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_ 이하 몸장)
김진형 소장님 _ 이하 호칭 생략)
몸장) 그렇다면 우리가 불안 애착일 때 어떻게 이런 불안 애착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을까요?
김진형) 제가 그래서 처음에 무역 관계를 예로 들었던 건데요. 제가 생각하는 방법은 세 가지예요. 첫 번째는 중동식, 두 번째는 북한식, 세 번째는 남한식이거든요. 중동은 분명 작은 국가이지만, 그 어떤 나라도 함부로 대할 수 없어요. 석유, 자원이 많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내가 원래 가지고 있는 자원이 이렇게나 많아. 너네들이 없더라도 나 충분히 살 수 있는데?’ 하는 자기의 자신감, 자존감이 정말 강대하게 크다면 그 사람은 다른 사람들의 어떠한 행동들에 딱히 영향을 받지 않고, 자기의 길을 갈 수 있는 거죠. 그래서 애초에 내가 가지고 있는 자원이 많으면 그 사람은 불안정 애착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울 수 있다.
김진형) 두 번째는 북한식이에요. 사실 북한식을 가장 많이들 사용합니다. 내가 약한 걸 알아요. 그리고 상대방이 더 강한 것도 알아요. 그런데 내가 거기에서 약하게 무릎 꿇고 빌지는 않아요. ‘나 핵을 가지고 있어’, ‘나 너희들이 계속 찌르면 너희들 오히려 공격할 거야’, ‘나 화낼 수 있어’, ‘나도 밟으면 꿈틀 하는 사람이야.’ 내가 사랑하고 나한테 애정을 줬으면 좋겠는 이 사람한테 공격을 하고 나쁜 말을 해서 이 사람을 불안하게 만드는 거죠. 그 불안으로 하여금 나를 계속 쳐다보게끔 만드는, 많이들 사용하는 방법이죠. 하지만 오히려 나를 관계에서 홀로 만드는 방법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몸장) 비유가 너무 좋네요. 그러면 마지막 남한식, 한국식은 뭐예요?
김진형) 남한은 중동처럼 자원이 많지 않아요, 땅 파도 아무것도 안 나와요.
몸장) 가진 게 없잖아요.
김진형) 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위상은 조금씩 높아지고 있어요, 왜 그러느냐? 없는 나라지만 자기들이 가지고 있는 강점과 이런 것들을 열심히 개발해서 상대방이 무시하지 못하고 필요로 하게끔 하는 자기만의 강점, 문화라는 걸 만들었기 때문이죠. 내가 가지고 있는 어떠한 장점들을 어떻게 강점으로 키울 수 있는지를 고민해서 그걸 정말 상대방이 필요하고 좋아하게끔 만들어내면 되는 거예요.
김진형) 그게 자기의 매력이 될 거고, 그렇게 환경이 바뀌고 나면 조금씩 조금씩 자신의 자존감도 올라가면서 ‘다른 사람한테 너무 매달릴 필요나 떠나라고 찌를 필요 없구나’, ‘나는 나로서 충분하구나.’라고 생각할 수 있는 거죠.
몸장) 그럼 구체적으로 내가 그러한 회피 애착이나 불안 애착을 가지고 있을 때는 어떻게 좀 남한 방식으로 적용할 수 있을까요?
김진형) 제 개인적인 이야기를 하면 될 것 같은데, 와이프가 회피 애착 성향이 되게 커요. 그래서 본인이 불안해지고 그러면 오히려 저한테 밀쳐내고, 이런 부분들이 있단 말이에요. 제가 투 트랙으로 접근을 했어요.
김진형) 첫 번째는 ‘나는 떠나지 않는다’,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 하면서 계속 굳건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기. 그리고 두 번째, ‘당신이 이런 모습을 보이는데 내가 어떻게 떠날 수가 있겠느냐?’ 하면서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을 계속 찾아주기, 이걸 했거든요. 그러니까 ‘나도 생각해 보니까 괜찮은 점이 있네?’ 그리고 ‘이 사람은 내가 이때까지 겪었던 사람과 다른 것 같아.’ 이 2가지가 조금씩 조금씩 적용이 되다 보니까 이제는 자기가 기분이 나쁘고 밀어내고 싶은 마음이 있다고 하더라도 ‘나 지금 너를 되게 밀어내고 싶은데, 또 내가 당신이 나를 떠날까 봐 걱정이 되나 봐.’ 이렇게 얘기를 하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먹히고 있구나’, ‘나의 노력이 결실을 맺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했거든요.
김진형) 상담에도 똑같이 적응이 됩니다. 이때까지는 그런 경험을 하지 못했던 사람한테 당신의 강점과 가능성을 알려주면서도 ‘나는 당신의 그런 모습들을 보면서 실망하지 않는다, 떠나지 않는다.’라는 믿음감을 계속 준다면 이 사람은 조금씩 조금씩 불안감에서 벗어나는 것들을 많이 보고는 해요. 여러분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몸장) 일반적으로 우리가 ‘내가 못났고, 내가 이렇게 하면 사람들이 이상하게 보겠지?’라고 생각한 걸 확인한 적이 없잖아요. 그런데 실제로 내가 확인을 해 보고 상담사나 다른 분들에게 물어봤을 때, ‘아, 내가 이상한 게 아니었구나.’라는 걸 깨닫는 거라고 생각하면 될까요?
김진형) 맞습니다.
김진형) 제가 아까 얘기했듯이 애착은 어릴 때부터 내가 마음의 습관처럼 길러온 걸 거예요. 그걸 하루아침에 바꾼다는 것은 사실 불가능하죠. 그리고 사실 바뀌어도 허무하잖아요, 내가 이때까지 그랬던 건데. 하면 아예 방법을 바꿔서 하나씩 하나씩 해보자고 생각을 하시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요. 그중의 가장 쉬운 건, 자기가 불안 애착인지, 회피 애착인지를 명확하게 아는 것, 그리고 내가 일상 관계 속에서 그런 행동을 할 때 ‘어, 나 지금도 이러고 있네?’, ‘상대방이 정말 그런 걸까, 내가 그런 마음을 가지는 걸까?’를 계속 고민하는 것, 이게 가장 첫 번째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김진형) 내가 뭐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한다고 하면 그 모든 탓이 상대방한테만 갈 수밖에 없어요. 그게 나한테도 영향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아는 것, 그게 가장 첫 번째 시작점입니다.
몸장) 물어보는 건 어때요, 상대에게?
김진형) 너무 좋죠. 물론 처음에는 물어봐서 상대방이 대답하더라도 ‘내가 듣기 좋은 말 하려고 하지?’ 하는 마음도 당연히 들 거예요. 한데 그것도 여러 번, 여러 번 쌓이다 보면 ‘진짜 진심이네?’라고 생각이 바뀔 때가 있어요. 그러니까 계속해서 물어보고, 내가 이렇게 물어보는 이유를 상대방한테도 얘기해 주고…
김진형) 두 번째가 제일 중요해요. 계속 물어만 보면 상대방 짜증 냅니다. 그러니까 ‘내가 이런 것 때문에 물어보는 거야’를 상대방한테 알려주는 것, 이 두 가지가 있으면 너무 좋죠.
몸장) 그리고 자전거도 사실 어떻게 보면 전문 코치한테 훈련을 받는 게 좋잖아요. 마찬가지로 개인 상담이나 집단 상담을 받는 것도 필요하겠네요?
김진형) 당연히 필요합니다. 상담사는 나를 온전히 믿어주는 게 확실한 사람이에요. 그 사람을 옆에 딱 둠으로써 ‘이런 행동을 해도 받아준다고?’ 하는 걸 안전하게 실험해 볼 수 있는 대상이 생기는 거잖아요. 너무 좋은 일이죠.
몸장) 그렇다면 내 주변에 불안 애착이나 회피 애착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옆에 있는 사람도 힘들 것 같거든요? 어떻게 좀 그런 걸 중심을 잡으면서 있을 수 있을까요?
김진형) 현실적인 방향을 하기 전에 이상적인 방향부터 얘기하면, 상대방이 보이는 불안정적인 애착의 모습을 ‘아, 이 사람이 나를 싫어해서가 아니라 본인의 이슈 때문에 이러는구나’를 알고 나는 흔들리지 않으면 돼요. 그게 이상적인 방향이지만, 사람이 관계하면서 이 사람만 불안정한가요? 나도 불안정한 부분이 있고 약점이 있잖아요. 같이 흔들릴 때가 있는 게 현실이에요.
김진형) 흔들리더라도 조각이 어느 정도 맞춰서 흔들릴 수 있다.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있고, 내가 그걸 견딜 수 있다고 한다면 같이 가는 거고요. ‘받아주는 거 도저히 못 하겠어.’, ‘내 한계는 여기까지인가 봐.’라고 한다면 거기에서는 서로가 서로한테 깎아내리는 것일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 관계는 ‘내 능력 부족이야.’ 하면서 거리를 두는 것도 현실적인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몸장) 그럴 때는 차라리 솔직하게 ‘심리 상담사한테 상담을 받아봐.’라고 권유를 할 수 있겠네요?
김진형) 권유를 할 수 있고, 가장 좋은 방법은 정말 함께하고 싶은데 이 부분이 안 맞는다고 한다면 두 분이 같이 가서 상담을 받는 거예요. 그러면 같이 흔들리는 부분을 서로 알 수 있겠죠.
몸장) 너무 좋은 현실적인 방법을 알려주셔서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김진형 선생님을 모시고 우리가 회피 애착이나 불안 애착일 때 어떻게 이런 상황에서 극복을 해야 하는지, 그리고 나는 지금 어떤 애착 성향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럼 오늘의 심리학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김진형)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