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7년 정도 다니다가 그만두고 장사를 시작했는데, 꼭 대기업이 답이 아니라는 생각을 했고, 제 경험을 공유하고 싶어요. 플랜트 쪽 현장 시공을 했었고요. 그래서 해외에 한 6년 정도 있었습니다.
회사 그만둔다고 할 때 아내가 출산한 지 얼마 안 됐거든요. 아내는 아기 돌도 안 됐는데, 막상 애를 어떻게 키우나 걱정했다고 해요.
지금은 벤츠도 타고 다니지만, 저희 잘 못살았어요. 저는 대기업보다 장사가 낫다는 이유가 경제적으로 훨씬 유리하거든요. 저는 그래서 친구한테 얘기해요. 젊었을 때 장사 시작하라고요.
초반에는 가게에서 일을 다 했는데, 지금은 매장 관리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고기만큼은 아무도 못 믿겠어서 직접 자르고 있습니다.
대학교 때 누구나 다 대기업 가고 싶어 하잖아요. 저도 대기업 가려고 기계 기사 공부도 하고 영어 공부도 하고 했는데, 그때는 진짜 대기업 가려면 누구나 해외 연수 다녀와야 하는 줄 알았어요.
그래서 진짜 저희가 없는 살림에 아등바등 우겨서 어학 연수하러 갔는데, 저희 형편이 안 되니까 알바라고 하기 좀 그렇고… 일을 하기 시작했거든요. 하루 8시간 정도 설거지하면서 영어를 배웠던 것 같아요. 그때 아마 영어를 많이 배운 것 같아요. 남들은 학원에서 영어 배울 때 저는 설거지하면서 영어 배웠거든요. 생존 영어였죠.
영어를 배워서 8개월 후에 귀국했고, 운 좋게 삼성물산에 입사했어요. 입사할 때는 진짜 모든 걸 다 가진 기분이었거든요. 저희 부모님도 너무 좋아하시고… 그래서 호기롭게 회사에 출근했는데, 한 4개월 만에 저한테 해외에 나가라고 하는 거예요.
저는 그때 신입사원 패기도 있고 회사에 충성을 다 하겠다는 마음으로 남들은 다 안 간다고 할 때 간다고 한 거죠. 다들 한국에 가족도 있고, 여자친구도 있고, 친구도 있고 하니까 안 간다는데, 저는 그때는 진짜 회사에 충성을 다 하겠다는 마음으로 갔던 것 같아요.
3년 정도 해외 생활하다가 귀국했고, 저는 당연히 회사에 충성을 다 했기 때문에 회사에서 저를 알아주기를 바랐죠. 그런데 막상 와보니까 해외에서 고생한 것보다는 본사에서 윗사람한테 잘 보인 사람들이 진급도 잘 되고… 어떻게 보면 평가를 잘 받고 있던 것 같아요.
그리고 저한테는 또 해외에 나가라고 하더라고요. 왜냐하면 경험이 있었으니까요. 그래서 3년이라는 시간 동안 해외에 또 나갔는데, 그때가 굉장히 힘들었던 것 같아요.
3년 갔다가 다시 들어와서 잠깐 있다가 다시 해외에 나가서 3년 동안 일했으니까 총 6년 정도 해외에서 일했거든요. 그리고 본사 복귀해서 이제는 본사 생활해야겠다고 생각했는데, 또 해외에 나가라고 하는 거예요. 경험자라는 이유 때문에… 이번에 마지막으로 갔다 오면 고과 잘 준다고, 승진시켜준다고 사탕발림 소리로 유혹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저희는 그게 끝이 아니라는 걸 알거든요. 그래서 그때부터 계속 개인이 할 수 있는 그런 사업을 꿈꿨던 것 같아요.
회사 다닐 때 신입사원에도 불구하고 세금 다 떼고 실수령액을 600만 원 받았거든요. 일이 엄청 힘든 만큼 돈도 많이 주시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회사를 그만두고 창업하려고 했을 때 그게 제일 걸렸던 부분인 것 같아요. 금전적인 부분… 회사에서 600~700만 원 받았는데, 그걸 내가 장사해서 과연 벌 수 있을지 걱정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의 선택에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지금은 매장당 그래도 한 1,000만 원은 가져가요. 매장은 2개 하고 있고요. 제가 친구들한테도 항상 얘기했거든요. 웬만한 직장보다 음식점이 더 빠르다고요.
제가 친구들한테 이렇게 얘기하니까 친구들이 반신반의하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그때 한 달 매출이랑 순익을 보여줬거든요. 그랬더니 친구 2명이 저희 가게에 배우러 왔어요. 친한 친구라서 다 알려줬더니 저한테 배워서 친구들은 지금 고깃집 하나씩 하고 있어요. 저희 매장 매출은 6,500~7,000만 원 정도 나오고 있습니다.
이렇게 제가 음식점을 하게 된 거는 제가 아기들이 2명 있거든요. 그래서 아기들이 써야 할 돈… 하다못해 학원비라든지, 기저귀값, 분유값을 벌어야 하는데, 전공을 살려서 사업하기에는 수입이 없을 수도 있고 수입이 생길 때까지 오래 걸릴 수도 있었어요.
그런 불확실성이 너무 커서 일단 음식점을 하게 되면 많이는 아니지만, 그래도 하루하루 조금이라도 들어오는 돈이 있기 때문에 그걸로 가정을 이끌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서 음식점을 하게 됐어요.
제가 처음에 창업할 때 기계과에다 건설 회사 출신이다 보니까 엄청 막막했거든요. 완전 백지상태였어요. 어디서부터 어떻게 해야 할지 진짜 몰랐거든요. 생각도 많이 하고 주변에 물어보기도 했는데, 진짜 기가 막히게도 제 주변에 음식점 하시는 분이 안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전국에 유명한 육가공 업체라든지, 음식점은 다 돌아다녔어요.
육가공 업체에 갔는데, 그분들은 대량으로 취급하다 보니까 제가 샘플로 조금 사러 왔다고 하니까 쳐다도 안 보시더라고요. 그래서 고기 샘플을 얻는데도 엄청 고생 많이 했어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까 그때 그렇게 맨땅에 헤딩했던 경험들이 지금의 저를 만든 것 같아요.
여기가 제가 2011년도에 처음 장사 시작한 가게고, 월세가 70만 원이었어요. 권리금도 없었고… 보시다시피 주변에 집들 빼고 아무것도 없습니다.
처음 오픈했을 땐 저희 어머니가 주방을 도와주셨고, 그 당시에는 한 6개월 동안 평균 매출이 한 20~25만 원이었어요. 그 당시 저랑 엄마랑 둘이서 홀이랑 주방 봤으니까 버틸 수 있었죠. 아마 다시 저한테 장사하라고 하면 아마 이 자리에서는 안 하지 않았을 거예요.
처음 6개월은 20~25만 원씩 팔았는데, 지금은 저녁 장사만 해서 월 매출 한 3,500~4,000만 원 정도 파는 것 같아요. 몸도 엄청 힘들고 마음도 엄청 힘들었어요.
특히 엄마랑 같이하다 보니까 엄마한테 엄청 미안했어요. 엄마도 엄청 많이 우시고… 특히 좋은 직장 때려치우고 장사하면서 이게 뭐냐면서 우시더라고요. 그걸 보는 저도 엄청 죄송했죠.
그런데 이제 그때 고객 한 명 한 명이 너무 소중해서 진짜 그분들이 하라는 건 다 했던 것 같아요. 하다못해 무릎 꿇으라고 하면 무릎 꿇을 정도로 한 분 한 분 다 친절하게 대하니까 6~7개월 뒤에는 저희 집이 맛집이 돼 있더라고요.
만약에 지금 제가 삼성물산을 다니고 있었으면 아마 지금도 해외 어딘가에서 또 있었을 것 같아요. 또 잠깐잠깐 휴가 나오면 아이들이 클 때 못 보니까 “저 아저씨 누구야?” 이러겠죠. 제가 삼성물산을 그만두고 장사를 했던 게 지금으로서는 신의 한 수였던 것 같아요.
지금도 회사 다니면서 옛날의 저처럼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있을 텐데, 그분들한테 좀 한 말씀해 드리면… 옛날에 뉴스를 봤는데, 어떤 분이 자살하려고 15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렸거든요. 지나가던 공무원이 뛰어내리신 분한테 깔려서 돌아가셨다고 하더라고요. 그것처럼 인생이 어찌 될지 모르잖아요. 진짜 한 번 사는 인생인데, 막말로 언제 죽을지도 모르고, 진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인생,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사는 게 저는 맞다고 생각하거든요.
만일 진짜 그럴 일이 없겠지만, 삼성 물산에서 다시 높은 직급, 높은 연봉을 줄 테니 오라고 해도 저는 갈 마음이 없어요. 저는 이게 더 빠르다는 걸 느꼈거든요.
삼성물산 퇴사하고 4년 동안 방이동에 매출 6,000만 원 나오는 매장 하나, 다음으로 용인에 매출 4,000만 원 나오는 매장 하나 운영하고 있습니다. 제가 4년 동안 진짜 쉬지 않고 달려왔거든요. 스스로에 대한 보상으로 벤츠 e 클래스 하나 샀고요. 제가 지금 37살인데, 대기업 다니는 제 친구들과 비교해 봐도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