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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 애쓰지만 불공평한 관계의 연속… 그 원인이 ‘나’에게 있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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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과 관계를 맺다 보면 내가 그 사람에게 잘해 주고 노력하는데도 오히려 관계가 악화되는 경우가 있는 것 같아요. 이런 경우가 왜 생기는 걸까요? 그 초점이 나에게 맞춰지는 게 아니라 상대방에게 맞춰지는 경우, 그러니까 나를 인정해 주는지, 나를 사랑해 주는지에만 연연하는 경우에 혼자 상처받기 쉽죠.

불공평한 관계, 그 관계의 책임은 사실 나한테 있어요. 내가 왜 잘해줬죠? 내가 왜 그 사람에게 잘해줬냐면 칭찬받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그 관계를 유지하고 싶어서예요. 그런데 그것이 좀 당연시된다면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해야 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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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울하다는 것은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보다 내가 더 해야 하는 경우거든요. 예를 들어서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상대를 위해서 이걸 해줄 수 있다면 그건 덜 억울할 거고, 그 사람이 원하는 관계 패턴에 말려들지 않겠죠.

내 선을 정하는 거죠. 나는 일주일에 한 번 정도라면 나는 해줄 수 있지만, 그 이상 무리하게 되는 건 거절해야 하는 거죠. 여러 가지가 있겠죠. 그 시간은 선약이 있어서 안 된다든지, 그 시간은 내가 뭘 하기로 되어 있다고 선을 좀 긋는다면 악순환되는 관계에서 벗어날 수 있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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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게 관계에 노력할 필요가 없다는 게 아니라 내가 할 수 있을 만큼, 주 1회는 할 수 있는 거죠. 그러니까 이게 아예 관계를 끊거나 노력하지 말라거나 노력하라는 게 아니라 과연 내 상황에서 어느 정도까지 이 관계에 노력할 수 있는가를 따져 봐야 하는 거죠.

그러니까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내가 이렇게 맞춰 줄 수 있는지, 그 이상의 요구를 했을 때는 내가 선을 그으면서 거절할 수 있어야 한다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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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보통은 ‘내가 이걸 안 해 주면 상대가 또 화낼 수도 있겠다’라거나 ‘내가 이걸 안 해 줘서 상대가 섭섭해하면 어떻게 할까?’라는 마음에 무리하게 진행하고, 상대방은 ‘이렇게 요구하면 다 되는구나~’라면서 그 관계가 계속 착취되는 관계로 고착되잖아요.

그걸 막는 가장 좋은 방법은 그런 악순환의 관계의 원인 제공자는 상대방이 아니라 나라는 걸 깨닫는 게 참 중요하죠. 그리고 실제로 거절하더라도 별일 안 일어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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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게 익숙해진 상대에게 내가 더 이상 노력하지 않겠다고 말하는 게 아니라 지금까지는 3만큼 했는데, 이제는 2를 하겠다고 말하는 거예요. 언젠가는 또 3을 할 수도 있겠지만, 지금 나의 상황에서는 2를 하겠다는 거죠.

그렇지 않으면 ‘척’하는 거거든요. ‘척’하는 관계는 사실 희생과 침묵이에요. 그런데 그 침묵은 가짜 평화라 관계가 불편해지고 오래갈 수가 없는 거죠. 거짓된 나의 모습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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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어떻게 주구장창 3을 다 해 주겠어요. 내 상황에 따라 어떨 때는 2를 해 줄 수도 있고, 어떤 때는 1을 해 줄 수도 있고, 어떨 때는 4를 해 줄 수도 있는 거잖아요. 사실은 본인이 거절을 못 해서 생기는 경우가 많아요. 거절했을 때 상대방의 반응이 어떨지, 관계가 어떻게 흐트러질지…

하지만 사실 다시 균형을 이뤄가요. 끝나는 게 아니라 다시 만들어진다는 거죠. 그리고 시간이 지나서 내가 좀 더 해줄 수 있을 때는 또 그때 가서 균형이 만들어지는 거죠. 관계가 끝나지 않는다는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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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항상 변화가 있으면 ‘이 관계가 끝나면 어떡하지?’, ‘내가 거절해서 저 사람이 떠나면 어떻게 하지?’, ‘지금같이 좋은 분위기를 망치면 어떻게 하지?’ 나 때문에, 내가 거절해서 그렇게 될까 봐 걱정하는 거죠.

사실 거절해도 괜찮아요. 때로는 이기적일 필요도 있고, 때로는 내 의견을 제시할 필요도 있어요. 그리고 그것이 관계를 망치지 않아요. 그리고 그걸로 망치는 관계라면 그 관계는 오래갈 관계가 아닌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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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중에도 많아요. 가족이라는 이름 아래 너는 무조건 희생해야 한다, 네가 다 해야 한다는 경우도 많은데요. 그것은 저는 얘기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 아내가 남편을 위해서 계속 희생하는 상황, 여러 가지 사소한 일들을 다 챙겨주는데, 그걸 너무 당연하게 여기고 오히려 업신여기는 경우들이 갑자기 생각나요.

대부분의 부모님 세대가 많이 그랬었죠. 집안일 하는 게 어머님의 역할이고, 상대적으로 이렇게 서포트를 해 주고 잘해 주다 보니까 그것이 당연시되고, 오히려 나중에는 그걸 무시하는 결과가 나올 수도 있고요. 왜냐하면 집안일이라는 게 공기와 같은 것이라 티가 안 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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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랬을 때 저는 딱 어느 지점까지만 해 주라고 얘기해요. 이제는 자녀들도 다 컸고, 또 남편분도 은퇴 이후나 자기 삶을 영위해야 할 줄 알아야 하고, 자기 빨래는 자기가 할 줄 알고… 이런 것들이 필요하잖아요.

그러면 남편분들이 아주 식겁하시죠. 지금까지 누려왔던 걸 못 누리게 되니까요. 그렇지만 이제는 시즌이 바뀐 거죠. 그걸 받아들이고 서로 조율할 때 양쪽이 다 행복하다는 거죠. 내가 더 이상 이 관계의 어떤 한쪽에서 한쪽으로 일방적으로 베풀어야 하는 관계가 종료됐음을 서로 알게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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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관계가 끝나버리는 게 아니라 이제 우리는 결혼한 지 20년이 넘었으니까 또는 10년이 넘었으니까 또 다른 패턴으로 넘어가자고 하는 건데, 그러면 남편분들이 처음엔 좀 싫겠죠.

그렇지만 아내도 자기계발의 의무가 또 있잖아요. 자기 비전도 있고 그동안 육아와 출산 때문에 참았던 것도 있을 텐데, 그랬을 때 남편의 입장에서도 아내를 위해서 좀 더 집안일을 할애받고 아내가 자기계발할 수 있는 시간과 여유를 준다면 결혼생활에 오히려 더 도움이 되는 거죠.

아내가 자기 발전을 할 수 있으면 또 나중에 혹시 알아요? 40, 50대에 남편이 회사에서 잘리면 와이프가 돈을 벌 수도 있는 거고… 사람의 일은 모르는 거니까 여러 가지로 이득이 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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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관계에도 분산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예를 들어서 내가 어떤 새로운 친구가 생겼어요. 또 새로 관심이 가는 관계가 생겼는데, 거기에 너무 몰입해서 열중하기보다는 그 사람이 또 바쁠 수도 있고, 그 사람의 상황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 내가 또 나머지 시간을 간혹 드물게 만나면서 보낼 수 있는 그런 인간관계를 찾을 수 있고요.

어떤 공통 관심사를 가진 친구들의 모임도 항상 가져야 해요. 운동을 같이 한다든지, 또 심리학 공부를 같이한다든지, 이런 관계도 가지실 수 있고요. 그런 분산 투자가 되면 좀 더 의존하거나 집착하는 관계를 벗어날 수 있을 것 같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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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라는 것은 굉장히 유동적인 거다. 항상 동일한 관계로 계속 가는 게 아니고, 시간에 따라서 같은 관계이고 같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변할 수가 있는 거거든요.

되도록이면 성장 가능한 그런 관계로 가야겠죠. 같이 시간을 보낼 때 내가 경험하는 게 다르고, 내가 받는 게 다르고, 내가 주는 게 다르고, 그리고 그 농도가 다르니까 결국에 사람마다 고유한 세계가 있는데, 그런 세계를 탐험하고 같이 즐긴다는 느낌으로 서로 시간을 보낸다면 내가 굳이 나의 모습이 아닌 다른 모습으로 꾸며내거나 노력하지 않아도 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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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저는 이런 생각도 해요. 내가 저 사람과 같이 있고 싶다, 같이 영향을 받고 싶다 하는 사람이 굳이 남자, 여자 가릴 필요 없다는 생각인데요. 보통 남자, 여자의 관계라고 그러면 환자분들이 그래요. 그 친구가 바로 남자인데, 혹시 오해할까 봐, 사귄다고 소문날까 봐 걱정해요.

물론 젊은 20~30대는 좀 다를 수는 있겠지만, 동성끼리 얻지 못하는 것 중에 이성끼리에서 굉장한 자극이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생각하는 방식도 다르고 관심사도 다르기 때문에, 또 사회적 포지션도 다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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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저는 그렇게 얘기해요. 그러면 명품을 가까이하듯이 가까이해라… 명품이라는 게 뭐죠? 우리가 쉽게 살 수 없고 소유할 수 없죠. 그렇지만 구경할 수는 있잖아요. ‘디자인 좋네’, ‘지퍼를 이렇게 달아 놓으니까 좋네’, ‘요즘 가방끈이 이렇구나…’ 그 관계에서 그런 세계관의 영향을 받을 수는 있는 거죠.

그러니까 관심 있고, 좋아하고, 호기심이 가고, 끌려가는 그 상대가 이성이라 할지라도 전부 사귀지 말라, 사귀는 순간 그 관계는 깨져요. 평생을 두고 10년, 20년 그냥 남사친, 여사친으로 갈 수도 있고, 또 이성이지만 동역자로 갈 수도 있고, 동업할 수도 있고, 공통 관심사를 가질 수 있는 좋은 베프가 될 수도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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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부분이 사실 저도 20, 30대 때 굉장히 놓쳤던 부분이고, 지금 생각해 보면 별것도 아닌데 많이 배제됐던 부분이에요. 그래서 연애라는 것 또는 성적인 걸 좀 많이 벗겨내고 명품을 대하듯이 하는 거죠. 물론 상대가 오해하지 않도록 해야겠죠. 그랬을 때 좀 더 폭넓고 깊이 있는 관계가 될 수도 있고요. 나이 차이도 마찬가지로 생각해요. 나이도 나보다 아래건, 위건 많은 부분을 내가 얻을 수 있겠다…

그런데 그런 것들을 우리는 색안경을 끼고 많이 보는 것 같아요. ‘왜 둘끼리만 몰려다녀? 둘이 사귀냐?’ 이런 거… 그런데 꼭 그렇지는 않은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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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명품을 보듯이 해라…’ 이걸 환자분들한테 얘기해 주면 굉장히 좋아하더라고요. 내 걸로 만들 수는 없지만, 내가 그것을 즐기고 감상하고 영향을 받고 좋은… 눈을 높일 수 있다고 해야 할까요? 내 눈을 높이고, 시야를 넓힐 수 있는 그런 관계가 바로 서로가 서로에게 주름이 되는 관계가 아닌가 싶습니다.

인간관계라는 게 소유라는 어떤 욕심, 마음이 들어가면 굉장히 힘들어지는 거잖아요. 그런데 한 발짝 물러서서 그냥 그 자체로서 상대를 바라볼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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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아까 소유 얘기가 잠깐 나왔는데, 관계에서는 상대가 정말 잘되기를 바라야 해요.

내가 소유하고, 내 곁에 있기만을 바라고, 나한테 돌려주기만 바라고… 또 나는 있는 척하고 센 척하지만 않는다면 정말 진정한 우정, 나이와 성별과 어떤 사회적 위치와 상관없이 진정한 우정을 갖고 서로가 서로에게 성장의 가능성을 열어주는 그런 관계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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