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희는 셋이서 같이 살고 있는데요. 다 본업으로 연기를 하고 있어요. 연기만 하려니까 쉽지 않더라고요. 제가 지금 연기하는 친구들이랑 같이 동고동락하면서 장사하고 있거든요. 우리도 이렇게 힘들지만, 꿈을 좇으면서도 현실을 잡을 수 있다고 용기를 드리고 싶어요.
저희 가게가 원래 가정집이었어요. 가정집이라 권리금도 없이 잘 들어온 것 같아요.
원래 저는 배우 생활을 했는데, 너무 궁핍하다 보니까 이대로 오래 못 가겠다 싶어서 장사를 시작했어요. 당시에는 생활비도 한 달에 30만 원 정도밖에 안 되니까 너무 힘들더라고요. ‘연기하고 싶다 그랬지, 가난하고 싶다 그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갑자기 화가 나는 거예요. 그러면서 분명히 똑똑한 방법이 있고, 꿈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으로 계속 연구하다가 이 가게를 차려야겠다고 생각했어요.
저 혼자 할 수는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저랑 가장 마음 맞는 친구 2명을 설득했죠. 일하다가 작품 생기면 무조건 빼 주는 대신에 작품 없을 때는 같이 가게를 운영해 보자면서 파이팅 있게 시작한 거죠.
저는 원래 법을 전공했어요. 원래는 그쪽 길로 가려다가 고시촌에서 ‘이렇게 살면 젊었을 때 무모해 보지도 못하고 사회 시스템에 편승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공부도 손에 안 잡히고 그래서 혼자 국내 유랑을 떠났거든요.
어떤 바다에 도착했는데, 너무 뛰어들고 싶은 마음이 드는 거예요. 근데 여행하려고 가져간 가방 때문에 뛰어들지 못하겠는 거예요. 왜냐면 이 알량한 내 가방을 누가 가져갈까 봐… 근데 그게 제 인생 같은 거죠. 법대를 나왔다는 이 알량한 짐을 계속 가져가려는 사실이 너무 열받아서 그냥 뛰어들었거든요. 그 순간 저는 진짜 오르가슴을 느끼면서 ‘이렇게 살아야겠다…’ 생각했죠.
우주에서는 박테리아 정도도 안 되는 이 작은 생명이 뭐 이렇게 멋있으려고 노력하나… 그냥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 된다는 생각에 좀 홀가분해졌어요. 그리고 사회가 저한테 기대하는 거나, 아버지, 어머니가 기대하는 거, 주변 사람이 나한테 기대하는 거를 다 떨쳐낼 수 있었어요.
그러고 나서 그다음 날 연기하러 갔는데, 지금 함께하는 친구들을 만난 거예요.
배우 하다가 창업하려니까 돈이 없었어요. 대출로 5,000만 원 받고, 지인들한테 5,000만 원 빌려서 겨우 시작하게 됐습니다. 총 1억으로 창업했는데요. 여기가 또 그전에는 가게가 아니라 가정집이었어서 다 헐고 시작해야 하니까 비용이 좀 들었지만, 대신에 권리는 없이 들어왔습니다.
보증금은 2,000만 원이고, 월세가 130만 원이에요.
여기가 한 32평 나와요. 평수가 큰 거에 비해서 월세가 비싸지 않아서 그걸 보고, 제가 영끌했죠. 결혼 상대 보면 느낌이 딱 온다고 하잖아요. 그것처럼 제가 엄청 많은 곳을 돌아다녔는데, 여기는 보자마자 한 1분도 안 돼서 확신했어요.
저는 지금 이 지역에 전혀 연고가 없어요. 그런데 계속 가게를 보러 다니다가… 사실 여기가 제일 마지막 코스였어요. 확실하게 뭔가 느낌이 오는 곳이 없어서 절망적으로 보러 다니다가… 근데 궁도 둘러싸여 있고, 괜찮았던 거죠. 궁은 북한에서 미사일 날아오지 않는 이상은 영원할 거 같고, 아직은 저평가되어 있는 동네라는 확신이 있어서 들어오게 됐습니다.
원래 부동산이나 장사에 전혀 관심이 없었어요. 솔직히 완전 문외한이라고 할 정도로 없었는데, 아무래도 생존이 달려 있다 보니까 하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친구들한테 떵떵거리면서 가게 할 거라고 하면서부터 공부를 엄청 했어요.
매출 같은 경우는 지난달에는 7,800만 원 정도 나왔어요. 그 정도 팔면 1,500만 원 정도 남아요.
지금 단기적으로 매출이 나와서 행복하긴 한데, 언제까지 나올 거라는 보장도 없고… 그래서 바로 차를 사거나 큰돈을 지출하기가 조금 부담스럽더라고요. 아직은 빚을 다 안 갚았기 때문에 최대한 초심을 잃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실 제가 오픈한 지 5개월? 6개월 됐기 때문에 감히 노하우라고 말씀드리긴 좀 그렇고… 자리가 좋고, 고기가 정성스럽게 나가니까 잘 오시는 게 아닌가 생각합니다.
오전 장사가 끝나면 중간 마감을 한 번 하는데요. 오전 장사가 끝나고 나서 오후 장사를 준비하기 전에 한 번 더 청소를 싹 하면서 버릴 거 버리고, 오후 장사 때 쓸 재료를 다시 꺼내서 쓰는 식으로 운영하고 있어요. 콘셉트가 아니라 진짜 원래 이렇게 해요.
같이 일하는 동생은 문근영 선배님이랑 같은 작품에 3초 정도 출연도 했는데요. 연기에 몰두하는 시간보다 돈가스 써는 시간이 더 많으니까 매일 밤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건지… 현타가 온다고 해요.
근데 결론은 지금은 돈벌이가 있고, 돈 없을 때 연기하던 것보다는 훨씬 나은 것 같다고 해요. 부모님께도 자랑스러운 아들이 될 수 있고, 힘들어도 연기에 더 열심히 생각을 쏟으면 되니까… 근데 지금은 좀 적응이 안 돼서 힘들다고는 하네요.
저희 가게는 텐동을 팔아요. 밥에 일본식 튀김을 올리고 타래 소스를 뿌려서 한상 차림으로 나가는 그런 가게예요.
사실 경양카츠에 동생들과 저도 함께 온종일 있기 때문에 그 삶이 정확히 뭔 줄 아는데, 꿈 좇기가 힘들어요. 6일 동안 하루에 12시간씩 가게에 있는데, 어떻게 꿈이 있겠어요. 그래서 저는 그들한테 시간을 조금씩이라도 선물하고 싶어요.
생계에 여유가 생기도록 만들고, 그러면 당연히 체력이 생기고 연기를 할 수 있는 여력이 생긴다고 생각하거든요. 그 토대를 만드는 게 제 목표예요.
그리고 3명이서 같이 영화 한 샷에 나오는 게 제 꿈이에요. 저 진짜로 구상하고 있어요. 상업영화는 당연히 안 되겠지만, 나중에 가게 늘리면 독립영화 정도까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해요.
제가 지금 점장 친구 보면서 제일 짠한 게, 종일 오디션 지원하면서 그게 안 되면 힘들어하고 막 그래요. 그거 보면서 제가 독립영화 만들어서 같이 가자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진짜로 행복해할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