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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대형 유튜브까지 나서서 중국 전통음식이라고 우기는 한국 음식 ’00’

인간에게는 누구나 고유의 냄새가 있기 마련입니다. 그 냄새라는 것은 다양한 요소로 결정됩니다. 흡연여부, 음주여부, 직업의 종류, 샤워여부 등등이 영향을 미치기도 하는데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어떤 음식을 먹고 사느냐도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흔히 외국인들은 한국인에게 ‘마늘 냄새가 난다’고 표현하는데, 그것은 그들의 표현입니다.

우리가 일본인에게 간장냄새를 맡고, 중국인에게 고수향을 느끼며, 인도인에게 카라향을 그리고 서양인에게는 암내를 맡는 것도 같은 이치입니다. 그만큼 자주 많이 즐겨먹는 음식의 영향을 받기 마련인데요. 한국인은 그만큼 마늘을 많이 먹는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한국은 전세계 평균의 10배가 넘는 마늘을 먹을만큼 마늘 사랑은 대단합니다.

물론 직접 마늘을 많이 먹기도 하지만 마늘이 포함된 음식을 많이 먹죠. 대표적으로 한국 전통음식인 ‘김치’가 그렇습니다. 외국인들이 ‘한국인에게는 시큼한 김치 냄새가 난다’며, 한때는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던 김치였는데요. 그런데 지난 10월 12일 미국 뉴욕의 심장으로 불리는 타임스퀘어 전광판에 떡하니 김치 영상이 송출됐습니다. 왜 그랬을까요?

안녕하세요, 디씨멘터리입니다. 어느 국가를 가든 어느 지역을 가든 그 국가 또는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식물 또는 그 식물을 이용해 만드는 전통음식이 있기 마련입니다. 식물이 모든 곳에서 자랄 수 있을 것 같지만 또 그렇지 못합니다. 기후, 강수량, 일교차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식물의 생존여부가 결정되니까요.

대표적으로 페루에는 ‘마카’라는 뿌리식물이 있습니다. 완벽한 영양의 보고라는 의미로 많이 언급되는 식물인데요. 이 식물은 특이하게도 해발 4,000m에 이르는 안데스 산맥의 고지대에서 일교차가 35도가 넘는 극한의 기온에서만 자랍니다. 이렇게 극한의 환경에서 자라기 위해 마카는 땅 속의 모든 영양분을 빨아먹기 때문에 마카를 재배한 자리에서는 약 3~5년간 다른 식물을 키울 수 없습니다.

마카가 땅 속의 모든 미네랄과 영양소를 흡수했기 때문에 땅의 기온, 즉 지기가 전부 빠져서 그러한데 이 흡수력 덕분에 마카에는 31가지 미네랄과 필수 아미노산 등 다양한 영양성분을 함유하고 있죠. 그런데 안데스 산맥에서만 자생하는 마카는 잉카제국의 등장을 불러왔습니다.

잉카제국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로 불리는 ‘마추픽추’라는 공중도시를 건설했는데요. 화약이나 바퀴, 철 등이 없었던 그 시절에 20톤이 넘는 돌들을 전부 산꼭대기에 옮겨와 도시를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잉카제국이 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마카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페루인들 사이에 남아있습니다.

왜냐하면 잉카제국 등장 전 남미에는 수많은 나라들이 존재했으나 전부 잉카전사와의 싸움에서 패배해 잉카제국으로 수렴했는데요.

당시 잉카의 왕이 강한 전사를 키우기 위해 모든 병사들에게 안데스 산맥에서만 자라는 마카를 복용시켰습니다. 강한 전사의 조건이 ‘지치지 않는 체력’, ‘강한 전투력’, ‘적을 두려워하지 않는 대범함’, ‘이길 수 있다는 자신감’이라고 보았을 때, 잉카의 병사들을 전사로 만든 것은 마카의 영향이 컸을 겁니다.

땅속의 모든 영양분을 흡수하고 자란 마카의 강인함이 강한 전사를 만들어냈다는 것이 페루인들의 말 속에 담겨있겠죠. 그런데 실시간으로 전세계 모든 것들이 공유되는 현대시대에 그 국가만의 정체성을 갖는다는 것은 상당히 어렵습니다. 다행히 한국은 정체성을 대표하는 음식이 존재합니다.

바로 ‘김치’입니다. 마카가 페루라는 국가를 대표하는지는 모르겠으나 ‘김치’는 한국이라는 국가를 대표합니다. 그래서 먹지는 않더라도 밥상에 김치가 빠지면 심기가 불편한 사람들이 많은데요. 한국인의 피를 가진 민족들은 저 먼 러시아에서도 한국인들은 먹지 않는 ‘김치’를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1900년대 초반 스탈린에 의해 중앙아시아로 강제로 이주당한 조선인(현재 고려인)들은 주로 함경도와 평안도 지방 사람들로 알려졌습니다.

이 지역은 주로 배추김치보다는 무김치를 주로 만들어 먹었는데요. 중앙아시아로 강제이주 후 무와 가장 비슷한 것을 찾다 당근을 사용해 김치를 만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구할 수 있는 가장 비슷한 것으로 전통을 이어갔던 것이죠. 현재 러시아인들이 러시아 전통음식이라고 생각하는 ‘마르코프차’인데, 이는 당근을 뜻하는 러시아어 ‘마르코프’에 반찬을 뜻하는 한국어 ‘채(菜)’를 붙여 만든 이름입니다.

쉽게 말하면 ‘당근 김치’, ‘당근 채’ 정도로 부를 수 있죠.

의외로 기름진 러시아 음식과 궁합이 잘 맞아 즐겨먹던 마르코프차는 에스토니아나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에서도 즐겨 먹는다고 알려졌습니다.

보통 한국의 김치는 오랫동안 저장하고 먹을 수 있도록 채소를 소금에 절여 고춧가루를 버무린 후 발효시켜먹지만 마르코프차는 기름에 볶아 만듭니다. 한국에서도 집집마다 배추김치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듯이 마르코프차를 만드는 방법이 조금씩 다르지만 큰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한국에도 김치에 돼지고기를 넣어 김치찌개를 만들어 먹듯이 러시아에서는 마르코프차에 고기를 넣고 끓이는 ‘브로시’라는 고유의 음식이 있죠. 이렇듯 한국인의 피를 가진 모든 사람들이 김치를 즐기다 보니 김치는 어느새 한국인을 상징하는 음식이 되어버렸습니다.

하지만 최근 중국이 김치를 중국음식이라고 주장하는 통에 상당히 난감해졌습니다. 워낙에 많은 인구수가 인해전술로 우기면 방법이 없어 이제는 스스로 한국음식이라 주장해야 하는 어이없는 일이 벌어진 겁니다.

얼마 전 10월 12일, 미국 뉴욕의 심장부 타임스퀘어 광장에 광고 영상이 하나 송출됐습니다. 우리에게는 너무나도 익숙한 김치영상인데요.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와 ‘종가집 김치’로 잘 알려진 ‘대상’이 전개한 이벤트로 ‘korea’s kimchi, Now For Everyohe‘ 이라는 메시지를 세계인들에게 널리 전파하고자 제작됐습니다.

전세계인들에게 김치의 정통성을 강조하고. 김치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강조하기 위해 기획된 이 영상 역시, 중국의 김치공정에 대응하기 위한 영상입니다.

2013년 유네스코의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김치가 등장하는 이 영상은 “김치 드셔 보셨어요? (HAVE YOU TRIED KIMCHI)”라는 문구와 함께 김치를 맛보는 다인종 다연령대의 세계인들 감정 변화를 담은 흑백 슬로우모션으로 시작됩니다.

그들은 김치를 맛본 후 ‘신선한(REFRESHING)’, ‘맛이 풍부한(FLAVORFUL)’, ‘건강한(HEALTHY)’, ‘아삭한(CRUNCHY)’ 등으로 김치의 맛을 표현했는데요.

앞서 대상은 미국 ‘뉴욕타임스’ 지면에 광고를 게재해 “김치는 당연히 한국 음식”이라고 했는데요.

“김장문화가 2013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고, 역사적으로도 김치는 수 천 년 동안 한국과 한국 문화를 대표해 온 상징적인 음식”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수 천 년 한국을 대표해 온 김치가 중국의 지저분한 주장에 노출되어 그 위상에 흠이 가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김치는 ‘소금에 절여 보관한 형태의 발효 채소 음식’ 정도로 해석할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이를 이렇게 단순히 해석하면 전세계 그 어디에서도 원류를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소금에 절여 보관한 형태의 채소는 전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으니까요. 중국인들은 절임 채소를 의미하는 저(菹)라는 단어가 중국 문헌에 등장했다는 것으로 중국 원류설을 주장하지만 단순한 채소 염장 음식에 대한 기록은 고구려부터 시작했다는 문헌도 있습니다.

그리고 ‘저’라고 부르다 조선 초기 ‘딤채’라고 부르던 것이 ‘김치’로 변했습니다.

그리고 현재 고춧가루를 버무린 형태의 ‘김치’는 임진왜란 후 전해진 고춧가루의 영향과 젓갈의 영향이 큽니다. 만약 단순히 절임 채소류의 모든 음식을 중국의 것이라고 주장한다면 일본의 츠케모노나 독일의 사우어 크라우트는 물론 모든 피클까지 중국 것이라고 주장해야 맞습니다.

왜 김치만 가지고 이렇게 집요하게 물고 늘어지는지 도저히 알 수 없는 일입니다. 중국에서 지속적으로 ‘김치’라고 주장하는 것은 ‘파오차이’라는 일종의 피클입니다.

중국식 향신료를 넣고 끓인 물에 채소를 절이는 형태죠. 제조방식이 다르고 그 모양이 다르고 재료가 다릅니다. 그럼에도 중국은 끊임없이 자신들이 김치 원조국이라는 주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사건의 시작은 지난 2020년 11월 26일입니다. 이날 중국시장감독관리총국의 기관지 중국시장감관보는 “11월 24일 중국 쓰촨성 서남부 ‘메이산’시의 특산품인 ‘쓰촨파오차이’가 국제표준화기구(ISO)로부터 국제 표준 인증을 받았다”는  내용과 함께 쓰촨파오차이가 ISO의 국제 표준 인증을 받아서 국제시장에서 지명도가 높아질 것”이라는 예측을 내놨습니다.

사실 ISO는 비정부기구로 누구나 표준 신청을 할 수 있으며, 국제시장 마케팅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갖고 신청서를 냈는데 ISO가 ISO2420 <파오차이 (염장발효채소) 규격 및 시험 방법>을 국제 표준으로 제정했습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 이후 중국의 대응입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환구시보’는 이 보도를 인용하며 작성한 기사에서 ‘한국 김치의 굴욕’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습니다.

그저 쓰촨식 파오차이가 표준 인증 받은 것을 두고 마치 한국식 김치 표준 인증을 받은 것처럼 사실을 왜곡해 버린 것이죠. 물론 ISO 인증 문서에도 “이 표준은 김치에 적용되지 않는다”고 명시하고 있지만 이러한 사실은 중국에게 그리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유튜버까지 나서서 김치를 중국 음식이라 주장하기 시작했죠.

구독자 수 1700만명이 넘는 대형 유튜버 리쯔치는 중국의 농촌을 배경으로 활동하는 유튜버로 중국의 여러 지역 음식을 요리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 큰 인기를 끄는 인물입니다.

그녀는 2017년 12월 김장하는 모습을 영상으로 제작해 국내에서도 큰 논란이 있었습니다. 심지어 중국 연변 조선족들의 전통 음식인 것처럼 언급하면서 한국에 대한 내용은 쏙 빼뒀죠.

2021년 1월에는 김치를 이용해 김치찌개를 만드는 영상을 올리면서 한국의 전통음식이라는 설명은 하지 않고 중국음식, 중국 전통 음식이라는 식으로 해시태그를 달았죠.

물론 저러한 영상 하나로 평생 먹을 욕을 일주일 만에 전부 먹기는 했습니다. 잠시라도 한 눈을 팔면 어느새 한국의 김치가 ‘중국식 파오차이’의 일종으로 바뀌어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이에 우리 정부는 지난 2021년 7월 22일 ‘공공 용어의 외국어 번역 및 표기 지침’ 개정안을 시행했는데요.

기존 훈령에서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 용례로 제시되었던 ‘파오차이’를 삭제하고, 김치의 중국어 번역 및 표기를 ‘신치’로 명시했습니다. 앞으로 우리도 ‘파오차이’가 아닌 ‘신치’라고 불러줌으로써 김치와 다름을 반드시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최근 젊은 세대는 김치를 잘 즐기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고, 또 일부는 음식 문화야 서로 공유하는 것인데 굳이 중국과 외교 마찰을 빚으며 경제에 타격을 줄 필요가 있냐는 이야기를 합니다. 그러나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가 없듯, 문화를 잊은 민족에게는 정체성이 없습니다.

아무리 전 세계 모든 것들이 실시간으로 공유되고, 그 경계선이 모호해졌다 하더라도 지킬 것은 더 확실히 지켜낼 줄 아는 것이 진 선진국이 아닐까요?

시청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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