들이 이야기 중이길래 많이 못 물어봤는데, 지금 시험 기간 아니면 방학이라 학생들이 많이 없다고 합니다.
니슈 외곽으로 약 1시간을 이동해 인구 약 3만 명의 세르비아 소도시 ‘프로쿠플레’라는 곳에 왔습니다. 니슈에서 1시간 정도 떨어진 소도시인데요. 뭔가 알고 온 건 아니고, 그냥 너무 도심이 너무 답답해서 살짝 외곽으로 나와 보려고 구글 지도 보면서 찍어서 그냥 왔습니다.
길을 걷다가 식당을 발견해서 들어와 봤는데, 식당 안이 담배 연기가 장난 아닌데요? 낮술 파티를 연 세르비아 형님들도 보입니다.
자리에 앉아 세르비아식 포크 스테이크와 세르비아 맥주 한 잔을 주문했습니다. 여기는 돼지를 세르비아만의 스타일로 키우나 봐요. 진짜 맛있어요. 여기는 일단 고기에 기본적으로 불맛이 섞여 있어요. 포크 스테이크는 한화로 2,400원, 맥주는 2,000원이었습니다.
식사는 다 좋았는데, 담배를 먹는 건지, 고기를 먹는 건지, 담배 묻은 고기를 먹는 건지… 그걸 모르겠어요. 담배 피우는 것도 이 나라의 문화니까 존중은 합니다.
근데 걷다 보니 동네가 꽤 크네요. 카페에 들어왔는데, 커피가 없다고 합니다. 카페 직원분과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 돼서 난처해하고 있으니, 옆에 있던 현지인 손님이 지금 마을 전체가 단수되어서 물이 없는 거라고 하네요. 대신 터키쉬 커피는 마실 수 있다고 해서 현지인 손님에게 부탁해서 커피를 주문했어요.
튀르키예 커피는 되게 오랜만에 먹어보는데, 마지막으로 마신 게 그리스 해안 마을에서 먹은 것 같아요.
확실히 여행 다니면서 느끼는 게 뭐냐면 수도권보다 시골 쪽으로 갈수록 사람들이 뭔가 더 타지인에게 호기심을 갖기도 하고, 약간 순박하다고 해야 할까요? 그런 느낌으로 환영해 줘서 따뜻한 느낌이 있는 것 같아요. 요즘 저는 시골 여행하는 게 되게 좋은 것 같아요.
이쪽 동네는 집이 오래돼서 그런지, 아니면 전쟁을 많이 겪어서 그런지 주택들이 부서져 있습니다. 그냥 낡은 건지, 아니면 전쟁 때문에 이렇게 됐는지 모르겠어요. 들여다보니 사람 사는 곳이네요. 버려진 건물이면 한 번 들어가 보려고 했는데, 경비 아저씨가 있어요.
오늘이 금요일 밤이거든요. 밤이 되니까 친구들이 이제 조금씩 나오는 것 같아요. 시내를 조금 벗어나니 폐허 같은 동네가 나와요. 여기도 빈집 같은 곳들이 엄청 많습니다. 사람들이 살다가 그냥 다른 데로 이주해서 아무도 안 사는 그런 집 같아요.
이 정도면 마을은 다 둘러본 것 같고, 다시 니슈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오늘이 금요일이고 마지막 날이기도 해서 맥주 한 잔 먹으러 나왔습니다. 세르비아 친구들이 영어만 조금 할 줄 알면 더 친해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뭔가 아쉬워요.
거리를 걷다가 분위기가 가장 좋아 보이는 곳을 발견했습니다.
로컬 비어를 큰 잔으로 주문해서 한 모금 마시니 하루의 피로가 싹 풀리네요. 스웨덴 친구들이 제 주위를 서성거리길래 합석했어요. 스웨덴 친구들이 이야기해 주는 스웨덴 문화에 대한 유쾌한 썰들을 들으며 재밌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스웨덴 친구들과 다른 펍으로 이동해 술을 한 잔 더 하고 숙소로 돌아왔는데요. 마지막에 저한테 술을 너무 많이 먹여서 힘드네요. 라키아랑 맥주를 거의 10잔은 마신 것 같아요. 너무 많이 먹었어요.
비록 오늘 라키아랑 맥주를 너무 많이 먹었지만, 마지막 날을 되게 재미있게 보내서 즐거웠습니다.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