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저한테 물어봐도 어떻게 항상 사랑스럽기만 하다고 하겠어요. 어저께도 슬라임 만들다가 바닥에 묻혀서 바닥이 하얘졌어요. 그래서 봤더니 끈적끈적해요. 그러면 그때 사랑스러워요? 안 그렇잖아요. 100% 사랑만 할 수는 없어요. 모든 순간은 그럴 수 없다고요.
‘아이 보는 게 혹시 힘들 때는 없나요?’라고도 물어봐요. 힘들 때가 있나요가 아니라 힘들지 않을 때가 있는지 물어봐야 맞는 말이죠. 이렇게 처음부터 선입견 가득한 질문을 하는 거죠. 대답을 정하고 물어보니까 사실은 이제 부모도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러니까 ‘뭔가 내가 잘못한 게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하고 있잖아요.
사회적 분위기 자체가 그것 때문이 아니더라도 아이가 아프면 다 기본적으로 죄책감이 있어요. 그러니까 자기 점검을 딱 하게 되거든요. ‘얘가 이래서 아픈가? 내가 이렇게 해서 아픈가?’ 이렇게 된다고요. 그런데 질문도 그렇다 보면 ‘네.’라고 하면 이제 옳거니, 하고 ‘아이를 사랑하지 않아서 애가 이렇게 된 거야.’
그러니까 면담하는 의사나 다른 부모들은 그걸 보면서 ‘그래, 나는 안 저러니까 우리한테는 저런 불행이 생길 일이 없을 거야.’라고 하죠. 이거를 더 가속화시킨 사람이 닥터 브루노 베텔하임이라는 사람인데요. 닥터가 들어갔지만, 의사는 아닙니다. 그냥 말을 잘하는 사람이에요.
되게 위트가 있고 재치가 넘치는 사람이었는데, 이 사람이 유태인입니다. 2차 세계대전 당시에 수용소에 1년 정도 갇혀 있다가 미군한테 구조가 돼서 미국으로 이민을 온 사람이에요. 그러니까 되게 히스토리도 있고, 말을 잘하면서 유명세가 생기는데요.
자기가 수용소에 있었던 부정적인 경험으로 책을 써요. 자기가 봤을 때는 이 자폐가, 이 아이의 집안이, 얘한테 수용소 같은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싶은 생각을 한 거죠. 그래서 책을 냅니다. 그러고 나서 조사를 해 봐요. 자기 마음대로 다 꿰맞춘 거죠. 예를 들어서, 마사라는 애가 있는데 얘가 강박적으로 ‘weather’라는 단어를 계속 말해요.
그러니까 상동이 ‘weather’에 있는 거죠. 그걸 베텔하임이 쪼개는 거예요. W.E.A.T.H.E.R이잖아요. 그걸 we, eat, her라는 단어로 쪼개서 엄마가 자기를 잡아먹으려고 하는 공포 때문에 이러는 거라고 해석해요. 이 사람이 그런 식으로 다른 사례들을 아이들이 나쁜 엄마한테 도망치려다가 자기 세상으로 들어간 거라는 식으로 책을 내고 이게 엄청난 히트를 쳐요.
그러고 여기에다가 또 하나의 비극이 더해지는데요. 아까 레오 카노 박사님이 최초로 자폐증을 진단한 의사죠. 처음 논문에는 ‘이거는 태어날 때부터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써놨는데,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갑자기 1949년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가진 절대다수의 부모에게서 무시할 수 없는 특징으로 냉정함, 심각한 강박적 무관심, 그러고 엄마의 따뜻함이 결여되어 있다.’ 이렇게 발표를 해버려요.
그런데 레오 카노 박사는 이 논문을 쓰고 나서 미국에서 가장 유명하고 가장 영향력 있는 정신과 의사가 돼요. 그러니까 사실은 대중이 듣고 싶은 말을 이 사람이 해 버리는 거죠. 그러니까 자기가 양심을 걸고 ‘내가 연구했을 때는 이랬는데.’라고 했을 때 아무도 관심을 안 보이다가, 원하는 말을 하니까 그때부터 TV에서 계속 부르고요.
그래서 이제 이 사람이 유행시킨 말이 ‘냉장고 엄마’라는 말입니다. 엄마가 냉장고처럼 차가운 거예요. 그래서 비난이 점점 강력해져요. 그러면 이 부작용은, 부모들이 아이를 숨길 수밖에 없는 거죠. 예를 들어서, 또 미국 당시 분위기는 아파트도 아니고 다 주택이고, 교회 가면 다 만나는데, 애가 있는 걸 다 알죠. 그런데 애가 문제가 좀 있는 것 같으면 애를 수용소로 보내는 거예요.
1942년에 레오 카노가 진단명을 발견하고 수용소에서 나오기 시작했던 아이들이 다시 수용소로 들어가기 시작합니다. 이게 사회적으로 너무 비난이 강력하니까요. 그런데 이게 사실 사회적인 분위기가 그때 당시에 선천적이라는 말에 경기하는 시대이긴 해요. 왜냐하면 히틀러가 선천적으로 타고난 걸 탄압했잖아요. 그러니까 그때 당시에는 ‘이 사람이 선천적으로 질환이 있어요.’라고 말하는 게 나치랑 비슷한 거예요.
결국에는 누가 이걸 깨나가기 시작하냐면 자폐증 아이를 가진 의사들, 자폐증 아이를 가진 생물학자들, 이런 분들이 깨나가요. 이제 자기가 생각했을 때는 우리가 잘못한 것 같지 않은 거죠. 이거는 타고난 것 같다고 생각하는 거예요.
그래서 1970년대 마이클 러티라는 정신과 의사 선생님이 일란성쌍둥이와 이란성쌍둥이를 대상으로 자폐 유병률을 들여다보니까 일란성쌍둥이는 쌍둥이 전부 자폐증인 경우가 되게 많아요. 쌍둥이 전부가 둘 다 자폐증이면, 100% 일란성이에요. 그런데 이란성은 일반 인구랑 비율이 똑같아요. ‘아, 이거는 환경이랑 관계없이 이건 유전 성향이 되게 강한 것 같다.’라고 계속 오해를 풀기 위해서 노력해요.
그런데 이제 이런 분위기 속에서 1987년 레인맨 영화가 나와요. 이런 게 매체에 한번 나올 마다 자폐에 대한 관심이 확 쏠리거든요. 그런데 거기서 연기했던 자폐 장애는 사실 서번트 증후군도 약간 있었고 카지노에서 카드 카운팅을 다 해서 돈을 어마어마하게 따고 이런 역할을 했었는데요.
이게 자폐에 대한 대중적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되게 긍정적인데 당시 사회가 지금보다 미성숙하잖아요.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한 아이가 자폐면 ‘얘는 뭘 잘해? 얘는 뭔가 특별한 게 뭐가 있어?’ 이런 비뚤어진 관심이 가는 거예요. 게다가 자폐라는 걸 보면서 아무리 봐도 톰 크루즈 되게 고생하고, 대중적으로 관심도 생기고, 많이 알려졌는데 무서움이 더 생기는 거죠.
그러니까 자폐에 대한 공포가 막 극단적으로 올라갈 때, 이게 진단율이 막 올라가거든요. 다시 한번 폭발해요. 이게 약간 유행병처럼 보일 정도로요. 그런데 하필 어떤 양심을 판 영국의 웨이크 필드라는 사람이 MMR 백신이 자폐증과 연관이 있는 것 같다고 해요. 이 사람이 사실 돈을 받았죠.
백신 반대 연구 단체한테 돈을 받고 이 사람이 논문을 조작했어요. 그러고 나서 폭발해요. 그래서 아직도 미국에서 백신을 안 맞는 거예요. 이것 때문에 홍역이 말도 안 되게 유행하고 그랬어요. 그런데 이걸 나중에 이 사람이 고백하고 의사면허도 박탈당하고 벌을 받았거든요.
사실은 어떤 일이 터질 때는 관심이 있는데, 수습될 때는 사람들이 별로 관심 없거든요. 이게 굉장히 잘못된 일이고 엄청나게 잘못된 인식을 심어준 사건인데 미국에서는 아직도 백신에 대해서는 거부 운동이 있죠. 아무튼 이것 때문에 MMR을 안 맞기 시작해서 사람들이 레이맨 이후로 관심 생겨서 자폐가 올라온 건데 하필이면 그때쯤 MMR이 시행이 된 거죠.
이게 뭔가 선후 관계가 있어 보이는 거예요. 시간적인 선후 관계가 있어 보이니까 이때도 부모한테 ‘네가 MMR 맞춰서 너희 애가 자폐가 생겼다.’ 이런 식으로 비난이 계속돼요. 또 부모님 중에서도 그렇게 믿은 사람도 있죠.
이게 다행히 이후로 계속해서 연구가 지속이 되고 자폐아를 가진 부모님들끼리 연대가 있어요. 그분들이 이제 ‘우리 아이는 교육받아야 한다. 수용이 아니라.’ 그때부터 특수교육이 생기면서 실제로 교육받았더니 병이 없는 사람하고 별로 차이가 없게 생활하는 아이들도 있어요. 그런 게 밝혀지면서 점점점점 바뀐 거거든요.
이런 우여곡절 끝에 지금은 이제 드디어 자폐 스펙트럼에 대한 오해가 많이 사라졌죠. 하지만 여전히 미지의 영역이 있으니까요. 최근에도 좀 이게 계속 발전하고 있는 학문이에요.
최신 지견에 대해서는 지금도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들을 진료하고 있는 다른 동료 선생님들이 훨씬 더 잘 아실 것 같아서요. 발달 장애를 잘 다루는 선생님을 한번 초청해서 진실과 거짓, 루머들 이런 부분들을 정리해 보는 콘텐츠를 한번 만들어 보겠습니다. 오늘은 편견이 가득했던, 그래서 더 고통스러웠던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역사를 한번 알아봤습니다.
YouText의 콘텐츠는 이렇게 만들어 집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