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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신안 천일염 염전에서 발견된 리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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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곳곳에는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없는 명품들이 있습니다. 일례로 유네스코가 세계유산으로 등재한 명품 갯벌이 있고 이 갯벌에서 생산하는 명품 김은 전 세계인들의 입맛을 사로잡으며 매년 수출량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그래서 한국의 갯벌을 유럽의 북해 갯벌, 아마존강 하구 갯벌, 미국 동부 해안 갯벌, 캐나다 동부 해안 갯벌과 더불어 세계 5대 갯벌로 꼽죠.

그런데 이 갯벌에서는 김이나 굴과 같은 해산물만 생산되는 것은 아닙니다. 소금도 생산되는데 우리나라, 특히 신안에서 생산하는 천일염은 프랑스의 게랑드 소금, 이탈리아의 코마치오 소금과 더불어 세계 3대 명품으로 꼽히는데요.

천일염은 바닷물을 염전으로 끌어들여 이를 증발시켜 얻는 소금으로 바람과 태양의 도움 없이는 생산이 불가능합니다. 특히 전남 신안은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경사가 완만한 천혜의 자연환경에다 최대 40m에 이르는 펄 갯벌 퇴적층이 있어 어마어마한 미네랄을 함유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여기에서 끌어들인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천일염 속에는 칼륨, 마그네슘, 아연, 칼슘, 무기질이 많아 명품 중에 최고 명품으로 꼽히는데요.

그런데 아마 이런 분들도 계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세계에서 중요한 금속 중 하나인 리튬은 광석보다 소금에서 얻는 것이 훨씬 품질이 좋은데, 우리나라에서 세계 3대 명품으로 꼽히는 천일염을 생산한다면 리튬을 기대볼 수 있지 않느냐 말이죠.

그런데 이런 일이 실제로 벌어졌습니다. 왜냐하면 염전만 있는 줄 알았던 전남 신안 지하 1,350m 지점에서 어마어마한 리튬을 함유한 소금호수가 발견됐기 때문입니다. 이걸 잘 개발하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을 텐데 전남 신안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요?

지난 5월 중순 광물 생산업체 케이브엘 등에 따르면 신안 압해도 일대 염전 아래에 일반 해수보다 90배 가까이 높은 리튬이 함유된 소금호수가 발견됐다고 밝혔습니다. 국내 최초로 지하 1,350m 아래에 리튬이 다량 함유된 염호로 추정되는 지하 암반 해수층이 발견됐다는 것인데 한국에서 리튬이 함유된 염호가 발견된 것이 처음이기 때문에 상당한 관심을 끌었습니다.

리튬이 발견된 지역은 하부 백악기 시대 화산 폭발로 인해 지하 해수층에 화산재 퇴적암의 일종인 응회암으로 이루어진 암반층이 형성되어 소금호수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이에 관련 기업들은 토지 매입에 대한 계약을 체결하고 물리탐사 및 지표조사를 통해 매장량과 정확한 위치를 알아보기 위해 국가 공인 전문기관에 의뢰해 사업 타당성 검토를 시작했습니다.

이 소식이 전해지면서 리튬 수요의 100%를 수입에 의존하는 우리나라가 드디어 리튬 생산국 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졌었죠. 그리고 그 보고서가 얼마 전 발표됐습니다.

그런데 이 보고서가 나오기 전 상당한 의구심이 제기됐었습니다. 왜냐하면 그간 2차전지에 사용되는 고농도 리튬은 해발 4,000m가 넘는 남미 고산지대에 편중되어 있고, 국내 굴지 대기업은 현지 광산을 개발하는데 수년간의 시간과 비용을 투자한다는 취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신안에서 발견된 염호의 리튬 존재 여부가 아니라 생산 가능성에 있을 겁니다.

리튬을 뽑아내도 수익성이 있느냐가 사업 결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테니까요. 어느 염전에 가더라도 리튬은 함유되어 있을 것이지만 그 농도나 함유량이 과연 생산에 이르러도 수익성이 있을 만큼 높은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그러니까 함유 여부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함량과 농도가 중요한 것이죠.

그런데 신안에서 발견된 염호에 대한 성분 분석 결과 일반 해수 대비 약 90배 많은 리튬 성분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월 초 전문 연구소와 지질 분야 공인 기관에 의뢰한 결과 리튬 함량이 약 13~16ppm으로 확인됐죠. 신안 압해도 염호는 지하 55m~1,000m까지 리튬이 함유됐는데 2013년 전남도가 한국기초과학지원연구원과 진행했던 조사 결과인 3.2ppm보다 4배가량 높은 수치입니다.

2013년과 2023년의 결과가 다른 이유는 그 깊이 때문입니다. 지하 300m까지는 빗물이 섞여 함량이 적지만 550m 이하로 내려가면 빗물이 섞이지 않은 순수 소금물이기 때문에 리튬 함량이 크게 늘어난다는 설명인데요.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도 지하 300m 미만에서는 3ppm 수준으로 낮았지만, 550m 이하에서는 높은 함량이 나타났죠.

그런데 수치로 보자면 중남미 염호의 리튬 함량에 비해서 상당히 낮은 수준이기는 합니다. 보통 세계 최고 함량을 가졌다는 칠레 북부 아타카마 염호의 리튬 함유량이 1,570ppm으로 알려져 있죠.

이에 대해 테라 사이언스 반봉찬 신안 리튬 사업단장은 다른 염호의 리튬 함량이 얼마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그대로의 염호 속 함량을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농축된 이후의 함량을 이야기하는 것으로 압해도 염호와 단순 비교 대상이 아니며, 이번 보고서를 기반으로 공업용 리튬 연간 1만 톤 생산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신안 압해도 염호는 농축 시 900ppm에 이르는데 칠레나 아르헨티나, 볼리비아의 염호보다 수치는 낮지만 자원빈국인 한국에서는 감사한 수치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런데 이 정도 함량이라면 사업이 가능한 것일까요? 네, 보고서가 거짓이 아니라면 충분히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리튬 세계 최대 생산국인 중국이 이미 해수에서 리튬을 추출하고 있기 때문이죠. 그런데 신안에서 만약 리튬을 추출하게 된다면 전혀 새로운 방식이 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활발하게 연구 중인 리튬 직접 추출 기술을 사용할 예정이기 때문이죠.

사실 이 DLE는 골드만삭스가 잠재적인 게임 체인저라고 언급했을 중요한 기술입니다. 골드만삭스는 올 4월 23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DLE 기술을 구현하면 해수 프로젝트를 통해 리튬 공급을 크게 늘릴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데 리튬 생산량을 거의 2배로 증가시키는 수준이라고 밝혔습니다.

그간 전통적인 리튬 추출은 증발법으로 리튬이 매장된 염수를 땅으로 끌어올린 후 바닷물을 건조시켜 소금을 만드는 염전과 비슷한 형태인 폰드에서 4단계에 걸친 건조 공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에서 농축된 염수는 칼슘과 마그네슘 등의 불순물을 제거하고 여전히 남은 수분을 재차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쳤죠.

그냥 보기에도 꽤 오랜 시간이 걸릴 겁니다. 하지만 DLE는 염수에서 직접 리튬만 추출하기 때문에 회수율이 높고 저농도에서도 추출이 가능할 뿐 아니라 리튬 추출까지 걸리는 시간이 상당히 단축됩니다. 그래서 현재 전 세계 모든 국가가 목숨 걸고 이 기술 개발에 나선 상황인데요.

테라 사이언스 반봉찬 사업단장은 약 40년간의 제련 노하우를 바탕으로 최대 94%까지 리튬 회수가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보이면서 약 140조 원의 가치를 가진 신안에서 큰 꿈을 꾸고 있습니다. 과연 1년 후, 아니 10년 후 이 자신감이 어떤 결과물로 나오게 될지 상당히 궁금해집니다.

그런데 바닷물에서 직접 리튬을 추출하는 방식은 전 세계적으로도 활발한 연구 분야이고 실제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지만 한국에서는 좀 더 특별한 방식이 개발되기도 했습니다. 지난 2월 한국생산기술연구원은 해수 담수화 공정 중 버려지는 고염도 농축수에서 전기 투석을 통해 고순도 리튬을 뽑아내는 기술을 개발했습니다.

식물이 뿌리에서 흡수한 물을 잎까지 보내는 원리를 적용해 낮은 전력으로도 리튬을 선택으로 분리할 수 있도록 한 것이죠. 사실 이는 해양생태계 파괴를 막기 위한 목적이 컸습니다. 해수 담수화는 바닷물을 담수로 바꾸는 기술로 바닷물에서 소금기를 빼 공업용수나 농업용수로 만듭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매일 약 75,000톤의 고염도 농축수가 버려지는데 이것이 해양생태계 교란의 주범이었죠.

이를 재활용하기 위해 기술 개발에 나섰는데 한국 연구팀이 순환형 에너지 시스템을 개발했습니다. 장치 내부에 2개의 분리막이 있어 중앙에 바닷물을 주입하면 순환을 통해 한쪽에는 담수가, 다른 한쪽에는 리튬 농축수가 만들어집니다.

아직 상용화되려면 먼 길을 가야겠지만 자연 파괴도 막고 리튬이라는 황금까지 얻을 수 있다면 얼마든지 기다릴 수 있는 소중한 기술이니 잘 진행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다면 전 세계에 가장 많은 리튬은 어디에 매장되어 있을까요?

리튬은 크게 소금물의 형태와 광석 형태로 지구상에 존재하는데 수산화리튬이 광석 리튬에 비해 효율이 높고 품질이 높은 건 상식입니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수산화리튬을 만들 수 있는 염호는 극소량에 불과하죠. 여기에 내연기관차의 연료가 석유였다면, 전기차의 연료는 리튬으로 볼 수 있기 때문에 그 가치가 석유만큼이나, 아니 그 이상으로 높아졌는데요. 그래서 리튬을 두고 하얀 석유라고 부르는 겁니다.

이 하얀 석유를 가장 많이 보유한 국가는 소위 리튬 트라이앵글이라 부르는 중남미의 볼리비아, 아르헨티나, 칠레인데 전 세계 매장량의 56%가 여기에 있습니다. 하지만 리튬의 가치가 높아지고 희소해지면서 이 국가들은 앞다퉈 리튬의 국유화를 시작했습니다.

볼리비아는 이미 국유화를 선언했고, 아르헨티나는 전략 광물로 지정해 민간기업의 모든 탐사 활동을 정지시켰으며, 칠레 역시 국유화 준비 작업으로 국영기업 설립을 천명했습니다. 리튬이 매장된 국가는 극히 한정적이라서 너도나도 국유화를 선언하고 있는데 전기차가 많아질수록 리튬은 부족해질 겁니다. 그래서 현재 리튬 가격은 2021년 대비 무려 6배 가까이 폭등한 상황인데요.

더구나 현재 추세를 따른다면 2030년 리튬 수요가 7배 증가할 것이라고 하니 앞으로의 미래가 눈에 보이시죠. 한국은 더욱 심각합니다. 국내 전체 리튬 수요의 89%는 전기차 등의 배터리 생산에 쓰이고 있고 2040년이 되면 2020년보다 수요가 42배 높아진다고 하죠.

그래서 신안에서의 리튬 생산이 어쩌면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수도 있을 만큼 중요한 것이고, 외국으로부터의 원활한 리튬 수급에 국가와 기업의 미래가 달렸습니다. 그런데 이런 사태가 터지기 전에 리튬 트라이앵글에서 염호 하나를 통째로 사들인 기업이 있습니다. 포스코인데요.

사실 포스코는 기업의 미래를 아예 리튬에 올인했습니다. 이미 2010년부터 미래 먹거리로 리튬을 선택해 리튬 생산기술 개발에 착수함과 동시에 전 세계 곳곳에서 리튬 찾기에 나섰습니다. 그러다 눈에 들어온 것이 아르헨티나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입니다.

전 세계 몇 안 되는 수산화리튬을 만들 수 있는 호수인데 2018년 이 호수의 광권을 사들였습니다. 그 양이 얼마나 될까요? 옴브레 무에르토는 죽은 남자라는 뜻을 가졌습니다. 소금 때문에 아무것도 자랄 수 없는 죽음의 땅이었죠. 그런데 이 아래 지하 600m에는 웬만한 유전과 맞먹는 규모의 초대형 염호가 숨 쉬고 있습니다. 고농도 리튬이 무려 220만 톤이라고 하죠.

그리고 포스코는 2018년 광권을 사들인 즉시 리튬 매장량 검증을 실시했는데 글로벌 염수 리튬 전문 컨설팅 기업 미국의 몽고메리는 호수 아래 1,350만 톤이 매장됐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원래 예상했던 220만 톤이 아니라 그보다 6배 많은 1,350만 톤이라고 하죠. 채굴 가능성과 수요를 보수적으로 계산해도 30년간 생산할 수 있는 어마어마한 양이며 누적 영업이익만 족히 수십조 원인데요.

인수 당시 3,119억 원의 가치는 리튬 가격이 급등하면서 200배 가까이 뛰었습니다. 이에 지난 2022년 3월에는 1조 700억 원을 투자해 연간 25,000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염수 리튬 공장 1단계를 착공했고, 8개월 뒤에는 1조 4천억 원을 추가로 투자해 2024년에는 5만 톤으로 생산 능력이 늘어납니다.

그렇다면 리튬 1,350만 톤으로 생산할 수 있는 전기차는 몇 대나 될까요? 무려 4억 대에 육박합니다. 2022년 한 해 전 세계에서 판매된 전기차가 800만 대니 포스코가 얼마나 대단한 호수를 인수한 것인지 감이 오시죠. 하지만 놀라운 사실은 리튬 농도에 있습니다. 소금물 1리터에 얼마나 많은 리튬을 함유하고 있는지에 따라 그 품질이 결정되는데 수치가 높을수록 좋은 것으로 평가됩니다.

옴보레 무에르토 염호는 1리터당 921mg의 리튬을 함유해 아르헨티나 염호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도 최고 수준으로 알려졌습니다. 어쨌든 포스코는 수산화리튬의 원료가 되는 탄산리튬을 생산하는 상 공정은 아르헨티나에서, 수산화리튬을 직접 생산하는 하공정은 국내에 두기로 하고, 지난 6월에는 전남 율촌 산업단지에 국내 최초 2차전지소재용 수산화리튬 공장을 착공했습니다.

연간 25,000톤 규모의 2차전지용 수산화리튬을 생산해 2028년까지 리튬 생산을 최대 10만 톤까지 확장할 계획입니다. 잠시 언급했듯 전 세계적으로 리튬을 함유한 염호는 극소수에 불과한데 신안에서 리튬이 함유된 지하 암반 해수층이 발견된 것은 희소식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아직 좀 더 많은 조사가 필요하고 생산까지 이르려면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리튬을 탐사 중인 한국지질자원연구원은 신안 압해도 지역은 중국보다 높은 수치의 리튬 함량을 가졌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좋은 결과가 나온다면 제 채널에서 또 한 번 깊이 다뤄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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