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유튜버 _ 이하 몸장)
백종우 교수 _ 이하 호칭 생략)
백종우) 그다음에 두 번째 질문, 이제 좀 희망으로 가야겠다 싶을 때,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 앞에 앉아 계시니까 “아, 그래도 지금 이렇게 이야기 나눌 수 있어서 너무 다행이다”, “그런데 혹시 그러면 살아가야 될 이유 같은 게 떠오르시더냐?” 이걸 물어보는 겁니다. 그러면 거기서 어떤 분들은 잠시 멈췄다가 사랑하는 사람을 떠올리고, 누구한테는 반려견이기도 하고, 종교도 있고 정말 많은 살아가는 이유를 찾으면 그때부터 좀 그래도 대화가 긍정적인 쪽으로 가는 거죠. 그걸 끈을 잡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이 누구도 100% 죽음만 생각하지 않거든요.
백종우) 다른 한쪽에는 “살고 싶다”, “살려주세요” 구조 요청이 또 있거든요. 이쪽을 잡는 거죠, 같이. 잡고 이제 다음에 말하기로 넘어가는데 물론 이때 이제 하나도 없다, 긴장해야 됩니다. 이게 정말 응급인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면 도움을 요청합니다, 저도. 사람들 모으는 거죠. 도와줄 의료진도 찾고, 가족도 찾고, 살려야 하니까. 이제 그거는 그다음부터는 응급 입원이나 정신건강 복지법에 따라서 살리고 봐야 되는 것들을 이제 법에 의해서, 공공에 의뢰해서 하는 과정, 입원까지도 생각해야 되는 거고요.
몸장) 보통 그렇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는 사람의 비율은 얼마 정도나…?
백종우) 그런 경우를 우리 방송을 보시는 분들은 평생에 몇 번 만나실 거예요. 저희는 응급실이나 입원하신 분들을 주로 보니까 심한 상태에 있는 분들을 많이 보지만, 그리고 응급인 경우까지는 너무 잘하실 필요가 없고요. 그때는 우리가 흔히 아는 112, 119,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393, 빨리 전화해서 조치를 취하시면 되지, 내가 그걸 대처하려고 하면 안 되니까…
몸장) 그럼 그다음으로 우리가 그 사람에게 들었어요, 이 삶을 살아야 되는 이유. 그다음으로는 어떤 액션을 취할 수 있죠?
백종우) 우리가 이제 ‘보고, 듣고, 말하기’라는 것을 2011년에 <죽고 싶은 사람은 없다>를 쓴 고 임세원 교수가 밤을 새 가지고 만들어 온 거예요. 자살, 마음의 위기의 경고 증상을 보고, 듣기는 마음으로 듣고, 말하기는 이제 안전점검 목록을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에게 연결한다, 이건데. 이제 안전점검 목록이라는 게 뭐냐면 계획도 있고 수단까지 가지고 있으면 위급하잖아요. 그때는 긴급한 게 필요한 거고, 아니면 대개 생각만 있는 경우는 오늘 얘기 듣고 “우리 다음에 또 만나자”
백종우) 그런데 이제 그다음에 뭐가 필요하냐? 어떤 사람은 상담만으로 충분한 사람도 많고, 때로는 정신 건강 의학과 치료를 꼭 받아야 되는 분도 있고, 이게 뭐 심리나 의학적 치료가 문제가 아니라 당장의 어떤 긴급 복지가 필요한 경우도 있고… 너무너무 다양하거든요. 그런데 이 교육이 3시간짜리, 2시간짜리, 1시간짜리 받고 누가 전문가 되라는 게 아니거든요. 이런 교육을 받고 나면 끝에 ‘이런 서비스가 많구나’ 하고 아시고, 저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백종우) 힘든 분들을 주변에 만나면 오히려 내가 1393 자살 예방 상담 전화를 해서 이분을 어떻게 도울지 물어보거나, 자살 위기가 느껴져서 가자고 하면 안 간다. 그러면 보호자가 먼저 오시라고, 그래서 이렇게 얘기를 해 보는 거죠. 듣고 그 정도면 이렇게 “들어주고 권유하면서 또다시 만나고 설득하는 시간을 가지셔도 좋겠다”, “안 됩니다, 어머니. 이거 오늘 당장 입원해야 됩니다. 지금 하루라도 지체하지 마십시오”, “따뜻한 밥 한 끼 먹이고 가족들이 다 지키고, 월요일에 병원 데리고 가면 안 됩니까?” 하는 분을 저는 두 분 잃었습니다. 그날은 지체없이 행동해야 될 때가 있거든요, 때로는 단호하게.
백종우) 그런 데에 대한 개념을 가지고 어떻게 하면 도움을 받을까를 방법만 알더라도, 굉장히 위기 상황에서는 한 사람을 살릴 수 있고요. 저희가 제일 보람 있는 게 그런 교육을 받은 한 분의 노력으로, 이거는 심리학자, 의사 아니라도 누구든 생명 지킴이 교육을 받은 사람은 주변에서 언제 이런 일이 생길지 모르는 거죠. 우리가 심폐소생술 교육을 일반 사람도 받잖아요. 그런데 그걸 평생에 쓸 일은 그리 흔치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알고 있을 때 한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거랑 생명 지킴이 교육은 똑같다고 생각합니다.
몸장) 제가 궁금한 게 아까 말씀 해 주셨던 게 남자분들 같은 경우는 어떤 위기 상황에서 충고해 주려고 하고,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려고 하고… 그런다고 말씀 해 주셨잖아요. 그런데 그런 상황에서 그 사람의 마음을 잘 어루만지면서 대화하는 방법이 있을까요?
백종우) 첫 번째가 비언어적인 태도로 얘기하는 건데, 위기에 빠진 상태의 사람의 마음은 정말 다양할 수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분노에 차 있을 수도 있고, 불안할 수도 있고, 우울할 수도 있는데, 그래서 그 사람이 얘기한 것을 듣고 그 말을 그대로 돌려주는 걸로 충분합니다.
백종우) “아, 너는 이러 이러 해가지고 이렇게 힘들었던 거구나”, “이래서 이제 아무 방법이 없다고 느꼈던 거구나”라고 하는 게 제일 효과적입니다. 거기에 특별히 내가 좋은 말을 해서 오히려 방해가 되는 경우가 훨씬 많습니다.
몸장) 그 좋은 말이 충고가 되는 경우가 많이 있을 거 같네요.
백종우) 네, 그래서 답답하고 힘들죠. 너무 괴로운 얘기 듣는 거 우리도 힘들 수 있는데, 온전히 경청, 그 사람의 마음을 들으려고 하시는 게 가장 큰 위로라고 생각합니다.
몸장) 만약에 내 곁에 소중한 사람이 극단적인 선택을 해서 내가 죄책감을 가지고 있다면, 내가 그때 오히려 지금 아까 하면 안 된다고 말씀하신 그 말을 해서 어떠한 안 좋은 결과가 일어났다면 죄책감을 가지고 있을 것 같거든요. 그런 분들에게는 어떤 말씀을 해주고 싶으신가요?
백종우) 자살 유가족에 대한 말씀인 것 같습니다. 외국 사람들은 ‘Suicide Survivor’라고 부르더라고요, ‘자살에서 생존한 사람’. 얼마나 고통스럽겠습니까? 그런데 만약 그런 일을 겪으셨다면, 여러분은 우리 국민 10명 중에 이미 3명이 가지고 있는 경험을 하신 겁니다. 그런데 아마 주변에 3명이 그런 경험을 했는지도 잘 모르실 거예요. 설문조사를 해 보면 30%가 그런 경험을 우리 주변의 사람들이 다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이런 방법을 사실 알려드린 바가 없기 때문에 그건 자살 유가족의 책임이 절대 아닙니다.
백종우) 하지만 지금이라도 그게 어떻게 도와줄지를 우리가 알고, 주변의 사람과 혹시라도 만나게 될 힘든 사람한테 알려주실 수 있다면 아마 그 힘든 트라우마를 극복하는 데에도 분명히 도움이 되실 겁니다.
몸장) 오늘 백종우 교수님을 모시고 우리 주변에 그렇게 힘든 상황을 겪고 있는 사람에게 어떤 말을 해줘야 하는지, 어떠한 도움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럼 오늘의 심리학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굉장히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