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40대 중반을 조금 넘어선 전세(관광) 버스 대표 윤준식이라고 합니다. 제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제 아이들이나 주변 지인에게 보여주면 좋을 것 같아서 이렇게 나오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추억이 되지 않을까 싶더라고요.
지금 시간이 새벽 5시인데, 보통 제 일과가 이 시간대에 시작합니다. 아침을 많이 먹으면 버스 운행할 때 불편해서 과일 같은 걸로 간단하게 먹는 편이에요.
요즘은 운행할 사람이 많이 모자라서 제가 직접 버스 운행도 하고 있습니다. 제가 운영하는 버스 회사는 관광버스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우실 것 같아요. 학교 소풍 갈 때 탔던 버스 있죠? 그런 버스를 주로 하고 있고요. 그것만으로는 매출에 한계가 있다 보니까 기업체 출퇴근 버스를 같이 하고 있습니다.
저는 16년 전 버스 기사 일로 이 업을 시작하게 됐어요. 근무하던 회사에서 직책이 어느 정도 올라간 후 새로운 거래처를 확보하며 새 회사를 운영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굉장히 적은 버스로 시작했는데요. 한 대가 두 대가 되고, 점진적으로 버스가 늘어나서 지금은 30대에 가까운 직영 버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수원 삼성전자 임직원 출근 버스를 운행하러 가고 있어요. 이 시간에 일어나는 게 습관이 되어서 이제 새벽에 일어나는 게 그렇게 어렵지 않아요. 16년을 했으니까요. 버스 기사 수익은 한 달에 250~350만 원 사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근무 시간은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인데요. 운전하는 시간이 즉 근무 시간이다 보니까 일반 직장인 근무 시간과 거의 비슷하다고 보시면 됩니다. 일이 많을 때는 많지만, 업체 통근버스만 할 때는 수익이 적기도 해요.
버스 기사님들이 중간에 다른 일반 일을 해 주시면 차 한 대당 매출이 늘어나니 회사 수익이 늘어나는 구조입니다. 기업체 출퇴근 외에 나머지 일을 갈 때는 근무 시간이 따로 정해져 있지 않아요. 아침 일찍 갈 때도 있고, 퇴근 버스 운행 후에 가는 일도 있기 때문이에요. 즉 시간외근무수당인 거죠. 그게 월급보다 클 때가 있어요. 개인 역량에 따라 달라지고요.
한참 많이 벌었을 때는 대기업 임원 연봉 정도 나왔던 것 같아요. 1년에 2~3억도 벌었던 것 같은데요. 코로나 때문에 10억 이상 손해를 봤습니다. 관광버스를 운행할 일이 많이 줄어들었고, 기업 통근버스만 했기 때문이에요. 계속 밑 빠진 독에 물 부었던 격이죠. 버스 차량 할부 비용에 인건비만 나가다 보니까 벌어 놨던 돈을 몽땅 날렸어요.
16년 동안 모은 돈을 3년 동안 다 잃어버려서 지금 저는 원점에서 다시 시작하고 있습니다. 다시 파이팅해야 합니다. 다시 힘을 내서 시작해 보려고 해요.
이 버스는 시내 노선버스, 시외 고속버스를 제외한 나머지 버스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버스와 버스 기사님을 같이 전세로 빌리는 거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지금은 차량 차고지로 이동하고 있는데요. 차고지로 내려가는 통로가 정말 좁습니다. 옆에 보시면 긁힌 자국 보이죠. 다 버스가 긁은 자국이에요. 이 통로를 지나가는 게 쉽지 않아요. 버스가 닿을락 말락 하죠. 버스가 길어서 더 어려워요. 미리 계산해서 운행해야 해요. 저도 한때 많이 긁었어요. 기둥에 박기도 했고요. 매일 하다 보니 이제는 훅훅 지나갑니다.
요즘 젊은 분 중에 버스 운행을 하려는 경우가 많은데요. 전세 버스는 경험이 있어야 운행할 수 있습니다. 마을버스나 시내버스, 혹은 대형 화물차를 운전하던 분이 경험을 쌓은 후 전세 버스로 오시면 운행하기 조금 수월하죠. 일반 전세 버스 경력이 3~5년 정도 되면 고속버스로 많이 이직하기도 합니다. 그 정도는 되어야 받아주는 걸로 알고 있어요.
버스 가격은 여러 시설을 다 추가하면 2억에서 2억 5천만 원 정도 합니다. 연비는 3km 찍히네요. 기름을 땅에 부어가며 운전하는 거죠. 화물차나 큰 차 하시는 분은 다 공감하실 거예요. 최근 3~4년이 제일 힘들었습니다.
삼성디지털시티는 매우 커서 전세 버스를 이용해야 본인 부서 건물까지 이동할 수 있어요. 내부에 시내버스가 돌아다닐 수 없으니까요. 수원 영통구가 다 삼성전자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돼요.
가끔 탑승하신 분이 자고 있거나 앉은키가 작아서 하차하지 못했는데 확인하지 못한 경우가 있어요. 그래서 항상 육성으로 크게 확인하고, 하차 전에 라디오나 음악을 크게 튼 후 정차하고 나면 좌석을 돌며 자리를 체크합니다. 깊게 주무시는 분 중에서는 음악 소리에도 못 일어날 때가 있거든요. 저희 기사들이 책임감을 가지고 체크를 잘해야 하죠.
이제 사무실로 들어가서 업무를 볼 거예요. 중간에 세차도 하고요. 운행하는 길에 신호가 길면 소독제를 차 내부에 뿌려요. 타시는 분들이 안전하게 믿고 타실 수 있게 운행 종료 후 소독을 이렇게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렇게 틈 날 때 하는 편인데, 운행이 아예 끝난 후 하시는 분도 있어요.
16년 전 이 일을 처음 시작했던 시기에는 서러울 때가 많았어요. 그때 월급이 120만 원이었거든요. 150~180만 원으로 올리는 데 1~2년 걸렸고, 200만 원으로 올리는 데 5년 이상 걸린 것 같아요. 경험이 없고 어리다는 이유 때문이었어요. 20대라고 차도 좋은 걸 안 줬었어요.
저는 나름 운전을 잘했었는데, 저보고 운전을 할 줄 아냐는 식으로 비아냥거리는 승객도 있었고, 이 길로 가는 게 아니지 않냐며 길을 알려주는 승객도 있었어요. 그래서 운행 다 끝나고 집에 가면 완전 녹초가 됐어요. 너무 긴장해서 진이 다 빠졌거든요. 운전하면서 전봇대나 승용차와 부딪쳐서 제가 회사 몰래 버스를 고치기도 했어요. 월급이 얼마 되지도 않는데 말이죠.
와이프도 저도 그때 고생 참 많이 했어요. 와이프가 그 어려운 시기를 묵묵하게 버텨줬거든요. 늘 잘 될 거라며 저를 응원해 줬어요. 그 덕분에 지금의 제가 있는 것 같아요. 결혼했을 때 버스 기사 일을 딱 시작한 거거든요.
처음에는 이 직업이 쑥스럽기도 하고 힘들기도 했지만, 지금은 자부심이 강해요. 제가 이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시고 있는 거잖아요. 승객 분들이 내리실 때 ‘수고하셨습니다’ 이렇게 인사해 주시면 힘든 마음이 다 눈 녹듯이 사라져요.
버스 기사의 장점은 정년이 없다는 거예요. 저희 회사 기사님 중에는 70세 이상인 분도 계세요. 자기 관리만 잘하고 중간에 휴식만 잘 취하면 오래 할 수 있는 일입니다. 요즘 정년 퇴임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찾아서 프랜차이즈 치킨 장사 등을 많이 하시는데, 운전을 배워서 제2의 인생을 새롭게 시작하시는 것도 괜찮은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많이 돌아다니는 직업이라는 게 굉장히 좋다고 생각해요.
제가 기사로 시작해 이렇게 대표까지 하며 열심히 살아왔던 이유는 가족입니다. 제가 의지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이자 희망이 바로 가족이죠. 제 꿈이 하나 있는데요. 나중에 와이프와 세 남매 다 같이 버스 한 대를 캠핑카로 개조해서 전국으로 캠핑하러 다니는 거예요. 아이들이 커서 저희와 같이 따라다닐지는 모르겠지만요.
예전에 제 아이가 다니는 학교에 제가 영업해서 아이 학교 소풍 버스 운전을 한 적이 있어요. 제가 젊을 때는 버스 기사 일이 약간 창피했었어요. 그런데 아들이 ‘우리 아빠 버스 기사다’ ‘큰 버스 운전한다’라면서 아이들에게 저에 대해 자랑했을 때 굉장히 벅찼어요. 자랑스럽고, 기분이 좋았습니다. 그때 제 직업에 대해 감사함을 느꼈어요. 아이들이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고 그걸 주변에 얘기하고 다닐 때 제가 잘살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간 우여곡절도 많았어요. 키가 작은 아이를 의자 위로 안아 올렸을 뿐인데 아이에게 손을 댔다며 뭐라고 하는 승객도 있었고요. 오지에 갔는데 물 한 통, 김밥 한 줄 챙겨주지 않으셨을 때는 제가 이 직업을 왜 택했을까 싶기도 했어요. 그 후로 컵라면이나 비상식량을 가지고 다니죠. 그땐 그런 요령이 없었어요.
또 반대로 말 한마디에 감동받았던 순간도 많았어요. ‘기사님 감사합니다’하면서 껌 한 통, 박카스나 음료 한 병 주실 때는 정말 행복했어요. 승객분들의 말 한마디가 기사의 마음을 송두리째 바꿔 놓는 것 같아요. 따뜻한 말 한마디가 이 승객들을 목적지까지 최대한 안전하고 편안하게 모셔야겠다는 마음을 거듭 다짐하게 만드는 거죠.
이게 저희가 코로나 때 대출받은 부채 건입니다. 분할 상환 계획부가 있어요. 약 10억 정도 됩니다. 사업에 쓸 자금을 은행에서 초저리 대출로 받았죠.
마지막으로, 고유가 시대에 운전직에 종사하고 있는 대한민국의 모든 분 다 힘내셨으면 좋겠습니다. 곧 지나갈 겁니다. 어려운 위기를 모두 슬기롭게 잘 극복해 나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 저도 열심히 일하며 부끄럽지 않은 자식이자 부모가 되겠습니다. 선진항공여행사 파이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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