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인지심리학자 김경일입니다. ‘오래된 친구 세 명만 가지고 있으면 성공한 인생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저는 오래된 친구라는 말을 바꾸고 싶어요. ‘오래가는 친구’로요. 오래된 친구는 지금까지 과거 동안 얼마나 많이 만나는가를 주로 볼 텐데, 오래가는 친구는 안 끊어지는 친구죠. 안 끊어지는 친구가 많은 건 좋은 거 같아요.
가끔 친구가 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도 있는데 그건 내가 외롭기 때문이죠. 상대방을 기준으로 하지 말고 내 기준으로 한번 생각해 보면 ‘나는 왜 친구가 한 명도 없을 거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느낄까?’ 그러면 내가 그들과의 거리감을 느낄 만한 뭔가를 느끼고 있을 때죠. 그게 외로움인 것 같아요.
되게 재밌는 건 외로우면 항상 사고 칠 수 있는 경우가 많아요. 뭐냐면 사람을 만났을 때 너무 외로우니까 이 사람을 집에도 못 가게 잡아서 사고가 날 때도 있고 아니면 심지어는 저 사람은 나한테 그냥 할 얘기하고 잘 지내고 있는데 오히려 내가 더 허망함으로 대할 때도 있고요.
여러모로 봤을 때 외롭다는 것은 잘 관리해야 해요. 고독과는 좀 다르죠. 고독이나 외로움이나 이게 말장난일 수도 있지만 분명히 차이는 있어요. 혼자 있는 게 좋을 때와 혼자 있고 싶을 때가 또 있잖아요. 그런데 혼자 있기 싫고 누군가 같이 함께 하고 싶을 때도 있잖아요. 그러니까 내 상태가 결정하는 거겠죠.
혼자 있고 싶고 혼자 있는 시간이 좋을 때 고독을 즐긴다고 표현하고, 혼자 있기 싫고 누군가와 함께 하고 싶고 많은 사람들 틈에 있지만 나 혼자 있다는 느낌 받을 때 우리는 외롭다고 표현하고요. 그래서 외롭다는 건 벗어나고 싶다는 마음을 만들어내는 동기, 에너지를 만들어내는 출발점이기도 한 거 같아요.
유학 갔을 때 저만 외국에서 온 학생이고 저희 랩에 있는 6명이 전부 다 미국학생이더라고요. 외롭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 친구들이 문화적으로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 풋볼, 미식축구더라고요. 우리한테 미식축구는 그냥 오토바이 헬멧 쓰고 막 뛰어다니는 이상한 행동이잖아요.
그런데 어느 순간 같이 보면서 즐기고 있더라고요. 그걸 공부하게 되고요. 그래서 외롭다는 건 뭘 하게 만드는 에너지이고 그렇기 때문에 나쁜 것만은 아니에요. 그래서 관리를 잘해야 하는 감정이죠. 외로울 때 좋은 방향은 물어보는 거예요. 외로울 때 진짜 하지 않으려고 하는 게 질문이거든요. 외로움의 시그널이 질문이 적어지는 거래요. 그리고 질문이 적으면 또 외로워지고요.
그래서 제가 ‘너희들은 풋볼만 보면 왜 그렇게 명절 같아? 너희들은 왜 점심때 혼자 먹어도 괜찮아?’ 이렇게 물어봤어요. 물어봤더니 그 질문에 재밌어하면서 대답해 주는 사람도 있고 그 질문에 큰 반응이 없는 사람도 있고요. 질문을 하니까 나에게 관심 가질 수 있는 사람 혹은 나에게 관심 가져줄 수 있는 사람이 확인이 되잖아요.
물론 나한테 관심 없는 사람이 나쁜 사람이 아니죠. 직장 생활할 때 나한테 관심이 없고 내가 어떤 얘길 해도 반응이 없는 사람들은 나를 싫어하는 게 아니고 그냥 관심이 없는 거예요. 나한테 관심이 없는 거랑 나를 싫어하는 거는 다른 거죠.
그 친구가 나를 욕하는 것도 아니고 나에게 나쁜 짓을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나에게 관심이 없는 사람인 거고, 나한테 관심 가지고 나랑 같이 호흡해 줄 사람은 내가 뭘 물어봐야 생길 거 아니에요. 그래서 질문이 제일 중요해요. 이것저것 나는 모르고 너희들은 다 알고 있는 것에 대해서 물어보는 거예요. 질문 많은 사람들은 자기편을 확실히 알아볼 수 있는 장점이 있죠.
하지만 그 사람을 관찰하지 않을 때 무례한 질문이 나와요. 예를 들어서 몸이 좋아졌다고 운동하냐고 물어볼 수가 있겠죠. 하지만 실제로 상대방이 살찐 거예요. 근데 이럴 때 ‘살쪘지?’이러면 얼마나 기분이 나쁘겠어요. 그동안의 자초지종을 하나도 물어보지 않는 그런 말 때문에 짜증스러울 수밖에 없어요.
근데 운동했냐고 물어보는 건 과정을 물어보는 거죠. 결과에 대한 나의 느낌을 얘기하는 것보다는 과정을 물어보는 게 좋은 거죠. ‘너 왜 결혼 안 해?’ 이렇게 묻는 것보다 ‘무슨 고민 있어? 사람 만나는 거 요즘 힘들지?’ 이렇게 과정을 좀 물어봐야 하는 거죠.
근데 과정 없이 자기 느낌을 얘기하는 게 관심이 없다는 얘기예요. 그러니까 무례한 질문은 너한테 관심 없고 내 상태에 관심이 있다는 거죠. 그런 질문을 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우리는 질문을 위한 질문을 한다고 말해요. 자기가 돋보이기 위한 질문이죠. 궁금해서 하는 질문이 아니고요.
특히 희롱해 놓고 장난쳤다고 하는 경우도 있죠. 그 사람을 안 봤기 때문이죠. 중요한 건 자기 기준으로 했던 농담 대부분이 무례한 말이고요. 항상 말, 장난, 농담 등으로 분위기를 망치거나 상대방을 불쾌하게 만드는 사람들의 특징은 머릿속에서 계속 생각해요. ‘이렇게 말하면 재밌고 웃기겠지.’ 자기 기준만 계속 생각하는 거죠.
그런데 그 사람을 봐야 될 거 아니에요. 그 사람한테 답이 있는데 자기 머릿속에 답이 있는 사람들이죠. 재미없는 대화에서부터 시작해야 해요. 재미있는 데서 계속 놀려고 하면 반드시 결례하고 무례할 수밖에 없어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아무것도 재미없는 데서부터 조금씩 올라와야 재미있고 유쾌한 데까지 가볼 수 있고, 이걸 넘어가면 선을 넘는 걸 볼 수 있겠죠.
근데 이미 선을 넘어버리는 대화를 하면 위에서부터 내려오니까 이게 밑으로 내려오기가 어려워지는 거죠. 내려와 봤자 의미 없는 대화가 되니까요. 없는 상태에서 조금씩 늘려보는 게 되게 중요하거든요. 그러니까 싱거운 대화부터 먼저 하세요.
싱거운 대화를 실제로 기술적으로 하는 사람이 있어요. ‘오늘 신발 예쁘네요.’부터 시작해서 ‘오늘 날씨 참 좋죠?’ 같은 싱거운 대화를 하다 보면 그 사람이 재밌어하거나 그 사람이 유쾌하게 웃을 수 있는 것들이 보이죠. 어떤 사람은 심지어 자기 신체를 가지고 얘기해 주는 건 아주 즐거운 사람이 있고, 어떤 사람은 자기 신체 대해서 얘기하는 걸 싫어할 수도 있죠.
콤플렉스를 건드리면 안 좋아하잖아요. 근데 그 사람의 콤플렉스를 다 알 수가 없잖아요. 근데 갑자기 자기도 모르게 그걸 건드려서 사달이 나기도 하는 거죠. 그러니까 우리는 싱거운 대화, 재미없는 대화, 지향점이 없는 대화를 하다가 서서히 알아가는 게 맞는 거죠.다짜고짜 마구 들이대는 게 아니고요.
무례한 말과 좋은 말의 가장 중요한 건 ‘당신 잘 될 거야’를 깔고 하는 게 좋은 말이고요. ‘당신 안 될 거야’를 깔고 하는 게 대부분 무례한 말이에요. 그러니까 같은 말을 하더라도 난 당신이 잘 되는 걸 바라고 있고 당신의 현재 상태가 그걸 알려 주고 있다는 말을 해야 느낌이 다른 거죠. 일반적으로 가족이 아닌 사람들끼리 주고받는 말 중에는 말로는 날 위한 거라고 하지만 나의 삶과 나의 미래가 잘되고 행복해지는 것에 큰 관심이 없는 경우들이 많아요.
경험적으로 보면 그 사람은 언젠가 내가 잘될 때 시기질투를 한다든지 언젠가 반드시 나에게 무례한 말을 하게 돼요. 그래서 그 사람의 무례함을 내가 느꼈다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셔도 좋겠어요. 그냥 말실수인 경우도 많죠. 진심으로 내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한 말인지를 꼭 생각해 보세요.
마지막으로 인간관계에서 어려워하시는 분들께 위로가 되어 드릴지는 모르겠는데요. 저도 제일 힘든 게 인간관계입니다. 인간관계에 아무런 고민이 없는 사람이 사실 제일 큰 문제일 거예요. 근데 큰 고민 한 번으로 깨달음을 얻는 것보다는 매일 조금씩 배우고 쌓아가는 것이 맞다고 봐요. 인간관계에 대한 고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건 사람 사는 세상 속에서 나의 사회적인 뇌가 기능을 멈추지 않았다는 걸 의미하기 때문에 너무 힘들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무엇에 대해서 고민한다는 게 유일하고 가장 중요한 존재의 이유잖아요. 게다가 좋은 어른이라고 생각되는 분들도 여전히 그런 고민을 하고 있다는 걸 알아두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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