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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는 귀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공포의 물고기라 불리는 잉어

잠시 영상을 하나만 보고 시작하겠습니다. 두 명의 남성이 배를 타고 낚시에 나선 듯한 모습입니다. 그런데 배 타고 낚시에 열중인 두 남성은 낚싯대가 아니라 양궁 즉 활을 들고 있습니다. 두 남성이 쉴 새 없이 활을 쏘는 동안 물 위로 점프하는 물고기는 낚시꾼들의 뒤통수며, 옆구리며, 양궁기며, 가릴 것 없이 공격해 대고 있고, 개체 수는 가늠할 수도 없는 수준입니다. 다른 영상을 하나만 더 볼까요? 아이들과 함께 보트에 탄 남성은 일리노이의 스푼리버에서 모터 보트로 돌아다니면서 물고기가 튀어오르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영상에서는 갑자기 수십, 수백 마리의 물고기가 물 위로 튀어오르는 장관을 연출했습니다. 

처음 호기심을 보이던 아이들도 점차 더 높이 튀어오르는 물고기들의 겁을 집어 먹은 모습입니다. 미국의 한 여성은 물고기가 턱으로 날아드는 바람에 골절상을 입을 정도로, 강력한 공격력을 가진 이 괴물고기들이 아무도 모르게 미국으로 침입해 미국인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빠뜨렸습니다. 도저히 개체 수 조절을 할 수 없어, 일부 지역에서는 오염됐다고 표현할 정도로 이 괴물고기는 무섭게 미국을 점령 중인데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이 물고기가 한국에서는 거의 전멸하다시피 해 버려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걸까요?

안녕하세요. 디스멘터리입니다. 제 주위에도 그렇고 여러분들 주위에도 ‘윤’ 씨 성을 가진 지인들이 있으실 텐데요, 윤 씨 성 중에 파평 윤씨가 있습니다. 그런데 파평 윤씨가 절대로 먹지 않는 것이 하나 있는데 바로 잉어입니다. 이는 시조인 ‘윤신달의 신화’에서 시작되는데요. 신라시대 893년 파주 파평면에 사는 윤씨 할머니가 물가에 떠내려가는 나무 상자가 보이길래 건져보니, 그 안에 오색찬란한 깃털을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양 쪽 어깨에 각각 점이 하나씩 있었는데 그 모양이 해와 달과 같았고, 좌우 갈비뼈 아래에는 81개의 비늘이 있었죠. 그리고 그의 손바닥에는 윤자 모양의 손금이 그려져 있어 그에게 윤씨성을 붙였습니다.

용모가 장대하고 재주와 도량이 남보다 뛰어났던 신달은 문무에 출중했고, 왕건과 두터운 친분 관계를 맺어 고려 건국에 힘을 보탰죠. 신화이기는 하겠지만 잉어를 먹지 않는 것도 일리가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한 가문의 탄생 설화에 등장하기도 하고, 죽어가는 노모를 위해 얼음 속에서 잉어를 잡아 효를 다했다는 아름다운 이야기를 가진 전설적인 민물 생선이 바로 잉어죠.

그럼, 2019년 10월 15일 미국 테네시주에서 보도된 뉴스 기사를 하나만 보겠습니다. “말 그대로 턱을 부숴버렸다.”는 제목의 이 기사는 미국의 강 생태 환경을 초토화시킨 한 물고기에 대해서 다루고 있습니다. 한 미국 수산생물학자는 테네시주 지역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30파운드(약 15kg)짜리 발사체가 얼굴을 강타한다면, 말 그대로 턱이 부러질 겁니다.” 라는 경고를 남겼습니다. 이 학자가 이야기하는 발사체는 다름 아닌 실버 카프(Silver Carp), 한국어로 잉어과에 해당하는 백련어로 불리는 녀석입니다. 

백련어는 잉어과에 한 종류로 그 원산지는 중국과 베트남 등지인데, 몸 길이 1m, 최대 50kg까지 자라는 무시무시한 녀석입니다. 중국에서 이 백련어는 양식이 너무 간단해 4대 양식 민물고기로 꼽히는데, 맛도 좋아 고급 식재료로 취급되지만, 미국에서 이 백련어는 골칫덩어리를 넘어 미국 전역을 공포에 빠지게 만든 괴물이 됐습니다. 왜 괴물이라고 불리는 것일까요? 무엇보다 특이한 점은 다른 물고기들과는 달리 위험을 느끼면 물 밖으로 튀어오른다는 점입니다. 

몇몇 영상을 통해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데, 배를 타고 낚시에 나선 낚시꾼들 주위로 어마어마한 수의 물고기가 쉴 새 없이 물 밖으로 튀어오릅니다. 최대 크기 1m에 달하는 잉어들이 빠른 속도로 날아오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끔찍하지만, 자칫 빠르게 튀어오른 백련어에게 공격이라도 당하면 골절 등의 부상의 위험이 있습니다. 한 여성은 미시시피강에서 제트스키를 즐기다 물 밖으로 튀어오른 백련어에 충돌해 전치 6개월의 큰 부상을 입기도 했고, 조디 반스라는 여성은 약혼자와 함께 백련어 낚시에 나섰다가 턱에 백련어가 날아드는 바람에 치아가 부러지는 부상을 입기도 했죠.

상황이 이렇다 보니 백련어가 개체 수를 잠식한 주에서는 쉴 새 없이 물고기 공격을 조심하라는 경고 방송을 내보내고 있죠. 그런데 현재까지 퍼진 아시아 잉어들은 어찌어찌 처리한다 하더라도 더 큰 문제는 이 개체 수 조절이 불가능하다는 점입니다. 즉, 번식 속도가 어마어마하다는 것이죠. 현재 미국에서 하천 생태를 연구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악명 높은 생태 교란 생물은 ‘OO 카프(Carp)’라고 불리는 잉어과 물고기들입니다.

일반적으로 아시안 카프(Asian Carp)라고 불리는데, 한 종이 아니고 6종이 넘습니다. 몸집이 큰 물고기를 대체로 카프라 부르지만 미국 토종은 한 종도 없습니다. 대부분 유라시아에서 유입됐고, 미국의 토종 어류는 서커(Sucker)라는 종입니다. 처음 이 백련어가 미국에 등장한 것은 1970년대인데요. 잘 아시다시피, 잉어과 물고기는 커다란 주둥이를 이용해 바닥층을 흡입하면서 바닥에 가라앉은 유기물을 먹거나 뻘 속에 벌레를 잡아 먹습니다. 이에 미국 중부 미시시피강 일대의 폐수처리 공장에서 해조류 청소 및 메기 양식 농장의 부유물 등을 제거할 목적으로 중국으로부터 수입했습니다만, 1990년대 갑작스러운 호수로 강물이 범람하면서 미시시피강으로 유입됐습니다. 

이후 일리노이강을 따라 북상하며 미시간호까지 서식지를 넓혔죠.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일단 외래 어종이 처음 생태계에 등장하면, 천적이 없다는 점입니다. 생태계에 편입되지 않았으니 이 백련어 개체 수를 조절해줄 천적이 없다는 것이죠. 더구나 잉어 한 마리가 한 번에 5억 개의 알을 낳기 때문에 이 중 절반만 태어난다고 하더라도 2억 5천 마리입니다. 어마어마한 번식 속도를 자랑하는데, 이 때문에 현재 미국 생태계가 쑥밭이 됐습니다. 미시시피강을 시작으로 북상하더니 일리노이강을 점령한 후, 테네시주 등 주변 일대를 모두 점령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오대호까지 북상한 잉어들은 어마어마한 식성과 번식력으로 토종 물고기 씨를 말리고 있습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한국에도 수입됐던 이 백련어는 현재 한국에서는 거의 전멸해 찾아볼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국은 중국과 제일 가까운 국가이기 때문에 이미 1960년대 중반부터 1980년대 중반까지 양식이 아니라 아예 하천에 방류한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개체 수가 불지 않아 정착에 실패했죠. 최근 섬진강에서 한 어부가 그물로 1m 크기의 백련어 4마리를 잡았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만, 굉장히 희귀한 일이기 때문에 뉴스로 보도되기도 했습니다. 

그만큼 한국에서 백련어는 거의 멸종이 됐다는 것이죠. 현재 한국에서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된 블루길이나 베스 등과는 달리 생태교란종으로 지정되지도 않았고, 백련어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하는 곳이 한국입니다. 그 이유는 우선 중국에서도 인기를 끌었듯, 상당히 맛난 식재료인데다 한국에서는 잉어과 물고기를 푹 고아 보신용으로 사용합니다. 낚시꾼이며, 원주민이며 할 것 없이 쉴 새 없이 잉어를 잡아들였을 것이고, 대부분 훌륭한 한 끼 식사로 사용됐을 겁니다. 또한 백련어는 상류에 알을 낳은 후, 하류로 흘려 보내는데, 한국의 하천은 중국이나 미국에 비해 길이가 너무 짧습니다. 산란기인 봄철에 한국 하천에는 물이 너무 적고, 여름에는 장마로 하천물이 불지만, 물살이 너무 강해 전부 다 쓸려 내려갑니다. 그래서 알이 제대로 부화하지 못하는데다 짧은 하천에는 빠가사리, 쏘가리 등등 육식어류가 포진하고 있어 부화하기도 전에, 또는 부화했더라도 순식간에 먹잇감이 되는 것이죠.

현재 미국에서 이 아시안 잉어를 퇴치하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한 지역에서는 전문가들을 투입해 아예 전기로 전부 튀겨버리거나 1,700억원을 투입 전기 장벽을 설치했죠. 약 7조 5천억 원에 달하는 어업 기반이 위협 받고, 토종 어류를 전멸시킬 위기에 처하자 미국과 캐나다는 이 잉어를 제거하기 위해 공동 연구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858억 원을, 캐나다가 5억 원을 투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전기 장벽 설치 등 개체 수 감소를 위한 노력을 경주 중이죠. 

영구차단을 위해서 25년이 필요한 실정인데요. 아무래도 가장 좋은 방법은 식재료로 활용하는 것입니다. 이에 미국에서는 현재 이 아시안 잉어를 음식으로 활용하자는 의견이 제시됐습니다. 구상은 이미 한참 전에 제시됐지만, 성공적이지 못했던 것은 미국에서 잉어는 트레쉬 피시(Trash fish)라고 불릴 만큼 인식이 좋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바닥에서 진흙을 먹고 사는 물고기다 보니, 진흙 맛이 날 것 같았으니까요. 이에 버지니아 공대의 클레이 퍼거슨 박사는 사람들의 인식에서 잉어가 가진 이미지를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고, 일각에서는 잉어라는 이름을 아예 바꿔버려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됩니다. 

그리고 미국 정부가 연구에 착수해 이미 새로운 이름이 결정됐고, 올 여름 보스턴 국제 수산박람회에서 공개될 예정이라고 하죠. USA 투데이에 따르면, ‘아시안 카프는 언제든 먹을 수 있는 맛있는 생선이며, 단백질과 오메가3가 풍부한 건강한 생선의 이미지를 입히려고 노력 중이다.’ 라고 보도하는 등 현재 미국에서 다양한 노력이 시도 중입니다. 과연 이 골칫거리 아시아 잉어가 미국에서 해결될 수 있을까요?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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