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이 너무 올드 바틀에 집착하는데, 제가 항상 얘기하는 건 ‘중도’, 평행을 잘 유지해야 해요. 현행 바틀하고 올드 바틀를 같이 즐겨야 역사를 이해할 수 있는데, 올드 바틀만 너무 찾으면 현대적인 맛을 몰라요. 그러니까 이게 평행선이 맞아져야 해요.
술을 먹는 건 맛이 있다, 없다를 떠나서 전반적인 역사를 읽는 게 중요한데, 너무 올드 바틀로 가버리면 현행 바틀까지 위스키의 역사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알 수 없어요. 반대로 현행 바틀만 마구 마시면 올드 바틀에 대해서는 모르게 되는 거죠. 그런데 확률적으로 올드 바틀을 먹기 힘든 거죠. 가격이 더 비싸고, 구하기 힘드니까요.
사람들이 착각하는 게 있는데, 우리가 역사를 공부한다면 현대를 보잖아요. 그럼, 예를 들어볼게요. 스마트 폰 쓰잖아요. 그럼 ‘스마트폰 나오기 전에는 사람들 뭘 썼지?’라는 의문이 들 거예요. 그러면 유선 전화기도 있고, 씨티폰도 있고, 그전에 삐삐가 있었고… 그렇게 하다 보면 고대까지 가겠죠.
현대가 있으면 근대가 있고 중세가 있는 것처럼 이 모든 스토리의 연결지점을 찾아야 해요. 위스키에도 스토리가 있단 말이죠. 그 이유를 찾아야 위스키를 알 수 있는 거예요.
올드 바틀도 있으면 마시면 되는데, 사람들이 가진 환상이 있어요. 올드 바틀이 다 맛있다고 생각하는데, 꼭 그렇진 않거든요. 올드 바틀이라고 해도 이미 검증된 것들이 맛있는 거예요. 그러니까 오피셜 엔트리 제품도 엄청 먹어봐야 해요.
결론이 뭐냐면, 뭐든지 많이 마셔봐야 한다는 겁니다. 다 경험치죠. 이것저것 다 마셔보고, 맛없는 것도 마셔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맛없는 걸 먹어봐야 이게 왜 맛없고, 맛있는 건 왜 맛있는 건지 알 수 있잖아요. 그리고 사실 맛이 있다, 없다만 얘기할 것 같으면 무의미해요.
“맥캘란 12년 더블캐스크 살까요?”라는 질문에 1년 전만 해도 맥캘란 더블 사지 말고 쉐리캐스크 사라고 했을 텐데, 요즘은 둘 다 없으니까 차라리 대용품을 마시라고 하고 싶어요.
그런데 약간 그런 느낌이죠. 제가 나이키 조던을 사려고 하는데, “나이키 조던이나 아식스나 거기서 거기지~ 발만 편하면 좋은 거지~” 하는 느낌이거든요. 그런데 브랜드가 주는 만족감이 있으니까 달라질 수 있겠죠. 그런데 결국에는 사서 마셔 보면 그냥 그래요.
근데 지금 이 코울슬로도 천연의 맛이에요. 근데 아까 먹은 떡도 그랬어요. 너무 달지 않고 담백하더라고요. 이런 음식이 진짜 좋은 게 뭐냐면 맛이 과하지가 않아요.
요즘 음식점들이 그냥 설탕을 엄청 때려 부으면 떡볶이든, 제육볶음이든 사람들이 맛있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원래 재료 고유의 맛이 있는데, 뭐든 달아지니까 음식들이 다 획일화되는 거죠. 개성도 없어지고요. 그런 맥락에서 술도 마찬가지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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