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자폐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게요. 이게 예전에는 자폐증이라고 불렀는데, 지금은 자폐 스펙트럼이라고 하죠. 제가 이제 마흔쯤에 있어요. 그러다 보니까 주변 지인 중에서도 아이 가진 부모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실제로 자폐 스펙트럼을 진단받은 부모님도 계시고 혹은 저도 되게 걱정 많이 했었거든요. 아이 낳을 때요.
이게 생각보다 걱정할 만큼 흔한 질환입니다. 유병률이 한 2% 정도 나오고요. 미국에서는 54명 중의 1명이라는 보고가 있고요. 문제는 이게 꾸준히 늘고 있어요. 그래서 가장 최근에 발표된 논문을 보니까 38명당 1명. 국내에서 2.6% 정도 되더라고요. 그런데 뭐 이거에 대해서는 N 수가 아주 많은 건 아니기 때문에 이거보다 적을 수도 있다고도 하지만요.
어찌 됐든 유병률이 낮은 건 아니어서요. 되게 힘들거든요. 아이에 대한 걱정도 있는데 주변에서의 시선이 있어요. 이게 이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습니다. 정신 건강학과에서 다루는 질환에는 언제나 편견이 뒤따르거든요. 자폐가 유독 심해요.
제가 이걸 제목만 보고 책을 샀습니다. ‘자폐 거의 모든 역사’라고 해서 굉장히 두꺼운 책을 보고 만든 영상입니다. 시간을 거슬러 1935년으로 갑니다. 미국의 미시시피주, 아주 번화한 주는 아니죠. 포레스트에 도널드라는 아이가 태어났어요. 도널드라는 아이가 태어난 가정은 전형적인 미국 중산층 아버지 혼자 일하시고 어머님 가정주부로 있고요.
먹고사는 데 전혀 걱정 없는 집이죠. 그런데 애가 조금 이상한 모습을 보이는 거죠. 단어를 쓰기는 쓰는데 뜻이 전혀 달라요. 다른 사람이 쓰는 단어가 아니에요. 아넷은 파란색 물감이라는 뜻이고, 세실은 빨간색 물감을 말해요. 아무도 못 알아들어도 자기만의 언어를 쓰는 거죠.
그리고 이제 ‘그래’라고 하면 ‘나 아빠 어깨에 올라타고 싶어’에요. 이걸 ‘그래.’라고 하는 거예요. 그것보다 제일 두드러지는 건 애가 자기의 세상 말고는 아무래도 관심이 없어요. 부모한테도 별로 관심이 없어요. 딱 하나 집착하는 게 있으면 매일매일 반복되는 행동 같은 것들. 그 행동이 없으면 애가 되게 불안해하는 거예요.
그런데 이게 당시에 사회상이 어땠냐면 1935년이라고 하면 얼마 안 된 것 같잖아요. 그런데 2차 세계대전 전입니다. 이게 우생학이 기승을 부리고 있을 때죠. 우월한 것이 있고, 그렇지 않은 것이 있다고 우리가 믿고 있을 때죠.
이게 히틀러가 이끄는 독일, 국가사회주의 거기서만 그런 게 아니라 그냥 세계적인 추세죠. 인종차별은 당연히 있고, 같은 인종, 같은 국민에서도 우열이 있다고 생각을 한 거예요. 그래서 이때 미국에서 되게 유행했던 것 중의 하나가 모범 가족 콘테스트를 주마다 했습니다. 주마다 아주 성대한 걸로요.
이 콘서트의 패널은 치과 의사, 심리학자, 정신과 의사, 병리학자, 소아과 의사, 역사학자 이렇게 와서 가족들의 소변 검사 하고, 두개골 크기 재고, 치열 보고, 병 앓았는지, 목욕은 언제, 얼마나 하는지, 음식을 어떻게 씹어먹는지, 그래서 혈통까지 봐요.
그래서 이 검사장에 세 가지 표어가 있습니다. ‘미국에서는 48초마다 정신연령이 8세 어린이를 넘지 못할 사람이 태어난다. 15초마다 당신이 낸 세금 중 100달러가 범죄자 및 기타 결함을 가진 나쁜 혈통에서 태어난 자식들을 돌보는 데 들어간다.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7분 30초마다 혈통이 우수한 사람이 한 명씩 태어난다.’ 국가 또는 사회가 정한 모습이 있는 거죠.
‘이게 우리가 정한 스탠다드고, 이게 모범적인 것이다. 이게 아니면 너는 뭔가 문제가 있는 거다.’라고 정해요. 그리고 당시에 안락사를 실제로 어린아이들을 대상으로 시행했습니다. 보편적으로 어마어마하게 한 건 아니에요. 이것보다 훨씬 빈번하게 이루어지는 건 강제수용소죠.
‘얘가 좀 달라. 우리 가족이 얘를 빼면 모범적이야.’ 그러면 얘를 수용하는 거예요. 아까 그 도널드는 어떻게 됐겠어요? 강제수용소에 당연히 보내지게 됐어요. 그때 당시에는 특별한 일이 전혀 아닙니다. 남들하고 다르니까, 좀 모자란 것 같으니까, 보내버린 거죠. 그래서 한 1년 정도 있었는데요.
이러한 분위기에서도 도널드 부모님이 좀 특별했어요. ‘우리는 저 아이를 포기하고 싶지 않다.’ 그래서 수용소에 있는데도 면회를 꾸준히 가고, 원래는 그때 당시에는 수용소에 보내면 그걸로 끝이거든요.
그런데 계속 면회를 가다가 한 1년쯤 지났을 때 저명한 정신과 선생님이 있다는 소식을 듣고, 레오 카노라는 선생님께 데려간 거예요. 도널드를 보고 너무 놀랐어요. 그 당시에 존재했던 진단명에 조현병이 있고, 지능 장애가 있는데, 어떤 스펙트럼에도 얘가 들어가지 않는 거예요. 조현병이라고 하기에는 애가 망상도 없고 환청, 환각도 보지 않아요.
지능 장애가 있다고 하기에는 나름대로 애가 체계가 있고, 수용소에서 강제로 익히 규칙은 지킨단 말이죠. ‘얘가 뭔가 다른데?’라고 생각해서 이 사람이 포기하지 않고 도널드랑 비슷한 케이스를 찾아다녀요.
그래서 결국에 1942년 9월 28일에 도널드와 같은 아이 한 10명 정도의 케이스를 모아서 이러한 아이들한테 우리가 어떤 진단을 내린다면 정서적 접촉에 대한 자폐성 장애라고 해야 될 것 같다고 정의를 내려요. 여기서 이제 지적장애랑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구별을 못하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아요. 지적장애랑 자폐는 지능의 차이가 아니라 별개예요.
지적장애는 지능이 낮지만, 교감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괜찮아요. 예를 들어, 성인인데 초등학교 6학년 수준의 지능지수,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지능지수, 그 나이대 걸맞은 수행들은 가능하고요. 또 웃고 상호작용하고 이런 게 가능하지만요.
자폐 스펙트럼 장애는 자기만의 세계, 그리고 다른 사람들과의 정서를 나누는 게 좀 부족하고, 소통이 잘 안되고요. 그러니까 이게 지금은 정립이 됐는데 이전에는 이걸 모르니까 사회 기준에 맞지 않으면 그냥 그때는 가둬버렸던 거죠. 그래서 1942년 9월 28일 이때 도널드가 최초의 자폐증 환자가 됩니다.
그래서 이제 수용소가 아니라 치료해야 하는 어떤 대상이 된 거예요. 굉장히 의미가 있는 일이 벌어진 거죠. 레오 카노라는 박사님이 이렇게 한 거고, 그때 이 사람이 이러이러한 종류의 병이 있다고 하니까 폭발적으로 증가해요. ‘우리에도 그런 것 같은데…’ 이런 식으로 해서 이때 폭발적으로 진단율이 올라가는데요.
문제는 이게 너무 낯선 거죠. 그리고 그 병을 보면 너무 무서워요. 사실 애 낳기 전에 그런 게 무섭잖아요. 그런데 그때 당시에는 무서우면 사람들이 원인을 찾기 시작합니다. 일단 뭔가 지목을 해요. 제일 쉬운 게 부모를 탓하는 거죠.
이게 태어날 때부터 그랬다고 인정하기가 싫은 거예요. 왜냐하면 랜덤이잖아요. 우리 애도 그럴 수 있잖아요. 그런데 자폐 아이를 가지고 있는 부모를 비난해 버리면 ‘쟤가 잘못했으니까 생긴 거잖아?’라고 이렇게 딱 비난하기가 너무 쉬우니까요. ‘우리는 안 생기겠다. 나는 안 저러니까.’ 이러는 거죠.
그래서 그때부터 학문, 의학적으로도 그렇게 몰고 갑니다. 그 기조를 딱 한 문장으로 요약하면, ‘자폐증은 엄마가 자녀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아서 생기는 병이다.’ 이렇게 만들어요. 그래서 당시에 면담을 통해서 그걸 입증하려고 노력해요. 내담자가 들어왔는데 어머니예요. 아이가 아프면 질문을 ‘아이가 항상 사랑스럽기만 하나요?’라고 묻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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