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지금 경희대학교 병원에서 소아정신과를 진료하고 있는 반건호라고 합니다. 이번에 ‘성인 ADHD’에 대해 설명드릴 건데요. 원래 ADHD라는 병은 흔히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 이렇게 알려져 있죠. 그런데 처음에 ADHD가 아이들한테 문제가 된다고 사람들한테 알려졌는데, 점점 지내다 보니까 성인들에게도 계속 문제가 생길 수가 있고요. 어릴 때부터 문제가 계속 진행이 되는 거죠. 그래서 최근엔 ‘성인 ADHD’라는 용어를 굳이 쓰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 성인만 놓고 따로 설명하는 것보다 소아랑 비교해 보면 굉장히 이해하기가 쉬울 수도 있는데요. 예를 들어서 초등학교에 들어가는 아이들이 주의력결핍 때문에 교실에서 선생님한테 집중을 못 하고, 교실에서 자꾸 돌아다니고… 성인이 됐을 때 그런 행동이 나타나는 게 남의 말을 잘 안 듣는 것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특히 결혼한 사람들의 경우에는 부인이 맨날 얘기해 주고, 예를 들어 결혼기념일도 분명히 얘기해 줬는데 막상 당일에는 들은 적이 없다는 반응을 보여요. 집중을 안 하고 있으니까 아주 중요한 얘기를 흘려버리는 거죠.
그다음에 과잉행동이라는 건 얌전하게 앉아 있어야 하는 교회 같은 곳에서 계속 돌아다니고, 자꾸 높은 곳에 올라가려고 하는 행동들을 보이는 걸 말하는데요. 성인이 되면 사실 그렇게 하지는 않거든요. 대신에 겉으로는 가만히 앉아있는 것 같지만, 뭔가 안절부절 못하는 행동을 계속하는 거죠. 예를 들면 볼펜을 계속 돌리고 있다든가, 아니면 몸을 어딘가 계속 꼼지락거린다든가 하는 게 있고요.
충동성이라는 게 쉽게 생각하면 아이들이 학교에서 급식 시간에 줄을 서서 차례대로 먹게 되는데, 그걸 못 기다리고 새치기한다든가, 자기 먹고 싶은 반찬이 있으면 푹 퍼간다든가 하는 거거든요. 성인이 되고 나서는 어떻게 보면 흔히 운전할 때 많이 나타난다고 생각하거든요. 차가 막힌다든가 하는 상황에는 차례대로 가야 하는데, 과하게 끼어들기를 한다든가 하는 식으로 소아기 때의 문제가 성인기 때 그대로 지속이 되는데, 나타나는 형태는 조금 달라지는 거죠.
그리고 예를 들면 수면 시에 문제가 또 흔히 있는데요. 특히 아주 아기들 때부터 기질이 있는 경우에 엄마를 굉장히 힘들게 하거든요. 잠을 안 자니까… 보통 3~4살 되면 15시간 이상 자야 하는데, 얘네들은 8시간이면 다 잔 거고, 부모님 출근하기도 전에 깨서 칭얼대고 하니까 부모가 사실 굉장히 힘들어지는 거죠. 어릴 때는 그렇게 하는데, 고등학생이나 대학생이 되면 얘네들한테 제일 많이 생기는 문제가 지각입니다. 밤새 늦게까지 안 자고 새벽에 일어나서 학교를 가야 하는데 못 일어나니까 지각하는 거죠. 대개 중학교, 고등학교까지는 엄마들이 어떻게 깨워서 보낼 수도 있는데, 지방에서 대학을 서울로 온 애들이 ADHD가 눈에 잘 띄는 이유가 그런 겁니다.
스스로 테스트하는 방법이라면 네덜란드에서 쓰고 있는 건데요. 3개 문항을 불러드릴 텐데, 그중에 하나 이상이 항상 있으면 일단 의심이 된다는 거예요. 첫 번째가 항상 안절부절 못한다. 어떻게 보면 운동 중독 같은 사람도 이런 데 속할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가만히 있지 못하니까 운동을 하는데, 이런 분들은 그냥 적절하게 운동하는 게 아니라 본인이 지쳐 떨어질 때까지 안 하면 뭔가 가만히 있을 수가 없는 겁니다. 과하게 하는 거랑 끊임없이 하는 거랑 또 다르고요.
두 번째 질문이 항상 먼저 행동하고 나중에 생각한다. 홈쇼핑에서 지른다고 하는데, 그런 것이 너무 과한 경우 또는 성인이 되어서 말을 함부로 하는 경우들이 있어요. 머릿속에서 대개 한 번 거르고 나와야 하는데, 상대방한테 상처가 될 수도 있고 기분 나쁘게 만들 수도 있는 말을 잘 거르지 못하니까 먼저 행동하고 생각을 나중에 하게 되는 경우가 있죠. 그다음으로 집중이 항상 어렵다는 문제가 있는데요. 사실 이건 굉장히 주관적일 수 있죠. 그런데 이런 증상이 심한 분들은 머릿속에 뭐가 다 있기는 있는데, 순서가 잘 잡히지 않는 겁니다. 3가지 중 하나라도 항상 문제가 되면 생각해 보자는 겁니다.
사실 내 성격이 집중을 못 하고 게으른 성격인지, 아니면 지금 ADHD의 증상을 겪고 있는 건지 구분할 수 있는 방법, 그걸 찾아내는 게 아마 진단에서 제일 어려운 점 중의 하나라고 생각되거든요. 어떻게 보면 거의 성격 같은 거니까 잘 안 바뀌잖아요. 친구들 모일 때 보면 나타나는 순서가 어릴 때나 지금이나 똑같은 순서거든요. 항상 늦게 오는 애들은 늦게 오고 일찍 오는 애들은 맨날 일찍 와서 문 열어놓고 있고 그러는데, 그게 성격인지 ADHD 증상인지 잘 구분해야 하는 거죠.
성격이라는 것은 우리가 잘 안 바뀌는 특징이잖아요. 근데 ADHD 증상이라는 건 말 그대로 병인데, 병이 오래가면 결국은 다른 문제를 자꾸 일으키죠. 합병증도 생기고… 그런 경과를 쭉 찾아보면 사람이 원래 게으를 뿐인 사람인지, 아니면 그것 때문에 계속 다른 문제, 경제적으로 손해를 보거나 가정 내에서 사실 문제가 될 수도 있죠.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집안의 중요한 날들을 맨날 들어도 까먹으니까 그게 하루, 이틀은 괜찮지만 한 10년 쌓이면 굉장히 중요한 결정을 해야 할 때가 오는 거죠.
그러니까 저 사람은 정신이 아파서 그렇게 놓친 건데, 주변에서는 무관심하다고 오해할 수도 있죠. 배우자 입장에서는 ‘나를 무시하는 거구나…’ 직장에서 상사들은 ‘저 사람 일 시키면 자꾸 펑크를 내네…’ 다른 사람 일도 다 펑크 내지만, 어쨌든 상사 입장에서 일을 잘 못하는 사람이 되는 거죠.
이런 ADHD를 그대로 방치하면 흔히 병이라는 게 어떻게 보면 크게 나누면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경우랑 아닌 경우가 있죠. 무좀이 있다든지, 탈모가 생긴다든지 하는 건 사실 생명에 지장은 크게 없잖아요. 아주 급하게 진행이 돼서 생명에 지장이 있는 경우, 예를 들어서 우리 흔히 맹장염 같은 경우에 옛날에는 많이 죽었겠죠. 지금은 맹장염 때문에 죽지는 않는데, 무좀 같은 경우도 굉장히 심해지면 발의 구조까지 문제가 생기는 것처럼 ADHD도 그런 변화가 분명히 일어나죠.
그런데 ADHD는 사실은 이런 외모라든가 몸의 구조에 변화를 일으키지 않으니까 생활을 잘 들여다보지 않으면 사실은 변하고 있는 걸 잘 알 수가 없죠. 아주 어릴 때부터 성인이 될 때까지 치료가 안 된 사람들을 잘 보면 성인이 돼서 저희한테 처음 왔다면 우울한 표정으로, 흔히 사람들 얘기하는 루저 같은 그런 표정으로 외요. 그런데 그런 사람들의 어릴 때 기록을 보면 굉장히 동네에서 유명한 장난꾸러기에 선생님한테 말도 많이 하고 그랬는데, 그런 행동들이 결국은 주변의 사람들을 자꾸 떠나게 만들 수 있는 거죠. 말도 함부로 하고, 친구들이 살짝 장난쳤는데 과하게 반응하고, 자기 하고 싶은 대로만 자꾸 먼저 하려고 하는 모습들 때문에요.
그러다 보면 어릴 때는 굉장히 시끌벅적하고 활발한 아이인데, 중학교 가면 따돌림당하기 시작하고, 고등학교 가면 아무래도 입시라든가 이런 부담 때문에 굉장히 힘들어지면서 거기서 밀리면서 대학에 가거나 직장을 가질 때 사실은 약해지는 거죠. 결국은 사회에 나올 때쯤 되면 치료를 제대로 안 받은 경우에 뭔가 영 자신 없는 사람이 돼서 나타나게 됩니다.
그러니까 ADHD를 방치하면 실패 경험을 많이 하게 돼서 스스로 무력감에 빠질 수 있거든요. 사람마다 차이가 있는데, ADHD들 치료하면서 아주 드라마틱한 변화가 있는 분들이 가끔 있어요. 책에도 그런 사례를 몇 개 소개해 드렸는데요. 한 60대 중반의 환자분이 굉장히 어렵게 치료를 시작했는데, 치료받고 나서 얼마 있다가 감격하면서 “내가 아파트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가는데 옆 사람들이 얘기하더라고…”라고 하시는 거죠. 그러니까 이 환자분은 평소에 남 얘기를 전혀 들어 본 적이 없는 겁니다. 자기 머릿속에 뭔가 생각이 많아서 남한테 신경을 못 썼는데 옆에 얘기하는 게 들려서 자기가 깜짝 놀랐다는 거예요.
그리고 어떤 분들은 자기가 오늘 해야 할 일들이 전에는 섞여서 뿌옇게 있었는데, 이제는 순서대로 보는 겁니다. 세금 고지서 내야 하고, 그다음에 우편물 부치러 가고, 그다음 애들한테 도시락 만들어 주는 게 순서대로 정리되는 거죠. 전에는 그게 막 섞여 있으니까 우체국 가다가 갑자기 도시락 싸려고 시장 가고… 이렇게 뒤죽박죽이었는데, 치료 후에 생활이 순서대로 흘러가는 거죠. 또, ADHD 진단을 받아서 약을 복용하신 분이 있어요. 그분은 처음에 일할 때 2~3시간 동안 딴짓하고 마지못해서 일을 끝냈대요. 그런데 약을 복용하고 나서 앉자마자 자신이 거기에 집중할 수 있었다는 게 완전히 신세계였다고 얘기를 하시는 거죠. 이러한 것도 하나의 변화인 거죠.
그런데 이분은 아까 얘기한 것처럼 뭘 해야 하는지를 모르는 건 아니고 내가 무엇을, 언제까지 해야 하는지는 다 알고 있는데, 그 순서에 문제가 있었던 거죠. 실험실에서 하는 검사들을 보면 뇌가 굉장히 복잡한 구조인데, 그게 어떤 생각을 어디서 하느냐에 따라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달라요. 그런 트랙이 있다는 걸 찾아내는 거거든요. 예를 들어서 지금부터 이 작업을 2시간 동안 해서 마감으로 넘기자고 생각하면 머릿속에 그것만 활성화가 돼야 하는데, 막상 켜고 나면 뉴스도 있고 스포츠도 있고 유튜브도 봐야 하고… 그러다 보면 순서가 뒤죽박죽되죠. 그렇게 되면 뇌에서 활성화되는 부위가 굉장히 달라지는 거죠. 그런 걸 증명할 수는 있습니다. 그래서 약을 쓸 때 약이 작용하는 방식은 활성화되는 부위를 순서대로 정해주는 기능은 있는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