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썸네일이 조금은 자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이는 불과 며칠 전 일본에서 실제로 전문가들이 내놓은 예측을 기반으로 제작됐습니다.
일본 언론들은 전문가의 말을 빌려 “1975년 활화산으로 지정된 후지산은 이미 지하의 마그마 웅덩이 상부가 무너진 상태로, 지금 당장 폭발해도 전혀 이상하지 않은 상태”라고 보도했습니다. 만약 실제로 폭발하게 된다면 무려 80만 5,627명이 피난을 가야 한다는 구체적인 수치까지 제시됐죠. 오늘은 일본 후지산이 왜 폭발을 앞두고 있는지 그리고 피해 규모를 예측한 일본 전문가의 의견은 어떤지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폼페이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해보려고 해요. 앞에는 에메랄드빛 지중해가 펼쳐지고 뒤로는 베수비오 산이 감쌌으며, 산기슭에는 탐스러운 포도밭이 넓게 펼쳐지고 옆으로는 사르누스강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강을 중심으로 끝없이 펼쳐진 땅. 폼페이는 다시 보기 힘든 비옥한 토지혔습니다. 이러한 지리적인 이점은 도시에 어마어마한 번영을 가져옵니다. 폼페이는 3,200m의 성벽 / 8개의 문 / 12개의 사각 탑을 갖춘 번화했던 도시였습니다. 그러던 중 서기 79년 8월 24일 오후 1시, 이탈리아 남부 베수비오 산에서는 대규모의 화산 폭발이 일어났습니다.
천지를 찢어버릴 듯한 굉음과 함께 무려 15분간 분출된 초고온의 화산재는 하루도 지나지 않아 주변 도시를 전부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도시와 수천 명의 시민은 그대로 땅속에 묻혀 버렸습니다. 이로 인해 로마 제국의 찬란한 도시 문화를 꽃피우던 폼페이라는 도시는 화산재에 덮여 그대로 역사 속으로 사라져 버렸죠. 아이러니하게도 이렇게 화산재에 덮여 도시가 사라진 것 때문에 후세는 그날의 처참한 모습을 단 하나도 놓치지 않고 볼 수 있게 됐습니다. 망토로 입을 가린 채 웅크리고 앉아 죽은 남자, 바닥에 엎드린 채 죽은 젊은 여인, 목줄을 풀기 위해 안간힘을 쓰다 몸이 뒤틀린 채 죽은 경비견까지. 서기 79년 8월 24일 오후 1시 풍경이 고스란히 복원됐죠.
현재 일본의 후지산에서 심상치 않은 위기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최근 일본에서는 후지산이 분화할 경우 즉시 피난 대상이 할 주민 수가 무려 80만 명이 넘는다는 추측이 나왔습니다. 용암이 3시간 이내에 도달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시민도 무려 11만 명이 넘는다는 보도가 나왔죠. 2022년 3월 31일 일본의 니혼게이자이 신문 등은 시즈오카, 야마나시, 가나가와 등 후지산 인근 3개 현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후지산 화산 방지 대책협의회‘가 후지산 분화에 대비한 ‘광역 피난 계획 개정 중간 보고서‘를 발표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협의회는 지난 2021년 시뮬레이션을 바탕으로 ‘재해 예상 지도‘를 개정했는데요. 이와 발맞추기 위해 기존의 광역 피난 계획도 재검토해 수정 작업을 진행했죠. 개정된 재해 지도에 따르면, 후지산이 폭발할 경우 용암 분출량이 약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이에 따라 용암 도달 가능성이 높은 지자체 규모도 27곳으로 증가했습니다. 피난 대상 주민 수는 80만 5,627명, 용암이 3시간 내 도착하는 지역에 거주하는 인구는 약 11만 6,000명입니다. 이번 개정의 큰 특징은 피해 예상 지역과 대피 대상자가 크게 늘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피난 대상 주민이 모두 자동차를 이용해 대피할 경우 심각한 도로 정체가 발생하기 때문에, 자력으로 이동이 어려운 고령자나 장애인을 제외하고는 가급적 도보로 피난하라고 권했습니다. 다만 화구와 가까운 8개 지자체 주민 5,500명은 즉시 차량을 이용해 피난하라고 말했죠.
이 모든 것의 원인은 후지산입니다. 최근 일본 후지산은 말 그대로 폭풍전야와 같은 위기감이 감지됩니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후지산은 문헌 기록을 시작한 781년 이래 총 17차례 분화했는데요. 가장 최근의 분화했던 시기는 약 300년 전, 1707년입니다. 마지막 분화가 있었던 1707년까지 약 1,000년 간 60년에 한 번꼴로 분화했는데요. 마지막 분화 후 300년이 흘렀으나 아직 화산 폭발이 없었습니다.
1707년 12월 16일 폭발한 후지산은 분화 후 두 시간 만에 화산재가 가라앉기 시작했고, 약 2주 동안 2cm의 화산재가 쌓였습니다. 이후 300년이 흐르는 동안 분화가 없어 후지산을 휴화산으로 분류했으나, 일본 전국의 화산 활동을 평가하는 ‘화산 분화 예측 연락회’가 심도 있는 연구를 거쳐 1975년에 후지산을 활화산으로 지정했습니다. 요약하자면 약 1,000년 간 60년에 한 번꼴로 분화한 후지산이 최근 300년간 분화가 없어, 시즈오카 경제 연구소의 주장처럼 언제 폭발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는 상황이 된 겁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은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습니다.
현재 후지산의 상황이 심상치 않은 것도 사실입니다. 2022년, 새해를 맞이하자마자 일본에서는 후지산에 대한 어마어마한 경고가 쏟아지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1월 1일 일본의 시사 주간지 ‘아에라’는 지난해 말부터 후지산 인근에서 잇따라 발생한 지진에 대해 “기상청은 후지산 화산 활동과 관련이 없다고 말하지만, 전문가들은 다르게 진단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일본에서는 작년 연말부터 올해 초까지 지속해서 지진이 발생해 왔는데요. 도카이대 해양연구소 ‘나가오 도시아스’ 교수는 “지난 12월 이후로 지진이 후지산 주변에서 상당히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면서 조만간 후지산이 폭발해도 전혀 이상할 것이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후지산은 지난 300년간 폭발하지 않아 내부에는 어마어마한 힘이 축적돼 있으며, 곧 폭발할 것이라는 게 전문가 100명 중의 100명의 의견이다.”라고 경고했죠. 그는 대규모 지진과 후지산 폭발 사이 관련성에 주목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일본에서는 거대한 지진이 발생하면 몇 년 후 반드시 큰 화산 폭발이 일어났는데요.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일본 전역에서 화산 활동이 상당히 활발해졌다는 것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2013년 이후 분화 범위를 넓히고 있는 도쿄도 니시노시마 화산의 경우, 2021년 12월 3일에 발생한 야마나시현 지진을 불러왔습니다. 후지산 지하에 있는 마그마가 움직이기 시작하면서 발생했는데요. 이러한 징조는 곧 화산 폭발의 바로미터와 같습니다.
화산 분야에서 권위자로 알려진 교토대 ‘가마타 히로키’ 교수는 2000년 이후 후지산 폭발 위기가 두 차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그는 후지산 지하의 마그마 천장이 이미 무너져버려 사실상 폭발 준비 상태에 이르렀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동일본 대지진 사이로 일어난 후지산 직하 지진으로 마그마 웅덩이 천장이 완전히 무너져버렸고, 현재 상태에서 대지진이 발생하면 곧바로 분화할 위험이 있다고 짚었습니다.
그럼 후지산은 지금 어떤 상태일까요? 후지산 지하 20km 지점에는 마그마가 대량으로 고인 웅덩이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만약 마그마가 큰 움직임을 보이면 마그마 상층에 해당하는 지하 15km 지점에서 ‘저주파’ 지진이 발생하고, 이 때문에 마그마 움직임이 더 강해지면 강력한 진동을 불러오는 ‘고주파 지진’이 발생하게 됩니다. 그리고 고주파 지진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게 되면 마그마가 미친 듯이 튀어 오르는 화산 폭발이 됩니다. 최근 후지산의 폭발이 1707년 12월 16일인데요. 화산 폭발 49일 전에 대지진이 발생했었습니다. 이 때문에 도쿄에 2cm가량의 화산재가 내려앉았죠.
현재 상황에서 후지산이 폭발하면 일본에는 어떤 일이 발생할까요? 우선 최소 2cm의 화산재가 쌓이면 일본 대표 공항인 하네다 공항을 포함하여 6곳의 공항이 마비되고 하루 500편 이상의 비행기 운항에 차질이 생깁니다. 마그마가 분출하며 화산이 폭발하면 다양한 물질이 함께 분출되는데, 지름 2mm 이상의 작은 입자를 ‘화산재’라 부르고, 이보다 큰 것을 ‘화산 암괴’라고 합니다. 화산재는 공중으로 날아 하늘에 떠오른 후 태양의 복사열을 차단해 버립니다.
미국의 ‘주디스 린’ 박사와 ‘데이비드 린드’ 박사는 지난 2009년 ‘지오피직스 리서치 레터’에 발표한 논문에서, 화산이 큰 규모로 폭발하면 약 2~3년간 평균 기온이 낮아진다고 주장했습니다. 1991년, 필리핀의 피나투보 화산이 폭발하면서 지구 평균 기온이 0.3%나 낮아졌고 3년 후에야 정상 온도를 회복했습니다.
서기 79년 폼페이에서 발생한 화산 폭발은 1945년 일본의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투하된 원자 폭탄의 10만 배가 넘는 열에너지를 이틀에 걸쳐 방출했다고 알려졌습니다. 후지산의 폭발이 베수비오 화산과 동일한 힘으로 폭발할지는 알 수 없지만, 도쿄를 폼페이로 만드는 일은 없을 것입니다.
다만 그 피해는 클 것입니다. 후지산으로부터 100km 떨어진 도쿄에는 2cm 이상의 화산재가 쌓일 것이고, 무려 1,250만 명 이상의 시민이 눈과 코, 기관지에 이상 증상을 느낄 것으로 보입니다. 화산재에는 특히 산성비의 원인으로 꼽히는 이산화황과 질소 산화물이 포함되는데요. 이들은 0.5mm만 쌓여도 식물을 자랄 수 없게 만들고, 30cm 이상 쌓이면 모든 목조 건물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목조 건물이 특히 많은 일본이 화산 폭발을 두려워할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