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6월, 멕시코에서 대통령 선거가 열립니다. 그런데 지금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여당 예비 후보의 발언이 멕시코뿐만 아니라 한국, 그리고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고 합니다. ‘제가 대통령이 된다면 BTS를 모셔 오겠습니다.’
현재 멕시코 집권당 국가재건운동 소속인 마르셀로 에브라르드 전 외교부 장관, 내년 대통령 선거에 출사표를 던지며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는데요. 지난 8일에는 중부에서 열린 한 축제에 참석했습니다. 이때 그는 젊은 층의 표심을 공략하기 위해 비장의 무기를 준비했다고 합니다. 다름 아닌 BTS 포스터! 해외에서 유권자들의 관심을 받기 위해 K-POP 가수의 포스터를 직접 들고 다니며 홍보하고 있다니 참으로 신기한 광경이죠.
이렇게 포스터를 들고 다니다가 한 시민에게 이런 질문을 받게 되었습니다. ‘BTS 멕시코에 초청할 수 있나요?’ 그는 한 치의 고민도 없이 답변했습니다. ‘BTS의 군 복무가 끝나는 2025년쯤 초청할 수 있습니다.’
그냥 표 하나 더 확보하려는 립 서비스인 줄 알았는데 곧 SNS에서 그의 발언이 진심 100%라는 걸 확인할 수가 있었습니다. 그는 공식 SNS에 BTS를 언급한 자신의 영상을 업로드하며 ‘어떻게 보세요? BTS를 꼭 오게 해야 하는 것 아닐까요?’라는 글까지 남겼습니다. 멕시코의 언론들도 그 어떤 공략보다 이 공략이 실현될 수 있는지 관심을 끌고 있는데요. 그런데 그는 왜 K-POP을 정말 중요한 대선 공약에 끌어들인 걸까요?
에브라르드 전 장관은 멕시코에 몇 안 되는 지한파 정치인입니다. 동시에 오래된 K-POP 팬이죠. 멕시코시티에서 열렸던 블랙핑크 콘서트에서 아내와 함께 관람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는데요. 그렇다면 그의 K-POP 전략, 잘 통하고는 있을까요? 반응만 보면 꽤 성공적인 것 같습니다. 그동안 그가 자신의 SNS에 올린 영상 중 BTS를 언급한 영상의 조회수나 댓글이 압도적으로 높습니다.
‘꼭 초대하기를 바랍니다, 이미 당신에게 투표했습니다, 내 표를 가져가세요’ 등 긍정적인 댓글이 많이 달렸는데요. 한편 부정적인 댓글도 꽤 있었습니다. BTS를 포함해 K-POP을 자신의 인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의도가 뻔히 보인다며 멕시코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에서도 좋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해외 대선 운동에서 K-POP이 등장한 건 이번이 처음이 아니죠? 전에도 한번 알려드렸지만, 여러분이 까먹었을 수도 있으니 오늘 콘텐츠에서 모든 사례를 종합적으로 알려드리겠습니다.
한국어로 도배되었던 필리핀의 대선 운동! 필리핀의 대권 후보, 레니 로브레도. 그녀는 필리핀에서 볼 수 없었던 특별한 선거운동을 준비했었습니다. K-POP 선거운동! 평소 한국 드라마의 열혈 팬이었던 그녀는 한류가 자국에 미치는 영향력을 누구보다 피부로 느끼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했죠. ‘K-POP을 선거운동에 접목하면 필리핀 젊은 층의 지지를 받을 수 있겠다!’ 이 예상은 딱 들어맞았습니다.
가장 먼저 블랙핑크 팬클럽에서 반응이 왔는데요. 블랙핑크 팬클럽을 시작으로 점점 더 많은 팬덤들이 모여들더니 그녀의 선거운동은 마치 K-POP 콘서트를 연상시킬 정도로 한국으로 물들었습니다. 일단 포스터도 제작되었고 K-POP 굿즈와 유사한 로브레도의 굿즈, 실제로 이 굿즈는 K-POP 팬클럽들이 구매하는 기념품 패키지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제작되었다고 합니다.
그녀의 유세 현장에는 유난히 젊은이들이 즐비했고 각종 K-POP 가수들의 응원봉들이 빛을 밝혔습니다. 이렇게 K-POP 전략의 반응이 너무 좋자 아예 한글로 광고까지 내버렸는데요. 로브레도의 지지자들은 K-POP Stans 4 Leni라는 K-POP 팬클럽 같은 이름을 지어 활동하기도 했습니다.
필리핀에서 전해진 K-POP의 열기는 한국인들도 놀랄 정도였습니다. 정말 적극적으로 K-POP을 활용했지만, 상대가 너무 강력했다 보니 아쉽게도 결과는 좋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그녀는 정치에 무관심했던 많은 필리핀의 젊은이들이 선거에 관심을 갖게 만든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K-POP을 선거에 이용한 건 처음이 아니지만 과거에는 단순하게 노래만 이용했다면 이번에는 K-POP 문화를 고스란히 활용해 더 많은 주목을 받게 되었다고 합니다.
다음으로는 블랙핑크로 대통령이 결정될 뻔한 나라,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는 한 후보만 K-POP을 활용했다면 여기는 단체로 난리였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총선을 앞두고 역시나 젊은 유권자들을 잡기 위해 K-POP을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습니다. 시작은 야당인 그리드라당의 후보였습니다.
그는 공식 계정에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블랙핑크 월드투어 티켓을 추첨 증정한다고 공지 글을 올렸습니다. 효과는 대단했는데요. 순식간에 조회수가 100만 회가 넘어가며 엄청난 관심이 쏟아졌습니다. 그러자 또 다른 정당인 연대당 역시 블랙핑크 티켓을 경품으로 걸며 맞수를 두었습니다. 또 다른 정당인 국민 수권당은 K-POP 그룹 아스트로를 초청해 콘서트를 열기도 했죠.
인도네시아의 대선 운동에는 K-POP이 아주 뿌리 깊게 박혀 있었는데요. 이런 방법은 역시나 필리핀의 사례처럼 젊은 유권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 정말 효과적이었습니다. 미국 싱크탱크에서 분석한 결과 이 선거에서 MZ세대 유권자의 참여율이 60%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었죠.
하지만 이런 방법은 K-POP 팬들에게 비난받기도 했습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K-POP이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건 동의하지 않는다. 대선 운동인 만큼 공짜 티켓보다 현실적인 문제를 다뤄달라!’ K-POP이 너무 정치적으로 활용되는 것 같아 순수한 팬들의 입장에서는 속상했던 것인데요. 하지만 이미 K-POP은 해외 곳곳에서 정치에 깊은 관여를 하고 있었습니다.
해외에서 K-POP은 유난히 팬들 사이에 깊은 공감과 유대를 만들어 내며 한국에서보다 더 놀라운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그 유대가 너무 깊다 보니 미국에서는 이런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죠.
2020년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본부는 유세를 앞두고 참가 신청을 홍보했습니다. 이때 100만 명이라는 엄청난 사람들이 신청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실제로 유세 현장에 참가한 것은 6,000명 정도. 신청 수와 터무니없을 정도로 많은 차이가 났습니다/ 이 황당한 사태 뒤에는 놀랍게도 미국 K-POP 팬들이 있었다고 하는데요. 그들은 트럼프 유세 현장을 비게 할 목적으로 팬클럽들끼리 힘을 합쳐 대규모 신청을 했다고 합니다.
K-POP 팬들이 이런 행동을 보인 이유는 과거 트럼프가 한국 콘텐츠를 모욕했기 때문이라고 추측되고 있다고 하는데요. 정확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K-POP 팬들을 적으로 돌리면 좋을 게 없다는 걸 미국 정치인들에게 잘 느끼게 해 준 사건이었습니다.
이런 사례들을 보니 K-POP의 영향력이 어디까지 뻗어갈지 도무지 상상조차 되지 않는데요. 이렇게 K-POP과 한류의 영향력이 날이 갈수록 강력해지다 보니 경계하는 해외 정치인도 나타났습니다. 인도네시아의 장관 우노는 국민들에게 이런 부탁의 말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드라코만 시청할 것이 아니라 순다족이나 드라발을 시청해 줘야 우리도 좋은 콘텐츠를 만들 수 있습니다. 부디 인도네시아 콘텐츠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줘야 합니다. 5년 안에 한국을 따라잡길 바랍니다.’ 인도네시아의 지금까지 상황을 보면 그녀의 말이 100% 공감되는데요. 인도네시아 OTT 이용자는 한국 국민의 수보다 많습니다. 그런데 그중 57%가 한국 콘텐츠를 가장 선호한다고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지금도 넷플릭스 순위 중 절반은 한국 드라마, 최상위권 3개는 한국이 차지하는 중이죠. 요즘 대박 터트린 드라마가 덜한 편이라 이 정도지 한때는 거의 모든 순위가 한국 드라마였다고 합니다. 한국인도 놀라는 한류의 영향력, 앞으로는 또 어떤 나라의 대선 운동에서 한국이 울려 퍼질지 궁금해지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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