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한국을 도와준 외국인 축구 선수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① 디에고 마라도나
의외라고 생각할 분도 있을 텐데요. 마라도나는 2002 월드컵 개최 과정에서 한국을 도왔습니다. 2002 월드컵 유치 당시 한국과 일본이 경쟁했는데요. 당시 FIFA 회장이었던 브라질 국적의 주앙 아벨란제는 일본 개최를 지지했습니다. 브라질이 일본과 친밀한 관계였기 때문이죠. 브라질의 축구 황제 펠레 또한 일본을 지지했습니다.
그런데 아르헨티나의 마라도나가 한국 개최를 지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르헨티나와 브라질이 앙숙이라는 이유 하나뿐이었죠. 브라질을 싫어하고 아르헨티나를 좋아하는 우루과이도 한국을 지지했죠. 반대로 아르헨티나를 싫어하는 칠레는 일본 지지했습니다. 칠레를 싫어하는 페루와 볼리비아는 한국을 지지하며 남미가 한·일 지지를 두고 쪼개졌습니다. 유치 경쟁이 심해지자 결국 공동 개최로 결정되었는데요. 만약 마라도나가 한국을 돕지 않았다면 일본 단독 개최가 될 수도 있었겠죠.
② 아다마 탐부라
탐부라는 선수로서 경기 중에 한국을 도왔습니다. 2004 아테네 올림픽 축구 종목에서 한국은 개최국 그리스, 멕시코, 말리와 한 조였습니다. 한국은 그리스전 2:2 무, 멕시코전 1:0 승리로 마쳤으나, 만약 말리전에서 진다면 탈락할 가능성이 높았죠. 한국은 말리전에서 은디아예에게 해트트릭을 당하며 3:0까지 밀려나게 됩니다. 다행히 2022년 브라질 월드컵 가나전의 조규성 선수처럼, 조재진 선수가 2분 만에 멀티골을 넣으며 3:2 스코어를 만들죠.
그로부터 5분 후, 한국은 또다시 크로스를 올렸는데요. 말리의 수비수 탐부라가 절묘하게 헤딩을 하여 공을 말리 골대에 집어넣었습니다. 이 골로 승부는 3:3이 되었고, 경기는 종료되었습니다. 대한민국과 말리 두 팀 모두 승점 5점으로 사이좋게 8강에 진출했죠. 한국 네티즌은 한국 8강행의 일등 공신 판부라에게 한국 주민등록증을 만들어 주기도 했습니다.
비슷한 사례도 있는데요. 2020 도쿄올림픽 루마니아전에서 경기 선제골이자 첫 골을 넣은 마리우스입니다. 이는 도쿄올림픽 한국 첫 골이 되기도 했죠. 이를 두고 국내 방송사에서 ‘고마워요 마린’이라는 문구를 넣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③ 요한 크루이프
네덜란드의 전설인 크루이프도 한국 축구를 도운 적이 있습니다. 박지성의 맨유 이적에 큰 도움을 준 것이죠. 04-05시즌, PSV의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이끌었던 박지성은 맨유 이적을 준비하게 되는데요. 그때 영국의 취업 허가증인 ‘워크 퍼밋’을 발급받지 못할 위기에 처합니다.
당시 외국인 선수는 2년간 자국 국제 경기에 75% 이상 참가해야 워크 퍼밋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렇지 않다면 전문가의 추천서가 필요했죠. 박지성 선수는 부상으로 인해 해당 기간 A매치 참가율이 75%를 넘지 않았죠. 그래서 전문가의 추천서가 필요했습니다.
박지성은 협상 당사자인 PSV 히딩크 감독과 맨유 감독인 퍼거슨의 추천서는 얻어낸 상황이었습니다. 외부 인물의 추천서가 필요했죠. 이때 추천서를 써준 인물이 요한 크루이프였습니다.
크루이프는 본인의 인터뷰 영상을 영국 워크 퍼밋 심사위원 측에 보냈는데요. 그 영상에는 박지성이 전술적으로 뛰어나고, 쉴 틈 없이 뛰어다닌다는 칭찬이 담겨 있었다고 합니다. 크루이프의 도움을 받은 박지성은 이후 맨유에서 수많은 커리어를 남겼습니다.
④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이번엔 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입니다. 메시 시대에 발롱도르를 5개나 수상한 선수죠. 그는 한국에서도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었고, ‘우리형’이라는 별명도 붙었죠. 그러나 2019년 그가 유벤투스 소속일 때 일으킨 K리그 올스타 노쇼 사태로 인해 한국 팬의 민심은 떠나게 되었습니다. 별명도 ‘날강두’라는 별명으로 대체되었습니다.
그는 이 빚을 2022년 카타르 월드컵에서 갚게 됩니다. 한국이 1무 1패를 기록한 상황에서 3차전 포르투갈전에 출전한 호날두는 3번의 오프사이드, 1번의 빅 찬스 미스라는 기록을 남겼죠. 그는 김영건 선수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한국의 레전드 선수로 활약하였습니다.
이 경기로 한국 축구 팬은 그가 노쇼 빚을 갚았다며 좋아했습니다. 그를 ‘한반두’ ‘은혜 갚은 까치두’ ‘7번 형의 선물’ 등으로 부르며 찬양하기 시작했죠. 탐보라처럼 네티즌이 주민등록증도 만들어준 건 덤입니다.
호날두와 더불어 한국을 도운 선수는 가나의 골키퍼, 아티 지기가 있습니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 예선에서 한국:포르투갈, 가나:우루과이 경기가 동시에 열렸는데요. 경기 초반 우루과이는 2:0으로 이기고 있었습니다. 우루과이가 여기서 골을 더 넣지 않으면 한국 진출, 우루과이 탈락이었습니다.
이 시점에서 탈락이 확정되었던 가나는 2010년 월드컵에서 악연이었던 우루과이를 두고 명경기를 이어갔습니다. 골키퍼였던 아티 지기는 미친 듯한 슈퍼세이브를 여러 차례 보여주고, 시간도 끌었죠. 국내 해설진은 이런 모습을 보고 ‘세계 최고의 골키퍼’라는 극찬까지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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