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부터 정말 의외의 한식이 해외에서 인기를 타고 있다고 합니다. 이 한식의 인기가 의외인 이유는 그동안 외국인들에게 이 한식을 추천했을 때 정말 격렬하게 거부당했기 때문인데요. 싫어하는 수준을 넘어 극혐하기도 했습니다. 이 한식을 한입 베어 물고 곧바로 다시 뱉는 외국인도 있었다고 하는데요.
이게 무례한 행동이라는 건 알지만 이 무례함을 감수할 정도로 이 음식을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요즘 해외에서 이 한식의 주문량이 수출탑을 받을 정도로 잘 나가는 중이라고 합니다. 극혐식품에서 극호식품으로 이미지 변신한 이 한식은 무엇일까요?
한국인들의 최애식품 떡. 간식으로도 좋고 식사 대용으로도 좋고 맛도 있다 보니 한국인들은 이 맛을 널리 알리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반드시 떡의 맛이 해외에도 통하겠다고 생각했는데요. 떡에는 외국인들이 한식을 거부하던 요소들이 빠져있었기 때문이죠.
김치나 된장찌개 같은 한식을 소개할 때 외국인이 처음 보였던 반응은 너무 마늘 향이 강하다거나 이상한 냄새가 난다는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거부 반응을 자주 보였었는데요. 시간이 지나고 발효식품이 건강에 탁월하다는 효과 등이 알려지면서 정말 주목받는 한식이 되었습니다. 지금은 김치 없이 못 사는 외국인들이 있을 정도로 사랑받는 김치지만 김치는 진입의 장벽이 높은 한식이었습니다.
하지만 떡은 다를 것 같았습니다. 외국인들이 싫어하는 마늘도 안 들어가고 발효식품도 아니니 냄새가 나지도 않고 오히려 콩고물이 잔뜩 묻은 떡들은 고소한 향을 풍기며 입맛을 자극하는데요. 꿀떡 같은 경우에는 달달한 맛까지 첨가되었으니, 외국인들이 정말 좋아할 것이라고 확신했습니다.
그러나 돌아온 반응은 처참했습니다. 입 안에 떡을 넣은 외국인들은 눈살을 찌푸렸고 한입 먹고는 더 이상 먹기를 거부했는데요. 떡의 해외 진출은 실패로 끝나게 되었습니다. 한국인들은 정말 이해할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외국인들에게 떡을 먹었을 때 어떤 맛이 싫은지 물어보았습니다. 정말 의외의 답이 돌아왔는데요. 문제는 맛이 아니었습니다. 문제는 식감이었습니다.
떡의 매력이라고 생각했던 미끈하고 쫀득한 식감, 이게 오히려 마이너스 요소가 된 것이죠. 차라리 맛이 문제였다면 외국인들이 불편해하는 맛을 개선하고 좋아하는 맛을 첨가해 새로운 맛의 떡을 만들었을 텐데, 식감은 그런 개선이 불가했습니다. 이런 떡이 몇 년 전부터 갑자기 떡상 중입니다. 수출량이 심상치 않다고 하는데요.
분명 떡의 식감은 그대로인데 왜 갑자기 떡상 중일까요? 시작은 BTS였습니다. 지난 3월 미국 NBC 등에서 떡볶이의 인기가 급증하고 있다는 뉴스가 연신 보도되었는데요. 떡볶이 밀키트는 물론 전문 식당까지 많이 생겼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한국에서도 어리둥절했습니다. 그렇게 먹으라고 줄 때는 안 먹더니 지금은 알아서 찾아 먹다니!
갑자기 외국인들이 이러는 이유에 대해 찾아보니 이 기현상의 시작에는 한국의 자랑 BTS가 있었습니다. BTS 지민이 떡볶이를 먹는 모습이 SNS에 퍼지면서 아미를 중심으로 떡볶이 열풍이 일어나게 된 것인데요. 처음에는 떡볶이를 만드는 곳이 없다 보니 직접 만들어 먹었다고 합니다.
실제로 유튜브에서 떡볶이를 만드는 영상이 엄청난 인기를 끌었었는데요. 떡볶이의 인기가 심상치 않음을 캐치한 기업과 미국 학생들은 너도나도 밀키트 상품을 출시하고 식당들은 뜬금없이 떡볶이를 메뉴에 끼워 넣기도 했습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도 인기가 심상치 않았습니다.
일본에서는 일찍이 단맛을 강화한 컵 떡볶이가 불티나게 팔리고 있었고 베트남에서는 한국 떡볶이 프랜차이즈들이 줄줄이 진출해 대박을 터트렸다고 합니다. 특히 두끼의 인기는 대기 줄만 2시간이 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고 합니다. 미국 포브스에서도 한국식 떡볶이의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고 그 인기가 지속되리라 전망했는데요.
이렇게 떡볶이를 맛있게 먹다 보니 식감에 밀려 느끼지 못한 떡의 맛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 쫀득한 식감을 극복하고 나니 입에 감기는 떡의 맛은 일품이었다고 하는데요. 그렇게 다른 떡도 찾아 먹기 시작했습니다. 다른 떡들은 더 대박이었습니다. 솔직히 떡볶이 떡은 떡볶이 양념 맛으로 먹는 거지만 다른 떡들은 달달한 맛, 고소한 맛, 정말 다양한 맛들이 느껴집니다. 그렇게 떡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진 것인데요.
그리고 떡이 건강식품이라는 인식이 생기면서 점차 떡을 찾는 사람들이 더 많아졌습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 중국, 태국 등 수많은 국가에 수출되고 있는데 국내보다 해외 매출이 더 많아진 떡 관련 기업들이 많아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국내에 있는 여러 떡 공장들이 해외로 눈을 돌리는 추세라고 하는데요.
아직은 떡볶이 떡과 떡국떡이 주로 팔리고 있지만 점차 오메기떡, 영양 찰떡 등 다양한 종류의 떡을 해외에서 많이 찾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대구 궁전방이라는 떡 전문기업은 떡볶이와 떡국에 들어가는 떡을 주로 만드는데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떡 수출만으로 500만 불 수출탑을 수상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또한 함양의 하얀햇살은 지난달 태국에 떡볶이 떡 9.4톤을 수출 선적했습니다. 사임당푸드는 퓨전 떡 브랜드 고메시루로 세계 곳곳 젊은이들의 입맛을 공략했고 호평받고 있습니다. 떡의 프리미엄화를 성공한 사례인데요. 사임당푸드는 한과를 전문적으로 하다가 떡을 추가로 만들어 판매하게 됐는데 지금은 매출액의 65%가 떡에서 나오고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국인으로서 한 가지 의문이 드는데요. 보통 떡들은 시간이 지나면 맛이 없어집니다. 그렇다 보니 한국에서 생산해 수출해 나가면 맛이 떨어져서 못 먹을 텐데 어떻게 이렇게 잘 팔리는 걸까요? 놀랍게도 한국에서 뽑은 떡들은 해외에 그 맛 그대로 배송되고 있었습니다. 여기에는 특급 비밀이 숨어있다고 하는데요.
2014년 농촌진흥청이 개발한 ‘굳지 않는 떡 기술’을 기업에 전수하면서 수출 시 중요한 유통기한 및 쫀득한 식감까지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합니다. 해외에 수출하는 기업마다 특수한 기술을 사용하고 있는데 급속 냉동고를 통해 유통하는 방법, 상온에서 12개월까지 유통할 수 있는 특수한 기술을 개발해 사용하고 있는 기업들입니다.
떡은 수분함량이 많아 효모와 곰팡이 등에 취약하고, 시간이 지나면 딱딱해서 못 먹는다는 기존의 편견까지 깨버렸다고 하는데요. 언급한 기업들 외에도 떡의 수출 물량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합니다. 거기다 떡볶이 밀키트를 판매한 기업들도 대박 행진을 이어 나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야 마트에 가서 떡과 어묵만 사 오면 집에서 뚝딱 만들 수 있도록 양념장이 다 구비되어 있지만 외국인들 기준에서는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게 솔직히 쉽지 않은 일이죠. 일단 고추장도 구매해야 하고, 고춧가루, 매실액 등 외국인들의 부엌에는 없는 재료가 너무나 많습니다. 그래서 간편하게 떡볶이를 해 먹을 수 있는 키트 상품이 초대박이 났다고 합니다.
항상 우리의 인식 속에는 떡은 외국인들이 안 좋아하는 한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떡마저 해외에서 이렇게 인기를 얻고 있다니! 냉면도 일본 등에는 인기지만 그 외 외국인들에게는 정말 외면받고 있는 한식입니다. 심지어 대한외국인, 한국에서 먹고 자란 조나단조차 냉면은 거부한다고 하는데요.
시원하고 감칠맛이 넘치는 냉면에서 별다른 맛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합니다. 이런 거 보면 오이를 못 먹는 DNA가 있듯 외국인들에게 냉면을 싫어하는 DNA가 있는 게 아닐까 싶은데요. 그런데 떡볶이의 인기를 보니 냉면도 불가능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BTS나 블랙핑크의 냉면 먹방 기대해 보겠습니다.
한 가지 주의했으면 하는 점이 일본의 모찌와 한국의 떡을 헷갈리는 외국인들이 많다는 것입니다. 특히나 몇 년 전 일본의 모찌 아이스크림이 대유행했다 보니 모찌같이 생긴 건 일본의 음식으로 충분히 오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기껏 인기를 타게 된 우리의 떡이 일본 음식으로 오해받지 않도록 미리미리 대비하는 게 좋겠는데요.
과거 Spicy Rice Cake라 불렸던 떡볶이가 고유 이름 그대로 떡볶이라고 불리듯이 떡도 흔하고 헷갈리는 rice cake 대신 떡으로 이름이 알려진다면 절대 헷갈리지 않겠죠. 이미 떡볶이라는 이름이 익숙해진 외국인들이니 떡을 떡으로 받아들이는 건 쉬울 것 같습니다.
한식 중에는 영어로 표현하기 애매해서 정말 이상한 영어 번역으로 표기된 한식들이 많은데요. 이렇게라도 하나씩 해외에서 우리 한식들이 고유의 이름을 찾아나갔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