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하는 입보다 듣는 귀가 부족한 시대인 것 같습니다. 많은 사람이 별것 아닌 이야기를 떠드느라 바쁘고 남의 말을 경청하는 사람은 드물죠. 경청이 중요하다는 소리는 아마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어오셨을 거예요. 그런데 진심으로 타인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존중하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을 것입니다.
사람들이 경청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건 경청의 힘을 알지 못해서죠. 저는 20년 동안 3만 명이 넘는 수강생을 지도하면서 경청의 힘을 항상 느끼고 삽니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받고 존중받고 싶어 해요. 자신의 이야기를 누군가에게 들려주고 싶어 합니다.
그래서 짧은 시간이라도 진심으로 타인의 말에 귀 기울여 준다면 관계가 단숨에 개선되죠. 저는 심리 전문가로 센터에서 대부분의 시간은 강의를 하지만 1대1 개인 코칭도 합니다. 내담자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듣고 있으면 제가 이야기를 잘 들어준다는 그 이유만으로 눈물을 쏟는 분도 계세요.
다들 누군가 자신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에 목말라 있습니다. 그래서 시중에는 경청 관련 책들이 많이 있죠. 그 책들엔 다양한 스킬들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각양각색의 스킬을 실제로 활용하려면 사람을 존중하는 마음이 바탕에 깔려 있어야만 합니다.
첫째, 경청은 인간 존중에서 나오는 자연스러운 반응입니다. 경청은 내가 어느 날 갑자기 잘하고 싶다고 되는 게 아니에요. 책 한 권 대충 훑어봤다고 할 수 있는 게 아닙니다. 평소 인간을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계속 품고 살았어야 해요. 마음을 단련하는 과정이 필요한 겁니다. 타인을 존귀한 존재로 바라보는 마음의 씨앗을 무의식에 계속 뿌렸어야만 하는 거죠.
저는 무의식을 완전히 이해하는 존재로서 사람의 무의식을 변화시키면 그 사람의 삶이 얼마나 달라질지가 눈에 선합니다. 그래서 수강생을 만날 때는 현재 그가 처한 상황과 조건이 아닌 가능성이 만개한 상태로 바라봅니다. 만약 마음속 깊은 곳에서 남을 경시하고 있다면 어떻게 그의 말에 귀 기울일 수 있을까요?
그건 불가능한 거예요. 억지로 듣는 척할 수 있겠죠. 잠깐은 가능하겠지만 몇 시간씩은 속일 수 없습니다. 일거수일투족에서 본심이 드러납니다. 제가 특히 경청을 잘하는 대상은 소중한 수강생분들이에요. 개인 상담이나 평생 제자분들의 이야기를 집중해서 들어줍니다. 문제를 해결해 주기 위해서 핵심 이야기를 경청하고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얻어내려고 하는 거죠.
남들을 더 확실하게 돕기 위해서 경청하고 있는 겁니다. 어떤 분은 경청하라고 했더니 하염없이 듣기만 하는 경우도 있을 거예요. 듣기만 해서는 안 됩니다. 상대의 상황을 파악한 다음에는 적절하게 반응할 수 있어야만 하는 거예요. 적당한 질문도 던지고 본인 이야기도 꺼내면서 대화의 흐름을 이어 나가면 됩니다.
둘째, 경청할 대상을 선별하는 겁니다.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한 사람의 말을 열심히 들을 필요는 없어요. 여러분의 시간과 에너지는 한정적입니다. 경청 자체를 위한 경청은 삼가야 해요. 아무 사람의 말이나 듣지 마십시오. 수강생분들은 제가 도와줘야 하는 입장이니까 집중해서 제가 듣지만, 그 외에는 오직 증명한 존재의 말만 들으려고 합니다.
안 들어도 무방한 대상의 말은 철저하게 안 들을 수 있어야 해요. 사람들은 귀가 너무 얇아서 문제가 되기도 합니다. 지나치게 많은 사람의 말을 듣고 따르면 배가 산으로 가요. SNS에서 보면 많죠. 본인은 아무것도 증명하지 못했으면서 이러쿵저러쿵 싸구려 의견을 내뱉는 사람들이 참 많습니다.
그런 사람들의 특징은 줏대가 없다는 거예요. 오늘은 이 주장을 펼쳤다가 내일은 또 딴소리하죠. 들어봤자 도움이 안 되고 들어서 잘못되면 모른 척이나 합니다. 경청은 인간관계를 개선하는 윤활유지만 경청의 대상을 세심히 선별해야만 합니다. 그리고 지금, 이 상황에 내가 말해야 하는지 들어야 하는지 구분할 수 있어야 하죠.
자기 차례에 말을 하고 침묵이 효과적일 때는 들어줘야만 합니다. 말하기와 듣기를 능숙하게 전환하는 건 한 번에 마스터할 수 없어요. 하지만 말할 때와 그렇지 않아야 할 때가 있다는 의식이 있으면 다양한 상황에서 현명한 행동을 할 확률이 높아집니다. 저는 모든 사람을 존중하지만 모든 이의 말에 귀 기울이지 않아요. 여러분도 경청에 대한 기준을 세우고 상대를 대하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
셋째, 타인의 말이 아닌 전체를 경청하라는 겁니다. 경청하라고 하면 타인의 말에만 과도하게 신경 쓸 수 있어요. 한마디, 한마디를 꼬투리 잡는 거죠. 사실 한 인간의 모든 생각과 감정을 짧은 대화로 표현하기에는 부족합니다. 게다가 사고가 정교하지 않은 사람은 말이 오락가락하기도 하고 표현도 모호하죠.
게다가 불편한 감정 상태에서 말을 꺼내면 표현의 수위가 의도치 않게 세지기도 하고 가시가 돋친 말이 튀어나올 수도 있습니다. 경청은 단순히 말의 표현에만 신경 쓰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처한 상황과 조건을 전체적으로 조망하고 관찰하는 거예요. 전체 맥락을 고려한 채로 타인의 이야기를 듣는 것이죠.
경청은 인간 전체를 거시적으로 관찰하는 행위입니다. 경청의 무기는 누구나 배울 수 있어요. 이것은 학식보다 품위가 중요하고 성급함보다 넉넉함이 필요합니다. 여러분, 능숙하게 말하는 입도 개발하시고 넉넉하게 들어줄 수 있는 귀도 발전시켜야만 합니다.
이 부분이 사실 쉽게 혼자는 잘 안될 거예요. 그래서 제가 분명히 제안하고 싶은 것은 제 센터에서 차근차근 힘을 얻을 방법을 배우시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 부분이 혼자 만들어 내는 것이 쉽지 않을 거예요. 그래서 하루라도 빨리 제 센터에서 제대로 된 지식을 옮겨 받으시고 경청도 멋있게 할 수 있으시길 빌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