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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 씻기 하나로 수많은 사람을 살린 의사! 제멜 바이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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닥터프렌즈 오진승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이낙준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닥터프렌즈 우창윤 선생님 _이하 호칭 생략)

다 같이) 안녕하세요. 닥터프렌즈입니다.

이낙준) 계속되고 있는 의학의 역사 시리즈! 저는 한 번 파면 계속합니다.

우창윤) 이거 재미있어하시는 헬프님들 되게 많아.

이낙준) 손 자주 씻으십니까? 의사로서!

오진승) 저는 2시간마다 씻으려고 해요. 작은 손 세정제 같은 거, 씻기는 아니지만 그걸 들고 다녀서 청결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낙준) 그건 뭐 좋은 습관이지. 여긴 어떻습니까?

우창윤) 대학병원은 룰이 있죠. 환자 접촉하기 전에 닦고, 환자 접촉 후에도 닦고. 침대를 만지기 전에도 닦고, 만지고 난 다음에도 닦고요.

이낙준) 언제부터 손 씻기를 강조하게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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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우리가 손을 씻어야 한다고 생각한 게 언제일까?

우창윤) 19세기 이후이지 않을까? 미생물 발견되고.

오진승) 이게 어쨌든 손을 씻는 이유가 손에 묻는 바이러스나 세균이 병을 전파할 수 있다는 개념이 있어야 하니까, 그런 개념이 생긴 후에 손을 씻지 않았을까?

이낙준) 놀랍게도, 미생물 발견 전입니다. 아주 실험적인 의사가 한 분 있었어요. 신성 로마 제국의 황제 요제프 2세, 18세기 후반 절대 군주거든요. 지금은 오스트리아죠.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 종합 병원을 세웁니다. 그리고 당대 최고의 의사들을 불러 백성들의 환자를 돌보자고 해요. 거기에 산부인과 의사였던, 당시에 제일 유명한 루카스 요한 보어 박사도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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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근데 이 사람이 은혜를 원수로 갚아요. 이 사람이 엘리자베트 공주의 출산을 도왔어요. 그 후 이틀 만에 공주가 산욕열로 사망합니다. 산욕열이 뭘까?

[*산욕열은 출산 후 첫 24시간을 제외한 10일 이내에 이틀 동안 측정한 체온이 38도 이상인 것을 의미합니다]

그 당시에는 ‘출산열’이라고 불렀어요. 그냥 피할 수 없는 ‘어떤 거’야. 애를 낳으면 왜인지는 모르겠는데 열이 나는 사람들이 있어. 운이 좋으면 살고 아니면 죽어.

오진승) 감염 때문인가요?

이낙준) 감염 때문인데 이때 사람들은 전혀 몰랐던 거야.

우창윤) 너무 가혹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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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시간이 조금 더 흘러서 산업혁명이 일어났습니다. 사회가 전반적으로 다 잘살게 됐어요. 근데 그 과실을 다 따먹은 건 아니죠. 귀족들하고 보유 층만 따먹었잖아요. 부유한 사람들은 더 이상 병원에 가서 애를 낳지 않게 되었습니다. 의사를 부르고 집에서 낳아요. 그랬더니 이 사람들 사이에서는 산욕열로 인한 사망률이 엄청 떨어지는 거야!

우창윤) 병원을 벗어나니까?!

이낙준) 어! 100명 당 1명? 하지만 여전히 대다수의 사람은 종합병원에 가야 하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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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사람들이 계속 몰려와! 그러니까 산부인과 병동이 2개나 돼. 1 병동, 2 병동이 있습니다. 근데 이 두 병동에 결정적인 차이가 있어. 환자분에게 ‘당신 1 병동에 입원합니다’ 그러면 환자가 기겁해요. 왜냐하면 1 병동 사망률이 너무 높기 때문이에요. 그런데 2 병동은 산욕열로 인한 사람들이 좀 적었어요.

오진승) 당시에는 약간 징크스 같은 걸로 생각했겠어요.

이낙준) 이상하잖아! 그래서 환자들이 ‘선생님, 1 병동은 많이 죽고 2 병동은 안 죽는데 이유가 무엇일 것 같아요?’ 이렇게 물어보니까 의사들이 고민하기 시작하는 거야. 도대체 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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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1 병동만 우연히 아픈 사람들이 간 거 아닌가?’ 이게 말도 안 되잖아. 근데 이 설명으로 계속 뭉갭니다. 왜냐하면 다른 병원도 똑같았거든요. 다 많이 죽었어요. 이렇게 생각하며 되게 안일하게 대처하고 있었는데, 이 산부인과에 ‘제멜 바이스’라는 젊은 의사가 보조 의사도 아니고, 보조 지망자로 들어옵니다.

우창윤) 인턴 지망자 같은 거네?

이낙준) 약간 그런 건데. 슬픈 게 뭔지 알아? 보수가 없어. 다행히 이 사람은 집이 잘살아서 상관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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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그래서 제멜 바이스 이 사람이 병원에 들어오게 되어서 너무 신난 거야. 그래서 병원에 대해 묘사하기 시작합니다. 병실 하나에 몇 명씩 입원했을까? 20인실입니다.

우창윤) 20인실이야?

오진승) 그러면 1 병동에 80명, 2 병동에 80명 이렇게 입원하는 건가요?

이낙준) 전체 160명이 입원하는 초거대 산부인과 병동이 빈에 있었어요. 이때 사회상을 잘 생각해보면 도시 빈민층이 막 늘어나고 있을 때였어요. 그때 덜커덕 임신했다고 생각해봐. 산모 중에 너무 자신을 비관해서 창문이 있으면 뛰어내리는 사람도 있었다고 해요. 그래서 빈 병원은 창문이 있지만 2m 위에 있어서 아무도 못 열게 해 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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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근데 그걸 보면서 제멜 바이스는 ‘이야 정말 사려 깊다’, ‘내가 여길 들어올 수 있구나’ 막 신나게 쓴 거예요.

오진승) 자기 일기장 같은데 묘사해 놓은 거예요?

이낙준) 그리고 이 사람이 또 감명받은 게 뭐냐면, 이 병동 바로 옆에 해부실이 있습니다. 해부 실습실이 있었는데, 여기서 어떤 걸 했냐면 산욕열로 죽으면 왜 이렇게 됐는지 알아야 할 거 아니에요? 그래서 거기서 산모를 해부했어요. 거기서 해부하면서 연구하다가 ‘선생님, 몇 번 병상 애 나올 것 같습니다’ 이런 말을 들으면 해부하다가 바로 뛰어가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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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지금 우리는 그게 말이 안 된다는 걸 알고 있어요. 근데 이 사람들은 몰라! 그 사람들에게는 그저 업무 환경이 좋은 거예요. 연구와 일을 거의 동시에 할 수 있으니까! 의사들 다들 ‘우리 병원 최고야, 너무 만족해’ 이러고 있었어.

그래서 당시에 제멜 바이스가 산욕열에 대한 경과를 묘사했어요. “처음에는 배를 만지면 Stupor(부분적 무의식 또는 완전한 무의식)이 되거나 의식이 흐릿해져도 고통에는 반응했다.” 이게 너무 아프니까 환자가 자지러지다가 열이 더 오르면 그때부터 통증에 반응하지 않고 혼수상태가 되어서 결국 사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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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그렇게 되면 이 병원 어떻게 해요? 해부해야죠. 일단 배를 열어보면 복부에 너무 심각한 염증이 있고, 복강에는 고름과 종기가 엉겨있고. 간혹 배와 떨어져 있는 장기, 뇌 혹은 가슴에도 염증이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국소 염증이랑 패혈증이 발생한 건데.

제멜 바이스가 그걸 스승님이나 병원 원장님에게 물어봐도 ‘공기가 아닐까? 땅의 기운이 아닐까?’ 이런 답을 듣는 거예요. 결국 화가 난 거죠. 그때부터 일기에 너무 고민하니까 ‘내 머리가 빠지기 시작한다 이젠 안 되겠다’ 이렇게 적어요. 결국 휴직 신청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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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쉬다가 왔는데, 자기 친구가 죽은 거야. 친구 의사가 부검하다가 죽었대. 조수가 실수해서 칼로 그 의사의 검지를 벤 거예요. 그때는 감염에 대한 인식이 없던 시절이었죠. 그래서 제멜 바이스가 친구의 사망 경과를 물어봤더니 자신이 봤던 산욕열 환자의 경과와 정말 비슷한 거예요. 배에서 시작했냐, 검지에서 시작했느냐의 차이일 뿐.

그때 제멜 바이스가 ‘시신에 어떤 입자가 있고, 그 입자가 사람 몸에 들어오면 죽게 되나 보다‘ 이렇게 생각하게 돼요. 제멜 바이스가 그때 한 말이 있습니다. ‘우리가 죽였구나. 지금까지 이 환자들을 우리가 죽였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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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제멜 바이스는 고통스러워하다가 스승님께 찾아갑니다. ‘이 시신에 어떤 입자가 있어서 환자가 죽는 것 같습니다. 부검하고 나면 손을 씻고 환자 검진을 해야 합니다’라고 말했어요. 그러니 스승님이 듣기에도 그럴싸하잖아요! 누가 들어도. 일리가 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스승님과 같이 어떻게 손을 닦을지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물로만 닦으면 안 될 것 같은데? 그런 종류의 입자를 죽이려면 독해야 할 것 같은데?’ 그래서 독한 걸 찾습니다. 염화석회라고… 지금은 표백제로도 잘 안 씁니다. 너무 냄새가 심하고 강력해서 코가 얼얼할 정도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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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창윤) 손은 괜찮아?

이낙준) 빨개진대요. 어찌 됐건 균들은 다 죽어. 그래서 이게 처음에는 당연히 실천율이 떨어져요. 제멜 바이스는 그때 자기 생각에 빠져 있으니까 의사들 쫓아다니면서 ‘너 손 안 닦았지?’ 이러면서 염화석회를 붓고 그랬대요. 그래서 당시 제멜 바이스의 별명이 악마였대요. 병동의 악마. 계속 미움을 받아요. 근데 염화석회 손 씻기를 4월부터 시작했거든요? 당시 사망률이 18%였어요. 그런데 5월에는 12%, 6월 되니까 의사들이 다 손을 닦이 시작해서 2%, 7월에 1%! 그런데 여름에 원래 더 많이 죽었었거든요. 이게 획기적인 변화인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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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그러니까 의사들이 어떡해? ‘어쩔 수 없다. 부검하고 나면 닦자’ 이렇게 말해요. 근데 그때 당시 손 씻기는 부검한 후에만 했어요.

그런데 사건이 하나 터져요. 한 병동 20인실에 12명만 입원한 적이 있었는데, 11명이 갑자기 한꺼번에 죽은 거예요. 감염으로. 보니까 같은 병동에 암 환자가 있었어요. 근데 암이 계속 자라나고 터지면 그 부위가 감염되잖아요? 근데 의사가 그 환자를 진료한 후 손을 닦지 않고 다른 사람을 검진한 거예요. 그래서 제멜 바이스가 시신뿐만 아니라 살아있는 사람의 몸에서도 위험한 입자가 있다는 걸 알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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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그래서 이제 A 환자를 진찰했으면 B 환자를 진찰하기 전에 염화석회에 손을 넣은 후 진료를 봐야 한다고 말해요.

오진승) 현대에 가까운 개념이 됐네요. 염화석회는 아니지만 다른 환자 보기 전에 씻어야 한다는 것.

이낙준) 무조건 손을 닦아라! 이 지침을 제멜 바이스가 최초로 만든 거죠.

우창윤) 대단한 사람이네.

이낙준) 이 사람이 살린 사람이 엄청난 거예요. 이 당시 런던 상황을 보면, 런던은 절반이 죽었어요. 런던 빈민가에 있던 병원은 입원하면 죽는 거예요.

오진승) 이 당시가 몇 세기였죠?

이낙준) 이게 19세기 중반. 제멜 바이스가 집념으로 기록하다가 찾아내서 빈의 의과대학이 최고가 되어 버렸지 진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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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준) 얘기가 더 있는데 그거는 다음 시간에. 장갑을 끼기 시작한 얘기. 이 이야기에서 여전히 사람은 맨손입니다! 수술? 맨손으로 해.

우창윤) 오늘 콘텐츠가 재미있으셨다면 구독과 좋아요 눌러주세요. 저희가 더 재미있는 의학 속의 역사 이야기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낙준) 빨간 손의 시대에서 장갑의 시대로 넘어가는 이야기를 제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다 같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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