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 버스를 타러 가면 진짜 신기한 경험을 할 수가 있다고 합니다. 베트남에서 버스를 타려고 기다리는데, 나를 태우러 달려오고 있는 한국 버스를 본다는 건 정말 신기한 경험이겠죠?
베트남에서는 한국에서 사용되던 버스가 그대로 베트남에서 운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노선표도 한국 지역 그대로 표기해 두었는데요. 베트남에서 서울역에 간다고 쓰여 있는 버스를 보면 솔직히 안 놀라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리고 종종 한글이 뒤집혀서 운행되고 있는 버스도 있었는데요.
동남아 국가에 한국 중고 버스가 팔린다는 건 한국에서도 흔히 듣던 소식인데요. 한국에서는 영업용으로 사용하는 버스가 운수사업법에 따라 9년만 사용이 가능하고, 연장한다고 해도 2년, 신차 출고가 더 늦어지면 6개월 추가… 영혼까지 끌어다 사용해도 11년 6개월을 넘길 수 없는데요.
이건 버스가 아직 달릴 수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교체 시기에 도달하면 아직 멀쩡한 상태라도 바꿔야만 하는 것인데요. 한국에서는 사용할 수 없지만, 여전히 달릴 수 있다 보니 이런 중고 버스들은 동남아로 수출되고 있습니다.
보통 이렇게 팔려 간 한국 중고차는 한국에서의 모습을 싹 벗고, 그 나라의 버스로 사용되기 위해 해당 나라의 언어로 꾸며지기 마련인데요. 베트남에서는 한글을 전혀 떼지 않고 그대로 두고, 남은 공간에 자신들의 언어를 써서 사용하는 게 인기라고 합니다. 심지어 다른 차량에 있는 글자를 떼서 자신의 차량에 붙이는 경우도 있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한글이 반대로 붙여져 있다거나 기이한 한글 문구들이 목격되는 것이죠.
이렇게 한글을 떼지 않고 사용하는 이유는 ‘한국에서 수입된 차이기 때문에 안전하다!’라는 홍보 효과가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한글이 붙어 있는 차량들이 붙어 있지 않은 차량들보다 쉽게 매매된다고 합니다. 탑승자들 역시 한글이 적힌 버스를 보면 한국에서 온 차량이니 신뢰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베트남 버스 업체 담당자와의 인터뷰를 보면 좀 더 자세한 이유가 나와 있었습니다. 첫 번째, “한국 버스가 성능이 좋기 때문에 한글 그 자체로 홍보가 된다.” 두 번째, “한글은 예쁜 모양을 하고 있으며, 이국적인 느낌이 들게 한다.”
이러한 이유들로 한국에서 가져간 버스를 정말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었는데요. 그런데 한국인들이 베트남에서 뒤집어진 한글을 보면 뭔가 무서운 느낌도 들 것 같습니다.
베트남에서 겪을 수 있는 또 다른 신기한 경험이 있는데요. 베트남 시골로 한국인 여행 유튜버는 정말 신기한 경험을 하게 됩니다. 지나가던 베트남 어린이들이 “안녕~” 하고 한국어로 인사를 해 온 것입니다. 한국인 유튜버는 정말 놀랐다고 하는데요.
그 후에도 지나가던 베트남 소녀에게 간식을 나눠주자, 이 소녀도 “감사합니다!” 하고 자연스럽게 한국말을 합니다. 놀라운 점은 한국인 유튜버가 한국말로 먼저 말을 건 것이 아니라, 그가 한국인이라고 생각이 든 베트남 아이들이 먼저 한국말로 말을 걸어왔다는 것이었습니다.
유독 어린 아이들이 한국말을 알고 있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 이유는 2021년부터 베트남이 한국어를 제1외국어로 선정했기 때문입니다. 초등학교 3학년부터 학생들은 한국어를 선택해서 배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한국어를 배울 수 있는 학교는 상당히 인기를 얻고 있다고 하는데요. 그 이유는 한국 기업에 취업하게 되면 인생에 탄탄대로가 펼쳐진다는 소문이 퍼지면서입니다. 베트남에는 한국 기업 9,000여 개가 진출했으며, 누적 투자 1위 국가도 바로 대한민국인 상황입니다. 그렇다 보니 대학에서 한국어를 전공하면 졸업 후 100% 취업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실제로 베트남에서 영어를 하면 월급이 2배, 한국어를 하면 월급이 3배라는 말도 있습니다. 취업에 유리한 만큼 한국어 학과의 경쟁이 굉장히 치열하다고 하는데요.
베트남 기업에 들어가는 것과 한국 기업에 들어가는 것은 월급을 떠나서 삶의 질 자체가 완전히 달라진다고 합니다. 삼성에서 근무하는 베트남인들의 근무 환경, 복지 등이 온라인에 퍼지며 한국 대기업 취업이 베트남 취업 청년들의 목표가 되었다고 하는데요. 이러니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많아질 수밖에 없겠죠.
그리고 올해 6월부터는 베트남 정규 방송에서 베트남 방송 최초로 한국어를 배우는 어린이 예능을 편성한다고 합니다. 앞으로는 한국어를 할 줄 아는 베트남 어린이들이 더 많아질 것 같습니다.
베트남에서 생각지도 못한 한류를 겪을 수도 있다고 하는데요. 베트남에서 한류는 낯선 타국의 문화가 아니라, 그냥 삶 깊숙이 스며들었다고 합니다. 자연스럽게 한국 콘텐츠를 즐기고, 한국 제품은 프리미엄으로 취급받고 있죠. 베트남 넷플릭스 상위 10위에는 한국 콘텐츠가 평균적으로 6개씩은 고정적으로 있습니다.
K팝,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 등이 현지에서 너무 인기 있다 보니, 베트남 연예계에 재밌는 변화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베트남 연예인들이 한국 예명으로 활동하는 것인데요.
수빈 황선, 민, 장미, 화민지… 혹시나 이들은 과거 산다라 박 씨가 필리핀에서 연예계 활동을 한 것처럼 한국인이거나 혼혈인가 했는데, 모두 아니었습니다. 그냥 베트남에서 평생 살고 있는 베트남인인데, 활동명은 한국 예명을 쓰는 것이죠.
요즘에는 많이 줄었지만, 한국 연예계에도 영어 예명을 짓는 사람이 참 많았죠. 우리나라 연예계도 과거의 미국 문화를 선진 문화로 생각하고 영어 이름을 예명으로 하고, 가사에도 뜬금없는 영어 가사를 넣기도 했습니다. 물론 교포 출신이거나 현지에서 쓰던 이름을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은 영어 예명을 쓰면 팬들에게 각인되는 데 더 유리하다고 생각해서 쓰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베트남에서도 비슷한 이유로 한국 이름으로 예명을 지어 활동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몇몇은 그냥 한국이 너무 좋아서 바꾼 것 같기도 합니다.
가수 ‘민’ 씨는 한국을 배경으로 뮤직비디오를 찍기도 했고, 어색하지만 자신의 노래에 한국어 자막도 넣어 두었습니다. 한식을 먹는 영상도 종종 올리는데요. 가장 놀랐던 것은 이 가수의 유튜브 채널에 올라온 춤이나 코디 스타일이 너무나 한국스러웠다는 것입니다.
또 다른 가수 ‘수니 하린’은 부모님이 집까지 팔아서 뉴질랜드로 유학을 보냈는데, 돌아와서 가수를 하고 있는 것도 특이하고, 뜬금없이 한국에 빠져서 한국어 실력이 수준급이라는 것도 정말 특이한 가수였습니다.
베트남에서 ‘철수’와 ‘영희’ 급으로 흔한 이름인 ‘응우옌’ 대신 ‘수빈’이라는 한국 예명에 자신의 성을 붙여 사용 중인 베트남 발라드 왕자 ‘수빈 황선’, 또 다른 응우옌인 ‘응우옌 티화’는 본명 대신 ‘화민지’라는 한국 예명으로만 활동하고 있습니다.
가수 ‘장미’ 씨는 어머니가 한국 유학파라 어릴 때부터 한국어 교육을 받으면서 자랐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국어를 굉장히 잘한다고 하는데요.
처음 베트남 연예인들이 한국 이름을 사용한다고 했을 때는 참 희한한 일이 다 있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 보면 베트남에서 한국을 선진 문화로 생각해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해지는데요. 이외에도 베트남에 가면 한옥 카페도 있고, 쑥 라떼도 팔고, 한복을 입고 사진도 찍을 수 있다고 합니다.
낯선 나라에서 마주하는 내 나라의 향기… 이것도 나름 여행의 매력이 될 것 같은데요. 앞으로도 지금만큼만 한류가 퍼져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