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재미주의입니다. 일본 기업에서 6개월이나 걸린다는 일을 단 4일 만에 해낸 한국인이 있습니다. 어느 나라 기업이다를 떠나 일단 기업이 못해낸 일을 어떻게 단 한 사람이 해결할 수 있었는지 ‘기적이 일어났다’ 외에는 설명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이 사건에 대해 알아가면 알아갈수록 이건 기적이 아니었습니다. 한 사람의 강한 집념이었습니다.
2000년, 포스코 포항 공장에서 화재가 발생했습니다. 하필이면 이 사고로 열연 전동기가 불에 타 파손되었는데요. 포스코는 비상에 걸렸습니다. 열연 전동기가 없으면 일부 공정이 중단되어 생산량이 대폭 감소하기 때문인데요. 다급히 기계로 구입한 일본 기업에게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그런데 현장에 파견되어 기계를 점검하던 일본 직원은 난감한 표정을 지으며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건 현장에서 고치는 게 불가능합니다. 일본에 가져와서 고쳐야 하고, 수리 기간은 대략 6개월이 넘게 걸릴 것 같네요.”
당장 재가동을 해야 하는데 6개월이라니 포스코는 절망에 빠졌습니다. 그런데 절망에 빠진 포스코 앞에 뜻밖의 인물이 나타났는데요. 다름 아닌 포스코의 직원이었습니다.
현장 직원 한 명이 갑자기 이런 제안을 해 온 것입니다. “제가 직접 수리할 테니 며칠만 시간을 주십시오.” 그 직원의 돌발 행동에 모두가 놀랄 수밖에 없었는데요. ‘일본 제작사조차 여기서 못 고쳐서 일본에 실어가야 한다는데, 현장 직원이 무슨 수로 고친다는 말일까?’
다른 직원들은 현재 우리가 가진 기술력으로는 수리가 절대 불가능하다며, 그 직원을 뜯어말렸지만 이 직원은 끝까지 포기하지 않았습니다.
한시가 급했던 포스코였지만 평소 현장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척척 해결해 신뢰를 받고 있던 그 직원을 한번 믿어보기로 했습니다.
그는 밤낮없이 잠도 아껴가며 수리에만 매달렸는데요. 그 모습을 지켜보던 사람들은 “설마 저게 되겠어? 괜한 고생이지.”하며, 별다른 기대를 하지 않았습니다. 주변의 반응이 어떠하든 그는 자신의 일에만 몰두할 뿐이었습니다. 그렇게 4일이 지나자 그에게서 믿기 힘든 말이 나왔습니다.
“수리가 끝났습니다.”
전동 열연기를 제작한 일본 기업도 6개월이나 수리 기간이 걸린다고 했는데, 겨우 사흘 만에 끝났다니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말이었는데요. 큰 기대는 없었지만 모두가 혹시나 하는 마음을 가지고 수리가 끝난 전동 열연기 앞에 모였습니다. 꺼졌던 전원 스위치가 ON으로 돌아가는 순간 모두의 입에서 탄성이 터져나왔습니다.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을 시작한 것이죠. 모두가 이건 기적이라고 생각했는데요. 하지만 이야기를 시작할 때 말씀드렸듯이 열연 전동기가 단 4일 만에 수리된 것은 기적 같은 것이 아니었습니다.
2006년 포항 공장에서 비슷한 사고가 발생했는데요. 이때도 일본 기술자들이 5달이나 걸린다던 수리를 같은 직원이 열흘 만에 해결했기 때문입니다. 이건 기적이 아니라 실력이었습니다.
일본 제작사마저 족히 6개월이나 걸린다던 일을 단 4일 만에 해결해버린 실력자, 그는 포스코의 현장 직원이자 포스코의 명장 1호 손병락씨였습니다.
포스코 명장 일반인들에게는 굉장히 낯선 칭호일 것 같은데요. 포스코 명장은 세계적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로 회사에 기여한 현장 직원을 독려하기 위해 포스코에서 2015년 도입한 제도입니다.
명장으로 선정된 분들은 존재 자체가 한국의 소중한 인적 자원이신데요.
앞서 일본 제작사가 하기 힘들었던 일을 현장에서 척척 해결해내는 것만 봐도 실력이 어마어마하다는 게 딱 느껴지죠? 특히 포스코 명장 1호 손병락 명장께서는 대기업 중 유난히 임원이 되기 힘들다는 포스코에서 첫 명장 출신 임원이 되었습니다. 알면 알수록 대단한 분인데요. 그가 이토록 나라를 대표하는 실력자가 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요?
타고난 천재성? 높은 교육환경? 모두 아니었습니다. 이건 그의 집념이 만들어낸 결과였습니다.
어린 시절 넉넉하지 않은 형편이었던 손병락 명장. 그의 집념이 시작된 것은 국민학교 시절이었습니다. 어느 날, 과학 수업에서 전자석 만드는 방법을 배우게 되었는데요. 호기심이 남달랐던 그는 집에서 혼자 자신만의 전자석을 만들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 과정이 참신했는데요. 전선 피복을 벗기는 것까지는 좋았지만 있는 재료만 가지고 실험을 하다 보니 쇠못 대신 호미에다가 전선을 둘렀던 겁니다.
그렇게 완성된 호미 전자석을 콘센트에 꽂았다고 하는데요. 결과는 과정만 들어도 뻔하죠? 스파크와 함께 큰 부상을 입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난생 처음해 본 나홀로 실험에서 얼굴에 화상까지 당하며 실패를 겪었지만 손병락 명장은 그 순간에도 아픔이나 실망보다는 이런 생각이 먼저 들었다고 합니다. “선생님은 되는데 왜 나는 실패한 거지?” 첫 실험에서 겪은 이 실패가 오히려 전기에 대한 남다른 관심은 그의 집념 스위치를 켜버린 것입니다.
다행히 그의 부모님도 아주 남다른 분들이었습니다. 어려운 가정 형편에도 교육을 중시했던 선친은 “밥은 얻어 먹더라도 고등학교는 보낸다.” 이런 마인드로 지원을 아끼지 않았고, 덕분에 포항공고에 진학해 졸업을 하기도 전에 현대중공업에 입사할 수 있었습니다.
졸업 후 1977년에는 현대중공업을 퇴사하고, 포스코 전기 수리과에 입사했는데요.
“여기서라면 자신이 꿈꿨던 엄청나게 큰 전자석을 만들 수 있겠다” 그렇게 그의 전기장이 삶이 시작되었습니다.
현장에서 몸소 겪으며 전기의 기본 원리에 대해 눈은 뜨게 되었고, 점점 더 재미를 느끼며 일하다 보니 어느새 반장이라는 직책까지 올라갔었습니다. 여기까지 올라와 보니 그는 자신의 한계가 보였습니다. 지금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만으로는 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가 없었던 것이죠. 여기서 또다시 그의 집념 스위치가 켜졌습니다.
사비까지 털어가며 분야별 기술자들을 찾아다녔고, 그들의 기술을 배우기 위해 쫓아다녔습니다. 하지만 기술자들이 미치지 않고서야 자신의 재산과도 같은 노하우를 순순히 알려줄리가 없었겠죠?
이런 역경에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들이대면서 기술을 갈구했습니다. 끝까지 가르쳐주지 않는다면 옆에서 수리하는 모습을 지켜본 후 자신이 직접 똑같은 실험을 해 보며 경험을 쌓아나갔습니다.
실험 중 열에 아홉은 실패로 끝났지만 한 번의 성공이 주는 성과가 정말 엄청났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쌓인 지식들 덕분에 현장에서 그가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이 점점 사라져갔는데요. 자신감이 붙은 그가 열연 전동기까지 제작사보다 훨씬 빨리 완벽하게 고쳐내며 명실상부 ‘포스코 1호 명장’이라는 칭호까지 가질 수 있게 된 것입니다. 그의 실력과 노고는 나라에서도 알아봐 주었는데요.
2020년 철의 날 국가에서 그에게 동담산업훈장을 수여했습니다. 한 가지 일에 몰두하다 보면,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는 말처럼 손병락 명장께서는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일에 몰두한 결과,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었습니다.
한국처럼 물적 자원이 부족한 나라에서 전세계와 경쟁하기 위해 이런 인적 자원은 무엇보다 중요한데요. 대한민국에 이런 분들이 많아진다면 더욱 밝은 미래가 그려지지 않을까요?
우리 모두 각자의 분야에서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하도록 합시다. 지금까지 재미주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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