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면서 배우는 심리학 유튜버 몸장 _ 이하 몸장)
동국대학교 문화학술원 교수 김성규 _ 이하 김성규)
몸장) 우리가 그러면 세 가지 종류의 그런 악인들에 대해 이야기를 해 봤는데, 그런 사람을 대처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면 좋을 것 같거든요.
김성규) 사실 거짓말 연구한 사람 얘기 들어보면, 긴장 상태에 빠지거나 자기가 진짜라고 믿지 않는 것을 말하려고 할 때는 입안에 수분이 마르는 증상이 발생하거든요.
우리 선조들의 속담처럼 입에 침이나 마르고 거짓말해라. 그래서 입이 마른다거나 아니면 눈을 빠르게 깜빡인다든가. 생각을 계속해야 하므로. 또 말을 끝낸 다음에 상대방이 거기에서 ‘아~’ 이렇게 얘기하면 혼자 한쪽 입꼬리만 올리고 웃는다든가. 내가 상대방을 속였다는 것에 대한 쾌감인 거죠. 이런 것들이 거짓말하는 사람의 특징이라고 얘기하는데요.
김성규) 거짓말을 연구하는 심리학자 중에서도 이렇게 잘 알고 있으면서도 상대방의 거짓말을 밝혀낼 수 있는 확률이 10% 미만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우리가 얘기하는 도중에 거짓말을 밝혀내는 게 굉장히 어려워요. 갑질 하는 사람, 그리고 과도하게 집착하는 사람을 상대할 때 저는 늘 법의 도움을 받는 게 가장 좋다고 얘기해요.
제가 정신건강의학과 의사 선생님에게도 얘기를 들어 봤는데, 그분도 결국 ‘카톡 자료 모으세요’ ‘녹취 꼭 하세요’ 스트레스가 너무 심해져서 못 견딜 정도가 됐다는 진단서를 가지고 경찰에다 신고하라고 해요.
몸장) 많은 사람이 이 부분을 간과하는 것 같은 게 우리 사회에는 법이라는 제도가 있잖아요. 그런데 내가 너무 갑질을 당하고 위축되다 보면 뒤를 돌아보지 못하는 것 같아요. 그렇게 뒤를 돌아보면서 내가 할 수 있는 행동이 있다, 그 사실 자체를 아는 것만으로도 많이 도움이 될 것 같거든요.
김성규) 갑질을 너무 심하게 당하다 보면 ‘내가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나’ 이런 상태에 빠져 버리기 때문에 상대방 갑질의 정도가 심해진다고 본인이 느끼게 된다면 주변인과 그리고 내가 속한 시스템의 도움을 반드시 받아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김성규) 인권 센터라든지 경찰의 도움을 받는다든지. 이게 점점 더 심해지다 보면 자기가 모르는 사이에 자기 정신 상태가 망가져 버리는 경우가 매우 많아요. 갑질하는 사람은 정신 상태가 망가지지 않잖아요.
그리고 그 사람이 분명히 당신한테만 하는 게 아닐 거거든요. 갑질하는 사람은 자기가 늘 옳다고 생각하는 태도를 가진 사람, 그건 어느 상황에 가든지 간에 자기는 옳은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믿고 있기 때문에 어떤 상황에서 가든지 내가 믿는 바를 주입하려고 하는 특징을 갖고 있습니다. 결국 나한테만 갑질하는 게 아닐 거예요 분명히.
김성규) 밑에 을의 입장에 있는 여러 사람하고 얘기를 해 보면 하나같이 그 사람을 싫어한다든가, 하나같이 그 사람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고 싶어 할 것이기 때문에 ‘나 혼자 저 사람과 맞서야 하나?’ 전혀 아닙니다. 그리고 요즘은 갑질로 신고하면 2차 가해를 막기 위해서 철저하게 이들을 분리하는 조치가 취해지기 때문에 보복에 대한 걱정 등은 조금은 미뤄 놔도 될 것 같습니다.
몸장) 이게 좀 위로가 되는 게, 내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이 나한테만 유독 그러는 게 아니라, 광역기를 쓴다는 점. 그거 자체가 좀 위로가 되는 것 같고요.
몸장) 그럼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내가 그 사람을 바꾸려고 하면 안 된다는 점이겠네요.
김성규) 그렇죠. 그 사람은 자신의 상황에 대한 믿음이 있는 사람이에요 이미. 이 사람의 상황을 바꿔 놓는 방법은 더 강력한 시스템이 개입해서 자기가 틀렸다는 것을 깨닫게 만들어 주는 거예요. 을의 입장에서는 이 사람의 상황을 바꿀 수 없는 거죠.
몸장) 이렇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 같아요 ‘내가 잘하면 좋아지겠지’ 그런데 그건 잘못된 생각이고, 그 사람의 패턴에 말려드는…
김성규) 가장 가여운 생각이죠.
김성규) ‘내가 잘하면 되겠지’라고 하는데 그들의 기대에는 내가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아요. 그들은 이미 그 영토 안에 먼저 선점해서 자리를 잡고 있던 사람이고, 내가 신입생으로 들어갔을 때는 그들은 나보다 훨씬 더 많은 여기에 경험적인 지식과 이 공간에 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는 상황에서 내가 잘 모르는데 열심히 하려고 해 봤자 오히려 더 상황이 더 어려워지는 경우가 많죠.
몸장) 갑질하는 사람과 세 번째 집착하는 사람, 비슷한 느낌이 들거든요. 세 번째 구체적으로 그런 상황에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김성규) 아무래도 이건 갑질하고 거의 대처가 비슷해질 수밖에 없겠는데, 문제는 여기에는 이제 사랑하는 마음이 걸린다는 것. 여기까지 과연 우리가 법의 힘을 빌려야 되느냐라는 고민을 많이 할 수 있겠죠. 그런데 법적인 힘을 빌릴 정도의 상황이 됐다면 그 사랑은 파탄이 난 상황이라고 보면 될 것 같거든요.
사랑이라는 것은 서로 주고받는 관계 속에서 맺어지는 것이지 일방적으로 어떤 상대에게 내가 사랑을 줘야 한다거나 아니면 사랑받아야 한다면 이건 우리가 사랑이라고 부르지 않잖아요. 짝사랑이라고 부르죠.
김성규) 어느 한쪽이 이미 일방적으로 사랑을 요구하기 시작했다면 그 방식 자체가 굉장히 폭력적이에요. 이것은 연인 관계가 이미 거의 끝난 상태라고 볼 수 있기 때문에, 여기에 매달리면서 사랑을 갈구하면 점점 더 그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으므로 그 관계를 어떻게 끝내야 할지 생각해야 할 것 같습니다.
용서를 빈다고 하더라도 그때뿐일 거고요. 만약에 법적으로 내가 신고했다, 그러면 고소가 들어오게 될 거잖아요. 만약 고소를 취하하게 되면 일사부재리의 원칙에 한 번 취하된 고소 건으로 다시 고소를 못해요. 연인 관계도 약간 그렇게 생각해 보시면 어떨까 생각합니다.
김성규) 한 번 용서한 것에 대해서는 ‘나 이제 용서받았으니까 그 건으로 다시 비난받지 않을 거야’라고 생각할 수가 있거든요. 그런데 연인 관계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반복되잖아요. 자꾸 용서해 주고 다시 만나 주고 또다시 그 문제가 불거지고 다시 용서해 주고, 이것을 끊지 못해서 데이트 폭력이나 집착이 계속 발생하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 것을 냉정하게 끊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몸장) 때로는 냉정한 게 최선의 방법일 수도 있다.
김성규) 그렇죠. 애매한 정에 이끌려서 계속 상대방을 용서해 준다거나 다시 만날 경우 내가 결국 그 상대의 패턴에 구속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는 거니까요.
몸장) 거짓말하는 사람, 그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떤 행동을 보이는지 좀 더 알 수 있을까요?
김성규) 거짓말을 연구하는 학자들에 의하면 안면 비대칭. 표정 자체가 굉장히 어색해지기 때문에 안면 비대칭이 많이 보이고요. 그리고 눈알을 굴리는 것. 그것도 굉장히 많이 보이는 증상 중에 하나입니다.
몸장) 약간 시선을 피하는 것도 하나의 징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김성규) 단답형 대답도 있어요. 상대방 말을 끊어야 하니까 시선을 일부러 피하고 네, 아니요 단답을 한다든지. 아니면 무표정으로 일관한다든지.
김성규) 이런 것을 생각하면서 상대방을 보려면…
몸장) 경우의 수가 매우 많군요. 결국 상대방의 거짓말을 100% 알아낼 수 없다고 한다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중대한 결정을 할 때 상대방에 대한 의심을 어느 정도 해 보는 게 필요한 요소일 수 있겠네요.
김성규) 그렇죠. 상대방의 말속에서 진실을 찾아낸다는 게 굉장히 어렵거든요. 속이려고 마음만 먹으면 누구든지 속일 수 있다고 보는 게 거짓말을 연구하는 사람 입장이에요. 저희 어머니께서 보이스 피싱 한 번 당하셨거든요. 보이스 피싱당하셔서 신고하러 갔는데, 저희 어머니 옆에서 또 누가 보이스피싱당했다며 신고하고 있었어요. 경찰서장이.
김성규) 그러니까 누구든지 당하는 거예요. 그래서 저는 늘 강조하는 게, 거짓말당하는 사람을 보고 비웃거나 욕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그런데 우리가 욕해야 할 대상은 거짓말당한 사람이 아니에요. 거짓말을 해서 부당한 이득을 취한 사람을 욕해야지, 사람이 속이려고 하다 보면 아주 오랫동안 거짓말을 연구한 사람도 속이니까요. 우리가 비난의 화살을 누구에게 쏘아야 할지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습니다.
몸장)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악인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상대방이 아니라 내가 상대방에게 악인일 수도 있잖아요.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김성규) 제가 이 얘기를 할 때 늘 말하는 용어가 있거든요. 고대 그리스인들이 ‘휴브리스(hubris)‘라는 용어를 만들어서 썼습니다.
몸장) 휴브리스 처음 들어보는데요.
김성규) 휴브리스라는 뜻이 뭐냐 하면, 내가 가진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상태. 그리스인들은 이걸 가장 큰 죄악이라 불렀어요. 자기가 권력을 가지게 되면 ‘내가 잘나서 이 권력을 가진 건가’ 그리고 자기가 어떤 위치에 오르게 되면 ‘내가 잘라서 이 위치에 올라가게 된 건가’라고 착각할 수도 있잖아요. 사실 알고 보면 우리 주변 많은 사람의 노력으로, 그 관계 속에서 내가 어떤 힘을 갖게 된 건데. 애초부터 그 힘 자체가 나한테 없었다는 거죠.
김성규) 그런데 갑질하는 사람이나 남을 괴롭히는 사람은 애초부터 자신이 그 힘을 갖고 태어난 줄 아는 경우가 많아요. 내가 마치 애초부터 교수였던 것처럼, 애초부터 선배였던 것처럼. 전혀 아니죠. 시간이 흐르다 보면 내가 어떠한 관계 속에서 선배도 됐다가 어디 가서 후배도 됐다가, 또 어떤 경우에 갑의 입장에도 있다가 어떤 경우 을의 입장이 될 수도 있고요.
갑질을 일삼는 사람의 특징 중의 하나가 애초부터 자신이 갑이었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게 바로 휴브리스인 거죠. 내가 가진 힘이 애초에 내 것이 아니었는데 내 것이었다고 착각하는 상태. 휴브리스라는 것을 꼭 명심했으면 좋겠습니다.
몸장) 휴브리스라는 말이 내가 지금 아무 힘이 없더라도 언젠가 또 이 상황이 바뀌어서 갑의 위치도 될 수 있고, 갑의 위치더라도 을의 위치가 될 수 있고 좀 마음의 유연성을 키우는 데 큰 통찰을 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김성규) 네, 맞습니다. 이것이 오롯이 내 것이 아니라는 것, 이 힘 자체가 내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아는 것. 그래야만 내가 상대방들에게 겸손해질 수 있는 거죠.
몸장) 오늘 김성규 교수님을 모시고 우리 주변의 악인을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그리고 만약에 내가 악인이라면 어떤 마인드 세팅을 통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없앨 수 있는지 그런 부분에 대해서 알아봤습니다. 그럼 오늘의 심리학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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