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와 폭스 등 미국 현지 매체에서 하나같이 대서특필한 뉴스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소식은 퍼지고 퍼져 한국에서도 대서특필이 되었죠. 그런데 뉴스 내용이 참 특이했는데요. ‘뉴욕 샌드위치 가게, 40년 만에 문을 닫다’ 이런 것도 뉴스가 되나요?
40년간 운영이 되었다니 맛집이었겠다고 추측할 수 있지만 맛집 하나가 문 닫는다고 지역도 아닌 메이저 언론사에서 대서특필하고 한국까지 뒤따라 대서특필하다니 이해가 안 되죠. 40년 전통 샌드위치 가게 폐점 소식에 이렇게 언론사들이 주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지금부터 알아보겠습니다.
뉴욕 웨스트 44번가에서 무려 40년 동안 샌드위치, 수프, 커피 등을 판매한 한인, 김정민 씨. 그의 가게 ‘스타라이트 델리’는 40년 동안 비가 와도 눈이 와도 성실히 영업을 해온 덕분에 인근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한 가게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스타라이트 델리에서 2023년 4월 28일을 끝으로 가게 운영을 종료한다는 아쉬운 소식을 고객들에게 전하게 되었는데요. 그러자 믿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미국 언론 등이 김정민 씨의 가게 앞에 몰려든 것입니다. 그들이 가게 앞에 모인 이유. 바로 김정민 씨의 송별회를 위해서였죠.
스타라이트 델리의 단골이던 브로드웨이 배우들이 송별회를 기획했고 그 소식을 듣게 된 언론사들도 그 자리에 취재를 나왔던 것이었습니다. 이것이 평범한 샌드위치 가게 폐점 소식이 온갖 언론사에 대서특필된 이유였습니다. 그들은 그동안 이 거리를 지켜준 김정민 씨를 위해 노래를 부르며 준비한 선물도 전했는데요.
영상을 촬영한 사람도 브로드웨이 배우 프레스턴 무였습니다. ‘델리가 내일 문을 닫습니다. 우리는 그를 위해 작은 공연을 준비하지 않고서 작별 인사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맛있는 샌드위치와 가족들을 떠올리게 하는 편안한 가게, 뭘 더 그리워할지 모르겠네요.’
그들이 준비한 노래 ‘Happy Trails’는 정을 나눈 이들과 다시 만날 날을 기다리겠다는 가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 노래는 가게의 단골인 브로드웨이 배우들과 관계자들이 늦은 밤 가게에 들러 종종 부르던 노래였다고 하는데요. 또한 가게의 전경이 담긴 사진 액자와 그들이 모은 성금 2,400만 원을 건넸습니다.
김정민 씨 부부는 단골들이 준비해 준 송별회에 너무나 감격해 울컥한 모습을 보였고 가게를 찾아준 이들에게 감사함을 전하며 한 명 한 명에게 포옹을 해주었습니다. 정말 놀랍지 않나요?
김정민 씨는 이곳에서 어떤 존재이길래 브로드웨이 배우들 그리고 언론사들까지 찾아와 송별회를 마련해 주었던 걸까요? 김정민 씨는 1952년 서울에서 태어나 1981년 미국행을 택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1984년 타임스퀘어에서 샌드위치 가게를 열게 되었는데요. 가게를 연 이후 40년 동안 하루 14시간 주 7일, 아까도 말했듯이 눈이 오나 비가 오나 이 가게를 지켜왔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내다 보니 어느새 그의 가게는 거리의 상징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고 하는데요. 또한 브로드웨이의 값비싼 식당들 사이에서 언제나 저렴한 가격으로 샌드위치를 판매 중인 그의 가게는 배우 지망생이나 이름을 알리기 전인 배우들이 주린 배를 채울 수 있는 고마운 가게였다고 합니다.
그렇다 보니 지금은 스타가 된 배우들에게도 그의 가게는 잊을 수 없는 추억의 장소가 되었다고 합니다. 브로드웨이 배우들뿐만 아니라 방송사 스태프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이곳에서는 김정민 씨를 미스터 M이라고 불렀다고 하는데요. 송별회에서 모두 미스터 M을 반복해서 외치며 마무리되었다고 합니다.
‘첫 브로드웨이 공연 때 이곳에 왔습니다. 이곳은 가야만 하는 곳이었죠. 제임스 먼로 이글하트’, ‘뉴욕의 상징적인 역사가 과거 속으로 사라졌다. 현지 매체들’, ‘그는 우리 업계의 전설, 모두가 그를 그리워할 것이다. 제작자 닉 포레로’
김정민 씨는 전 세계를 힘들게 했던 코로나에도 성업을 이루어 왔지만, 많은 나이에 쉬지도 않고 그동안 달려왔기에 이제는 가족들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장사를 끝마치기로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종종 해외에서 한인 가게와 관련된 따뜻한 소식들이 한국까지 전해지고 있는데요.
3년 전, 전해진 마마킴스 가게 소식도 한국인들을 감동하게 했었습니다. 2020년 위조지폐 사용 혐의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서 백인 경찰이 그의 목을 과도하게 짓누르며 과잉 진압하다가 사망에 이르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 사건으로 분노한 미국 사회에서 대규모 시위가 시작되었었는데요.
그런데 시위가 점점 과격해지더니 약탈과 폭력으로 악화하였고 결국 피해가 속출하게 되었습니다. 사우스 캘리포니아주에서 한인이 운영하던 마마킴스 가게도 약탈에 의해 파괴되었습니다. 이 약탈로 가게의 주인 마마킴은 너무나 좌절했는데요. 그녀의 가게는 코로나로 인해 오랜 기간 문을 닫았다가 겨우 다시 운영을 시작한 것이었는데 며칠 만에 약탈로 가게가 파괴되었으니 마마킴에게는 지옥 같은 상황이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그런데 며칠 뒤, 그녀에게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갑자기 그녀에게 수천 달러의 기부금이 전달되고 사람들이 가게로 찾아와 돈을 주고 사라졌습니다.
또한 한 무리의 사람들은 갑자기 가게로 들이닥쳐 망가진 가게를 수리해 주고 사라졌습니다. 마마킴에게 일어난 기적, 그 시작에는 잭슨 젠킨스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대학 시절 추억이 깃든 마마킴스가 시위대의 약탈로 파괴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곧바로 모금 사이트에 이런 글을 올렸습니다.
‘찰스턴 식당에 있는 한국식당 마마킴스는 수년 동안, 이 지역의 많은 생도와 대학생들에게 좋은 음식과 휴식, 그리고 추억의 원천이 돼 주었습니다. 그런데 이 가게가 코로나19로 사업에 영향을 받더니 오늘 밤에는 폭력 사태로 파괴되었습니다. 성인과도 같았던 그 사장님에게 이제는 우리가 돌려줄 차례입니다. 기부금은 그녀에게 도움이자 선물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자신부터 100달러를 기부했습니다. 이 글이 온라인을 타고 지역 사회에 퍼지더니 마마킴을 돕자는 운동이 벌어진 것이었습니다. 순식간에 기부금은 목표액이었던 5천 달러를 훌쩍 초과해 약 15,000달러가 넘게 모였고 가게로 찾아와 직접 수백 불씩 놓고 가는 사람들도 속출했습니다.
왜 미국인들은 위기에 처한 한국인 마마킴에게 이토록 따뜻한 온정을 베풀었던 걸까요? 이건 그녀가 그동안 베풀어 왔던 정이 되돌아온 것이었습니다. 잭슨이 올렸던 글처럼 마마킴은 성인과도 같은 사람이었습니다. 20년 가까이 운영되어 온 마마킴스는 주 단골이 인근에 있는 시타델과 찰스톤 대학의 학생들이었습니다.
학생들이 이 식당에서 술을 마실 때면 마마킴이 다가와 술만 먹지 말고 건강도 챙기라며 따뜻한 밥 한 끼를 공짜로 제공해 주었다고 하는데요. 이런 그녀의 정을 나눠 받은 학생이 상당수였고, 잭슨 역시 그중 한 명이었다고 합니다. 좌절의 순간 이웃들에게 베풀었던 정이 다시 돌아와 그녀가 다시 일어날 수 있었는데요. 지금도 여전히 마마킴스는 학생들의 단골 식당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미국 알래스카 앵거리지 시에서 6차선 다리를 한인의 이름을 따 인숙백 브리지로 지정했다는 놀라운 소식도 전해졌었죠. 이건 오랫동안 매해 추수감사절이 되면 배고픈 사람들을 위해 무료 음식을 제공한 백인숙 할머니의 선행에 감동한 미국의 깜짝 선물이었습니다.
이토록 종종 전해지는 해외로 나간 한국인들에 대한 소식에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바로 정. 현지에서도 한국인들이 보여준 특유의 정은 현지인들까지 물들여 버린 것인데요.
이런 소식을 들을 때마다 한국 특유의 정만은 변하지 않고 후대에 전해지면 좋겠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에서는 이 정이 점점 사라지는 것 같습니다. 현대의 한국 사회에서 과거만큼 깊은 정은 나누기 힘들겠지만 그래도 정떨어지지 않는 한국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