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이 바빠서 정신이 없네요. 보통 자영업하시는 분들은 장사 끝나고 소주 한잔하거나 술 한잔하고 주무시잖아요? 그런데 저는 소주를 마시면 그때부터 힘들어요. 제가 만약에 술을 좋아했으면 지금의 저는 없었을 거예요. 그런 의미에서 축복 받은 유전자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장사가 잘되는 저만의 노하우가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요즘 배달 전문점은 샵인샵을 안하는 곳이 없잖아요. 그런데 저는 샵인샵을 하면서도 마진을 높이기 위해서 프랜차이즈를 선택 안 하고 제가 판을 짰고요, 샵인샵 간에 모든 메뉴들이 재료를 다 같이 쓰고 그러다 보니까 재료 회전율이 빨라서 재료가 신선한 게 특징인 것 같아요.
그리고 제가 대학생들이랑 같은 나이대다 보니 그 입장에서 생각해봤을 때, 싸고 양 많고, 다양한 걸 좋아하시니까 그냥 가성비를 갑인 메뉴를 만들었거든요. 그러니까 좋아하시더라고요. 그래서 솔직히 남는 건 많이 없어요. 1, 2호점 합치면 매출이 6,7천만원까지는 나오지만 20% 정도 남는 거 같아요. 1,400만 원 정도는 가져가고 있고, 그걸 쓸 시간이 없으니까 돈 모으기에는 사실 최고의 상황인 것 같습니다. 사실 저도 누구보다 쉬고 싶고 이렇게 일하기 싫거든요. 근데 그러기 위해서는 시스템도 갖춰질 때까지는 계속 뛰어야 할 것 같아요.
나중에 목표가 따로 있다면, 제가 장 씨인 것도 있고 ‘장가’라는 가게 이름을 써서 크게 되는 게 목표입니다. 이태원 클라쓰의 ‘장가’를 보고 이름을 지었어요. 제가 장씨이기 때문이기도 하고, 무엇보다 이태원 클라쓰 ‘장가’는 악덕 기업이었다면 저는 선한 ‘장가’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일어나서부터 주문이 계속 들어오는데, 그걸 다 받지는 못하고, 오후 두시나 두시 반 정도 되면 주문을 마감하고 있어요.
드디어 바쁜 게 끝났네요. 너무 바쁘니까 매장 정리가 안 돼서 빨리 브레이크를 걸었어요. 지금까지 오늘 점심 매출은 1, 2호점 다 합쳐서 125만 원 정도 나왔네요. 저랑 점장님이랑 둘이서 주문을 해결하다 보니 둘다 진이 좀 빠져가지고 잠깐 쉬려고요. 재료 준비하는데도 한 시간이 걸리거든요.
매장 2호점에 들렸는데, 이 매장은 이제 5개월 정도 됐네요. 3호점 계획은 없냐고 물어보시는데, 지금 두 개 매장도 해내기가 벅차서 그건 어려울 것 같아요.
이제 다시 저녁 장사 준비하러 이동하려고 합니다. 부모님도 장사하시는지 궁금하실 텐데, 그런 건 아니에요. 아버지는 어린이집 운전 하시고, 어머니는 사회복지사로 근무하고 계세요. 처음에 장사한다고 했을 때 반대는 없었는지 물어보셨는데, 제가 창업 전에 유부초밥집 점장으로 일했었거든요.
주 5일 일하면 월급이 250 정도 돼서 나쁘진 않은 조건이었기 때문에, 부모님은 계속 그렇게 일하면서 좀 배우라고 하셨죠. 그래도 창업하고 나름 잘되고 나니까 엄청 대견스러워하시고 주변에 자랑하기 바쁘신 거 같더라고요.
지금부터는 저녁 장사를 시작하려고 하는데요, 새벽 3시까지 영업을 하고 있습니다. 마감하고 나면 새벽 4시, 5시 정도 되더라고요.
하루의 낙이 있냐고 물어보셨는데, 하루하루 거의 버티다시피하고 있어서 그만할까 생각도 많이 하거든요. 바빠서 진짜 뭐 낙이 없으니까요. 그래도 그나마 나중에 이제 퇴근하고 집에 가면 유일하게 저를 반겨주는 저희 강아지 복만이가 제 낙인 것 같아요.
점장에서 직접 창업까지 해보니, 점장으로 일할 때의 어려움과 사장일 때 어려움이 다르고, 가게를 하나 더 열었을 때의 어려움이 다른 것 같아요. 그런데 저는 이게 모든 공식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때마다 딱 한문장을 떠올려요. ‘욕심을 버리던가, 욕심만큼 뛰던가’. 어려운 상황에 있을 때 저도 포기하고 싶을 때도 많지만 그때마다 ‘아, 욕심을 깔끔하게 버리던가 아니면 내가 욕심내는 만큼 뛰던가’라고 생각해요.
여기까지 오는데 정말 어려웠지만, 진짜 이 경험은 어느 누구도 돈 주고도 전 못 팔거든요. 스스로한테도 부끄럼 없이 열심히 했고, 주방 동선부터 레시피부터 직원 관리부터 이걸 다 이제 해오면서 크고 작은 사고들도 많았고요. 또 중간에 엄청 큰 액수는 아니지만 사기도 한번 당했고 어려움이 굉장히 많았어요. 그런데 어려움이 왔을 때 그때 당시에는 그게 엄청 너무 크고 견디기가 힘들고 그랬지만, 조금만 지나고 보면 뒤돌아 봤을 때 그게 그렇게 큰 어려움은 아니었던 적이 많거든요.
그래서 또 어려움이 찾아오면 힘들기야 하겠지만 지나고나면 또 이겨내고 평소처럼 이렇게 잘 해낼 거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지금 힘든 것도 사실이지만, 그런 욕심이 있기 때문에 놓아버릴 수가 없습니다. 버텨야죠, 계속. 그래도 장사 초반에 비하면 지금 진짜 일 편하게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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