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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땅에서 무제한 번식 시작한 식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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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의 70%가 산지 면적인 우리나라는 크고 작은 48개의 산맥에 4,440개의 산이 촘촘히 솟아있습니다. 그중 지리산이나 설악산 등 명산에 오르면 연이은 산봉우리와 나무가 빽빽하게 들어선 숲을 보면 저도 모르게 감탄이 쏟아져 나옵니다. 이 거대한 숲이 아주 작은 씨앗에서 시작됐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경이롭기까지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불가능해 보이는 일이 현실 세계에서 일어났습니다. 무려 700년 전 진흙 속에 묻혔던 씨앗 하나가 잠에서 깨어나 거대한 숲을 만들었으니까요. 오늘은 700년 잠에서 깨어난 씨앗 하나를 자세히 알아볼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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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1년 5월 ‘유 퀴즈 온 더 블럭’이라는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하얀 팀장은 전 세계에 단 두 곳밖에 없는 백두대간 시드 볼트에 대해 소개했습니다. 하나는 노르웨이 스발바르에, 또 다른 하나는 백두대간 수목원에 있죠.

스발바르 시드 볼트는 작물 종자를, 백두대간 시드 볼트는 야생 식물 종자를 저장하고 있는데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 콘텐츠에서 한 번 다룬 적이 있으니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시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이날 방송에서 이 팀장은 백두대간 시드 볼트에 저장된 특별한 씨앗 하나를 소개했는데 바로 고려시대 연꽃 씨앗인 아라홍련 씨앗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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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흐드러지게 핀 연꽃 공원 등에서 연꽃을 보지만 이 연꽃은 좀 특이합니다. 왜냐하면 고려시대 벽화나 탱화 등에서나 등장했었는데 700년간 멸종된 것으로 알려졌었으니까요. 사라진 줄 알았던 이 아라홍련 씨앗은 어떻게 700년 후 시드 볼트에 저장될 수 있었을까요? 1991년 경남 함안으로 이동해 보겠습니다.

지난 1991년 국립가야문화재연구소는 함안군 광정리와 괴산리에 걸쳐 있는 돌로 쌓아 올린 성산산성이 아라가야와 관련된 성곽으로 추정하고는 발굴하기로 했습니다. 왜냐하면 아라가야의 최고 지배집단 묘역인 말이산고분군에서 고작 1.6km밖에 떨어지지 않아 충분히 아라가야와의 연관성이 있어 보였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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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1991년부터 2016년까지 17번, 총 1,853일에 걸친 발굴조사를 진행했는데요. 조사 결과 이 성은 6세기 후반부터 고려시대까지 지속적으로 사용된 것으로 추정됐습니다. 성산산성은 한국에서 가장 많은 목관이 출토된 것으로도 유명한데 무려 309점이 출토됐죠. 목간은 문자를 기록할 수 있도록 다듬어진 목제품인데 종이가 보급된 후에도 오랜 기간 종이와 함께 사용됐습니다.

그런데 성산산성에서 발굴된 것 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다름 아닌 연꽃 씨앗입니다. 2009년 5월 발굴단은 지하 5m 토층에서 진흙 속에 묻혔던 연꽃 씨앗 12점을 발굴했는데 이 성분을 분석해 보니 지금으로부터 약 700년 전인 고려시대 연꽃으로 확인됐죠. 이에 총 12점 가운데 2점은 성분 분석을 위해 한국지질자원연구소가 가져갔고, 2점은 국립 농업과학원 농업 유전자원 센터가 전시 보관용으로 가져갔고, 5점은 함안군농업기술센터가, 3점은 함안박물관이 가져갔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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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농업기술센터와 함안박물관은 각각 발아를 시도했습니다. 700년 전 씨앗을 발아시킨다는 것이 약간은 불가능해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시도해 본 것은 연꽃 씨앗의 특성 때문입니다. 보통 연꽃 씨앗은 생명력이 1만 년에 이르고 일본에서는 2,000년 된 연꽃 씨앗이 발아해 꽃을 피운 적이 있을 만큼 신비로운 생명력을 지녔습니다.

수백 수천 년 전의 연꽃 씨앗이 발아할 수 있는 것은 손으로 깨도 깨지지 않을 정도로 단단한 외피가 감싸고 있기 때문입니다. 즉, 단단한 외피가 싸고 있는 만큼 건조에 강한 내성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단단한 외피 속에서 적응해 수분이 공급되지 않으면 장기 휴면 상태로 들어가 생장 활동을 멈추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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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외피를 살짝 깨고 수분을 공급하면 휴면 상태에서 깨어나 생장 활동을 시작합니다. 그러니까 이론적으로는 1만 년 전 연꽃 씨앗도 발아시켜 꽃을 피우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미입니다. 연꽃 씨앗이 이런 특징을 가졌기 때문에 성산산성에서 발견된 연꽃도 발아에 도전하게 된 건데요. 그럼 도전은 성공했을까요?

완벽히 성공했습니다. 농업기술센터가 가져간 5알 중 2알이, 함안박물관이 가져간 3알 중 1알이 각각 발아한 것이죠. 보통 연꽃 씨앗의 경우 발아율이 100%에 가깝지만, 이 씨앗은 달랐습니다. 벌써 700년이나 세월이 흐른 탓인지 발아율이 30%도 되지 않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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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굴 4일 후 씨앗 한 개가 발아했고 그로부터 1년 뒤 2010년 6월 17일 꽃봉오리가, 7월 7일 오전 7시에는 연꽃이 처음 얼굴을 내밀었는데 그 생김새가 요즘 연꽃과 확연히 달랐습니다. 요즘 연꽃이 10cm가량인데 반해 출토된 씨앗에서 핀 연꽃은 13cm 내외로 길었고 꽃잎 수는 요즘 연꽃의 절반도 되지 않는 12잎에 불과했죠. 꽃봉오리는 원형이 아니라 긴 타원형이었고, 색깔은 짙은 홍색이 아니라 꽃잎 아래가 흰색, 중간이 선홍색, 끝이 진한 홍색이었습니다.

연꽃 역시 식물이기 때문에 700년의 세월을 흐르는 동안 그 시대의 기후와 환경에 맞게 진화했지만, 이 씨앗은 700년 전 고려시대 탱화나 벽화에서 보던 모습 그대로 진화를 거치지 않은 순수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까 700년 전 고려시대에 살던 우리 조상들이 보던 연꽃 그대로를 우리가 보게 된 겁니다. 그렇다면 발아 후 꽃을 피운 이들은 어떤 결말을 맞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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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안군은 이 연꽃은 수십 종의 유사한 홍련과 비교한 결과 같은 종을 찾을 수 없어 따로 이름을 지어줬는데 함안 지역에 자리 잡았던 나라 이름인 아라가야에서 따 ‘아라홍련’이라 이름을 붙였습니다. 그러고는 3알에서 발아한 연꽃을 증식시켜 2010년부터 약 3년에 걸쳐 함안군 가야읍 약 11만 제곱미터에 달하는 유수지를 활용해 생태공원을 조성했죠.

바로 ‘함안 연꽃테마파크’로 33,000평을 빽빽이 채운 백만 개 이상의 연꽃 덕분에 매년 10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이곳을 찾는다고 하는데요. 아라홍련뿐 아니라 법수홍련, 가람백련, 수련, 가시연꽃 등 5종이 식재되어 있는데 아무래도 아라홍련이 가장 예쁜 자태를 뽐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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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국립세종수목원에서는 함안 연꽃 특별전시회가 열렸는데 이조차도 실제 연꽃이 아니라 ‘함안 연꽃테마파크 연꽃 사진 공모전’ 수상작 17점이 전시되었을 뿐 실제 연꽃이 아닙니다. 함안군이 이를 상표로 등록 관리하고 있어 외부로 유출을 금지하고 있으니까요.

오직 함안에서만 볼 수 있는 아라홍련, 가장 아름다운 연꽃은 7~8월에 핍니다. 이번 주말에는 시간 내서 700년 잠에서 깬 연꽃을 보러 함안에 다녀오시는 것은 어떠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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