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식 대표_이하 강현식)
놀심) 안녕하세요.
강현식) 안녕하세요.
놀심) 제가 오늘 궁금한 건요. 은근히 우리 주변에서 ‘나를 싫어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분명히 있잖아요? 이런 사람을 대처하는 방법입니다.
강현식) 살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살다 보면 많은 사람을 만나고 관계를 맺죠. 이러다 보면 알게 모르게 욕을 먹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때 대처해야 하는 방법, 없습니다.
놀심) 심플해서 좋네요. (웃음)
강현식) 사실 욕을 안 먹으려면요, 그냥 혼자 아무것도 안 하고 방에 있으면 됩니다. 그런데 우리가 뭘 하든지 우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분명히 있어요. 그래서 저는 사람들에게 이렇게 얘기하죠. “4대 성인도 다 욕을 먹었다.”
놀심) 그러게요. 지금도 욕먹고 있기도 하잖아요?
강현식) 소크라테스는 욕을 먹는 걸 넘어서 욕을 먹는 걸 넘어서 죽임을 당했고요. 또 예수도 미움을 받아 죽임을 당했고, 부처 욕하는 사람도 많고요. 뿐만 아닙니다. 여러분 지금 모두에게 인기가 있다고 생각하는 연예인들도 사실은 욕을 먹습니다.
누가 여러분을 욕할 때 꼭 기억하셔야 할 것은 “괜찮다. 뭘 해도 욕을 먹는다.” 그러니 욕먹는 것으로 걱정하시는 분에게 첫 번째로 편안한 마음을 가지시라고 저는 말씀드리고 싶어요.
놀심) 확실히 그렇게 말씀 해 주시니까 마음이 편안해졌어요.
강현식) 욕을 먹는다는 것은 어쩌면 ‘내 소신에 맞게 잘살고 있다’라는 방증이 아닐까 싶습니다.
놀심) 욕을 먹는 것이 곧 ‘잘살고 있다’는 의미가 된다는 건 왜 그런 거죠?
강현식) 사실 모든 사람을 만족시킬 방법은 없거든요. 욕을 먹는다고 해서 내가 경찰에 잡혀가는 건 아니잖아요? 우리는 무엇을 하든 욕을 먹고 있기 때문에 욕을 먹을 때 ‘내가 지금 잘살고 있구나’, ‘내가 원하는 것들을 하려고 애를 쓰고 내가 내 목소리를 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강현식) 특히 한국은 개인 중심적이기보다는 자기가 속한 집단과 조직 중심의 집단주의 문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집단주의 문화에서는 자신을 드러낼 때 부정적인 피드백이 오기 쉬워요. 이런 문화로 인해 우리는 어릴 때부터 감정을 드러내는 것에 대해서 부모로부터 비난을 듣기도 했고요. 또 학교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하면 “왜 너만 잘난 척을 하냐.” 이런 반응을 듣기도 했죠.
이런 집단주의 문화에서 여러분이 여러분의 삶을 잘살고 있다면 욕은 먹을 수밖에 없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놀심) 이게 참 와 닿는 게요. 모든 사람에게 잘 보이려고 해서 아무것도 안 하게 되면, 욕은 비록 덜 먹는다고 해도 내 삶에서 나는 아무것도 아닌 게 되거든요.
강현식) 네, 맞습니다.
강현식) 우리의 욕구·감정·생각을 드러내고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요, 우리의 감정 우리의 생각과 멜론 하고자 하는 일을 하면 이게 잘 되어도 욕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내가 잘돼도. 왜 욕할까요? 질투하는 거죠. 반면에 내가 실수해도 욕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나를 우습게 보는 거죠. 결국 우리가 무언가를 한다는 건 타인한테 존재감, 영향력, 불편함을 미칠 수밖에 없는 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놀심) “욕을 먹더라도 내가 하고 싶은 걸 하면서 나의 삶을 영위하는 것, 그리고 나를 좋아해 주는 사람을 찾아가는 게 도움이 된다.”라고 말씀을 해주신 것 같은데요. 그렇다면 욕을 하는 걸 넘어서 나를 우습게 보거나 만만하게 보거나 깔보는 사람들에게 대처하는 방법은 없을까요?
강현식) 만약에 내 앞에서 나를 무시하거나 직접 욕하는 사람이 생기잖아요? 그러면 그 사람들의 비난과 욕이나 부정적인 피드백에 대해서 두 가지를 생각하셔야 해요.
첫 번째로는, 내가 실제로 뭔가 잘못하거나 내가 고쳐야 할 게 있는지 먼저 검토하는 겁니다. 내가 정말 고쳐야 할 게 있다면 그건 고쳐야겠죠. 두 번째로, 그 사람들이 나의 잘못이 없음에도 대놓고 나를 무시하고 나에게 화를 내는 거라면 그때는 여러분도 같이 대응하고 싸우셔야 합니다.
누구도 여러분을 함부로 대하지 못하게 여러분이 자신을 지켜내셔야 해요.
강현식) 자신의 목소리를 당당히 내고, 자신의 분노를 건강하게 표출하는 것은 나와 내가 하는 일 그리고 나를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는 중요한 방법입니다.
그래서 가끔 부모님들이 그런 얘기 하시잖아요? “학교에서 누가 너 때려? 그럼 너도 같이 때려. 아빠가 네 편이야.” 만약 내가 사랑하는 아이가 학교에 갔는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해요. 그런데 거기서 아무런 대응을 하지 못하면 이 아이를 사랑하는 부모 마음도 같이 무시를 당했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또한 앞이 아닌 뒤에서 욕을 하는 사람들이 많잖아요. 그 사람들은 숨어서 여러분을 욕하고 저격하는데, 많은 분이 이럴 때 마음에 상처를 많이 받으세요. 하지만 뒤에서 욕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여러분이 아무것도 할 필요가 없습니다. 여러분이 마음에 상처를 받아 좌절하면 그 사람들을 오히려 신나게 하는 거예요. 오히려 여러분이 그 상황에서 더 굳은 마음을 가지시고 원하는 일을 더 꾸준하게 하시는 게 자신이 원하는 삶을 만들어 갈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
놀심) 상대에게 초점을 맞추는 게 아니라 나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느낌이 들거든요. 그렇다면 내가 타인에게 욕먹거나 비난받거나 우습게 취급당하는 상황에서 자유로워지는 마인드 셋팅 방법이 있을까요?
강현식) 내가 욕을 먹는 상황에서 내가 자유로워지려면 첫 번째, 스스로 ‘나 또한 욕할 수 있다’ 이렇게 생각하셔야 해요. 사람들은 자신이 듣는 욕만 생각합니다. 하지만 저 같은 경우만 봐도 그래요. 저도 욕먹지만, 저도 욕하거든요. 저도 주변의 여러 사람으로부터 다양한 이야기를 들어요. 제 면전에 대고 하는 것보다는 뒤에서 혹은 인터넷 댓글로 욕을 하거든요.
강현식) 또 저는 여러 권의 책을 출간했기 때문에 가끔 제 책을 검색해봐요. 그래서 제 책을 읽고 독자들이 어떻게 평가를 했는지 찾아보죠. 그렇게 하다 보면 굉장히 속상한 평가들이 간혹 있어요. 처음에는 그게 너무 억울했거든요. 그런데 어느 순간 생각해 보니까… 저도 서평… 굉장히 날 서게 써서 올리더라고요. 그래서 그때 ‘아 그렇지. 나도 욕할 수 있으니까 나도 욕먹을 수 있지.’ 이렇게 생각하게 되었어요. 여러분도 욕에 대한 관점을 바꾸셨으면 해요. 나도 욕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강현식) 두 번째로, 욕은 또 다른 관심이라는 걸 아셨으면 좋겠어요. 정치인은 사람들의 표를 얻어야 하잖아요? 이 과정에 있어 긍정적인 기사가 노출되는 것도 좋아하지만 자신의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는 것 또한 좋아한다고 해요. 정치인은 일단 어디든 자신이 노출되어야 하거든요. 부정적인 관심도 관심이라고 보는 거죠.
여러분이 걱정해야 할 일은 누가 여러분을 욕할 때가 아닙니다. 아무도 여러분에게 관심이 없어서 어떤 누구도 여러분에게 부정적 피드백조차 하지 않을 때를 걱정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욕도 한편으로는 나에 대한 관심이라고 생각해야 우리가 욕먹는 상황에서 훨씬 더 자유로워질 수 있을 겁니다.
놀심) 회사 대표들이 욕을 많이 먹잖아요. 생각해보면 회사 대표니까 욕을 먹는 거잖아요? 그런 식으로 생각을 해봐도 될 것 같아요.
강현식) 네, 맞아요. 내가 욕을 먹는다는 것은 그만한 위치에 있다는 것. 그래서 그것도 한편으로는 관심이라는 것. 이렇게 생각을 하셔야 여러분이 그 상황에서 훨씬 자유로워질 수 있습니다.
놀심) 내가 사람들에게 더 당당한 모습으로, 우습게 보이지 않는 모습으로 보일 수 있게 만드는 방법이 있을까요?
강현식) 여러분이 사람들에게 당당한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는 여러분에게 있어 중요한 순간에 여러분이 해야 할 말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특히 많은 사람과 함께 일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욕을 먹지 않기 위해 내 안에 있는 중요한 이야기를 계속 삼키는 경우가 많아요.
강현식) 그런데 계속 그렇게 삼키다 보면 정말 중요한 순간에 할 얘기를 못 할 때가 많습니다. 여러분이 욕먹는 것에 대해서 마음 준비가 되셨으면, 중요한 이야기를 해야 하는 순간이 왔을 때 ‘내가 욕을 먹더라도 해야 할 말은 해야겠다.’라고 생각하세요. 그렇게 당당하게 본인이 할 얘기를 하는 사람, 그 사람은 주변 사람들로부터 굉장히 인정받는 사람일 수 있어요.
만약 회사에서 회사 대표가 부당한 일을 이야기할 때 여러분이 회사 대표에게 직언하잖아요? 그러면 그 회사 대표와 친한 사람은 여러분을 욕하겠지만, 대표의 부당함을 알고 있는 다른 직원들은 여러분을 인정할 겁니다. 그 회사 대표가 진짜 괜찮은 사람이라면 자신의 요구에 반대하는 의견을 당당하게 말한 그 직원을 인정하게 될 거예요. 왜냐하면 사람들은 모두가 자신에게 찬성만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요. 자신의 의견이 틀릴 수도 있기 때문에 자신의 의견에 반대하는 사람을 오히려 더 인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놀심) 거절하는 게, 남 앞에서 나의 속내를 확실하게 말한다는 게 쉽지 않잖아요? 이걸 연습할 방법이 있을까요?
강현식) 저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분명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곳, 그걸 연습할 수 있는 곳이 ‘상담‘이라고 생각해요.
1:1 상담보다는 집단 상담에서 이런 부분을 더 확실하게 연습할 수 있습니다. 집단 상담으로 여러 사람이 모여서 각자의 이야기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갈등이 생기거든요. 집단 상담은 그 갈등 상황에서 자신의 의견을 당당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법을 연습할 수 있는 곳입니다. 같이 일하지도 않고 같이 살지도 않는 사람끼리 모인 곳이기 때문이죠. 집단 상담 혹은 개인 상담을 통해 여러분의 목소리를 당당하게 내는 방법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놀심) 상담을 받을 수 있으면 좋겠지만 여건상 어려운 분의 경우, 개인적으로 시도할 수 있는 연습 방법이 있을까요?
강현식) 가족이나 형제, 친구 등 여러분과 가까운 사람에게 이러한 상황을 설명해 보세요.
놀심) 그 상황 안에서 역할을 나누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 연습을 하는 건가요? A) 아니요. 일상적으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설명하는 게 제일 좋아요. 물론 상대방이 원한다면 상황극을 하는 것도 좋지만, 엄밀히 말해서 상황극은 하는 사람이나 상대방 모두 가짜라는 걸 알고 있어서 그렇게 큰 도움이 되지는 않아요. 제일 좋은 건 “문제 상황 그리고 이 상황에서 내가 하고 싶은 말 대해 너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해볼게.”라고 말하며 자신의 목소리를 내는 연습을 하는 것이죠.
놀심) 듣다 보니 모두에게 착한 사람은 자신에게 착하지 않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강현식) 네, 맞습니다. 우리가 보통 사회적으로 ‘착하다’는 말을 듣는 게 굉장히 바람직한 거라고 생각하잖아요? 하지만 다양한 관계 속에서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할 때 미움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분명 있어요. 이런 상황에서 저는 ‘모두에게 착하다고 인정받는 사람’은 솔직한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자신의 욕구나 감정이나 자신이 하고 싶어 하는 일을 숨김으로써 사람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는 사람이 과연 진짜 착한 사람인가… 착한 척하는 사람이라고 바꿔 말하고 싶어요.
강현식) 진짜 착한 사람은 불의, 잘못된 상황 혹은 누가 오해받는 상황에서 침묵하지 않고 피해자가 된 사람 편에서 같이 싸우거나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사람이죠. 그런데 보통 착하다는 평가를 받는 사람은 부당한 일이 벌어졌을 때 침묵합니다. 그런 사람은 진짜 착한 사람이 아닌 거죠. ‘착하다’라는 개념에 대해 많이 생각해봐야 할 것 같아요.
놀심) 우리가 착하다는 말을 칭찬으로 많이 사용하잖아요? 내가 착하다는 말을 유독 많이 듣는다면, 나는 상대 혹은 나에게 솔직한 사람인지 스스로 돌아보는 것도 필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강현식) 네, 맞습니다. 인류 역사에서도 착하다고 평가받는 사람들 때문에 엄청나게 많은 사건이 많이 벌어졌어요.
많은 분이 알고 있는 세계 2차 대전에서의 홀로코스트 사건. 유대인만 대략 600만 명이 죽었잖아요. 유대인을 학살했던 나치 친위대 장교들이 잡혔는데, 가장 늦게 잡힌 장교 중의 한 명이 ‘아이히만’이라는 사람이에요. 아우슈비츠 수용소로 유대인들을 이송하는 역할을 맡았거든요. 그 사람은 “나는 단 한 명의 유대인도 죽이지 않았다.” 이렇게 말을 했어요.
강현식) 그 사람은 분명 악한 사람인데 정작 본인은 자신을 “착한 사람이다. 나는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다. 나는 조직에 충성을 다한 사람이다.” 이렇게 이야기를 했거든요.
강현식) 자기가 아무리 착한 사람으로서 일을 열심히 하더라도 자신의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타인의 감정을 힘들게 한다면 그 일은 옳지 않을 수 있다는 겁니다.
놀심) 내가 착하다고 생각해서 착한 행동을 했을 때, 이 행동이 상대방에게 어떤 의미가 되는지 통찰할 수 있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말씀이신 거죠?
강현식) 네 그렇죠. 부모 중에서도 자신의 아이를 안 혼내는 부모가 있어요. 물론 어떤 경우에도 체벌은 안 되는 거지만, 아이들이 잘못 행동하거나 잘못 말했을 때 부모가 피드백을 주고 훈육해야 할 때가 있잖아요. 자녀를 혼내지 않는 부모에게 제가 물었어요. “왜 아이를 혼내지 않나요?”
강현식) 그때 부모가 ‘저는 혼내는 게 싫다’, ‘아이가 슬퍼하는 게 싫다’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아이가 엄청난 무서움이나 슬픔을 느낄 때까지 혼내면 안 되긴 하겠지만, 단지 내가 ‘좋은 부모’, ‘아이에게 좋은 인상을 주는 부모’가 되고 싶다거나 아이가 조금이라도 불편함을 느끼는 게 싫다는 이유로 계속 부모로서 착한 역할만 한다면 그 피해는 모두 아이에게 돌아갈 것입니다.
아이는 자신이 잘못된 행동을 했을 때 혼나지 않으면 자신이 잘했다고 생각하기 쉽거든요. 착함의 기준은 관계 속에서 나의 행동이나 말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하는 것까지 포함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놀심) 착한 사람으로만 사람들에게 보이려고 애쓰는 게 아니라, 나의 다양성을 인정하고 많은 사람에게 진정성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게 중요하지 않나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강현식) 네, 맞습니다. 결국 우리 자신을 자신의 관점에서만 보는 게 아니라, 내 말과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또 그것이 내가 속한 조직과 공동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생각해야 우리가 잘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내가 욕 안 들으려고 그저 착하게 산다면 결국 그 피해는 우리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는 거죠.
놀심) 우리가 욕먹는 것에 대해 느끼는 불안감, 착한 모습으로만 보이려는 욕망에 대해서 심층적으로 얘기해 주셨습니다. 그러면 오늘의 심리학은 여기까지 하도록 하겠습니다. 좋은 말씀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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