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건너뛰기

세계 5위 부자나라의 한국화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다양한 기준이 있겠지만 보통 잘 사는 국가 순위를 정할 때 국내총생산을 이용합니다. 국가의 부를 측정하는 기준으로 수출, 수입, 소비 등 1년 동안 생산된 재화와 서비스의 가치를 전부 포함하고 있죠. 그리고 이를 전체 국민으로 나누어 1인당 국내총생산을 구하게 되는데 이는 국민들의 삶의 질을 가늠해 볼 수 있는 유용한 척도가 되죠.

그런 의미에서 오늘의 주인공 싱가포르는 2023년 IMF 기준 세계에서 5번째로 1인당 GDP가 높은 부유한 국가입니다. 총 546만 명의 인구로 1인당 명목 GDP가 무려 91,100달러로 33위 한국보다 약 3배 높죠. 말레이반도 최남단에 붙은 아주 작은 도시국가지만 국토 면적이나 인구수로 싱가포르의 가치를 평가할 수는 없습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인도양과 태평양을 잇는 지정학적 장점 덕분에 중계무역 중심지로 성장해 말레이시아로부터 독립하기 이전부터 경제적으로 부유했는데 1960년 이미 일본에 버금가는 경제 수준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독립 이후로는 무역도시의 입지를 살려, 임가공, 선박 정비에서 출발해 21세기 전후로 금융허브로 성장했고, 관광산업을 성공시키면서 아시아에서 두 번째로 잘 사는 국가가 됐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잘 사는 국가에서 한국화를 위한 본격 신호탄이 쏘아졌습니다. 국민들이 잘 산다는 것을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지표가 있는데 바로 음식입니다. 가난해서 배를 채우기 위해 먹던 음식은 잘살게 되면 점차 무엇을 먹느냐로 선택 기준이 달라집니다.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는 미식 천국입니다. 왜냐하면 싱가포르는 부자들에게 천국이기 때문이죠.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보통 부자들이 자기 돈을 맡길 때 4가지 리스크가 없는 ‘자산 안전지대’를 선호합니다. 첫째, 전쟁이나 정치적 불안에 따라 자산이 묶일 우려가 없어야 하고, 둘째, 일본처럼 자연재해의 위험이 없어야 하죠. 셋째, 미국이나 프랑스처럼 세금 부담이 크지 않아야 하고, 넷째, 고객 비밀정보의 누출 위험이 없어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싱가포르는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국가입니다. 그래서 전 세계 대부호들이 돈을 싸 들고 싱가포르로 몰려들고 있어 길거리에 다니는 10명 중 2명은 금융자산 15억 이상의 백만장자라는 우스갯소리도 있죠. 부자가 몰릴 수밖에 없는 구조를 갖추고 있는 것인데, 이는 동시에 전 세계 모든 음식 문화가 싱가포르에 모여든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맞벌이 및 고소득으로 발달한 외식 소비 시장이 있어 맛의 잔치가 펼쳐질 만한 충분한 조건을 갖췄으니까요. 반대로 말하면 세계적인 기업들이 진출한 싱가포르에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면 어느 업종이든 살아남기 힘듭니다. 그런데 최근 싱가포르 외식 시장은 한식이 꿀꺽해 버렸습니다. 싱가포르 최대 일간지 ‘더 스트레이트 타임즈’는 지난 8월 19일 한국 음식점 열풍을 단 한마디로 요약했습니다.

‘가장 먼저 부부가 운영하는 소규모 음식점이 생겨났고, 다음에는 한국식 치킨 전문점, 그다음에는 빙수와 한국식 바베큐 사업, 그다음에는 고급 한식 레스토랑이 들어섰다. 올해에만 최소 10개의 한국 음식점이 개업했으며, 연말까지 2곳 이상이 문을 열 예정이다. 한국 음식 사업에는 개인 차원에서는 물론, 대만 음식 기업까지 나서고 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그간 K-푸드가 인도네시아나 북미, 남미 등에서 유행하고 있다는 소식이 종종 기사를 통해 접하기는 했지만, 싱가포르에 대한 소식은 그렇게 많지 않았는데요. 그런데 무엇보다 놀라운 것은 한국 음식점 개업에 나선 것은 한국인뿐만 아니라 싱가포르 사업가는 물론, 여러 국가의 음식 명문기업이 뛰어들고 있다는 점인데요.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우육탕면과 버블티 브랜드를 소유한 대만의 푸드 펠리스 그룹은 2023년 올해에만 ’88포차’ 브랜드로 4개의 식당을 개업했습니다. 3월에는 홀란드 마을에, 6월에는 코반에, 7월에는 덕스톤 힐에, 그리고 9월에는 부기스 정션에 60석 규모의 레스토랑을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죠. 메뉴는 당연히 한국식 프라이드치킨, 찌개, 짬뽕, 매운 해산물 라면 등 지극히 한국적인 메뉴가 판매될 예정입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한국식 BBQ 레스토랑 체인 ‘서래’를 운영하는 성공 홀딩스의 행보도 적극적입니다. 성공 홀딩스는 6월 노스포인트 시티에 6번째 분점을 냈고, 앞서 4월에는 새로운 브랜드 ‘불고기 쇼’를 만들어 4월과 5월 부기스정션과 우드레이몰에서 영업을 시작했죠. 올해 들어서도 최소 10개 한국 음식 전문 레스토랑이 개업했으며, 연말까지 2곳 이상이 새로 영업할 예정이라고 하는데요.

알려진 것만 10곳이고 여기에 싱가포르 현지인과 한인까지 계산하면 그 숫자는 훨씬 많아질 겁니다. 싱가포르에서는 어떻게 한식이 화려한 꽃을 피울 수 있었던 것일까요? 다름 아닌 새로움 덕분입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가령 한국에서는 삼겹살집에 가면 손님이 직접 기호에 맞게 고기를 구워야 합니다. 내 돈 주고 내가 직접 고기를 굽는다는 것이 외국인들의 입장에서는 이치에 맞지 않지만, 이는 이미 한국인들에게는 익숙한 식문화입니다. 그러나 단순히 새롭다고 해서 인기를 끄는 것도 아닙니다. 이미 익숙한 새로움이어야 인기를 끌 수 있는데, 여기에는 한류 콘텐츠의 역할이 상당했죠.

왜냐하면 한국 드라마나 영화라면 으레 삼겹살에 소주 또는 포차 등이 등장하기 때문에 싱가포르에는 없는 이러한 분위기를 느껴보고 싶은 잠재고객은 엄청났을 겁니다. 푸드펠리스 그룹이 88포차를 출시하게 된 것도 한국 드라마 등에서 영감을 얻은 점이 컸죠.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이렇게 싱가포르에서 한식의 인기가 꽃을 피우게 되면 자연스럽게 그 운영 주체가 확대될 것이고 메뉴 또한 굉장히 다양해질 겁니다. 일례로 현재 싱가포르에는 한국인들에게 상당히 익숙하지만, 외국인들에게 생소할 수 있는 닭볶음탕까지 진출한 상황, 어쨌든 한류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한식의 인기가 유지된다면 아마 미식의 나라 싱가포르에서 한식은 일식이나 이탈리아 음식에 버금가는 자리를 차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긍정적인 미래도 그려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싱가포르에서 한식의 인기는 단순히 레스토랑에 멈추지 않습니다. 음식문화가 제대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식당뿐 아니라 간편하게 먹을 수 있고 쉽게 접촉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역할은 우리나라 편의점이 하고 있습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대한민국 편의점 최초로 싱가포르에 진출한 브랜드 이마트24는 싱가포르의 K푸드 바람을 일으키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한류를 소개하는 소규모 문화센터의 역할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작년 12월 23일 주롱포인트에 1호점, 하루 뒤 24일에 넥스몰점에 2호점을 오픈한 이래로 1호점에만 현재 하루 평균 약 800명이 찾는다고 하죠.

이들 대부분은 싱가포르 현지인들로 편의점에서 라면을 끓이고 떡볶이를 사 먹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불과 8개월 만에 이루어 낸 성과입니다. 올 9월 3호점이 예정되어 있고, 올해 말까지 10호점을 목표로 세운 이유는 첫 진출 후 운영 실적이 예상 수치를 월등히 뛰어넘었기 때문입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이마트24 관계자는 구체적인 매출을 공개할 수는 없으나 개점 당시 잡은 목표 매출액의 2배 이상 실적이 나오고 있다고 말할 정도로 실적이 높았죠. 이마트24는 싱가포르 현지 식음료 기업 페이숑과 이마트24 싱가포르 PTE를 설립, 편의점은 아예 K푸드 특화 F&B 매장으로 꾸린 것이 통했다는 평가, 인구는 적지만 1인당 국민소득이 높아 외식 산업이 동남아 어느 국가보다 발달했다는 점을 노린 것이죠.

이런 인기 요인으로는 진짜 한국의 맛을 선보였다는 것에 있습니다. 끓인 라면의 맛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서 매장에 기계를 설치했고, 매장에서 조리해 판매하는 떡볶이의 떡과 양념은 모두 한국에서 직접 조달하고 있습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관계자는 대부분 식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하되 한국에서 판매하는 음식의 맛을 최대한 그대로 구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과자, 음료 등 상품도 판매하지만, 싱가포르에서의 핵심 품목은 간편 먹거리로 매장 전체 매출의 57%가 K푸드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하지만 이런 인기에도 주의해야 할 것이 있습니다.

한류의 인기도, 한식의 인기도 좋지만, 이를 이용해 퀄리티 낮은 한식당, 한식이 만들어져 기껏 만들어 놓은 이미지가 망가질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이에 한식진흥원은 해외 한식당 협의체 역할 강화 사업의 일환으로 한식당 운영의 내실을 다지기 위한 다양한 운영 컨설팅 프로그램을 지원하고 있으며, 이는 큰 호응을 얻고 있습니다.

해외반응 일본반응 중국반응 한류 해외리얼반응 외국반응 해외언론

미식의 나라 싱가포르에서 부는 한식 열풍, 이것이 단순한 열풍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싱가포르 최고의 음식으로 자리 잡는 것도 불가능한 상상은 아닐 겁니다.

문화란 자연스럽게 퍼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안에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합니다. 당장 한류, 한식이 유행한다고 좋아할 것이 아니라 이럴수록 더욱 조심하고 이미지 관리에 만전을 기할 때가 아닐까 합니다.


YouText의 콘텐츠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유텍스트 YouText 글로 읽는 동영상에서 더 알아보기

지금 구독하여 계속 읽고 전체 아카이브에 액세스하세요.

계속 읽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