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전 세계를 발칵 뒤집어 놓은 미국의 1급 기밀문건이 유출되는 사고가 있었습니다. 워싱턴포스트는 지난 4월 15일, “이 유출된 기밀문건에는 중국이 대만을 공습할 경우, 이를 막는 대만의 대공 방어망이 취약해 중국의 공습에 압도당할 수 있다.”라는 미국 정부의 평가까지 들어 있다고 보도했습니다.
WP는 “대만 당국자들 역시 대만의 역량을 불안하게 보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자신들의 방공망이 중국의 미사일 발사를 정확하게 탐지할 수 있는지에 대해 의구심을 가지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또한 “대만은 각 목표물에 2발의 대공 미사일을 발사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지만, 이는 중국의 대규모 공격에 압도당할 수 있다.”라고 문건은 평가하고 있으며, “대만 공군이 모든 부대의 위치를 특정 시간에 볼 능력이 취약하고, 안전하게 통신할 수 있는 무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그런데 이러한 예측이 서서히 현실로 드러나는 분위기입니다.
민군 겸용 공항으로, 대만의 공군기지가 있는 타이베이송산국제공항에 주둔하고 있는 ‘501 공군방공부대’는 대만군의 자랑하는 정예 부대입니다. 방공미사일 시스템 및 T-82형 20mm 방공속사포 등 최첨단 시설로 무장하여 대만의 영공 방어를 책임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대만 매체들은 이곳에서 근무한 한 통신병과 인터뷰를 진행했는데, 중국에서는 이 인터뷰를 ‘대만군의 굴욕’이라고 부르며 무시했습니다. 인터뷰에 등장한 통신병은 군인보다는 아이 같은 외모에, 목소리조차 귀여워 “이런 아이 같은 병사가 지키는 대만을 어떻게 공격할 것인가?”라며 중국이 비웃은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에는 ‘대만 총통의 굴욕’이라는 이름으로 중국에서 또다시 대만군을 비웃고 있는데요. 지난 9일, 대만의 ‘차이잉원’ 총통은 가오슝에 있는 대만 공군의 방공미사일 사령부를 시찰하며 공군 장교들을 격려하기 위해 현장에서 무전 교신을 시도했는데, 돌아온 답변은 뜻밖이었습니다.
대만 총통은 대만 공군과 교신을 시도했지만, 갑자기 중국 공군이 등장하는 기괴한 상황이 연출되자, 뒤에 있는 여장교가 서둘러 무선을 꺼버리고 수행원들은 총통의 눈치를 살핍니다. 차이 총통 역시 난처한 기색이 역력하며 황당한 표정을 짓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우여곡절 끝에 차이 총통은 대만 공군의 경국호전투기 조종사와 다시 교신에 성공하게 됩니다.
이와 관련해 대만 공군 측은 “중국군의 목소리는 차이 총통과의 교신에 끼어든 것이 아니라, 대만 공군이 감시 중인 다른 무전에서 흘러나온 것”이라고 설명하며 사태 수습에 나서고 있습니다. 하지만 대만은 지금도 이 문제로 시끄럽습니다.
먼저, 이런 영상이 언론을 통해 그대로 국민들에게 노출된 점을 문제 삼는 이들도 일부 있지만, 대다수는 공교롭게도 차이 총통의 방문 시점에 맞춰 중국군의 무전이 나왔다는 점을 지적했습니다.
이는 중국군이 대만을 해킹한 것으로, 이번 차이 총통의 공군 방문은 비공개 일정이었음에도 이마저 중국에서 파악하고 있다는 것으로 해석하고 있어 대만 내에 우려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장앤팅 전 대만 공군 부사령관 역시 대만 언론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우려를 표하기도 했는데, 이 소식을 전하는 중국은 고소하다는 반응입니다. 중국의 관영매체 ‘환구시보’는 “중국 공군의 목소리를 들은 차이잉원은 상당히 난처해졌다.”라고 전했습니다.
특히 해당 매체는 “쇼가 너무 과했다. 너무 창피해 고개를 들 수 없다.”라는 대만 네티즌들의 반응까지 이례적으로 소개하며 망신 주기에 열을 올렸습니다.
특히 ‘둥난위성 TV’는 중국의 도청 의혹을 제기하는 대만 측의 주장은 전혀 보도하지 않고, 차이 총통이 당황하는 모습들을 위주로 편집해 해당 장면에 이모티콘까지 넣으며 집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대만이 이번 사건에 이렇게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바로 미국에서 터져 나온 중국의 감청 사실 보도 때문인데요. 지난 10일, ‘월스트리트 저널’은 백악관 관리의 말을 인용해 “중국이 2019년부터 미국과 가까운 쿠바에 전자 정보를 가로채는 감청 시설을 설치하고 운영하고 있다.”라고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기 때문입니다.
미국을 겨냥한 중국의 쿠바 도청기지 가동설이 논란이 되자, 대만 역시 자국에 대한 중국군의 감청 의혹을 제기하고 나선 것입니다.
작년 11월 22일 밤, 대만 남부의 핑동현 합동작전 훈련 기지에서 대만 육군의 269기계화 여단이 야간 합동 실탄 사격 훈련을 하는 모습이 공개됐는데요.
이 훈련은 상륙 작전을 벌이는 가상 적군의 장갑차를 포병의 지원을 받아 미국산 대전차 미사일인 재블린으로 파괴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는데, 대만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에 대항해 사용한 작전을 면밀하게 분석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이번 차이잉원 총통의 무선 교신 사건으로 이런 훈련의 의미가 퇴색되는 느낌을 받고 있는데요.
여기에 차이 총통이 대만군의 전력 강화를 위해 밀어붙인 내용이 있는데요. 내년부터 대만 의무 징병이 4개월에서 1년으로 늘어난 정책 역시 앞서 유출된 미국의 기밀문건에서는 국방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아 대만 내의 여론이 좋지 않은 상황입니다.
해당 내용을 접한 네티즌들은 어떤 반응을 보일까요?
“어떻게 적군이 아군 군사 통신 채널에 들어올 수 있죠? 도대체 대만 총통은 뭘 하고 있나요?”, “이렇게 쉽게 뚫리는 데 문제가 없다고? 정말 슬프다. 반박 한 마디도 못하고…”, “왜 끊고 난리야? 총통이 시원하게 한 마디 하게 놔두지…”, “적군의 한마디에 3군을 통치하는 자가 어색한 웃음만 짓고 있는 현실…”, “군사통신 채널마저 뚫리고 있지만, 맨날 아부만 하고 있는 대만군의 연약한 모습…”
“이 얼마나 창피한 일인가! 총통이 적군의 한마디에 아무런 대꾸도 못 하고 어색한 웃음만 짓고 있다니…”, “미사일이 머리 위로 날아와도 아무런 반응도 안 하고 미식 전람회 가서 쇼나 하고… 왜 늘 이런 일만 생길까? 정말 슬프다…”, “중국과 대항해 대만을 지킨다? 애꿎은 남의 집 자식들만 다치겠지~”, “쇼하려다 적군에게 탈탈 털리는 군대도 안 갔다 온 3군 통수권자!”, “대만에는 정치가 없어. 그만 내려오세요. 당신이 있을 자리가 아닙니다.”
내년 1월 13일, 대만에서는 총통 선거가 치러집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차이 총통이 이끄는 민진당이 낸 후보가 우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민진당은 이번 사건이 지지율에 영향을 줄까 노심초사하는 모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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