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의 역사는 어떻게 보면 극복의 역사라고 정의할 수 있을 겁니다. 두 다리로 걷던 인간은 가축을 활용해 활동 범위를 극복했고, 소를 타고 먼 길을 떠날 수 있게 되면서 거리의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이후 말을 타면서 속도와 거리의 한계를 함께 극복했죠.
이후로 인간은 기계의 힘을 활용하기 시작하는데, 산업혁명 이후로 등장한 기관차, 자동차, 기차, 비행기 등이 발명되면서 우리 인간은 속도와 거리, 바다, 하늘 등 모든 물리적인 한계를 극복했습니다. 속설에 일반인들은 뇌 2%밖에 사용하지 못하지만, 아인슈타인은 10%를 사용해 천재가 되었다는 말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생물학적인 근거는 전혀 없다지만 이는 인간의 뇌가 가진 무한한 잠재력을 표현하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만약 우리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가진 두뇌를 제대로 활용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그리고 그것이 기술적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면, 우리의 미래는 어떻게 달라질까요?
만약 이를 초등학생 아이들이 배운다면 한국의 미래는 어떻게 바뀔까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한국인은 대단한 지적 능력이 있고, 예리할 뿐 아니라 탐구력도 갖춘 위대한 가능성을 가진 나라이다. “내가 볼 때 한국인은 길이길이 행복하고 번영할 민족임에 틀림없다.”
이 말은 1800년대 후반 조선을 방문한 한 영국인이 3년 동안 조선인을 관찰하고 내린 결론입니다. 바로 영국인 이사벨라 버드 비숍입니다.
1894년 3월 1일, 부산을 통해 조선에 도착한 그녀는 일찍이 전 세계 곳곳을 다니며, 7권의 저서를 썼던 덕분에 이제 막 개방된 조선의 모든 것을 관찰했습니다. 특히 그녀가 관심있게 본 것은 조선인들과 그들의 문화였는데, 그 모든 것을 관찰한 후 섬세한 필력으로 ‘조선과 그 이웃 나라들’이라는 책으로 발간했습니다. 출판된 그해에만 영국에서 5판을 찍어낼 정도로 베스트셀러로 자리잡기도 했죠.
그런데 사실 처음 조선을 접한 외국인들의 눈에 조선인은 ‘게으르고, 불결하고, 지저분한 민족’이라는 평가가 많았지만 조선에 오래 머문 외국인들의 평가는 전혀 달랐습니다. 특히 1890년 조선을 방문한 헨리 새비지 랜더는 특히 조선인들의 총명함을 칭찬했는데요.
그는 “조선 사람들은 미개인들과 전혀 다르다, 나는 비범한 지성으로 단기간의 지식을 습득하는 그들에게 늘 압도당하였다. 그들은 무척 투지있고 열성적으로 공부거리를 습득하였다. 또한 그들은 놀라울 정도의 신속한 이해력과 함께 뛰어나게 현명한 추론 능력을 타고났다. 그러나 외모상으로는 그들의 진면목을 알 수 없다, 언뜻 봐서는 그들이 차라리 흐리멍텅하고 답답한 인상을 주었지만 그들은 훌륭한 기억력을 가졌다“라고 평가했습니다.
비숍도 그렇고 새비지 랜더도 그렇고 여기에 언급되지 않은 수많은 외국인들의 조선인에 대한 평가는 “총명하고 지적 능력이 뛰어나며, 훌륭한 기억력을 가졌다”는 점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여기서 “지적 능력이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왜냐하면 보통 우리가 지적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하는 것은 그가 과거에 배운 것을 잊지 않고, 현재의 지식과 융합시켜 새로운 아웃풋을 만들어내는 경우에 흔히 사용하는 표현인데 조선인들이 그만큼 훌륭한 기억력을 가졌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래서 “배운 것을 투지있고 열성적으로 공부해 단기간에 지식을 습득한다”는 평가가 내려지는 것이죠.
보통 조선시대 교육이라는 단어를 제시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서당입니다. 훈장님 앞으로 아이들이 줄지어 앉아 “하늘 천, 따 지, 검을 현, 누를 황”으로 시작되는 천자문을 소리내 외우는 모습이 떠오르는데, 어릴 적부터 습관이 된 이 교육 방식은 무엇인가를 외우기에 최고의 방식입니다. 단순히 눈으로 보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입을 사용해 소리를 내고 음률을 따라 외우기 때문에 두뇌, 입, 눈, 귀까지 모든 감각기관을 사용합니다. 그래서 쉽게 잊혀지지 않는 장기 기억이 되죠.
그렇다면 외국에는 이런 교육방식이 존재하지 않았을까요? 아닙니다. 고대 시대부터 존재했습니다. 더 현명하고 확실한 효과를 보이는 방법으로 말이죠.
얼마 전 종영한 TV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라는 드라마를 기억하실 텐데요.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우영우라는 인물이 변호사로 성공해가는 모습을 그린 가슴 따뜻한 드라마인데 그녀에게는 법률을 통째로 외워버리는 경이로운 기억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경이로운 기억력을 이용해 난관에 빠진 사건을 해결해가는 모습을 보며 통쾌함을 느꼈죠. 그런데 우영우가 선보인 경이로운 기억력은 자폐스펙트럼이 있어야만 보일 수 있는 신성불가침의 능력이 아닙니다. 왜냐하면 고대 시대에 이미 이를 가르치는 기술이 존재했기 때문입니다. 고대 로마 시대의 정치가이자 웅변가였던 키케로는 집정관 시절, 정치적 반란 음모를 폭로하는 카틸리나 탄핵 연설을 하며, 전문을 토씨 하나 틀리지 않고 외워 연설한 것으로 유명합니다.
총 4차례 연설 중 가장 짧은 1차 연설이 약 21,000 단어를 넘어섰는데 당시에는 종이와 펜과 같은 기록 수단이 흔치 않았기 때문에 오로지 그의 기억력으로 21,000 단어를 외운 것입니다.
그는 이와 관련해 ‘웅변에 관하여’라는 책에 자세히 소개하고 있는데, 그가 사용한 방법은 ‘장소 기억법’ 또는 ‘기억의 궁전’이라 불리는 방법입니다. 이는 약 2,500년 전 그리스의 시모니데스라는 시인이 연회장이 모두 붕괴되었을 때 유족들이 시체를 찾을 수 있도록 모든 참가자들의 위치를 기억해 알려줬다는 신화 같은 이야기에서 비롯됐습니다.
그는 “가상으로 건물을 지은 후에 그곳에 자신이 기억하고자 하는 대상을 이미지로 만들어 채우면, 세상에 기억하지 못할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이를 ‘기억의 궁전’이라고 이름 지었습니다.
하지만 고대 로마의 웅변가들이 반드시 갖춰야 할 소양으로 꼽히던 이 기억술은 기록으로 남겨지지 못하고 자연스레 인류의 기억에서 지워졌습니다. 왜냐하면 차차 등장한 볼펜, 종이, 인쇄술이 발달하면서 그 많은 것을 굳이 외울 필요성을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그렇게 인류의 기억에서 사라진 기억술은 최근 4~50년 사이에 주목받기 시작했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특별한 기억력을 가진 이들의 뇌 영상을 분석해보면 그들의 지능과 뇌 구조는 일반인과 다를 것이 없다고 합니다.
다만 그들은 기억을 떠올릴 때 뇌의 특정 부위를 활발히 사용하는데, 이 부위는 시각처리정보나 공간학습이 이뤄지는 동안 특히 활성화되는 것으로 알려진 뇌 영역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