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정형외과 전문의 닥터홍선생입니다. 어떤 의사가 좋은 의사인지 알고 싶으신가요? 정형외과 의사의 경험으로 몸에 통증이 있을 때 좋은 의사를 찾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리겠습니다.
여러분은 몸이 아플 때 좋은 병원, 좋은 의사를 어떻게 찾고 있나요?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의사의 약력을 보시나요? 큰 병원에 가는 게 좋을 것 같다는 둥 단순한 이유로 병원을 고르고 있지는 않나요? 저에게 들어오는 질문 중 하나가 바로 좋은 병원, 잘하는 병원을 추천해 달라는 것입니다.
이런 질문을 받으면 안타까운 마음이 많이 듭니다. 이렇게 질문을 남기는 분은 대부분 그동안 여러 병원에서 돈도 많이 썼고, 여러 검사도 많이 했으나 병원마다 진단명을 다르게 듣거나 증상에 대한 제대로 된 설명조차 듣지 못한 분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전국에 있는 의사를 다 아는 것도 아니고, 모든 분께 일일이 추천할 수는 없으니 정형외과 전문의인 저의 시선에서 제 개인적인 경험으로 미루어 보았을 때 ‘이런 의사라면 믿을 만하다’라고 생각하는 2가지 포인트를 알려드리겠습니다.
1. 이학적 검사를 잘하는 의사
혹시 이학적 검사라는 단어를 들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이학적 검사는 영어로 ‘Physical Examination’이라고 하는데요. 쉽게 설명하자면 의사가 환자의 신체를 직접 움직이면서 문제의 원인을 확인하는 방법입니다. 여러분이 많이 봤을 만한 이학적 검사는 어깨의 회전근개 파열이 의심될 때 하는 Empty Can 검사, 디스크에 손상이 있을 때 하는 대표적인 검사인 SLR 테스트 등이 있는데요. 이학적 검사를 잘하는 의사가 좋은 의사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이학적 검사의 경우 병의 발생 과정이나 기전에 대한 정확하고 충분한 이해가 없으면 환자 진료에 이것을 적용하기 매우 어렵기 때문입니다.
어깨가 아픈 환자가 있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환자의 어깨 통증이 회전근개 파열로 인한 것인지, 충돌증후군 같은 염증성 문제인지, 석회성 건염 때문인지 혹은 오십견 때문인지 의사가 어떻게 한눈에 알 수 있을까요? 통증이 어떻게 느껴지는지, 어떤 자세에서 통증이 있는지 환자에게 자세하게 물어보면 어느 정도 구별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여러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해 어깨 통증이 발생하는 경우 이런 질문만으로는 정확한 원인을 찾아내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반드시 문진 이후 문제 원인으로 생각되는 관절이나 인대, 근육 같은 구조물을 여러 방법으로 움직이거나 자극하여 면밀하게 확인하는 의학적 검사가 필요하죠. 의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하게 문제가 되는 부분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
물론 문진과 이학적 검사만으로 모든 질환을 진단하기는 어렵습니다. 때에 따라 엑스레이, 초음파, CT나 MRI 같은 영상 검사의 도움을 통해 정확하게 진단하고 치료하는 게 환자에게 도움이 되겠죠.
그러나 의사가 환자와의 직접 접촉을 통해 문제를 찾아보는 이학적 검사는 거의 하지 않은 채 간단한 문진 후 아픈 곳을 대충 눌러본 다음 영상 검사 결과 위주로 진단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왜 그럴까요? 환자를 단시간에 진료해야 하는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의 구조적인 문제도 어느 정도 작용하긴 하나,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의사가 이학적 검사에 대해 잘 아는 상태에서 이를 환자에게 적용하는 것이 굉장히 어렵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짧은 시간이라도 환자가 불편해하는 곳을 움직여가며 진단해 보려는 의사는 정형외과 전문의인 제 시선에서 보았을 때 질병에 대한 지식과 환자에 대한 관심이 클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런 의사는 신뢰할 만한 의사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본인만의 노하우나 경험이 많아 복잡한 과정을 생략하거나 간단한 확인만으로 충분히 환자의 문제를 발견하는 의사도 많이 있습니다. 그러니 제가 말하는 포인트는 어디까지나 일반적인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되겠습니다.
2. 향후 치료 계획을 잘 설명하는 의사
충분한 지식과 노하우가 없으면 이학적 검사를 환자 치료에 적용하기 어렵듯, 치료 계획을 환자에게 잘 설명하는 것 또한 질병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으면 불가능합니다. 허리 디스크 손상을 예로 들어 설명해 보겠습니다. 디스크 초기, 디스크 손상이 적은 상태에서는 마치 담 걸린 것처럼 허리 주변으로만 통증이 나타나기도 하는데요. 이런 환자에게 염증과 통증을 줄이는 약이나 주사를 처방하거나 물리치료를 받게 하여 증상이 좋아지게 했다면 이것만으로 치료는 끝인 걸까요? 절대로 그렇지 않습니다.
손상 받은 디스크가 더 손상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병원에서 하는 치료 말고도 꾸준한 요추전만, 손상 부위 주변 코어 근육 키우기 등 증상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꾸준히 해야 할 치료가 분명히 있습니다. 이런 치료가 꾸준하게 이뤄지지 않는다면 환자의 통증은 재발할 우려가 굉장히 높죠.
그러므로 의사는 긴 안목을 가지고 당장 하는 치료와 더불어 환자에게 향후 통증 치료 계획에 대해 안내해야 합니다. 이는 많은 공부량, 환자에 대한 충분한 이해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의사에게도 쉽지 않은 일입니다. 환자의 입장에서 향후 치료 계획에 대해 잘 설명하는 의사는 신뢰할 만한 좋은 의사일 가능성이 높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오늘 알려드린 좋은 의사를 찾는 2가지 포인트는 제가 생각했을 때의 이상적인 기준입니다. 실제 진료에서는 아무리 좋은 의사라고 하더라도 시간 혹은 다른 문제로 인해 환자의 기대를 충족하는 설명이나 검사를 하지 못하는 경우도 분명히 있습니다. 그러니 이 부분은 참고로만 활용해 주세요. 그래도 병원을 선택할 때 아무런 정보나 기준 없이 결정하는 것보다는 이런 부분을 염두에 두시면 조금 더 만족할 만한 진료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