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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K7, 어디까지 알고 있나요? (3부) K7의 첫 이미지 변신. 결과는?

[올 뉴 K7(2016~2019)]

그사이 차 만들기에 있어 디자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커졌습니다. 차량의 디자인이 전 세계 자동차 메이커의 최우선 과제로 떠오르면서 현대·기아차 역시 건물을 따로 세워 실무자를 더 완벽하게 분리하는 등 디자인에 힘을 쏟기 시작했습니다. 여러분도 이맘때부터 디자이너들이 차량 홍보 전면에 나서는 걸 확실히 많이 보셨을 거예요. 디자인의 힘이 그만큼 강해졌습니다.  이런 분위기 속에 앞서 1세대 K7에 이은 2세대 모델에 대한 기대감 역시 상당했습니다. 1년 먼저 출시된 2세대 K5 모델의 소비자 반응을 보면 기아 입장에서 딱히 반가운 분위기는 아니었을 거예요.

2세대 올 뉴 K7은 2016년 1월 등장했습니다. 외관은 직전 모델의 순한 이미지를 깨고 다시금 호랑이를 연상하게 하는 날카로운 인상이었죠. 그랜저가 HG를 출시하면서 환골탈태 수준으로 달라진 것을 떠올리면 은근히 보수적인 변화였는데요. 전작과는 같은 곳이 없을 정도로 모든 부분이 바뀌었지만 누가 봐도 기아에서 나온 K7이었습니다. 이전 모델의 디자인이 좋은 평가를 받은 만큼 이미지 변신보다는 기능 개선을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춘 모양새였어요. 전면부는 길쭉한 헤드램프와 가로로 이어진 그릴이 시선을 사로잡았습니다. 이전의 포지셔닝 램프를 계승하는 LED 주간 주행등(DRL)의 전체적인 형상은 Z자이지만, 바깥쪽을 꺾어 숫자 7을 떠오르게 하는 디테일을 넣었습니다. 앞에서 보면 그냥 일자로 보였지만요.

이후 풀 LED 헤드램프가 추가되면서 미래 지향적인 분위기를 주었습니다. LED 주간 주행등에 방향 지시등까지 넣으면서 존재감을 강조하기도 했죠. 출시 1년이 채 안 된 시기에 추가되는 바람에 기존 풀옵션 구매자들을 벙찌게 만들었지만요. 그래도 역시 사람이나 차나 눈이 예쁘면 일단 반은 먹고 들어가는 것 같아요. 또 마세라티나 볼보가 떠오르게 하는 안쪽으로 움푹 패인 세로형 그릴은 그동안 국산차에서 보기 힘든 디테일이었는데요. 직선이 강조되어 자칫 무겁고 둔한 인상이 될 수 있었던 전면부에 음각으로 입체감을 더해 이를 해소한 느낌이었습니다.

여기에 기아차의 다른 신형 모델과 마찬가지로 이마에 ‘노치’를 추가해 패밀리룩을 강조한 것도요. 사소한 디테일이지만 신선한 느낌을 줬죠. 측면은 C필러 디테일로 전작의 분위기를 계승했습니다. 일자로 쭉 뻗은 벨트 라인 덕에 차가 이전보다 훨씬 길어진 인상을 주었는데요. 이상하게 차가 좀 ‘껑충하다’는 느낌도 함께 들었습니다.

전작에서는 리어램프에서 뻗어 나와 도어 캐치로 이어지는 라인이 하나 더 강조되면서 차 디자인의 무게 중심을 잡아줬는데요. 신형은 이걸 부드럽게 처리하면서 문짝이 지나치게 넓게 느껴지게 되었어요.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아주 높게 배치된 것만 같은 기분이었죠. 줄 하나 긋고 안 긋고 차이가 이렇게 크네요. 제 개인적인 느낌입니다.

휠은 전작처럼 모두 멀티 스포크 휠로 구성했고, 최상위 트림의 19인치 스퍼터링 휠은 현대·기아차에서 주로 사용하는 방사형 디자인으로 실제 수치보다 커 보였습니다. 반광 재질이라 번쩍이는 크롬 휠보다는 비교적 덜 부담스러웠죠. 입체감이 돋보이는 LED 테일 램프는 헤드램프의 Z자 디테일을 이어받아 통일감을 줬습니다. 가로로 이어진 크롬 바와 붉은 반사판, 매립형 머플러 팁을 더해 후속 모델이라는 느낌도 전달했죠. 이전에는 트렁크에 있었던 번호판이 범퍼로 이동해 좀 더 중후해진 인상이었는데요. 앞에서 말했던 껑충한 인상과 이어져 차가 세로로 길어 보이기도 했습니다.

[이러는 거 너답지 않아]

달라진 외관에 대한 평가가 이전처럼 칭찬 일색인 건 아니었습니다. 신차 발표회장에 직접 선 피터 슈라이어 사장이 2세대 K7을 직접 발표하면서 내세운 키워드는 고급스러움과 품격이었는데요. 그의 말대로 2세대 올 뉴 K7은 전작보다 더 커지고 무게감 있는 고급 세단이었습니다. 캐치프레이즈인 ‘소프트 카리스마‘에서도 짐작할 수 있죠. 스포츠 세단의 역동감보다는 정제된 인상을 추구했습니다. 실제로 차체는 이전보다 모든 부분에서 아주 약간 커졌어요. 신형이 유난히 커 보이는 것도 이런 이유가 작용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일부 소비자에게는 진중해진 모습이 거부감으로 다가왔고, 역시나 기대 이하라는 반응도 많았죠. 전작의 디자인을 더 높게 평가하는 분도 꽤 많고요.

실내로 들어오면 그 변화가 더 두드러졌습니다. 계기판과 인포테인먼트를 한데 묶은 ‘듀얼 패널 스타일’로 운전자 중심 구조였던 전작과는 달리 앞서 출시된 2세대 K5와 마찬가지로 완전한 수평 기조의 인테리어를 채택했습니다. 넓고 차분한 고급 세단 분위기를 연출했죠. 실내를 가로지르는 우드 그레인과 가로줄로 단정하게 배치된 각종 버튼, 차급에 걸맞는 고급 소재로 꾸민 실내는 확실히 단정해지긴 했습니다. 하지만 K7이라는 차 이미지를 떠올리면 전작보다 너무나도 모범생이 된 듯한 이미지였습니다. (근데 이제 재미는 없는…)

그래도 이전의 풍부한 편의 사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헤드업 디스플레이(HUD) / 스마트폰 무선 충전 시스템 / 긴급 제동 보조(AEB) / 후측방 충돌 회피 시스템 (S-BSD, 반대쪽 바퀴에 약간의 제동을 걸어 주행 중 후측방에서 접근하는 차량과의 충돌을 막는 시스템)을 적용했습니다. 각종 첨단 편의 장비 및 ‘드라이브 와이즈’로 명명된 최신 안전 사양이 추가되어 상품성을 개선했습니다.

여기에 플래그쉽 세단에나 있었던 양문형 센터 콘솔, 호불호가 갈리기는 해도 착좌감이 좋은 나파 가죽 시트에 뱀 가죽을 떠오르게 하는 퀼팅 무늬를 넣어 고급스러움을 더했죠. 특히 동급에서 가장 긴 휠 베이스로 원래 넓었던 뒷좌석이 더 쾌적해졌습니다. 이전에는 없었던 뒷좌석 측면 커튼을 추가해 ‘쇼퍼드리븐’으로 써도 무리가 없는 수준이 되었습니다. 공간만큼은 다른 세단이 따라올 수가 없었어요. 이때까지도 모하비에는 없던 스마트 전동 트렁크도 갖췄죠.

[뭘 좋아할지 몰라 다 준비했어]

파워트레인은 개선된 2.4L GDi 가솔린 엔진을 주력으로 이전 3.0L LPi, 3.3L 가솔린 모델을 유지했습니다. 중간 등급인 3.0L GDi 모델은 이후 출시된 신형 그랜저IG와의 판매 간섭을 우려해서인지 나중에나 슬쩍 추가되었죠. 특히 수입차로 인해 디젤 세단에 대한 거부감이 해소되자 2.2L 디젤 모델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물론 이 직전에 터진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로 디젤 파워트레인 자체에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는 소비자가 많아졌지만요. 그러나 여전히 수입차에서는 대세였고, 오히려 국산 디젤 세단이 반사 이익을 얻어 수요를 확실히 얻었습니다.

2.2L 디젤과 3.0, 3.3L 가솔린 모델에는 8단 자동 변속기를 새롭게 탑재해 사양 면에서 그랜저를 앞섰습니다. 여기에 신형 하이브리드 모델까지 추가되며 가솔린 3종, 디젤과 LPG 각 1종, 하이브리드까지 단일 차종 안에서 파워트레인을 무려 6가지나 선택할 수 있었습니다. 특히 하이브리드 모델은 휠 디자인만 빼면 모든 면에서 완성도가 높아졌습니다. 그사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에 대한 소비자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차량 구매를 고려하는 소비자가 많아졌습니다. 모터와 배터리의 성능이 더 강력해짐에 따라 순수 전기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더 길어졌고, 덕분에 효율도 나아졌습니다.

세대교체가 이루어짐에 따라 차체 강성과 주행 안정성도 전자보다 꽤 좋아졌는데요. 이는 기반이 되는 현대 쏘나타가 YF에서 LF로 넘어오면서 완성도가 비약적으로 상승한 것을 떠올리면 납득 가능했습니다. 다만 단정해진 실내만큼이나 주행 감각도 단정했죠. 전반적인 차량의 성격이 스포츠 세단에서 단정한 고급 세단으로 옮겨감에 따라, 전작에서는 주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 단단한 승차감 대신 부드러운 승차감을 택했습니다. 부활했던 ‘전자 제어 서스펜션’도 다시 사라졌어요.

1세대 모델이 젊은 아빠의 차였다면 2세대 올 뉴 K7은 그냥 아빠 차가 되었습니다. 스포티한 대형 세단을 원했던 소비자에게는 이 역시 호불호가 갈리는 지점이었어요. 운전하는 아빠는 지루해졌을지 몰라도 함께 탄 가족들이 안락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 것은 분명했죠. 드라마 <도깨비>를 통해 강한 인상과 부드러운 매력을 모두 보여준 배우 ‘공유’를 모델로 내세운 것도 적절했습니다.

2017년 말에는 일부 사양을 업그레이드해 상품성을 높인 연식 변경 모델을 출시했습니다. 못생긴 하이브리드 모델의 17인치 휠을 가솔린 사양과 비슷하게 수정해 그나마 볼 만해졌어요. 강화된 배기가스 규제에 맞춰 디젤 모델에 요소수 장치(SCR)가 추가된 것도 짚고 넘어갈 만한 지점이었죠. 특히 신형 그랜저IG에 탑재된 차선 이탈 방지 보조를 포함한 고속도로 주행 보조 장치가 추가되어 주행 편의성이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올 뉴 K7은 전작보다 많이 부드러워지기는 했지만 남아있는 호랑이 기운으로도 임팔라와 숭어는 손쉽게 잡아먹었습니다.

의외로 가격도 거의 안 올랐는데요. 옵션 구성이 다양해지면서 주력 트림의 가격은 높아졌지만 3.3L 모델의 풀옵션 가격은 오히려 직전 모델보다 저렴했어요. 여전히 폭주 기관차 수준인 그랜저의 독주는 견제하지 못했지만, 꾸준한 상품성 개선으로 다양한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았습니다. 2019년 K7 프리미어가 출시되기 전까지 준수한 판매량을 유지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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