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에 대한 시대의 요구로 배출가스 규제가 나날이 엄격해지고 있죠. 2023년 새해에도 어김없이 관련 규정이 강화됐는데요.
한때 ‘클린 디젤’이라는 용어까지 내세우며 친환경 파워트레인을 넘보던 디젤이 기피 되기 시작했고, 아예 ‘내연기관’ 자체에 대한 거부감이 생기면서 그 대안으로 전동 파워트레인이 급부상하기 시작했습니다.
덕분에 ‘순수전기차(EV)’가 폭발적으로 늘어나면서 도로 위 풍경이 눈에 띄게 달라졌죠. 오늘은 ‘전기차’하면 빼놓을 수 없는 브랜드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 합니다. 채널 이름도 이렇게 지어 놓은 마당에 ‘이 브랜드’에 대해서 안 다룰 수 없었고 제발 ‘닉 값 좀 해 달라’는 요청을 더 이상 거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올해 첫 번째 주인공으로 손색없는 차가 아닐까 싶은데요.
2012년, 혜성처럼 등장해 자동차 업계를 충격에 빠트림과 동시에 적자에 허덕이던 변방업체 테슬라를 전기차 업계 1인자로 급부상시킨 차.
서서히 일렁이는 전동화 물결에 모터를 달았던 이번 시간에는 ‘테슬라’의 첫 번째 세단, ‘모델 S’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이 ‘테슬라’라는 브랜드에 대해 짧게 알아볼 필요가 있는데요. 2003년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에 둥지를 튼 테슬라는 지금처럼 주목받는 거대 기업이 아니었습니다.
투자처를 찾아다니기 바빴고, 시제품 조차 겨우 만들어 낼 정도의 작은 전기 스포츠카 공방이었죠. 예상하셨다시피 사명은 대부분의 전기차가 사용하는 ‘AC 모터(교류전동기)’를 발명한 천재 과학자 ‘니콜라 테슬라’의 이름을 빌렸고요. 이에 맞춰 로고 역시 테슬라의 ‘T’를 형성화했습니다.
이 회사가 본격적으로 자리잡기 시작한 건 핵심 투자자이자 공동 창업자로 ‘이 사람’이 합류하고 난 뒤부터 였습니다.
자금이 확보됐음에도 창립 초기는 순탄치 않았는데요. 개발과 생산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야심찬 포부와 함께 공개했던 ‘첫 번째 전기 스포츠카, 로드스터’의 출시 일정은 거듭 연기됐죠.
설상가상 일론 머스크가 먼저 창업한 ‘민간 우주항공기업 스페이스X’의 실망스러운 성과가 이어지면서 회사의 주인이 ‘허황된 꿈을 팔아 돈을 버는 사기꾼’이라며 많은 사람들에게 비난받기까지 했죠.
여기에 ‘2008년 미국발 금융위기’까지 악재로 작용해 쏟아부었던 투자금이 막대한 적자로 이어지는 등 언제 무너져도 이상하지 않을 위태로운 회사였어요. 그런 상황에서도 ‘중요한 건 꺾이지 않는 마음’이겠죠.
이사회 의장이었던 일론 머스크의 주도 아래 뼈를 깎는 구조조정을 단행, 대대적인 직원 평가를 실시하고 핵심 인재들을 새로 끌어들여 회사를 재정비해 살아남았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로드스터의 양산에 성공한 것도 이 무렵이었어요. 로터스의 경량 스포츠카 ‘엘리스’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테슬라 로드스터’는 분위기를 반전시킬 만큼 많은 판매량을 기록하지는 못했는데요.
하지만 ‘세계 최초의 전기 스포츠카’라는 타이틀과 함께 전기차 특유의 퍼포먼스를 보였는데요. 300km가 넘는 완충 시 주행거리를 확보하면서 양산형 전기차의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기에는 충분한 성과를 달성했습니다.
특히 이 차에 탑재된 ‘리튬-이온 배터리팩’은 전기차를 위해 별도로 제작한 대용량 배터리가 아닌 일반적인 모바일 기기 등에 쓰이는 ‘소형 전지 여러 개를 이어 만든 방식’으로 원자재 수급과 제조 공정이 간편해 관련 비용을 크게 아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죠.
자신감을 얻은 테슬라는 본격적으로 새 모델 준비에 박차를 가했고 로드스터를 통해 축적한 고성능 전기차 설계 기술을 바탕으로 유니크한 스타일의 ‘대형 세단’을 준비했습니다.
또 ‘마쯔다’의 디자인 총괄이었던 프란츠 본 홀츠하우젠을 영입해 이번엔 테슬라만의 디자인까지 입혔죠.
당시 자동차 회사들이 전기차를 설계할 때 대부분 ‘친환경’, ‘경제성’에 초점을 맞춰 보급이 용이한 ‘소형차’에 집중했던 것과 반대로 처음부터 스포츠카 같은 럭셔리 카에 초점을 맞춰 개발한 것도 결과적으로 좋은 선택이 됐습니다. 이렇게 시작된 프로젝트 ‘화이트 스타’는 2009년 시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3년 후인 2012년, 양산형 모델을 성공적으로 출시하며 자동차 업계를 충격에 빠뜨렸죠.
직관적인 네이밍을 사용한 테슬라답게 ‘모델S’라는 단순한 이름이 붙었습니다. 별다른 이유 없이 승용 라인업의 이름을 그냥 ‘S-E-X-Y’로 라인을 맞추고 싶어서였다고 하죠. ‘Y’가 가장 늦게 나온 것도 CEO 성향을 떠올리면 납득이 됩니다. 여담으로 ‘모델E’가 되어야 헸을 이 차는 포드가 같은 이름을 선점하는 바람에 아쉽게도 지금의 ‘모델3’라는 이름이 붙었다고 하네요.
제가 이 차를 처음 접했을 때, 외관이 너무 멋져서 감탄했던 기억이 나는데요. 그 때는 이 거대한 ‘그릴’ 덕분에 상세 설명을 읽기 전까지 이 차가 전기차인 줄도 몰랐습니다.
흔히 전기차라고 하면 마치 ‘미래지향적 이어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린 듯한 모습이 대부분인데 반해, 여느 내연기관차와 크게 다르지 않은 생김새로 자연스럽게 눈에 익었죠.
날카로운 헤드램프와 ‘프레임리스 도어’를 품은 유려한 ‘패스트백’ 바디라인, 차체에 수납되는 도어핸들, 리얼램프 한 켠에 포함된 충전구 등 돌출부나 절개선을 최소화해 매끈하게 빚어내는 외관은 누가 봐도 고급스러웠죠. 엔진을 탑재한 보편적인 차였어도 충분히 매력적이라고 느낄 만한 디자인이었습니다.
2m에 가까운 넉넉한 전폭과 낮은 전고, 5m에 달하는 전장으로 크기에서 오는 존재감도 상당했고요. 고성능 차의 상징인 대구경 머플러 하나 없지만 풍부한 볼륨감이 범상치 않은 인상을 만들어 냈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