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유튜버 _ 몸장)
김학진 교수님 _ 이하 호칭 생략)
몸장) 안녕하세요.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김학진) 저는 고려대학교 심리학부에 있고요. 김학진이라고 합니다.
몸장) 오늘 제가 궁금한 게요. 우리 주변에 굉장히 남의 눈치를 심하게 보고 예민한 사람들이 좀 있는 것 같아요, 민감하고. 이런 사람들은 왜 이렇게 눈치를 보는 걸까요?
김학진) 일단 어떤 우리의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우리 뇌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이런 어떤 작동 방식이 인정 욕구를 만들어 내는 데 어떻게 기여하는지…
몸장) 신체 항상성이 어떤 개념이죠?
김학진) 신체 항상성은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 필수적으로 기관들을 특정한 상태로 유지하려고 하는 거죠.
김학진) 예를 들어서, 몸의 에너지 대사가 이제 낮아지게 되면, 에너지 수준이 더 떨어지게 되면 음식을 섭취하는 행동을 통해서 다시 항상성을 회복하죠. 그리고 이제 통증에 노출되게 되면 통증을 유발하는 자극으로부터 회피를 해서 다시, 또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죠. 사실 우리 뇌는 신체 항상성이 깨지기 전에 이걸 미리 예측하고 방지할 수 있는 어떤 대상을 또 찾게 되면 거기에 더 빠져들게 되는 거죠. 점점 더 신체 항상성의 어떤 불균형을 미리 예측하고 이걸 방지하려고 하는 방법들을 끊임없이 고안해내게 됩니다.
몸장) 약간 어려운데 그렇다면 우리가 눈치 보는 것과 지금 말씀해 주신 게 어떤 연관이 있는지…?
김학진) 그래서 사실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이 깨지기 전에 이걸 예측하는 것들을 계속 발전시켜 나가다 보면 실제로는 신체 항상성과 별로 관련이 없어 보이는 그런 대상에도 보상으로 끌리게 되거든요. 대표적인 게 돈이라든가 아니면 타인의 관심 같은 것들,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2차적 보상이라고 얘기를 해요. 2차적 보상은 실제 항상성 유지랑 관련 없어 보이지만, 뇌 신체 항상성이 깨지기 전에 이걸 미리 방지해 줄 수 있는 일종의 만능 보상이라고 말할 수 있어요.
김학진) 그렇기 때문에 2차적 보상은 학습하기는 어려운데, 일단 학습하고 나면 훨씬 더 강력한 보상이 되는 거죠.
몸장) 그러니까 우리는 1차적 보상은 배고픔이라든지 주의를 피하기 위한 그런 항상성에 의해서 이루어지는 건데 2차적 보상 같은 경우는 직접적인 건 아니지만, 제가 돈으로 무언가 물건을 사거나 밥을 먹거나 이러면 항상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잖아요. 이런 것 때문에 지금 눈치를 본다든지 이런 것들이 발생한다는 말씀이신가요?
김학진) 네, 누군가로부터 내가 관심을 받았을 때, 예를 들어서 이 인정 욕구의 가장 출발점은 아기가 태어났을 때, 엄마로부터 이제 관심을 받을 때, 그게 보상으로 인식되기 시작했다고 말할 수 있어요.
몸장) 그때부터가 시작인…
김학진) 그렇죠. 배고픔을 느꼈을 때, 아니면 불편함을 느꼈을 때, 이런 어떤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을 제일 먼저 해결해 준 그 대상이 바로 타인, 엄마라는 존재였죠. 그래서 엄마로부터 관심을 얻고자 노력하는 것이 나의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됐단 말이에요. 이런 것들이 인정 욕구의 출발점일 수는 있는데 이게 발달 과정에서 점점 여러 가지 사회적인 맥락 안에서 다른 형태로 발전되게 되는 거죠. 집단 내에서 리더가 되고 싶다거나 최대한 많은 타인으로부터 인정을 받고자 노력하는 동기의 근원이 될 수 있는…
몸장) 그렇다면 인정받기 위한 어떠한 결과물로 남들에게 만만한 사람으로 보여지는 거라는 말씀이신가요?
김학진) 한 예를 들어보도록 할게요. 예를 들어서 저는 예전에 이런 경험이 있는데 길을 가다가 발을 헛디뎌서 넘어졌어요. 순간 저는 벌떡 일어났죠. 다른 사람들이 보고 있는 상황에서 그냥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길을 갔어요. 나중에 사람들이 없는 곳에 가서 봤더니 무릎이 깨져서 피가 나고 있었던 거죠. 그 당시에는 전혀 느끼지 못했던 거죠.
김학진) 결국은 아까 제가 얘기했던 어떤 신체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계속 우리는 외부의 어떤 신호들을 활용해 나가거든요. 그 과정을 ‘알로스테시스’라고 얘기를 해요. 좀 어려운 개념인데, 내 어떤 신체 항상성의 불균형을 회복하기 위해서 외부 신호들을 계속 활용을 하는 거죠. 그런데 이게 어느 순간, 내 신체의 항상성이 깨지고 있는 상황에서도 외부 신호에 더 초점을 맞추게 되는 거예요.
몸장) 그렇다면 이게 되게 모순이네요.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그렇게 노력을 한 건데, 그 2차적 보상을 위해서 항상성이 깨진다는 거잖아요.
김학진) 그렇죠. 일종의 주객이 전도된다고 말할 수 있죠. 목적과 수단, 이 둘 간의 관계가 역전이 되는 상황이 올 수 있는 거죠.
김학진) 내 내부 신체 항상성을 돌보기 위해서 만들어내는 외부의 보상 신호들이 주객이 전도되면서 오히려 외부 신호에 초점이 맞춰지게 되는… 내 신체 항상성이 깨지고 있는 상황에도 계속 외부 신호에 몰입하게 되는 거죠.
몸장) 그렇다면 우리가 주객이 전도되면 안 되잖아요. 주객을 전도시킬 수도 있는 우리가 조심해야 하는 감정이라든지 상태 같은 게 있을까요?
김학진) 성공한 누군가를 봤을 때 거기에 대해서 불편한 마음이 생길 수가 있어요. 그런 경우에 불편함의 근원을 좀 더 깊이 파고들어가게 되면 나의 어떤 인정 욕구가 거기에 있을 수 있는데 그 사실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을 수 있죠.
김학진) 그런 경우에는 나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다른 방법들을 찾을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그 성공한 사람의 성공이 부당하다고 생각할 수 있고, 그 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할 수 있고, 그걸 근거로 그 사람을 비난하게 될 수도 있죠.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나의 어떤 감정의 기본적인 근원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그 감정을 해소할 수 있는 다른 방법들을 계속 찾아 나간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몸장) 내가 안전하기 위해서 타인을 비난하는 그런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는 말씀이신가요?
김학진) 그렇죠.
몸장) 그렇다면 우리가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해서 이렇게 뭔가 왜곡된 행동을 하는 경우가 유지된다면 지속적으로 어떤 형태로 발전이 될 수 있을까요?
김학진) 이 부분을 설명하기 위해서 좀 예를 들 필요가 있는데 ‘트램펄린’이라고 아시나요, 트램펄린? 고무판 위에서 아이들이 뛰어노는 놀이기구인데 그 넓은 고무판 위에 커다란 몰린 공을 얹어 놓게 되면 그 부분이 이제 꺼지게 되겠죠? 그걸 하나의 어떤 스트레스라고 생각해 보실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렇게 되면 그다음부터는 거기에 작은 공 들이 계속 그 큰 구멍으로 빨려 들어가게 되죠. 이게 어떻게 보면 나의 어떤 불균형이 워낙 커지게 되면, 그 이후로 내가 경험하는 것들이 계속 그쪽으로 빨려 들어가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김학진) 그래서 스트레스가, 약간 작은 수준의 스트레스는 내가 쉽게 다시 균형을 회복할 수 있는데 너무 과도하게 큰 스트레스에 노출된다거나 아니면 어떤 스트레스에 계속 반복적으로 노출되게 되면 그걸 균형을 다시 회복하기 어려워지는 거죠. 그렇게 되면 이후의 다른 경험들이 그 스트레스를 오히려 더 키우는 효과를 만들어 낼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서, 내 동료가 가볍게 던진 농담이나 직장 상사의 가벼운 농담, 이런 것들이 진지하게 받아들여지고 나의 자존심을 훼손하는 상대방의 행동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게 되는 거죠.
몸장) 약간 자격지심 같은 거라고 볼 수 있을까요?
김학진) 네, 콤플렉스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이런 것들이 어떻게 보면 스트레스를 그때 해결하지 못하고 점점 그게 증가하게 되면 발생하게 되는 ‘알로스테시스’, 과부하 현상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몸장) 그렇다면 그 스트레스의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게 있을 것 같거든요. 특히, 치명적인 스트레스의 종류에는 어떤 게 있을까요?
김학진) 다른 사람들로부터 비난을 받을 때 굉장히 큰 스트레스가 될 수 있고 내 균형점을 깨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죠. 사실 그뿐만이 아니라 균형점을 깨뜨리는 건 긍정적인 보상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몸장) 긍정적인 보상도요?
김학진) 다른 사람들로부터 과도한 어떤 칭찬이나 감사나 그런 존경, 이런 신호들을 받게 됐을 때도 균형점은 깨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서 어떤 평지를 걸어가는 건 사실 굉장히 쉬운 일인데 경사가 진 산지를 걸어가는 건 쉬운 일이 아니잖아요. 마루가 높아졌건 아니면 골짜기가 깊어졌건 경사가 생겼다는 것은 똑같다고 볼 수 있어요. 보상을 받게 되면 마루가 높아지는 거고, 비난을 받게 되면 골이 깊어지는 건데 둘 다 이제 균형점을 깨뜨려서 힘들게 만든다는 데는 별로 다르지 않은 거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