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돌아온 의학 역사, 오늘은 중금속 시리즈입니다. 너무 중요한 중금속 하나인 납이에요. 납은 납의 제국이라는 말로 따로 있습니다. 인류가 정말 납을 너무 사랑해서 정말 많이 사용했거든요. 인류가 최초로 납을 사용한 게 아나톨리아라는 지방이 있어요. 고고학 하는 사람들한테 제일 핫한 곳입니다.
이게 기원전 6500년, 그때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납 광산이 여기서 발견됐어요. 실제로 발견된 건 괴베클리 테페라고 기원전 9,600여 전에 지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인공구조물이 있어요. 괴베클리 테페가 뭐냐면 신석기시대로도 초기고 거의 구석기시대예요. 그러니까 인류가 아직 수렵, 채집했다고 생각하는 시대예요.
그때 이런 대규모 건물이 있고 종교행사를 했던 흔적이 있어요. 그래서 지금은 인류는 농사를 짓기 위해서 모여 산 게 아니라 모여 살다 보니 농사를 짓게 된 거라는 생각도 해요. 하여튼 아까 납 광산이 8천 년 전이잖아요. 실제로 납으로 만든 목걸이도 발견됐어요. 추정연대가 6천~8천 년 전으로 알고 있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청동기 시절보다 훨씬 이전이에요.
그러니까 초고대 문명부터 납을 사용했다는 거죠. 납은 생각보다 캐내기도 되게 쉬워요. 그리고 녹는점이 일단 낮아요. 청동은 녹는점이 950도입니다. 철기는 천도 넘게 확 올라가야 하는 거고 납은 327도밖에 안 돼요. 이게 다루기가 되게 쉬워요.
그런데 단점이 있죠. 엄청 물렁물렁해요. 농기구로도 안 되고 다른 용도로는 많이 쓰였어요. 그 기록을 보려면 이집트로 가야 합니다. 왜냐하면 저 아나톨리아 지방에 있는 거는 다 캐내고 우리가 확인하는 데 앞으로 한 60년 정도 걸릴 거래요.
아무튼 이집트는 꾸미기에 진심이죠. 그중에서 화장 엄청 열심히 하잖아요. 화장을 납으로 했어요. 산화구리 보면 녹색이 예쁘긴 해요. 그런데 까슬까슬하잖아요. 이게 아파요. 그런데 납은 가루를 만들면 엄청나게 무르고 부드러워요. 그리고 이게 녹도 안 슬어서 오래 쓸 수 있죠. 납을 황과 처리하면 검은 방연광이 되고 탄소와 함께 가열하면 흰 백연광이 돼요.
그래서 이집트 벽화를 보면 파라오니 보니 다 검게 칠했죠. 이게 다 납입니다. 납으로 화장했던 거예요. 그런데 이게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겠는데 이집트 본토에서는 납이 거의 안 났어요. 에스파냐 지방에서 나온 납을 이집트 사람들이 사 온 거죠. 당연히 어느 정도 이상 납을 살 수가 없어요.
왜냐하면 당시 항해 기술이 뛰어난 것도 아니고 지중해를 건너가야 하는데 파라오나 귀족들 정도나 사용했던 거죠. 그런데 이 납을 본격적으로 채굴하게 된 건 그리스부터입니다. 예를 들어서 아테네 근처에 라우리온이라는 광산이 있대요. 거기서 남만 한 200만 톤 이상 채굴을 했다고 합니다.
이제부터는 캐는 납을 엄청나게 활용을 해야 되잖아요. 그리스인들은 거의 답습했어요. 화장 정도나 하고 말았어요. 그런데 납을 제일 활용한 건 로마예요. 너무 부드러우니까 이걸 굳이 녹이지 않고 땅땅땅 때리기만 해도 납이 퍼져요. 물에 닿아도 녹도 안 슬고 밖에다 놔도 녹이 안 슬죠.
그릇으로도 쓰고 지붕으로도 써요. 비가 오면 비가 안 새죠. 납땜해서 지붕을 만들고 수조도 만들어요. 납땜해서 물 받아 놓으면 물이 새지도 않고 녹도 안 새고 항상 깨끗해서 너무 좋은데 로마에서 정말 자랑하는 인프라가 있죠. 수로를 납으로 만들었어요. 옛날 사람이 생각하기에 동그랗게 만들기도 쉽고 녹도 안 슬고 물도 안 새고 물색 안 변하죠.
돌이나 이런 걸로 만들면 이게 깨지고 나무라면 썩고 이러는데 납은 완벽해요. 그리고 옛날에 로마, 미드 보면 벽이 색깔이 흰색이죠. 백연광 다 납 칠한 거죠. 물이 안 스며들고 색도 안 변하고 바르기도 좋아 무르고 끈적끈적하니까 쫙쫙 바르면 너무 좋아요. 그래서 이렇게 납을 많이 사용하니까 납으로 동전도 만들어요. 납에 둘러싸였어요.
멈출 줄 모르고 당시에는 요리사 납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가 하나 있어요. 이 당시 사람들이 포도주를 되게 좋아했어요. 그런데 와인 냉장고가 없잖아요. 되게 빨리 쉬어서 식초가 된단 말이에요. 그 식초가 된 걸 끓여서 소스로 만들어 먹는 걸 했어요.
그런데 어떤 사람이 우연히 납으로 만든 냄비에다가 쉰 걸 졸인 거예요.. 그런데 이게 아세트산 때문에 쉬는 건데 아세트산이 납이랑 반응을 하는 거예요.. 아세트산 납이 돼요. 이게 맛이 되게 달아요.
그래서 이걸 사파라고 부르는데 당시 사람들이 단맛을 내기 위한 거는 로마는 사탕수수가 없는 곳이기 때문에 꿀 하고 사파밖에 없어요. 요리사들이 꿀은 구하기 힘들잖아요. 납으로 단맛을 내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와인이 쉬면 바로 납에다가 넣습니다. 왜냐하면 이게 기록에 있어요. 아피키우스의 요리책에 450개 정도의 요리법이 나오는데 그중에 한 85개에 사파가 들어가요. 그리고 사파를 만드는 원칙이 있어요.
‘쉰 포도주를 납으로 만든 냄비에 반드시 졸여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 맛이 나지 않는다.’ 이걸 이제 지금 와서 한번 해보니까 납 농도가 1,000ppm 정도 돼요. 정상 수준의 몇백 배죠. 그렇게만 하지 않고 이 사람들이 머리가 진짜 좋아서 애초에 포도주에 한번 납을 넣어 보자고 하죠.
이 아세트산 납을 한번 넣어보면 달라질 거 같아서 넣었더니 이게 놀랍게도 단맛만 나는 게 아니라 포도주가 쉬면 아세트산이 발생하는데 얘가 납에 또 붙어서 포도주가 쉬질 않아요. 포도주가 장기 보관이 되는 거예요. 납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그러니까 이제 로마 사람들은 사파 만들어서 요리에 뿌려 먹고 와인에도 뿌려서 먹고 그래요.
그런데 이 당시에 납에 대한 부작용을 모르지도 않았어요. 왜냐하면 너무 많이 먹으니까 먹다 보면 뭔가 중독 증세가 일어난다는 걸 알고 있었어요. 일단 빈혈부터 생기고 정신착란이 일어나고 그렇게 됩니다. 그리고 여성이 먹으면 불임, 유산 그다음에 두통, 사망도 하고요.
옛날 사람들은 발상이 대단해요. ‘이게 유산이 된다고?’ 로마가 문란하잖아요. 예를 들어서 이쪽 집안 하고 이쪽 집안 하고 결혼하기로 했는데 사랑은 저쪽 집안이랑 해서 애가 생겼어요. 그럼, 아버지가 술을 주면 먹어요. 그리고 로마에 있는 매춘부들은 이걸 엄청나게 애용했다고 합니다. 로마는 사실 완전 납 중독, 납의 제국이에요.
그리고 그중에 어떤 의사가 납을 그냥 한번 환자한테 먹여봤어요. 그랬더니 납은 중금속이고 되게 독성이 강하기 때문에 인체는 방어기제를 위해서 구토랑 설사를 일으키게 돼 있어요. 구토랑 설사를 하니까 납은 약이라고 생각해서 아세트산 납을 많이 먹으면 반대로 변비를 일으켜요.
그러니까 납 먹고 설사하면 아세트산 납 딱 먹이죠. 납으로 할 수 있는 모든 걸 다 해요. 그래서 이게 로마 시민들은 아마도 대부분 납 중독이었을 거라는 추론이 있고 당시에 게르만이 남하하고 있었기 때문에 납 중독이 아니었어도 망했겠지만 납 중독도 있고 해서 망했습니다.
그리고 중세 초기, 중세는 힘들었어요. 사치할 여력이 없어요. 납을 거의 사용을 못 해서 납 중독이 한때 쫙 사라집니다. 그러다가 천년 정도가 지난 다음에 드디어 로마의 유산을 받아들이기 시작하죠. 우리가 살만하니까요. 그런데 그게 좀 더 발전돼요.
중국에서 온 도자기를 보니까 유약이라는 걸 발라서 구웠대요. 매끈해요. 어떤 실험적인 사람이 납 유약을 발랐더니 더 튼튼하고 더 매끈해요. 우리가 만든 게 더 좋아서 이때부터는 납 도자기가 계속 만들어집니다. 그리고 이게 잘 깨지지도 않아요. 납이 아무리 무른 금속이라도 금속이니까요. 그래서 좀 살면 납 도자기 쫙 펼쳐놓고 납 그릇으로 밥 먹어요.
지붕에서 비가 새면 납 지붕을 딱 깔아요. 흰머리 신경 쓰이면 황화납으로 염색해 버려요. 그리고 제일 큰 희생자들, 화가들. 당시 흰색을 낼 방법은 백연광밖에 없었습니다. 흰색이 납밖에 없어요. 납으로 흰색 칠하고 좀 부족해서 침을 더 묻히면 바로 납 중독이 되죠. 그다음에 벽지 마음에 안 들면 백연광으로 바로 칠해요.
다시 납이 막 엄청나게 유행하는데 15세기에 대항해 시대가 가능해졌죠. 배 방수 처리를 납으로 해요. 총 납탄으로 쏘고요. 총알이 다 납이에요. 왜냐하면 납이 더 가볍거든요. 그래서 멀리 날아가고 맞아서 부서지거든요. 그럼 더 끔찍하게 죽어요. 철탄으로 만드는 게 훨씬 비싸고 지금은 전쟁 법상 납탄은 금지되어 있어요.
그래서 남북전쟁 당시에 너무 절단이 많았던 게 납탄이어서 와서 박히면 이게 부서져서 뗄 수가 없는 거죠. 몸에 납 파편들이 박혀서 납 중독으로 사망하기도 했어요. 당시에 르네상스 시대가 열리면서 그리스, 로마 시대를 본받으려고 즐거웠던 음주를 배우죠. 그런데 포도주는 아직도 냉장고 없죠.
납 바로 넣어요. 그리고 당시에 유리 제조 기술이 아무래도 지금보다 달렸어요. 그런데 와인은 유리가 얇아야 맛있단 말이죠. 근데 유리를 얇게 못 만들겠으니, 납을 바로 섞어요. 그래서 유리는 유리 납 잔입니다. 사실상 그 당시에 유리잔은 다 납 잔이에요.
포도주 한 번 마시려면 아세트산 납이 들어 있고 납 잔에 따라요. 마시는 순간 바로 납 중독이 되죠. 그리고 포도의 질이 떨어지는 곳일수록 단맛을 내야 하니까 아세트산 납을 더 넣어요. 그러다 보면 그 지역에서 소비하는 사람들이 알게 돼요. ‘우리 지방 술을 먹으면 왜 이렇게 머리 아프고 사람들이 일찍 죽고 왜 이러지?’ 그거를 의도적으로 은폐합니다.
왜냐하면 팔아야 하잖아요. 수출길이 막히잖아요. 그런데 이게 모든 사람이 다 납 중독에 대해서 몰랐던 건 아니에요. 납이 어떤 식으로든 뭔가 영향을 미쳤을 것 같기는 한데 삶이 너무 편하고 좋고 경제적인 효과가 너무 크죠.
이게 심지어 19세기도 그냥 지나가요. 19세기도 납의 제국이죠. 납을 처음으로 문제 제기한 게 20세기 중반 이후예요. 어떤 게 제일 문제가 됐냐면 20세기 때 고도성장을 하면서 사람들이 모여 살기 시작했죠. 그런데 1980년대, 70년대까지도 계속 납 페인트를 썼어요. 이게 어떤 식으로 문제가 되냐면 애들이 납 페인트 가루를 먹고 자꾸 조기 사망을 하는 거예요. 1960년대 미국에서만 어린애들이 5만 명 이상이 죽었어요. 납 중독으로요.
그래서 1971년 닉슨 대통령이 ‘납 페인트 근절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돼 있는 것도 다 제거해야 한다.’라고 하죠. 그렇게 해서 납 페인트를 긁어요. 그런데 생각을 못 했던 게 있어요. 원래 철거하려고 하면 조심해야 하잖아요. 그래서 인부들이나 이런 사람들이 굉장히 많이 사망하게 되는데 그러면서 저런 것도 큰일 난다는 걸 인지하게 됐고 납 중독으로 어린이가 사망하는 일은 근절됐습니다.
또 한 가지 미국이 아까워하는 것 중의 하나가 백악관이에요. 아주 오래된 건물이잖아요. 대통령이 일찍 죽을 거 같으니까, 백악관을 납 페인트를 제거하자고 한 게 1990년대예요. 그때 납 페인트를 긁는데 부시 대통령이 기르던 강아지가 납 페인트 가루를 흡입하고 납 중독으로 동물병원에 실려 가서 사망할 뻔했던 걸 간신히 살려냈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백악관 개가 죽을 뻔했어요.
제가 옛날 사람이라도 납은 녹도 안 슬지, 와인 맛은 달게 해 주지, 너무 좋죠. 비싼 와인일수록 다양한 풍미가 나거든요. 약간 금속 향도 날 거예요.. 학교에서도 납땜 많이 시켰었잖아요. 하여튼 중금속의 역사, 납에 대해서 알아봤고요. 역사도 오래됐고 훌륭한 금속이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