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민감성 피부에 대해 얘기해 보려고 합니다. 민감성 피부는 알칼리성 제품도 쓰지 말고, 무언가를 많이 하지 말라고 하는 미국 기사가 있었어요. 이게 몇 년도 기사일까요? 1880년 7월의 기사입니다. 그 이후에도 1920년, 1930년에 미국에서 민감성 피부에 대한 기사가 계속 올라옵니다.
우리나라에도 있었어요. ‘대정(大正) 15년’이라고 적혀 있죠. 우리나라는 그 당시 일제강점기였죠. 일왕의 연호를 썼던 겁니다. 1926년입니다.
“여드름 많은 남자, 주근깨 많은 여자를 세상에서는 심히 싫어하는 것이다. 더구나 여드름이라는 이상한 해석을 붙여서 음탕한 남자의 얼굴에 나는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반드시 그런 것이 아니고, 얼굴빛이 희고 피부가 약한 사람에게는 흔히 생기는 일종의 ‘피부병’이다.”
‘가뎡위생’이라고 하는 기사가 1926년에 나왔다는 게, 먹고살기도 바쁜 상황에서 저런 기사가 나왔다는 게 저는 매우 신기하더라고요. 민감한 피부에 대한 관심은 그 당시나 지금이나 다를 게 없는 것 같습니다.
‘제 피부가 너무 민감한 것 같아요’ 제가 진료실에서 정말 많이 듣는 말입니다. ‘피부가 민감한 것 같아요. 뭘 써도 피부가 너무 따가워요’ 의사도 정말 어려워하는 분야 중의 하나입니다. 민감성 피부 환자분들은 너무 많은 걸 하고 계세요. 너무 많은 걸 하고 있어서 제가 추리하고 걸러내기가 힘듭니다. 이래서 생기는 문제가 너무 커요.
그래서 의사들은 말합니다. ‘아무것도 하지 마세요’ 그런데 환자분들은 ‘네’라고 대답해 놓고 돌아와서 하던 거 다 하십니다. 당장 쓰던 거 안 쓰면 피부가 따갑고 불편하고 힘들거든요.
예전에는 민감성 피부가 피부 장벽 문제라고 생각했어요. 요즘에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고요. 대부분 염증보다는 신경 계통의 문제일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습니다. 모기 물리면 긁을수록 더 가렵잖아요. 한 번 자극을 받은 자리에는 아무것도 안 해야 하는데, 우리는 뭔가를 계속 반복하죠.
그러면 어떻게 될까요? 그 신경이 더 예민해지는 환경을 만드는 겁니다. 그러니 피부에 문제가 생기면 일단 아무것도 안 하는 게 원칙입니다. 좋은 걸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안 좋은 걸 안 쓰는 게 더 중요합니다. 간이 안 좋아서 간 보호제를 먹고 있는 사람이 술을 마시면 안 되는 거죠. 그런 분은 술부터 끊어야 합니다.
피부과 의사가 늘 얘기하는 게 있어요. ‘향’입니다. 향을 없애라고 하는 이야기를 저희는 노래 부르듯이 하거든요. 보통 화장품을 살 때 향이 좋아야 좋은 제품이라고 인지하잖아요. 향이 있는 제품을 안 쓰는 게 원칙입니다. 화장품에 ‘향’이라고만 적혀 있으면 참 좋을 텐데 그렇지 않아요. 이미지에 나와 있는 성분이 전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향 성분입니다. 화장품 공부를 열심히 한 분 외에는 저것만 보고 절대 알 수 없어요.
제가 피부과에 있다 보니 아토피 환자를 위한 화장품을 화장품 회사에서 많이 가지고 오는데요. 제가 제일 먼저 하는 게 뚜껑 열고 짜서 발라보고 냄새 맡는 거예요. 향이 나면 무조건 아웃입니다. 그 정도로 중요합니다. 피부가 민감하다고 생각하시는 분은 향을 무조건 빼시는 게 좋습니다.
그리고 제가 추천하는 화장품이나 보습제를 써도 피부가 나아지지 않는 분은 클렌징이 문제일 수 있습니다. 지울 때 제대로 지우는 게 중요합니다. 클렌징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것은 다이아몬드 반지에서 다이아몬드를 빼고 큐빅을 박는 것과 같습니다.
클렌징을 한다는 것은 우리 피부에 있는 뭔가를 없애고 지운다는 거죠. 나쁜 것만 지우면 되는데요. 과하게 지우면 문제가 됩니다. 피부가 민감한 분에게 클렌징을 얼마나 오래 하냐고 물어보면 거의 5~10분 이상이라고 말합니다. 그런데 저는 1분, 제발 1분만 하라고 얘기해요.
대충 지우는 거 아니냐고 하실 수도 있는데요. 아니에요. 클렌징할 때 다른 생각 하고, 다른 짓을 하니까 문제인 거거든요. 정말 1분 동안 클렌징에만 집중하면 충분히 깨끗하게 지울 수 있습니다. 클렌징을 너무 오래 해서 화장을 과하게 지우게 되면 피부 보습에 문제가 생겨요. 내 피부에 있는 보습제까지 없애는 거거든요.
그러니 건조해져서 클렌징 후에 화장품을 바르게 되는 거고요. 클렌징할 때 1분, 그리고 되도록 손으로 하세요. 깨끗하게 한다고 디바이스로 피부를 문질러서 클렌징을 오래 하시는 분이 많은데요. 그게 피부를 민감하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클렌징 오일도 사용할 때 한참 손에서 비벼서 거품이 나오거나 희미하게 우유색으로 바뀔 때까지 유화시켜줘야 합니다. 그 상태에서 클렌징을 해야 깨끗하게 지워져요. 그리고 클렌징 오일은 오일 성분이다 보니 그것만 사용하면 약하거든요.
메이크업했을 경우 클렌징 오일로 1차 세안을 1분 하고, 2차 세안을 1분 해서 총 3분을 넘기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화장품은 종류보다 사용 방법이 중요하다는 것 아셨으면 좋겠고요. 이 정보 잘 기억하셨으면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